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준 안녕~
첫 문장을 쓰기까지 깜빡거리는 커서를 앞에 두고 몇분을 멍을 때렸나 모르겠어요.
뭐라고 시작하면 좋을지 찾지를 못해서...
그래도 한번 침착하게 써볼게요ㅎㅎ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고 비문이 많아도 이해해주세용ㅎㅎ
누군가 호피폴라의 노래 중에 평생 단 한곡만 듣고 살아야 한다면 뭘 고를래라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너의 바다를 고를 수 있을 만큼 정말정말 많이 좋아하던 곡이었습니다.
하민군의 버블 스포도 알아듣지 못했던 저라서... 정말 플레이브가 이 곡을 커버해 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어제는 너무 놀라고 좋아서 입을 틀어막았습니다ㅎㅎ
멜로디도, 이 곡을 즐겨 듣던 그 시절의 분위기도, 같이 들어주고 즐겨주던 사람들도.
모두 이 노래를 좋아하게 만들었던 요소 중 하나지만
가장 큰 이유를 하나만 대라고 한다면 단연코 가사였습니다.
원곡자께서 바다가 우울이라고 생각하고 이 가사를 썼다는 인터뷰를 인상깊게 보았었습니다.
그래서 이 곡의 가사가 얼마나 애틋하고 고마운 가사인지 하루, 한달, 일년. 나이를 조금씩 먹어갈수록 점점 더 스미듯 깨닫고 있습니다.
'나는 너의 바다, 그 위에 비가 될게'
이 가사가 그냥, 그냥 내 우울을 치료의 대상이나 없애버려야 할 것으로 보지 않고 인정해준 기분이었어요.
바다라는게 참 예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그런 곳이잖아요.
그 위에 비가 몇방울 내린다고 단시간에 단번에 달라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은 때로는 그런 얇은 담요같은 위로에도 주저앉아 펑펑 울기도 하니까요.
아무튼 그래서,
그런 이유로 저는 이 노래의 가사를 참 좋아하는데
우리 예준이와 하민이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 노래를 불렀을까, 그런게 궁금해요.
사실 어제 예준이의 버블을 받고 생각이 좀 많아졌습니다.
어디선가 봤던 댓글처럼,
'난 변하지 않아. 이토록 간절하니까.'
과거의 내가 지녔던 어떤 간절함도 시간이 지나서 다 옅어진 지금의 제가 듣기에
이 가사가 세상에 둘도 없을 기막힌 기만같이 들리다가도
그 말을 예준이가 하니까 속절없이 믿고싶어지는 내 마음은 뭘까 싶기도 해서.
예준군의 노래를 듣거나 예준군과 버블을 할 때면, 내 날선 마음이 녹아버리는 기분이 들어요.
말을 참 예쁘게 해요.
그냥 겉으로 꾸며진 예쁜 말이 아니라 진짜 애정이 담긴 말이라서 마음이 녹나봐요.
그래서 예준이랑 버블할 때만이라도 시간이 느리게 흘렀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ㅎㅎ
흐물흐물해진 마음처럼 덩달아 흐물거리는 내 입매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역시 그건 좀 부끄러울 것 같아요...
또 말이 길었네요...하핳
미안합니다. 좋아하는 곡을 좋아하는 가수가 기습적으로 커버해서 올려주는 바람에 마음이 울렁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ㅎㅎ
이래저래 마음속에 산발적으로 튀어오르는 문장은 많은데, 그걸 정리해서 쓰려니까 쉽지 않네요.
다만 한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앞으로 플레이브 여러분이 걸어가는 길을 제가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거예요.
사랑하는 내 가수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사랑합니다.ㅎㅎ
부디 오늘만이라도 예쁘고 좋은 것만 마음에 담고 행복하게 잠드는 하루이길 바라 봅니다.
저녁밥 맛있는 거 먹고 좋은 저녁 보내요.
날이 많이 추우니까 옷 꼭 따뜻하게 입고 집에 갈때도 조심히 들어가셔요. 안녕~
p.s. 모르겠습니다. 지금 써놓고 부끄러워서 지우게 될 글을 쓰고 있나 싶기도 하고 하하...등록 버튼 누르기까지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 싶기도 하고용..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