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폐교 위기를 맞았던 학교가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학교로 변신했다. 최근 4년간 전학생 수만 50여명, 전교생은 두 배로 늘었다. 바로 충남 공주의 의당초교 이야기다.
내년에 개교 90주년을 맞는 의당초교는 공주 끄트머리에 위치한 농촌학교다. 버스가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골목길을 지나야 닿을 수 있는 작은 학교지만 교육시스템만큼은 전국 최강을 자부한다. 그 중심에 ‘수요자 맞춤형 교육’이 있다.
의당초는 저소득층 및 한부모 가정, 맞벌이 가정 학생이 전체의 약 65%를 차지해 자녀교육을 학교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가정이 많다. 이들을 위해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하며 과제와 생활지도, 미술놀이, 영화감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교에 남을 수 없는 학생들은 ‘찾아가는 마을공부방’(사진▶)을 통해 도서관, 마을회관 등 집 근처 공간에서 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맞춤형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이 TV, 컴퓨터 게임 대신 교사, 지역 어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냄으로써 학부모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돌봄교실을 통해 학부모와 교사가 자연스레 접촉하고 상담이 이뤄져, 학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돌봄교실과 마을공부방에 참여하는 학생 수는 전교생의 90%가 넘는 92명. 그만큼 학부모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의당초교는 전교생 96명중 70명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를 비롯, 방과후교실 프로그램을 25개나 운영하며 지난해 충남교육청 방과후교실 특성화 선도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3월에 창단한 의당초 오케스트라는 1인 1악기 활동을 목표로 충남 교향악단 및 공주대학교 음악대학과 MOU를 체결해 학생지도 도움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0월 백제문화제 행사 공연, 11월 충남 학생오케스트라 페스티벌 참가 등 창단 1년이 채 되지 않아 3번의 공연을 할 정도로 실력을 갖췄다. 연말에는 노인회관에서 음악 봉사활동도 예정돼 있다.
의당초는 논, 밭으로 둘러싸인 시골학교의 특성을 살려 자연친화적 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생태터널, 학생 텃밭, 동물농장 등 학교 안에 동·식물의 생활을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인근 예하지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어 땅콩재배, 모내기 등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마련했다. 생태동아리 운영 등 학생들의 심성교육에 도움이 될 활동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 운영도 투명하다. S2B(학교장터)를 활용한 학교물품 전자계약 등의 실적을 토대로 지난 6월 충남교육청에서 평가한 청렴인증 기관에 선정돼 인증패를 수여받은 것. 덕분에 다음 도교육청 청렴기관 인증 평가 시까지 종합감사도 면제받게 됐다.
김연화 교장은 “학교 밖의 교육기회가 부족한 지역인 만큼 방과후교실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마련해,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