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대하여
김 길 용 교수
- 전남대학교 생물환경화학과 -
1. 들어가는 말
‘로마 제국이 납 때문에 망했다’라는 설이 있다. 한때는 로마가 망했던 원인이 귀족들의 환락이나 방탕 때문이라고 했으나 현대의 과학자들은 관점에 따라서 로마가 망한 이유가 납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납으로 무기를 만들어서 망했나? 그렇지 않다.
납이 물에 녹는가? 플라스틱이 물에 녹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납과 플라스틱이 물에 녹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너무도 미세한 양이 녹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로마 시대 때 귀족들은 모든 그릇을 납으로 만들어서 사용했다. 납을 날마다 조금씩 먹었던 것이다. 닳지 않았기 때문에 먹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로마 귀족들의 상당수가 40대가 되면 죽어가기 시작했는데 그 원인이 납 중독이라고 밝혀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농약의 안정성을 말하고 있다. 농약이 우리나라에 녹색혁명을 일으킨 건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농약의 안정성을 통과했다는 말이 농약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농약을 100개를 뿌렸다고 했을 때 남아 있는 숫자가 10개 이하면 안전하다고 하자는 약속을 정하고 농약 잔류량을 조사했을 때 10개 이하니까 안정성을 통과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결론은 우리가 지금 날마다 잔류 농약을 먹고 있다는 것이고 그 어느 누구도 피해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전라남도 도지사 강연에서 ‘21세~30살까지의 젊은 남자 100명의 정자를 조사했는데 그 중에 20명이 아기를 낳지 못할 정도로 정자가 힘도 없을 뿐더러 파괴되었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대기오염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잔류 농약 때문에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해로운 농약을 안 하고, 혹은 줄이면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농약대신 미생물을 이용해보자는 것이다.
2. 미생물이란
토양 1그램에는 약 10억 마리 정도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많게는 100억, 1,000억 마리까지도 발견된다. 미생물은 공기 중에도 날아다니고 있다. 여름에 밥이 쉬는 것은 미생물이 밥을 먹기 때문이다.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미생물도 좋아한다. 사람이 죽으면 썩는 이유도 미생물 때문이다.
우리가 먹다 남은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는 이유는 온도가 차가우면 미생물이 자라는 속도가 늦춰지기 때문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미생물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미생물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좋은 미생물이 될 수도 있고 나쁜 미생물이 될 수도 있다.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면 유익한 미생물이고 나쁜 일을 하면 해로운 미생물인 것이다. 미생물 입장에서는 살기위해 먹는 것이다. 미생물도 생물이고, 생물이기 때문에 살기위해 먹는다.
미생물은 대략 10만여 종이 있다. 미생물 중에는 비료를 먹이로 하는 것도 있다. 요소비료를 주었을 때 탈질균에 의하여 20% 정도는 대기로 휘산된다. 이러한 미생물은 사람에게는 경제적으로 손실을 입힌다.
또한, 어떤 미생물은 암모니아가스를 생성하는 미생물도 있다. 하우스에서 덜 부식된 퇴비를 사용하면서 가스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먹으면서 암모니아 가스를 만들어 내는데 이 암모니아 가스는 어린식물에게는 치명적이고 인간으로 봤을 때는 나쁜 미생물이만 미생물도 살려고 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미생물에도 나쁜 미생물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미생물들은 토양 입자를 동글동글 하게 만들어서 공기가 잘 통하게 하고 숨을 잘 쉬게 하는 좋은 미생물들이 있으며, 질소고정을 하는 미생물도 있다. 콩을 뽑아보면 혹같이 붙어있는 것을 우리는 뿌리혹 박테리아 라고 한다. 이 뿌리혹 안에서 미생물이 요소비료(암모니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굉장히 유익한 미생물이다. 질소 고정하는 이 뿌리혹은 콩류에만 붙어 있다. 그래서 콩을 재배할 때는 다른 작물에 비해 1/3정도만 비료를 줘도 아주 잘 큰다. 