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돌로미텐)
'이탈리아의 알프스'로 불리는 '돌로미티(Dolomiti)'는 동부 알프스산맥에 속해 있으며,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선에 인접해 있다.
'돌로미티'라는 이름은 18세기 이 산맥의 광물자원을 탐사했던 프랑스 광물학자, 데오다 그라테 드 돌로미외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그는 돌로미티가 왜 다른 석회암 산맥과 다른가에 의문을 품고 지질조사를 위해 1788년 이 지역을 방문하였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다른 석회암 지대 산맥의 지질 성분이 칼슘 탄산염 즉 칼사이트(Calcite)인데 비하여, 이 산맥의 성분은 칼슘 마그네슘 탄산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후 칼슘 마그네슘 탄산염은 그의 이름을 따서 '돌로마이트(Dolomite)라고 불렀는데, 이 산맥의 이름도 여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원래 이 산맥의 이름은 '몽티 팰리디'였다.)
돌로미티는 3000m 이상의 산을 18개나 품고 있으며, 최고봉은 마르몰라다( 3343m) 이다.
돌로미티는 티롤알프스에 속한다. 현재 티롤은 오스트리아 서부의 알프스산맥의 산간 지대에 위치한 오스트리아의 연방주이며, 남쪽은 이탈리아, 북쪽은 독일과 국경을 접한다. 원래 티롤은 한 가문의 이름이었다. 13세기가 되면서 티롤가의 백작들은 이탈리아 브레사노네의 주교로부터 광대한 땅을 인수했다.
14세기 로마제국 황제인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4세에 의해 합스부르크 가문이 지배하는 영토로 편입되어 1918년까지 합스부르크가의 영토가 되었다. 여러 번에 걸친 티롤가의 봉기가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하였으며 주변의 강대국의 먹잇감이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 패한 오스트리아는 1919년 생제르맹 조약에 의해 티롤의 남쪽 지역을 이탈리아에 넘기게 된다.(이곳은 과거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으로 일부 산간에서는 아직도 이탈리아어보다는 독일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산세의 아름다움과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서 돌로미티 전체가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석회암의 일종인 백운암과 돌로마이트는 빛에 따라서 카멜레온처럼 색을 바꾸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이로운 경관을 선물한다.
몽블랑을 중심으로 하는 서부 알프스는 거대한 설산과 초원이 어우러진 풍경이다. 반면에 동부 알프스인 돌로미티는 기기묘묘한 수직의 바위산과 초원이 어우러져 '신의 조각품'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산수화 같은 풍경이다.
세체다(Alpe di Seceda, 2,518m)는 푸에즈-오들레 (Puez-Odle) 자연공원에 위치한 오들레 산군 (Odle Group)에 속한 산이다.
세체다를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리는 오르티세이에 있는 세체다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450m 고도를 높여서 먼저 푸네스(Funes)에 오르고 이곳에서 환승한 후 750m 고도를 높여서 해발 2,450m에 위치한 세체다 케이블카 정류장에 올랐다.
세체다 레스토랑과도 함께 사용하는 케이블카 탑승장 건물 뒤, 북쪽으로 이어진 언덕을 10분 정도 오르면 세체다 파노라마 전망대 위에 세워진 세체다의 십자가에 이른다.
왼쪽은 오들레 산군의 최고봉, 사스 리가이스(3,025m)이고, 오른쪽 날카로운 봉우리는 페르메다(2,873m)이다.
이 두 봉우리가 어우러진 풍경은 세체다를 상징하는 풍경이다.이 풍경을 보기 위해서 연중 수많은 관광객이 세체다에 오르고 있다.
odle는 라틴어로는 ‘바늘’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바늘처럼 뾰족한 산맥의 봉우리들이 연이어 있고 넓은 평야와 완벽히 대조되는 깎아지른 절벽이 다이내믹하여 아주 인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이를 '악마가 사랑한 풍경'이라고 한다.
원래는 세체다 십자가에서 주위 사방 전체를 조망한 후 초원지대로 내려가 편안한 길로 하여 피에라롱기아 산장을 거쳐서 돌아오는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10km의 트레킹 예정이었으나 변덕심한 구름의 이동방향 때문에 실제 진행은 전혀 다르게 되고 말았다.
짙은 구름이 왼쪽에서 밀려와 오들레산군을 덮쳐버리면 세체다의 멋진 전망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가 바람의 방향이 역으로 바뀌어버리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멋진 전망이 보여질 것만 같다.
하여 세체다봉에서 전망을 포기하고 초원지대로 내려갔다가 바람방향이 바뀌면 급히 세체다로 올랐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그날 세체다를 3번 오른 셈이 되었다.
결국 완벽한 전망은 보질 못하고 오들레산군과 어울려 노는 구름의 변화하는 모습은 잘 보았다.
오들레산군 오른쪽에 보이는 푸에스산군
왼쪽은 셀라산군,구름 가득한 오른쪽은 사소롱고
세체다봉 중턱에서 본 오들레산군
여전히 구름 가득한 사소롱고.시간따라 구름모습은 변하고 있다.
구름방향이 또 바뀐다.
가운데는 셀라산군
초원의 꽃밭에서 쉬고 있는데 구름이 옅어짐을 본다
세체다십자가 아래 전망 포인트로 발걸음을 빨리 해야겠다.
사소롱고도 모습을 많이 드러냈다.(사소롱고는 내일 갈 예정)
푸에스산군도 환해진다.
세체다 전망포인트에 자리잡고 한참을 기다린다.
구름과 오들레산군의 어울림이 제일 좋아 보이는 시간인 것 같다.
내가 자리잡은 주위로 어느새 카메라와 삼각대가 막 모여들었다.
헬기장 바로 아래 식사할 자리 잡아놓았으니 내려오라는 일행의 전화를 받고 앉았던 자리를 접는다.
식사시간을 전후하여 짬을 내어 주변을 이리저리
오들레산군(왼쪽)과 푸에스산군(오른쪽)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한국인 같아 보였다)
식사후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올라가며
왼쪽 아래 보이는 우리가 식사한 레스토랑
첫댓글 티롤 출신인 라인홀트 메스너나 헤르만 불을 세계적인 등산가로 키워 낸 돌로미티 산군들.
훌륭한 등산가일 뿐만 아니라 "검은 고독 흰 고독"이나 "8000미터 위와 아래" 같은 산행기를 남겨 산악 문학가로서도 멋진 사람들!.
어릴 때 공부보다 산타기를 좋아해 결석해 가며 저 산군들의 극점을 오르던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걸었지.
그랬었군.
나는 풍경에만 푹 빠져서....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