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 22
한바탕 태풍이 지나간 것 마냥 집이 완전 폐허다.
엄마가 말없이 뒷정리를 하고 계신다.
엄마를 도와드리려는데 피곤하다며 들어가서 쉬라한다.
엄마의 뒷모습이 어찌나 쓸쓸해보이던지..
자리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안방으로 갔다.
"누..누구냐?"
"엄마... 나..."
"미친뇬..
애떨어지는줄 알았네.."
"엄마 임신했어?"
"지랄하네...
근데 왜?"
엄마,아빠랑 같이 자고 싶다했다.
다 큰년이 어디 부모랑 자냐며 방으로 가라한다.
"아~이잉.."
아빠가 나의 애교에 녹아버린 것 같다.
"엄마,아빠.. 미안해.
속만 썩히고 가서....
시집가서 잘살게..
엄마,아빠 걱정안하게...
나 시집가니까 시원하지?"
"그래.. 시원하다..잘살아..
맨날 내품안에 있을 것 같더니만..
훌쩍..
그새 너가 이렇게 컸구나."
"그럼.. 엄마 나 시집가지 말까?"
"이 미친년이 보자보자하니까 뭔일로 철든 소리 하나 했더니...
기어나가! 이년아..
지랄떨고 있네..."
아씨.. 괜히 난리다..
농담이었는데...
쫓겨났다.
아무래도 오늘밤 엄마,아빠에게 무슨일이 일어날 것 같다.. 킥킥킥^^
동생이 일기를 쓰고 있다.
사팔뜨기 눈을 하고 몰래 훔쳐보았다.
내가 시집가서 섭섭하다는..
대충 그런얘기인 것 같다..
"성연아! 자냐?"
"아니.. 말해.."
"나 시집가니까 서운하지?"
"좀 그렇지 뭐.. 시원 섭섭해.."
"뭐? 시원?"
"에이씨.. 왜그래?
시집가서 본색드러내지 말고 어떻게든 쫓아내더라도 꾹 붙어서 아들딸 낳고 잘 살아.."
"엉.."
"근데... 성연아! 나 시집가지 말까?"
"하여튼 잘하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니까..
잠이나 자.."
아씨.. 진심인데..
다들 왜그러지?
잠이 안온다.
첫날밤을 상상했다. 킬킬킬^^
아싸! 조아조아!
긴장을 한 탓인지 입맛도 없다.
서둘러 웨딩샵에 갔다.
신부화장을 한다며 얼굴털을 다 깎는다.
화장이 잘 먹는다.
아하! 앞으로 콧털뿐만이 아니라 얼굴도 면도를 해야겠구나.. 으음...
머리에 후까시도 잔뜩 넣어 봉실봉실하게 만들어준다.
우리동네 미용사와는 비교도 안된다.
아무리 내 얼굴이지만 너무나도 눈부시다.
아! 양껏 좋아라!!!
그가 온다.
나를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꼭 다른사람 같다며 너무너무 아름답다한다.
그럼 예전에는 안예뻤다는 소린가? 아씨..
신부대기실에 앉아있는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나가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김부장이 나를 보더니 뒤돌아서 나간다.
"부장님.."
"어? 성애씨 맞아?
화장해놓으니까 꼭 딴 사람같네?"
"하하하.. 제가 원래 기본은 됐잖아요."
김부장이 얼른 나가버린다. 젠장..
이곳저곳에서 플래시가 팡팡 터진다.
떨려서 눈에 아무것도 안보인다.
정말 애미애비도 못알아보겠다.
이럴땐 소주한잔 하면 딱 인데... 쩌~업..
신부입장한다며 얼른 나오라한다.
드레스를 질질 끌며 아빠에게 갔다.
그를 위해 신은 딸딸이 쓰레빠가 질질 끌려온다.
아버지의 팔짱을 끼었다.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다.
'아빠!'
따다단... 따다단... 딴 딴 따단... ♬
하객들이 웃는다..