그래서 수많은 학자들이 50여 년 동안 수십조의 돈을 투자해서 다른 작물의 뿌리에도 뿌리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미생물에도 인간에게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생물이 어떤 특정 식물의 부위를 먹는다는 것이다. 어떤 미생물은 고추뿌리만 먹고, 어떤 미생물은 사과만 먹는다. 하등으로 가면 갈수록 먹이에 대한 특이성이 발견된다. A라는 미생물은 복숭아를 먹고, B라는 미생물은 고추를 먹고, C라는 미생물은 대파만을 먹는 이 특이성 때문에 같은 작물을 연작하면 그 작물을 좋아하는 미생물의 숫자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는 점이다. 농약은 그 작물을 갉아먹고 살고 있는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다. 지금까지도 이러한 농약을 많이 사용해 왔다. 어떤 미생물들은 농약에 저항성을 갖고 있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3. 미생물의 특성
미생물의 특성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예를 들어 고추는 농약을 해도 어떤 해는 50~70%가 역병으로 죽어간다. 고추뿌리를 좋아하는 미생물이 농약 생각하기를 우습게 여긴다. 토양에는 미생물 10억 마리가 있는데 농약을 주게 되면 대부분의 미생물이 죽고 단지 몇 마리만 살아남는데 그 몇 마리가 며칠 지나면 다시 10억 마리가 된다. 이 10억 마리는 이전과 같은 양의 농약으로는 죽지 않는다. 그 정도의 농약에 대해서는 이미 저항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점점 농약의 농도를 높여 고독성, 맹독성 농약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더 이상 농도를 높이면 인간과 작물에게 해롭기 때문에 그 이상의 농약을 못 만들고 있다. 그래서 농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내성이 강해진 미생물로 인해 70%에 달하는 고추가 고사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동안 식물의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농약으로 잡아 왔는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농약대신 미생물로 해보자는 것이다. 미생물로 식물의 병을 일으키는 해로운 미생물을 죽이고 동시에 이 미생물이 작물의 성장까지 좋게 한다면 일석이조 아닌가. 그래서 오늘 강연에서 병을 일으키는 이 미생물을 농약이 아닌 미생물을 이용해서 죽이거나 식물의 성장을 증가시키는 미생물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토양에 살고 있는 약 10억 마리 미생물 중에 5마리 정도가 고추뿌리를 먹고 사는 미생물이라고 하면 나머지 미생물들은 각기 먹이가 다르다. 토양에 고추를 심었다고 가정해보면 고추뿌리가 배설을 한다. 모든 생물은 먹으면 배설을 하게 되어 있으며 고추 뿌리도 예외가 아니다. 이처럼 고추 뿌리가 배설을 해서 10억 마리의 미생물에게 나는 고추 뿌리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고추 뿌리를 먹고 사는 5마리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미생물들은 여기에 반응하지 않는다. 자신의 먹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직 이 다섯 마리 미생물만이 반응하면서 균사를 만든다. 사람 몸에 피가 돌듯이 양분이 뿌리에서부터 줄기, 잎으로 돌아야 고추가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고추뿌리에 균사가 들어가서 양분을 빨아먹고 산다. 그러다 10월~11월쯤 날씨가 추워져서 광합성 산물이 없어지고 고추가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하면 미생물이 살아가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면 양분을 빨아 먹던 미생물은 바로 포자 체를 만들어서 자손인 포자를 툭 떨친다. 하등으로 내려갈수록 종족을 보존하려는 능력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2년차쯤 되면 고추 뿌리를 좋아하는 미생물이 많아진다. 이때 만해도 농민들이 다른 작물들을 골라서 심으면 괜찮을 텐데 또다시 고추를 심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고추를 좋아하는 미생물은 점점 더 많아진다. 3년차쯤 되면 미생물이 더욱더 많아져서 고추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모두 쓰러져 버리고 만다. 쉽게 말해서 연작이란 것은 같은 작물을 계속해서 심음으로써 그 작물을 좋아하는 미생물 숫자를 계속 증폭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연작 장애 원인의 95%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렇기 때문에 아무리 농약을 쳐도 그 농약에 대해 저항성이 생겨 더 이상 작물을 재배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있는데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다뤄야 할까?
