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7일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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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0,25-37
그때에 25 어떤 율법 교사가 일어서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말하였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 26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느냐? 너는 어떻게 읽었느냐?” 27 그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28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29 그 율법 교사는 자기가 정당함을 드러내고 싶어서 예수님께,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하고 물었다. 30 예수님께서 응답하셨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벗기고 그를 때려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가 버렸다. 31 마침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32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33 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34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35 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6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37 율법 교사가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착한 사마리아 사람과 묵주기도
10월은 묵주기도의 달입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묵주를 손에 잡고 언제나 기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실 묵주기도는 아주 단순한 기도입니다. 기도를 바치기가 아주 쉽고 또 기도하는 묵주가 있어서 기도할 때에 쉽게 반복되는 기도를 잘 바칠 수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매일 묵주기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습니다. 특별히 하실 일이 없으시면 언제나 묵주를 잡고 묵주기도에 매달리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모든 정성을 쏟으셨습니다.
묵주(默珠, 라틴어: rosarium) 또는 로사리오는 라틴어로 장미 화관을 뜻하는 ‘로사리우스’(Rosarius)에서 유래한 말로, 가장 보편적이며 전통적인 천주교의 성물입니다. 성모님께 장미 화관을 바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뜻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구슬이나 나무 알 등을 열 개씩 구분하여 다섯 마디로 엮은 환(環)으로 끝에 십자가가 달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묵주를 장미의 중국이름 매괴(枚塊)라고 해서 묵주기도를 매괴신공(枚塊神功)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이 묵주를 이용하여 기도를 하는 신앙 예절은 묵주기도라고 하는데 넓은 의미에서 묵주와, 묵주를 갖고 소리 내며(또는 조용히) 기도문을 암송하며 묵상하는 행위 모두 로사리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묵주기도를 할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행적과 관련된 신비를 묵상하며 지향을 두고 기도하게 됩니다.
묵주기도와 같은 기도는 초대교회 때 신자들이 하느님께 순교자들에게 바쳤던 장미화관을 바치며 자신을 봉헌하는 형식으로 기도하였고, 은수자들이 시편이나 주님의 기도를 100편이나 150편을 바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전통적인 15단의 묵주 기도의 신비는 16세기에 완성되었습니다. 신비는 환희의 신비, 영광의 신비, 고통의 신비 세 가지로 분류되었습니다. 2002년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기존의 신비에 빛의 신비를 새로 추가함으로써 묵주 기도는 총 20단의 신비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신자들은 매일 이 신비를 묵상하면서 자신의 지향을 두고 기도를 정성을 다하여 바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묵주기도를 강조하고 있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와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마리아가 개척하여 확립시킨 ‘성모 신심’에서도 묵주기도를 정성을 다하여 바치는 것에 대해서 좋은 가르침이 되고 있습니다. 묵주기도를 빨리 정성 없이 많이 바치는 것보다 한 단이라도 정성을 다하여 바치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교회력으로 10월 7일 오늘을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어떻게 바치는지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신비를 묵상하는 것과 지향을 두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신비는 20단의 신비가 주어져 있고, 그 지향은 일반적으로 1) 세계 평화를 위해서 2) 교회를 위해서 3)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4) 공동체와 가정을 위해서 5) 이웃과 자신의 성화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길을 가다가도 묵주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그리고 묵주 반지를 낀 사람들을 보면 반갑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교통질서를 어기고 교통신호를 어기며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며 사람들의 빈축을 사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것을 보면 부끄럽습니다. 묵주기도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과 같습니다. 이웃을 위해서 자비를 베푸는 것과 같습니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해서 병환 중에 있는 이웃을 위해서 묵주기도를 정성껏 한 번 바치는 것이 그 상처에 기름을 바르고 포도주를 붓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힘들고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해서 정성을 다하여 지향을 두고 주님께 묵주기도를 바치면 강도를 당한 이웃을 위해 여관에 데리고 가고 치료를 해주는 것과 다름없는 선행입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신공(神功)이라고 하기도 하였습니다. 정성껏 묵주기도를 바치며 성모님께 화관을 바쳐드립시다.
야고보 아저씨
[詩:최민순신부/曲:김베드로/音:하나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