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지는 삼일째다.
작년에 집 근처에 있는 화포해변에 대하먹으러 갔다가
논에 여기저기 박혀있는 허수아비를 봤는데
올해는 아예 축제를 연다고 여기저기 현수막이 요란하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만해서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작년엔 월드컵의 영향이 컸나보다.
히딩크 허수아비부터 월드컵스타들의 허수아비가 줄줄이 서 있었고
경운기를 모는 허수아비 등등 정말 태어나서 처음보는
각종 허수아비들이 많았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누런 들판에 갖가지 천태만상의 표정으로 서 있는
허수아비를 보니 반갑다
이젠 이런 축제가 아니면 쉽게 찾아볼 수도 없는 허수아비.
축제기간도 아닌데 벌써부터 허수아비보러 차가 줄을 잇는다.
다리가 아프다고 매일 말씀하시던 할머니는
은행을 따야겠다며 동생에게 막대기로 은행나무를 내려쳐 달란다.
동생은 몇 번 두들겼는지 모르겠지만
금새 온다.
월말이라 공과금 고지서를 친정까지 갖고와서는
정말 오랜만에 우체국엘 갔다.
전주서 여기까지 왔으니 커피한 잔 하고 가란다.
역시 고향이 젤이여...
볼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여전히 할머니는 허리 숙여
떨어진 은행을 하나하나 집고 계신다.
이젠 낼 전주로 간다.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보낸 삼일.
그래도 맘 편해 좋다. 그래서 고향인가 보다.
첫댓글 지금쯤이면 김제에서도 지평선 축제를 하겠네.. 가고싶구만.. 집 회사만 왔다갔다하니까 건물만 보고 높은 하늘만 보고 가을인갑다 하고 있네... 옆꾸리가 허전한 걸 보니 확실히 가을이구만.. 나도 내고향을 가야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