아씨.. 쪽팔리게 왜 웃지?
내가 좀 급했나보다.
아빠가 나를 리드하는게 아니라 꼭 내가 아빠를 끌고가고 있는듯한 모양새다.. 줴길..
"신부가 많이 급했나 봅니다.."
하하하.. 웅성웅성..
아씨..
신성한 결혼식에...
쳐죽일 사회자놈..
그가 늠름하게 앞에 서있다.
꼭! 작은고추 장군같다. 킬킬킬^^
아버지가 그에게 나를 인계한다.
나의 손을 놓는 아버지의 손이 잠시 멈춘다.
'아빠 잘살게...
신혼여행갈 때 복돈 많이둬.... 흐흐흐^^'
그가 환하게 웃으며 나의 손을 잡는다.
그를 위해 딸딸이 쓰레빠를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랑 키가 삐까삐까하다. 줴길..
"신랑 이태민군은 신부 한성애양을 맞아 평생을 아끼며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네에에에에... "
그의 고함소리에 식장이 술렁거린다.
"신부 한성애양은 신랑 이태민군을 평생의 반려자로 맞이하여 아끼며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네"
양가 어른들게 인사를 드리라한다.
그가 갑자기 넙쭉 엎어져 엄마,아빠에게 큰절을 한다.
시어머니가 새비눈을 하고 쳐다본다.
'벨도 없는놈'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와 팔짱을 끼고 식장을 천천히 빠져나왔다.
그가 갑자기 나를 번쩍 들어올린다.
그리고는 이내 꼬구라진다.
젠장...
용양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눈물 콧물 흘리며 웃는다.
망할뇬...
아씨.. 쩍.팔.려...
그가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웃음이 나오냐? 이놈아!'
첫날밤이 심히 걱정된다.
혹시 쌍코피 흘리는거 아냐? 젠장..
용양이 앞에서 깝쭉거린다.
폭죽을 터뜨리고 눈을 뿌리고 지랄븅신용대가리짓은 다하고 있다.
꼭 노사봉춤이라도 출듯하다.
사진촬영이 있다한다.
용양은 남자들틈에 끼어 사진을 찍겠다며 난동질을 한다.
쯧쯧쯧.... 얼마나 남자품이 그리웠으면....
남자들이 용양을 피해다닌다.
"저기 여자분 저쪽으로 가세요"
쿄쿄쿄... 쌤통이다.
부케를 던지라한다.
6개월 후에 시집갈 조양이 받기로 했다.
내 오늘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던가!
최대한 멋있고 섹시한 포즈로 부케를 던졌다.
슈~웅~~~
쿵....^^;;;;;
갑자기 용양이 허공을 향해 몸을 던진다.
그리고는 부케를 받아드는 순간 바닥에 곤두박질친다.
젠장...
저뇬하고 나하고는 푸닥거리한판 해야돼..
옹양을 아려봤다.
용양이 못본척 부케만 연신 쳐다본다.
용양이 그에게 간다.
'앗! 왜 그러지?'
"원래 부케는 신랑이 다시 사는거 알죠?"
"그렇습니까?
얼만대요?"
"원래 삼십만원은 받아야하는데...
음... 기분이다.. 이십만원만 주세요.."
용양을 쬐려봤다.
용양이 눈빛을 피한다.
"아씨.. 진짜 기분이다! 십만원만 주세요"
그가 십만원을 주며 용양에게서 부케를 받는다.
젠장.. 십만원이면... 줴길..
폐백을 드리러 폐백실에 들어갔다.
어머니가 딸만 많이 낳으라는 덕담과 함께 대추랑 이것저것을 듬뿍 집어던지신다.
'젠장..
나같은 딸 낳으면 난 뒈져버릴꺼야...'
그는 히죽히죽 웃기만 한다.
'절대 딸 안 낳을꺼야...'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엄마가 신혼여행 잘 다녀오라며 200만원을 주신다.
"엄마 더 줘.."
엄마가 한번 흘기더니 수표를 몇장 더 꺼낸다.
