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위군 아미산(峨嵋山, 737m)~방가산 ♡
(삼국유사면, 장곡휴양림, 앵기랑바위)
1. 산행일시 및 경로
1) 2024년 6월 6일 (목)
11:15 ~ 15:15 (4시간 00분)
2) U자형 종주 (9.2km)
아미산 주차장 - 앵기랑바위 - 큰작삭골삼거리 - 무시봉(667m) - 아미산(737m) - 밭미골삼거리 - 굿골삼거리 - 돌탑봉 - 방가산(756m) - 장곡자연휴양림
2. 산행소감
매주 토요일 산행을 이번 한주는 쉬려 한다.
그냥 특별한 일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6월6일 현충일의 외도성 산행을 핑계로 온전히 쉬고 싶다.
오늘은 국경일이라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쉬는 날이다.
그래서 산행을 잡아봤다.
몸 컨디션이 썩 좋지만은 않다.
여름은 드러내 놓은 계절이기에 조금 무리한 듯 운동을 해서인지 허리가 욱씬욱씬하다.
열흘 넘게 이 놈의 쿨럭이는 감기는 목을 계속 옥죄어오고 있다.
습관성 산행이 되어 버린지 오래.
목요일 산악회 버스에 의지해 경북 군위군의 아미산으로 향한다.
태생이 전라도이고, 대학생 때를 제외한 지금도 전라도를 못 벗어나는 찐 전라도 놈으로 이곳 군위를 언제 와 보겠나.
버스가 데려다 주는 곳이 곧 산행하는 곳이지만, 아무튼 이곳은 23년 대구광역시에 통합된 군위군이다.
갑자기 궁금한 게, 통합된 군에는 군수가 있을까?
인천시에 통합된 옹진군이나 강화군에도 군수가 있을까.
괜시리 궁금했다.
돌아와 확인하니 지자체 역할이 있으니 군수가 있고, 군청도 있다.
그냥 궁금해 봤다.
아미산 주차장에서 출발해 바라보는 바윗덩이가 제법 웅장하다.
이제 막 알려지는(알리려고 하는) 산행지인 게, 들머리 초입부터 말끔한 데크길과 이정목, 바닥 정비가 알려 준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산행의 묘가 오르지는 않지만, 최대한 끌어올리려 애를 써 본다.
이름도 특이한 '앵기랑바위' 를 바라보며, 오늘의 하일라이트를 직감한다.
여러 산행지를 다니다 보면 저마다 다양한 지명이 나오는데, 이 곳 아미산이 좋은 이유는 나름 지역 토착언어를 차용한 이름이다.
애기동자를 뜻한 듯 앵기랑바위며, 작삭골~굿골~밭미골 등 이름이 꽤나 독특해서 흔한 한자어 보다는 훨씬 세련됐다.
그런 연유로 산 이름도 아미산(峨嵋山) 말고 뭔가 독창적인 작명이 더 낫지 않을까.
초반부터 제법 치켜 올리고, 바위의 산세도 급하다.
우걱우걱 올라 뒤를 돌아보니 설악의 용아장성 아류 쯤 보인다.
이후에는 육산으로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을 이어간다.
엉기성기 쌓아놓은 돌무지 위 자그마한 정상석이 이곳이 정상임을 알린다.
무시봉~아미산~방가산 정상석 모두 같은 컨셉이다.
방가산을 기점으로 내리막 길.
장곡휴양림에서의 알탕을 기대하며 걸음을 재촉해 보지만, 막상 도착한 곳은 인적 없는 황량한 휴일의 마른 사막 이었다.
건조하지도 않고, 그동안 비도 제법 온 듯 한데, 계곡은 말라 있고, 수돗가도 전부 잠겨져 있다.
뭐 방법이 있나.
받아들이는 수 밖에.
잠시 쉬려는 심산에 휴양림 주차장 화장실에서 땀만 닦아 내려는 게 두시간 동안 철푸덕 쉬고 있다.