미생물은 너무 작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토양 1g당 10억 마리의 미생물이 들어있다. 이처럼 토양에 있는 수많은 미생물을 우리가 토착미생물이라고 부른다. 농민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은 토착미생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미생물이 전 세계적으로 왜 홀대를 받고 있을까? 미생물 요법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일반적으로 조그만 병에 담겨진 미생물을 사용할 때는 물에 500배~1,000배정도로 희석시켜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희석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물의 양에 따라 미생물의 농도가 달라지는데 농도가 달라지면 효력 또한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기술자, 과학자들이 미생물을 만들면 1mℓ당 약 1억 마리 정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오염문제 때문에 공장에서 미생물을 생산할 때는 불필요한 미생물들은 모두 죽이는 과정을 거쳐 원하는 미생물만을 모아서 1리터 병에 담아 약 2만원에 공급한다. 그것을 500배, 1,000배 희석해서 사용하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방법이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2만 원 짜리 미생물 한 병을 살포하면 토양에는 수많은 토착미생물이 살고 있어 토착미생물 150만 마리당 1마리 꼴로 살포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면 이 한 마리의 미생물은 토착미생물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최소한 한 마리가 아니라 1,000마리에서 10,000마리 정도는 넣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토착미생물과 대항해서 싸우다가 어느 정도는 치료해놓고 죽기를 바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마리 넣어주는데 2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천 마리를 넣어 주기 위해서는 2천만 원이 필요하다. 일년에 다섯 번은 미생물을 넣어줘야 하는데 일억 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고추 200평 농사지으면서 일억 원을 투자할 수가 있겠는가? 이렇듯 비용이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키틴 분해 미생물이다. 게 껍질의 딱딱한 부분이 키틴인데 이것을 뭉쳐놓으면 아주 딱딱한 화학물을 만든다. 키틴이 아무리 딱딱해도 쇠가 아닌 썩는 유기물인 것이다. 썩는다는 말은 미생물이 먹는다는 말이다. 먹으려면 반드시 키틴의 고리를 잘라야 한다. 사람도 음식점에서 소고기 나왔을 때 크면 자르는 것처럼 미생물도 먹이가 크면 자르는데 무엇으로 자르느냐? 반드시 효소를 내서 자른다. 지구상의 10만 여 종의 미생물이 있는데 이 중의 약 100여종이 키틴의 고리를 자르고 이것을 몸속에 넣고 소화를 시켜 살아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메주를 보면 곰팡이가 마치 가는 실같이 보이는데 이것을 현미경으로 확대시켜 보면 곰팡이에도 껍질(세포벽)이 있는데 이 껍질의 상당 부분이 키틴으로 되어있다. 곰팡이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 껍질이 단단한 키틴으로 되어있고 생각 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토양에 미생물 한 마리를 넣어주는 방식으로는 안됐지만 토양뿌리 근처에 1,000 마리를 넣어주면 농약 없이도 재배가 가능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비용이 1억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곰팡이 껍질은 상당 부분 키틴으로 되어있다. 여기에 키틴분해 미생물을 섞어 보니 곰팡이의 세포벽을 모두 갉아 먹고 산다. 곰팡이는 결국 죽고 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한 미생물들은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양분과 식물 생장 호르몬을 만들며 또한 천연 농약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항생물질, 키틴분해 요소 이것들은 병균을 죽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적절히 1,000병정도만 사용한다면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어 일단 실험에 착수했다.
게 껍질에서 키틴 성분을 5~30%를 넣은 다음 50여 가지 미생물을 넣고 1년간 퇴비를 부식시켜보니 일반 퇴비에 비해 약 1만 배 이상의 키틴분해 미생물이 많게 나타났다. 그래서 고추로 실험을 시작해봤는데 키틴 퇴비 100개 처리와 일반 퇴비 100 처리를 사용해서 8주 동안 고추를 키운 후에 고추 역병을 일으키는 병을 접종하고 일주일 후에 고추 뿌리를 조사해 봤다. 그랬더니 키틴 퇴비를 사용한 고추에서는 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으나 일반퇴비를 쓴 고추 뿌리는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단 하나의 차이점은 키틴분해 미생물이 만 배 이상 많다는 것 밖에 없다. 이 실험으로 알 수 있는 것이 키틴분해 미생물이 역병 균을 잡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논문을 가지고 과학기술연합회에서 우수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4. 미생물 농법 성공 사례
어느 날 전남 담양을 지나다가 병든 토마토를 뽑아 버린 곳을 보았다. 주인에게 토마토를 뽑아 낸 자리에서 실험을 하나 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그래서 그 땅에다 한쪽은 키틴퇴비를 넣고 다른 쪽은 일반 퇴비를 넣은 후 심다 남은 토마토를 각각 9주씩 심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가보니 키틴퇴비를 넣은 곳은 다 살아있는데 일반 퇴비를 넣은 토마토는 전부 죽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가능성을 확인하고는 그 주인에게 400평 전체 하우스에 실험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적토마토가 몸에 좋다고 해서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갈 때인 터라 주인은 당연히 거절했고 결국 총 45줄 중에 겨우 한 줄 주겠다는 승낙을 받아서 한 줄에만 미생물을 만들어서 심었다. 두 달 후에 가보니 모두 죽고 내가 미생물을 준 한 줄만 살아있었다. 직접 실험을 했던 나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놀라운 결과였다.