왠일이지? 달라는대로 다 주고..
시집을 여러번 가야겠다.
꽤 짭짤한 장사인 것 같다.
그와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난생 처음 타는 비행기라 마냥 떨린다.
그는 여러번 타 본 모양이다.
침착하게 앉아있는걸 보니...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
그가 방긋 웃는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마치 꿈만같다.
처음 그를 만났던 날..
부모님과의 첫대면..
그리고 백일..
그리고 결혼식...
마치 영화필름처럼 쫘르륵 스쳐지나간다.
수줍게 인사하던 사람..
나를 위해 밥 두공기에 누룽지까지 먹어대던 사람..
나를 위해 한달월급을 나이트에서 날리던 사람..
내가 사준 김밥두줄에 행복해하던 사람...
이제 난 그의 아내가 돼었다.
그가 나에대한 사랑이 변치 않는다면...
매달 월급봉투만 꼬박꼬박 갖다준다면.....
난 정말정말정말 행복할 것 같다. 웁쓰...
그리고 밤에 힘만 자~알 쓴다면... 수둡^^
오늘밤이 기대된다.
첫날밤!!!!
아! 기쁜 첫날밤..
ㅎㅎ 첫날밤..... ..
첫댓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자고 올린글이니
마음에 안들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 해 주세요
꾸 벅~~~
ㅎㅎ 재미있었어요. 일일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느낌이네요.
고맙습니다~
봄님 그간 긴 글 재미있게 읽었는데 댓글 한번 못달았네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
처음글 읽어면서 제가 댓글을 쓰려고 한 것은 회원정보를 공개로 변경해주시라는 부탁의 댓글이랍니다^^ 그동안 많은 활동을 하시면서 다른 회원들의 닉네임을 보셨으니 그렇게 해주실거죠?
네 에 ~~~
수고하셨습니다!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 ^^
아쉽네요...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편의 드라마네요~ 참 재미나게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해피엔딩이라 좋으네요 그동안 수고많이 하셨어요 잘 읽었습니다~~
잘 살겠지요 ㅎㅎ
그동안 재밌게 잘읽었어요^^ 속편도 있겠죠? 기대합니다~애쓰셨어요^^
속편있는데 그만 할려구요 ㅎ
고맙습니다~~
@봄/미정/서울 넘 재밌게 읽었어요...
속편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직접 창작하신건지
무지 궁금합니다 ...^^
이런여성분을 만나야 하는건가요 ㅋㅋㅋ
귀엽긴하죠 ㅎㅎ
그간의 수고에..
박수!!
어머 ㅋㅋㅋ 고맙습니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내일은 맑을것 같애요 ㅎㅎ
드뎌 갔군요.
고생이 활짝~~~
등꼴휘는 체험삶의 현장에 입문했네요.
축하합니당~~~^^^
오똑해여 ~ 오똑해 ㅋㅋ
봄님, 그간 매일 웃게 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이번엔 남자 장가 가는 얘기로 함 해주세염...
제가 남자라면.. 음.... 한번 지어라도 보겠눈뎅 ㅋㅋㅋ
그간 즐감했습니다 ~
봄님의 재미난 글에 댓글도 못달고 즐기기만 했네요~
2탄을 기대해도 될까요~
박수드림~~~^^
고맙습니다만
속편 쓰면 다 싫어하실것 같아서 ㅎㅎ
ㅎㅎ 드뎌 결혼에 성공했네요
자~~~~알 살겠죠???? ㅋ
노력파 같으니 잘살겠지요 ㅋㅋ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아...매번 기대하며 봤는뎅...해피엔딩 끝이네요
좀 아쉬워요 ㅋ
사랑이 담긴 댓글 감사합니다^^
태풍때문에 복구작업 그리고 지인들 관광시켜주고 손님 만실땜시 못 읽은 맞선 시리즈 해피엔딩으로 보고 읽고 웃고 기다리고 좋은 글 올려주셔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