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에게 쓰는 편지.5 -등단
글, 사진-길손백하
동우야 보거라!
인제 자작나무 숲길을 걸으며 10여 년 전 할아버지가 추진하려했던 수목원이야기를 할게. 할아버지가 2003년부터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우리나라 산하에 피어있는 들꽃과 나무를 배우게 됐단다. 그러니까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산을 산행하기 시작하여 서울의 강북 5산과 강남 7산을 매주 탐방하다가 국내 100산을 2003년까지 탐방했었지.
그리고 2003년부터 백두큰산줄기를 탐방하며 좀 더 재미있게 다니고 싶어 사진촬영 기술과 들꽃, 나무를 배우기 시작했단다. 의정부 시청에서 강의하는 '이명호선생의 야생화 강좌'에 등록하여 3년을 배웠단다. 사진 촬영은 고등학교 때부터 했으니 어느 정도 축적된 노하우가 있었지. 고등학교 때 교내 사진전에서 특선도 해서 할아버지 작품이 1972년 교지에 수록 되어 있단다.
고등학교 때 특별활동을 3군데에서 했는데 불교반, 사진반, 문학반에서 활동하며 전문적으로 공부를 한 덕인지 지금도 사진은 잘 찍는 단다. 아예 대학도 사진과나 문예창작과로 가고 싶었지만 그만 현실에 부딪쳐 가지를 못했는데 40대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와 사진 촬영공부를 했단다. 해서 20년이 지난 지금은 그래도 우리나라 들꽃과 나무에 대해선 전문가 수준에 있고 글쓰기는 현재 평론과 시조 등단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단다. 시와 수필은 2008년 '시와 시인'에서 추천을 받아 등단을 했지만 아직까지는 참 글은 못 쓰고 막 글을 쓰고 있단다.
여기 2008년 '시와시인'에서 추천을 한 글과 할아버지의 소회를 첨하니 보길 바란다. 오늘은 요기까지 쓸게. 동우가 외갓집에 간지 19일이 지나는 구나. 다음 주나 온다고 그러는데, 어제 아버지가 너한테 갔지? 아버지랑 며칠 잼 나게 보내고 다음 주에 서울 오면 만나자 꾸나. -151103. 마들 누졸재에서 손주에게 5번째 편지를 쓴다.
[등단 관련 글]
1.추천 심사평
길손백하님은 <백두대간> 3차 종주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작은 들꽃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귀향 준비 중이고 에베레스트山, 애팔래치아 산맥 종주하기 위해서 지금 빈틈없는 준비 중이다. 길손백하님의 응모 시 여러 편을 잘 읽었다. 선자와 님의 대화록은 모든 세속을 초탈한 분이었고 불자라는 것도 알았다. 그렇게 세속을 초탈한 분이라면 생활을 어떻게 꾸려가나 하는 의문이 오롯이 피어난다. 산악인 길백님의 문향의 쉼터 중에서 띄어쓰기를 완전히 무시한 시편들은 추천작품에서 이번은 빼버리고 (다음 기회로) 비교적 서정시편들을 선자는 취했던 것이다. 앞으로 더 두고 볼 일이지만, 형님 그리움에 '아침을 열고 계실까, 향나무, 능소화, 풍경소리, 그리움' 등 5편을 선택했다.
//님들/삐끔 삐끔이 보여주는//햇살을 기다리셨는지요// 그래도
우리의 나리와//능소화의 자태는//나를 반겨준다네// 나팔꽃과에
속한다는 능소화를 노래한 통방산과 나가터골 에서 초생달이
상현달이 이쯤에서 능소화 꽃 모양이 아름답다. 심사자: 이종석. 서청학
<능소화>
님들
삐끔 삐끔이 보여주는
햇살을 기다리셨는지요
그래도 우리의 나리 와
능소화의 자태는
나를 반겨 준다네
둘다 나팔꽃과에 속하는 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의 이님들은 나름대로의 자기를
뽐내면서 나를 반겨준다
이곳의 통방산 과 나가터 골에서 말입니다
초생 달 에서 상현달로 이어지는
이쯤에
능소화의 자태는 저으기 아름답다
이곳의 물보라 와 능소화가지에 걸린
달빛 아래에서
바다소라 끝을 잡은 듯 한 술잔으로
우정 과 사랑을 나눈다면
이 세상이다 올 곳은 산 들 내 이리라
통방산 골짜기 능소화 자태가
달빛을 가리네......!
(양평 통방산에서 씀)
2.등단에 대한 저의 짧은 소회
저는 길거리 글쟁이로 또한 자유인으로 남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저를 文人家의 구속 인으로 만드시는지요? 님들의 심사평에서도 언급하셨듯이 저는 안거를 수없이 하며 이렇게 50평생을 살아 왔습니다. 20대부터 울산들내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가랑잎의 바람처럼 떠도는 홀씨가 되어 처박히곤 했었지요. 그러다가 둘, 하나의 지애비가 되어 27년을 살아오면서 면면곡절도 있었지요. 여기까지 님들과 만남의 緣을 이어지게 해준 내 가족 특히 사랑하는 내자에게 등단의 기쁨을 모두 돌려주고 싶습니다. 나의 2세인 두 아들에게 아버지가 이젠 한 點과 線을 찍었으니 글로 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내 곁을 떠날 날도 얼마 안 남았지만. 자유인으로써의 울 산하를 두리번거리다 이제는 동북아 와 미주로 갑니다.
예정대로라면 올 하반기에 미주 애팔래치아 트래킹을 약 3~4개월 정도 하고 내년도에는 실버에베레스트 원정대에 동행하여 그곳의 산 들 내를 두리번거리고는 그곳에서 중국을 거쳐 몽고로 해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저의 육신을 맺길까 합니다. 그리하여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곰삭힌 글들을 가슴에 담다보면 인생의 황금기인 60을 넘어서서 저의 향리에서 흙을 만지며 사는 농부의 자리로 돌아가 내 할아버지가, 내 아버지, 형님들이 일구어 놓으신 그곳에서 남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를 문인가의 구속인으로 만들어 주신 이 시인님과 서 시인님께 감사드리며, 저의 등단소회를 올립니다. 무자년 누리달(2008년 6월) 우거에서 길손백하 한 신섭 올림
3.약력-2008년
본명: 한신섭 (곡산한씨 둔제공파(충파)23세손)
필명: 白霞, 길백, 길손백하
출생: 충북 음성 개미실
현직: C&K미래연구소 소장(수목원 및 관광 인프라 설계 및 컨설팅)
사회활동: 생명의숲, 생명의강, 인드라망, 우이령보존회, 환경정의, 한국헬프에이지,
한국토종물고기협회, 한국조류보호협회 회원 및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
등반경력: 백두큰산줄기 탐방 3번째 종주 중, 애팔래치아,
실버에베레스트원정대 동행하기 위해 훈련 중
자유 기고하는 곳: 한국의 산하, 생명의 숲, 고도원의 아침편지,
인드라망, 생명의 강, 우이령보존회 등
블러그: 네이버, 다음(文香의 쉼터)운영
컬처클럽: 생명의 숲(길손곳간)운영
참여 카페: 시산문, 불이방등에 글, 사진 기고. 야생화관련 카페다수
http://blog.naver.com/ckcssh/100021657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