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람들
카페는 더이상 낯설지 않다. 손오공님이 서울 나드리 나오는 길이라니, 이왕이면 좀 일찍 청계천으로 나오시어 함께 청계천길을 걸어보자했다. 그리고 눈팅의 대가 유심초님이 귀신같이 번개치는걸 알고 전화가 왔다. 어쩐 일이야? 한동안 소식도 없더니만..번개한다고하니 연락을 다 주시네. 역시 번개돌이는 틀려 냄새는 귀신같이 맡네. 그려~~좀 일찍 나와 청계천입구에서 만나서 먼저 한잔 하자구 진달래님 꼭 모시고 나오고..벌써 함께 나오기로 했다고 한다.
아!우리의 번개돌이.. 그러면 유심초,달래님,오공님..이렇게 넷은 이미 확보를 했고.. 싱싱님,별셋님,슈가님,쎄라비님은 틀림없이 나오실거고..카타님,은곡님은 불확실 이번에 운영자 감투를 쓴 데미님이 인사차 혹,쨘하고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나는 네시반이 넘어서 사우나로 갔다. 오랜만에 만나는데 머리라도 산뜻하게 감고 가야지하는 마음에서...
홀라당 옷을 벗고 있는데 띠르르 전화가 온다.. 아! 촌장님! 예,오늘이 당직이라서 힘들겠네요. 그러지요 머..다음에 만나는 되는것이고.. 참..우렁님..내일 산에 가지 않을래요? 에고 내일은 힘드는데...어쩌죠?친구 계모임에서 맘마미야 뮤지컬인가 본다고 표 끊어놔서 마눌까지 올라오라 했는데요. 그래요?그럼 서로 잘 보내시고요..위아르 해브어 굿 타임..
전화를 끊고 옷장문을 잠그려 하는데 또 전화가 울린다.누구?유심초이다.급한일이 있어 7시에나 갈것 같다고..그럼 달래님에게 전화를 하란다.기다리게 하지말고... 에고...알써 달래님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따 7시에나 나오세요.유심초가 펑크를 냈네요.마침 달래님은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서려고 할참이었다하니..벌써 5시가 넘었다.
지하철 3호선..한강을 건너는 전철밖의 한강의 모습은 언젠나 시원한 느낌을 준다. 수백,수천년을 저 강은 굽이굽이 말없이 흐르고..그 수많은 세월의 강이 흐르는 동안 우리들 또한 수없이 이강을 건너오고 건너가고.서우직장생활시 나 역시 이 한강을 얼마나 많이 건너오고 건너 갔던가? 을지로입구에 내려 롯데타운으로 들어서니 뒤에서 누군가 부른다. 앗 손오공님과 홍장미님 언젠가 무슨일로 서운한일이 있다해서 그만 둔 카페회원님들이 다시 만났다. 오공님은 둘이 서로 화해하라 하신다.무슨 오해라도 있었나요?이해가 벌써 찾아왔으니..
자 갑시다.청계천길을 함께 걸으면서 오해가 있으면 풀어봅시다. 우리는 걸어갈까요?아니 밖이 너무 춥다해서 종로4가까지는 전철로 그 다음에는 걸어서 청계천 물길은 참 깨끗해 보인다. 물이 참 맑죠?북한산물이 흘러내려 그래서 청계천이라 불렀고 이길을 걸으면 마음도 함께 맑아 질테고... 오공님은 제주여행시 아주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때 한라산님이 얼마나 웃기셨는가를... 횟집에서부터 나이트 클럽까지 질기게 따라붙어 끝까지 웃기셨던 야그~~배를 잡는다.
홍장미님..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그때 제가 전화 준다해놓고서는 전화를 못드린것에 대해 저는 전혀 기억이 없지만... 김장배추 팔아준다해서 밤늦게 전화까지 주었는데 내가 아마 급한일이 있었던지 아니면 술에 취해서인지,아니면 그만 잠이 들었던지,전화준다 해놓고,못 드리는 바람에 삐치셨다니... 오해가 아니라,내가 실수했던 탓인가?
맞아요.실수 누구에게나 실수는 있는 법!우리 카페에선 자진 탈퇴는 원인무효이고 오로지 강퇴만이 유효합니다. 떠난자 들이여!다시 돌아오라.잠시 실수는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이고...
발걸음이 어느새 평화시장에 다다른다. 아 평화시장 옛날의 노랗고 붉은 벽돌의 평화시장은 깨끗이 리모델링하여 우리들앞에 서 있다. 추워요 아직 6시 40분.. 우리는 그 옛날식 다방으로 들어섰다.따스한 유자차로 목을 적시며 시간을 기다려본다. 전태일 열사도 이 다방에서 따스한 유자차라도 마셨던가? 아마도 그러지도 못하고 짧은 삶을 마감했으리라.. 이 땅에서 더 이상 나의 죽음을 헛되이하게 하지마라.는 유언을 끝으로..
서울 찜질닭.. 그 유명한 닭들의 골목인가보다.집집마다 사람들이 북적인다.그래 바로 이골목이야 내가 청진동 해장국 골목에서 놀때도 이런 분위기였지.사람 냄새나는 서울의 뒷골목 분위기 인사동 골목분위기는 그렇다치고 바로 이 골목이 사람사는 골목일거야.강남에는 이런 분위기가 없지. 강남물이 좋다는게 사람물이 좋다는것은 아니지..