나뭇잎 그늘에 냅다 누워 눈 감고 있으니, 이것도 나름 만족스럽다.
기다린 버스는 우릴 데리러 왔고, 인근 노지에서 머릿고기에 된장국으로 속을 다스려 보니 역시 식도락이 여행의 큰 즐거움이렷다.
다만, 산행 끝 사우나의 쾌감은 맛 보지 못한 채 꿉꿉하게 집에 복귀한 건 여독이 아직까지 쌓인 느낌이다.
3. 산행지 개요
◈ 아미산 (峨嵋山, 737m)
(경북일보. 220915 경북의 숨은 명산 기사 발췌)
군위 삼국유사면에는 화려한 암릉으로 유명한 설악산 공룡 능선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산이 있다.
‘작은 설악’ 또는 ‘작은 공룡능선’이라 불리는 이 산의 이름은 ‘아미산’이다.
높을 아(峨)와 산이름 미(嵋)를 사용하는 이름의 뜻은 ‘높은 산 위에 또 높은 산이 있다’는 의미라 하며, 군위에서 삼국유사를 저술했던 일연 국사의 시에도 언급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미산 산행은 거의 ‘아미산 주차장’에서 시작이 된다.
내비게이션은 주차장의 이름으로 검색해서 찾아오면 되며, 주차장은 제법 넓고 주차요금은 무료다.
깨끗한 화장실도 설치되어 있으며, 입구에는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있다.
주차장에서부터 올려다보이는 첫 번째 봉우리인 송곳바위의 위용은 대단하며, 앞으로 이어질 산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만들어준다.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면 산행이 시작되는 데크 계단이 나오며, 시작부터 아주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한다.
거의 암벽타기 수준으로 두 팔까지 동원하여 ‘네 발’로 올라야 하는 구간도 많다.
가파른 경사와 바위들 덕분에 조금만 올라가도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며, 바위를 잡고 올라가는 재미가 있는 코스다.
이 구간에서는 등산용 스틱은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두 손은 스틱을 잡는 것보다 바위들을 잡고 오르는 것이 더 좋으며, 뾰족한 스틱으로 바위에 흠집을 내지 않는 것이 좋다.
암릉을 지나서 육산이 나오면 그때 스틱을 사용하도록 하자.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아미산 코스는 크게 3가지로 구분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가 주차장에서 아미산 정상을 찍고 다시 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하는 코스로서 거리는 약 7.5㎞ 정도 가량 된다.
또는 주차장에서 아미산을 지나 방가산을 찍고 건너편에 있는 장곡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코스로서 거리는 약 11.5㎞ 가량 되지만 원점회귀가 되지 않아서 자차로 방문한 경우에는 거의 이용할 수 없는 코스다.
세 번째 코스는 주차장에서 아미산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있는 ‘큰작사골삼거리’에서 대곡저수지 방향으로 돌아내려오는 코스로서 약 3.5㎞ 정도 되는 단거리 코스이다.
아미산의 화려한 암릉은 큰작사골삼거리 이전에 끝이 나고, 삼거리에서 아미산까지는 약 2㎞ 정도 되는 조망도 별로 없는 산이기 때문에 정상(737m)을 반드시 찍어야 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3.5㎞ 단거리 코스를 추천한다.
작은 공룡능선이라 불리는 암릉 구간은 초입부에서 약 800m 구간에 형성되어 있으며, 짧아 보이지만 험하고 가팔라서 만만하지는 않다. 그리고 재미있는 모양의 기암들이 많아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아미산 전체코스의 핵심 구간이라 하겠다.
입구에서 올려다보던 ‘촛대바위’를 1봉으로 하고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앵기랑 바위’를 3봉으로 하여 크게 5개의 바위 봉우리를 만날 수 있다.
험한 암릉코스이지만 각종 안전시설 등으로 잘 정비해 두었다.
특히나 앵기랑 바위는 아래쪽으로 우회길을 만들어 두었고, 반드시 그 길을 이용하길 바란다. 바위로 올라가는 길은 울타리로 막아 놓았지만, 그 뒤로도 길이 이어져 있어서 괜한 치기 어린 마음으로 울타리를 넘는다면 자칫 위험한 산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른 바위들도 마찬가지다.
