인혜야! 반갑다.
6학년 어느날 정숙이 인숙이와 너희집에 갔던 기억이나.
남대문이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서울역쯤이었던 것 같기도해.
너희집 2층에서 내려다 보았던 낯선 골목도 생각난다.
주소록에 전화번호가 없어서 인숙이에게 전화해서 알았어.
전화를 안받아서 조금 아쉽지만 우선 글로 너의 소식을 환영한다.
정미가 수술을 하면 우리반도 한번 모일텐데 네가 너무 멀리
있어서 서울까지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울에 오면 연락해서 우리반 한번 만나자.
--------------------- [원본 메세지] ---------------------
애들아! 안녕!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너희들에게 소식 전할 수 있어서 기쁘구나.
새해 첫 날 인숙이 전화받고 하늘을 날듯이 기뻤는데 그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미에게 연락이 와서 너무 기뻤단다.
전화를 끊으면서 내 기억 속에 필름이 나를 초등학교 6학년으로
돌려 놓았다고나 할까. 주마등처럼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내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이는 것 같애.
세월이 흐르면 흐를 수록 친구들이 왜 그렇게 보고싶었는지
그 기쁨을 이제야 알 것 같아.
나는 지금 청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
조그만 시골 마을인데 아주 조용하고 맑은 곳이란다.
앞엔 논과밭 그 양쪽엔 낙엽송 나무가 병풍처럼 떡 버티고 있고
옆에 조그만 개울가엔 보기 힘든 가재도 있단다.
며칠 전엔 눈이 많이 와서 우리 동네가 한 장의 카드가 됐단다.
이곳에 온 지도 벌써 3년을 넘어서고 있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 날 우리 집에 놀러 들 와라.
연상홍 가득한 뜰에서 친구들과 그 동안 못다한 얘기 보따리 풀고 싶어
그 전에 만나면 더욱 더 좋고.
그럼 빠른 시일 내로 만나 길 바라며..
사랑하는 4반 친구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