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삼국유사사전>인가
"삼국유사는 영감의 원천이며, 우리 민족의 자존감이다"
올 83세이시면서 우리들의 영원한 은사이신 동초 조재훈 선생님의 첫 말씀이었다.
영감의 원천과 자존감~
지난 9월 문학선집 4권을 간행하기도 했던 선생님께서는 이어서 전 충남대교수를 지내셨던 장암 지헌영 선생의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이 책도, 이 사전도 일화와 마찬가지로 비록 세월이 오래 걸린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보완해야 할 것을 당부하였다.
그리고 우리 문하생들에게 '두줄시도 책으로 냈으면 어떠하냐'고 고 최병두 시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였다.
68년 국어과 입학생 30명 중 이미 6분이 유명을 달리했고, 그 중에서도 모교에 대한 사랑이 유달리 컸던 최병두.
이미 우리는 2015년도에 젊은 시절의 자화상을 뒤돌아볼 수 있게 하는 '곰나루21'을 발간하였고, 은사님의 글과 함께
'카페와 최병두'라는 항목을 넣어 66쪽에 걸쳐 그를 추모하는 글과 함께 그의 두줄시 작품도 넣어 발표한 바가 있다.
이어 필자가 '삼국유사사전'의 저자 정호완(호 갑내) 회장의 발자취를 살펴보았다.
한국 전쟁으로 부친과 동생이며 외할머니를 잃고 병드신 어머니를 모시매 졸지에 어린 가장이 되었다. 그 뒤 갑내는 고향에서 중학을 마치고 농사를 지으며 일찍 19살에 결혼, 논산훈련소에 입대, 제대 후에는 원주에 있는 육민관고등학교 3학년에 편입하여 8개월을 마치고
공주사범대학 국어과에 입학하여 졸업기까지의 고단했던 나날을 우리는 옆에서 지켜 본 바 있다. 중등 교단에 봉직하면서
주경야독, 대학원에 진학하여 대학에서 휜을 기르면서 남다른 학구열로 삶을 불살랐다. 갑내는 50여권의 저서와 1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열정의 소나타를 연주하였다.
이어 구중회교수는 갑내의 성실함과 부지런한 그의 삶에 대한 진정성을, 아울러 '삼국유사사전'발간의 실용 가치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학자(교수), 교육자, 번역가 가운데 학자로서의 갑내의 위상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로써 우리나라 국학연구의 기초 자료를 확보 제공하여 학문 발전에 이바지 하였고 겨레의 신화 연구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공주대 국어과에서 동초 선생님의 '백제가요연구'와 '삼국유사사전'은 2대 역저라는 평도 함께 했다. 역시 우리는 2017년에 선생님의 백제가요를 누구나 알기 쉽게 이야기로 재구성하여 이른바 '스토리텔링 백제가요' 글모음을 낸 바가 있다. 특히 우리는 사제 사이에 '백제가요'라는 학문을 매개로 소통하였다는 점에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갑내 회장은 답사에서
" 삼국유사 紀異편의 紀異는 奇異가 아닌 紀異라는 데에 방점이 있다. 지금까지는 삼국사기에서 볼 수 없는 기이한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그렇다면 기이하다는 뜻의 奇로 써야 옳지 않겠는가? 여기서의 기이는 신라, 고구려, 백제의 本紀와 다른(異) 점이 있어 紀異라고 했다. 그 다른 점이란 단군조선, 부여, 발해, 가락국기가 엄연한 사실인데 삼국사기에는 빠져 있는 점이다. 그 동안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따로국밥이었다. 따라서 이 다른 부분을 잘 아우르면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기술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해 나가야 할 길이면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삼국유사 관련한 단행본이 250권이 넘고 논문이 5천편이 넘는 연구물을 실용적으로 조감하고 찾아 볼 수 있는 용어와 어원을 밝히고자 한 글모음이 되지 않을까 한다. 동북공정이니 식민사관이니 민족의 역사를 비틀었던 관점들에 대해서도 현장론적으로 접근, 극복하고자 하였다. 앞으로 그 양과 질에서 완성도 있는 지식 정보를 만들어 가는 발판의 성격으로 삼가 이 책을 내놓게 되었다."
'삼국유사사전'은 사전(事典) 형식에 덧붙여 ‘삼국유사’에 전개되는 여러 가지 사안을 모아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고, 그 하나하나에 해설을 가미한 책이란 점과 이를 민족사관의 관점으로 약7백 쪽 1300여 표제어를 다룬 것이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이 사전은 삼국유사의 속내를 비추는 거울이요, 얼굴이 아닌가 한다. 수홍이 형 '카톡을 통해 '역시 대단한 능력을 지닌 우리 모임의 자존심이면서 학구열과 실천력이 뛰어난 학자'라고 알려 왔고,
말레이지아에서 생활하고 있는 종수는 설 때 귀국해서 만나자는 말을 전해 왔다. 바쁜 가운데 자리를 함께 해준 물리과 동기 육근철교수와 조동길교수에게 큰 고마움을 전한다. 최근 군위군에서는 삼국유사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기반을 다져왔으며, 본격적인 시작단계로서 5월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겨울이 오면 봄은 머지 않으리' 이 추위에 산성동 댁에서 신관동까지 우리 제자를 보러 걸어오신 선생님.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건강을 기원하면서 선생님과 함께 우리 모두는 '금강은 흐른다'고 크게 건배사를 했다.
(글. 임윤수)
첫댓글 참으로 훌륭한 분들의 모임 같습니다.
금강은 흐른다. 아자! 선생님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