이렇듯 이러한 좋은 미생물을 농민이 만들어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만들어서 공급하면 1톤 이상씩 가져다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 껍질에 있는 키틴 양분을 추출 후에 갈아서 3kg을 만들고 부속퇴비 2kg(50여종의 키틴분해미생물 포함)를 만들었다. 물 1톤에 이것을 넣고 5일간 배양한 후에 설탕 3kg와 복합비료 3kg를 넣고 3일간을 더 배양해서 미생물 숫자를 세어보니 일반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액비에 비해 키틴분해 미생물들이 약 만 배 이상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외국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왜 밖에서 미생물을 키우지 못했을까? 그것은 오염 때문이다. 대기 중에는 날라 다니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있다. 미생물들은 한 마리가 두 마리, 두 마리가 네 마리가 되는 식으로 점점 배로 늘어난다.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서 배로 늘어나는 시간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병을 잡은 미생물들은 평균 잡아 4시간 만에 한 번씩 배로 늘어나서 하루에 6번 배로 되니 64마리가 된다. 그런데 대기 중에는 30분마다 배로 자라는 미생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미생물이 바람에 날려 왔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미생물이 완전히 장악을 해버린다. 아무리 좋은 미생물이라도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자라는 미생물이 한두 마리만 들어가도 그 미생물은 형체도 없어지고 다른 미생물들이 자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밖에서 키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 미생물들을 자라게 했겠는가? 먹이로 조절을 했다. 여기에는 키틴이 들어있고 키틴을 먹으려면 반드시 잘라야 한다. 아무리 빨리 자라는 미생물도 키틴을 자르지 못하면 먹이가 없어서 자라지 못한다. 키틴을 자른다는 말은 결론적으로 곰팡이의 세포균이나 충의 알을 자를 수 있고 그것을 먹을 수 있는 미생물만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5kg짜리 한 포 가지면 1톤의 미생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한번은 15년 동안 토마토 농사를 짓다가 실패한 농가의 노인이 나를 찾아 학교에 왔다. 미생물이 농약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서 도저히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방법을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재배에 성공해서 벌써 다섯 번 정도 토마토를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다.
왼쪽의 사진은 또한 장흥 관산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토마토 하우스이다. 굉장히 작황이 좋다. 이곳에서는 현재 단지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이 모든 작물들을 친환경유통회사가 전부다 가져간다. 농민들은 현재 너무 좋아한다. 나 혼자만 해서는 절대 팔지 못한다. 단지화를 시켜서 서로 사게 하게끔 경쟁을 붙이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장흥 관산은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또한 북한 평양에서도 이러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북한 농가의 하우스에서 찍은 사진인데 처음에 갔을 때는 접해보지 않은 방식이라서 그런지 우리의 농사방식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대부분 사람의 키 높이 정도까지만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그런데 두 번째부터는 굉장히 좋아하고 반겨주고 있다. 북한에서도 100ha까지 재배면적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무농약, 고품질 농산물을 국내로 들여와 백화점들에 납품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배에는 황산화활성이라는 노화방지효소가 들어 있는데 키틴분해 미생물을 주고 무 농약으로 재배한 배에서는 이 성분이 60으로 나왔다. 그러나 농약을 여섯 번 친 배에서는 30으로 떨어지고, 농약을 관행과 같이 치니 20으로 떨어졌다. 결론적으로 노화방지효소는 농약을 치면 수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 농약에 의해 식물체 내에서도 생리적인 변화가 좋지 않는 방향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가지고 전대 수의대 박수현 교수가 쥐 간에 실험을 해보았다. 쥐 간을 두 쪽으로 나누어 한쪽은 농약 친 배즙을 주고 한쪽은 미생물로 키운 배 즙을 주었다. 농약을 안 준 미생물로 키운 배 즙을 준 쪽의 쥐 간은 농약친 배즙에 비해 생성률이 180%가 빨랐다.
고흥 유자는 12농가를 실험했는데 여섯 농가는 탈락하고 나머지 여섯 농가가 무농약 재배에 성공했다. 농약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 자신도 놀랬다. 수확량은 약 1.2% 증가했고 농약을 친 것보다 훨씬 깨끗하고 잎의 상태도 좋았다. 그래서 내년에는 더 좋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담양 무정면에 수박을 재배하는 12개의 하우스가 있었는데 한가운데 4개의 하우스는 농약을 치고 양옆의 하우스는 농약을 하지 않았는데 미생물로 키운 곳은 농약을 쳐서 키운 곳의 연약한 잎에 비해 매우 강하게 자랐고 잎이 무성하고 당도 면에서도 굉장히 뛰어났다.
5. 맺는 말
앞으로 농민이 돈을 벌지 못하는 친환경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반드시 농민이 돈을 벌어야한다. 지금 국가에서 보조를 해 주는데 만약 이 돈이 끊어지면 어떤 농민이 돈이 안 되는 친환경을 한단 말인가? 돈을 벌수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우리나라 친환경이 성공하지 못한다. 농민이 돈을 벌면 여러분은 자동적으로 좋은 것을 먹게 되는 것이다. 현재 농민들이 대학의 교수와 직접 연결을 해서 일주일에 한번 씩 지도를 하고 있다.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언제라도 연락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