싱싱님이 안내를 하고 우리는 뒷골목 돌아돌아 어느 닭집 이층 다락방으로 따라 올라갔다. 승질 급한 나는 엄나무닭백숙이 익을때를 못기다려 닭모래 두루치기를 시켰다. 그런데 닭모래 두루치기가 뭐야??이른바 닭 똥집을 젊쟎게 그렇게 부르나보다.생긴대로 부르지...
우리들끼리 한잔 하고나니 쎄라비님이 들어온다. 잠시후..삼별이 큰형님께서 동상에서 기다리신다하여 전화가 오니,이 몸이 마중을 나갔다.추운데 이십분을 기다리셨다하니,애고..죄송 하셔라~.그리 갸냘프지도 않은 슈가님도 옆에서 추워 발을 동동 구르니,추운날 번개가 사람 잡나보다.
쎄싱손홍별슈진유우태... 맨끝의 태는 태산님이시다.9시반에 오신 분..이렇게 고마울수가...(젠장..또 제가 마중을 나갔음) 이상 집합끝!!
해피버스데이...투 슈가~~짝짝짝..옆에 앉아있는 손님도 축하 눈인사의 웃음을 보내준다. 슈가님..부디 만수무강 하시옵소서~~
쎄라비님의 취임인사.. 오늘의 우리 카페는 앞으로 영원할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보다 아름다운 마음과 행동으로 우리 카페를 지켜주시옵소서~~아멘...
다음은 우리카페의 눈팅님들... 유심초,손오공,.싱싱님.. 옆에 앉아계신 싱싱님과 오공님은 자기는 눈팅족에서 빼 달라 하신다. 그래도 가아끔은 꼬리글을 달았다 하시니... 그러면 유심초..당신 일것이야..분명..그러자 유심초눈팅도 할말이 있다하니 들어나보자. 카페온창을 들어오면 누군가가 있어 무슨말을 할려고 해도 가슴이 떨려 글한줄 올릴수 없다하니. 카페 창문을 닫아달라는 것이다. ㅎㅎㅎ
창문을 닫으면 답답할텐데..그래도 좋단다.누군가 쳐다보는 사람없다면 혼자서 마음놓고 이글저글 읽어보고 글고 한줄 올릴수있을것같다한다. 아니..이 사람아 무슨 그 나이에 낯을 가리나? 하긴 오공님도 농장 번개때,대전의 파랑님도 묵번개때 처음 만나자리에서는 엄청 낯을 가렸지. 어쩔까요?쎄라비님... 운영자 방에서 한번 검토해봅시다. 그럴까요? 눈팅족을 위한다면..그래서 우리카페가 활성화되고 이땅에서 눈팅족이 사라질수 있다면,우리들의 당분간의 답답함이야 기꺼이 인내하고 참을수 있으리라.
그리고 참 오공님을 지역장으로 추천드립니다. 어때요?좋지요.. 오공님은 물론,강서,인천,안양등등..글고보니..싱싱님.쎄라비님..유심초님..홍장미님..진달래님이 모두 그 방면에 사시니..그 쪽 지역장으로 하시어 보다 자주 얼굴 뵙게하면 좋겠네요.. 어쩔까요?오공님.. 우렁이님만 빼면 다 좋을것 같네요.. 그리고 한가지 더 지역장보다는 회장님으로 임명해주시면 몰라도... 알써요... 저는 당분간 얼굴 보기 쉽지 않을겁니다. 이제 제가 보여줄것은 어느정도 다보여 줬다 생각하니..부디 저를 왕따내지는 빼달라 말씀하지말아 주세요..혹,마음이 슬퍼질수도 있을테니깐,저는 제가 알아서 잘하겠습니다. 이말에 옆에계신 싱싱님이 한말씀 거두신다.. 우렁님..어디 가지 마세요. 눈팅님들..카페창밖에서는 참 말씀도 잘하신다. 그러기에 가아끔은 이런 번개도 필요한건지 모르겠다.
닭똥집도 바닥이 나고.. 국수를 먹으려 하는데 저만큼에서 슈가님이 밥을 양푼에 쓱쓱 비벼 한그릇 건네준다.슈가님은 먹성이 좋으신것같다.늦둥이를 가지셨나? 아주 맛있게 비벼서 한그릇 한그릇씩 우리들에게 돌려주시니..나는 갑자기 아부심이 발동해서...울 카페에서 슈가님만큼 미모와 고운 마음씨를 갖춘 분도 드문것 같애요..닭을 먹으니 닭살이 돋았나? 종일 회사일을 하면서 배도 고팠을테지만,아무튼 열심히 일한 당신 열심히 먹읍시다.
다음엔 유엘회칙 설명회... 총 10만 팔천원...총 참석인원 10명..각자 일만원씩..앞으로!!
참..그리고 진달래님은 당분간 바쁜일이 끝나시는대로 곧 들어오시어 컬럼,문예방장님으로서 역할을 해주시전까지는 부방장으로 우렁이가 수고좀 해달라하신다. 알써요~가문의 영광입니다.
밖으로 나온 우리들은 2차 노래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겨울 제대로 추운 바깥공기가 답답했던 가슴속을 시원하게 후려치며 스며든다. 홀가분한 마음이란 바로 이런 마음인가? 생활속의 무거운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우리는 즐겁게 만났으니...
청계천 닭번개!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내일의 행복한 새벽은 찾아오리라.
청계천의 밤은 또 이렇게 카페사람들의 정겨운 노래소리로 깊어 갔다.
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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