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상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가여운 것들)이 경쟁했다.
남우주연상은 오펜하이머의 길리언 머피가, 여우주연상은 가여운 것들의 엠마 스톤이 수상했다.
가여운 것들은 오펜하이머에게 작품상은 밀렸으나 미술, 의상, 분장상을 수상해서 영화의 미장센이 볼만하겠구나 생각했다.
가여운 것들 이 영화는 스토리 구성이나 캐릭터 등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일 정도로 충격과 공포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의 무한 공간 때문에 놀라웠던 이 영화 잊지 못할 것 같다.
영화 보러 가기 전 유트브에서 한 젊은 독자가 라라랜드의 사랑스러운 엠마 스톤 같은 탑 여배우를 너무 노출시켜 고생한 것을 곤혹해하며, 단체 관람하지 말고 혼자 볼 것을 권하는 바람에 약간 긴장했으나 9시까지 극장에 도착하기 위해 출근 기차 탔다.
문정역 파크 하비오 메가박스 극장엔 72동기 문예회 전사10명이외에 젊은 커플 4명밖에 없었다. 거의 단독 대관 수준...
영화 제목이 왜 가여운 것들(poor things)이냐고?
누가 가여운 것들인지는 각자 판단하겠지만 신의 입장에서 가여운 건 모든 인간이겠으나 여성에게 지독하게 억압적인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남성들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이 영화는 페미니즘 계열의 영화로 분류될 것이다.
아버지나 남편이 여성을 소유의
존재로만 생각해서 책을 못 읽게 하거나 본능을 제거하려는 장면 등에서...
주인공 벨라가 폐쇄된 집에서 인형의 집 노라처럼 뛰쳐나와 포르투갈의 음악 파두를 처음 들으며 눈물짓는 순수한 영혼을 연기한 엠마는 감독의 기발한 요구에도 여배우로서 최고도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눈물흘리며 감독이 그녀에게 자기 자신을 비울 것을 권했다는 이야기가 진한 여운으로 남았다.
그녀는 라라랜드의 남주 라이런고슬링이 축하무대에서 함께 춤추다 드레스 뒤가 터지는 바람에 웃음을 주었으나, 전년도 수상자 양자경을 무시하는 인종차별 논란을 야기시켜 한국 관객이 줄었다.
감독이 그리이스인이라서 그런가 그리스 신화의 메타포가 영화 곳곳에 깔려 있어 스토리나 대사의 비장함으로 러닝타임 2시간 반을 긴장감속에서 보내게 되었다.
반전에서 반전으로 계속되던 영화의 엔딩 장면에서 동화처럼 웃음과 따듯함이 비로소 안도하게 되었던 로드 무비는 괴랄한 성장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영화 끝나고 10명의 동기들은
근처 닭갈비 식당과 카페에서 디저트와 차를 마시며 영화 리뷰를 하며 담소 나누었다.
문예회 행사에 처음 출전한 김혜원이 오랫만에 극장에 온 기념으로 커피 사주었다.
~ 졸다 깨니 알렉산드리아,리스
본, 파리, 런던에 와 있더라구요
~ 페미니즘 영화라 좀 불편하셨을까요?
~ 아니요, 나름 볼거리가 풍성했지요...
~ 공상과학 영화인 줄 알았는데
대단한 반전속에서 쇼크 받았네요.
~ 수위가 높은 청소년 불가능 영화라던데 이 정도 쯤이야 하는 걸 보면 우리가 많이 늙었나 봅니다.
~ 영화라는 장르가 아니면 결코 시도할 수 없는 멋진 판타지의 향연!!!!
AI가 판치는 미래,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과학의 무한 발전속에
인간은 모두 불완전한 가여운 존재라는 것을 요렇게도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