위험을 감수하면 찍고 올린 SNS 인증샷에 사람들이 열광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위 아래의 우회길을 이동하여 앵기랑 바위의 중턱까지는 올라갈 수 있다.
중간 중간에 낙석을 주의하라는 안내판에 자꾸 위를 쳐다보게 된다.
수백 수천 년을 버텨온 바위들이지만 돌덩이들이 지금 떨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암벽구간을 지나면 중간에 마당바위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있는데 굳이 내려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100m 정도 계곡 방향으로 내려가야 하며 그것은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뜻이다.
마당바위는 제대로 정비가 되어있지 않다.
우회길에서 오르막 계단을 한참 오르면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은 산의 정상 방향으로 길을 이어가는 방향이고, 왼쪽은 앵기랑 바위 앞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앵기랑 바위까지 갔다가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서 길을 이으면 된다.
앵기랑 바위의 높이는 365m이고 바로 아랫마을에서 올려다보면 애기 동자승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가까운 석산리에서는 코끼리같이 보이고, 학임리에서는 왕암바위로 불린다고 한다.
바위의 중턱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바위만큼 명품이다.
바위의 꼭대기까지 로프 등을 이용하여 올라가 볼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위험하기도 하고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음 봉우리로 가면 더 높고 넓은 조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앵기랑 바위에서 산 정상 진행 방향으로 바라보면 바위를 가로지르며 올라가는 데크 계단이 보인다.
계단이 버티고 있는 바위에는 틈틈이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이 모습은 마치 커다란 분재 전시장처럼 보인다.
앵기랑 바위에서 삼거리로 다시 내려선 후, 데크 계단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계단이 없었으면 여지없이 로프를 잡거나 우회해서 올라가야 할 텐데 덕분에 쉽게 올라간다.
계단을 모두 오르면 암릉에서 가장 높은 5번째 봉우리에 올라선다.
그리고 이 봉우리를 끝으로 암릉은 끝난다.
1막이 끝나고 새로운 2막이 시작되듯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던 골산은 흙길인 육산으로 장르가 바뀐다.
약 1㎞의 길을 걸어서 분기점인 ‘큰작사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아미산의 정상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왼쪽 길을 따라 약 2㎞ 정도 이동하면 된다.
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하기 위해서는 정상을 찍고 다시 큰작사골삼거리까지 그 길을 되돌아오면 된다. 정상인증 및 봉찍기에 관심이 없다면 이곳에서 오른쪽 방향인 ‘대곡지’로 내려가면 주차장으로 갈 수 있다.
삼거리에서 아미산으로 가는 길은 거의 나무에 가려진 숲길이고, 작은 오르내림이 있긴 하지만 어렵지 않은 길이다.
중간에 무시봉(667m)까지 1㎞, 아미산 정상(737m)까지 1㎞를 더 가면 된다.
아미산 정상 역시 나무숲에 가려 별다른 조망은 보이지 않는다.
큰작사골 삼거리에서 대곡지로 내려가는 길은 무난하다.
중간에 전망대가 설치가 되어 있는데, 앵기랑 바위를 포함한 초반부의 바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직접 바위를 기어오르고 숨차게 한참이나 올라가야 했던 계단들은 멀리서 보니 작은 미니어처 같이 보인다.
그 풍경 속에 있을 때는 힘들었던 것들이 한 발짝 물러서서 보니 그리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은 우리네 인생을 닮은 듯하다.
첫댓글 짜임새 있는 산행기
를 오랜만에 접해 봅
니다. 간만에 얼굴 봬서 반가웠고 몸 컨
디션도 안좋았는데 와주셨군요. 감사합
니다. 그리고 수고하
셨습니다. 컨디션이 속히 회복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별동별 산우님
멋진사진
찍어 주시고
동행 가이드
즐거운 산행 이였습니다
산행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