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가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제품군의 가전을 하나의 콘셉트로 묶기 시작하면서다. 경쟁 단위가 하나의 제품에서 다수의 제품으로 확대되면서 승자 독식 구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제품이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등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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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시장에 '새 바람'…'콘셉트' 입는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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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비스포크'와 '오브제컬렉션' 콘셉트를 앞세워 맞춤형 가전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방 제품에 한정됐던 비스포크 콘셉트를 올해 생활가전 제품 전체로 확대한다. 비스포크는 삼성전자가 '가전을 나답게'라는 철학을 담아 기획한 맞춤형 가전 콘셉트다. 2019년 2월 비스포크 냉장고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로 다양한 주방가전에 비스포크 적용을 확대해 왔다.
이달 초 선보인 비스포크 냉장고 신제품을 필두로 상반기 내에 신제품 가전 17개를 출시한다. 큐브냉장고와 김치냉장고·정수기·세탁기·건조기·에어드레서·신발관리기·전자레인지·식기세척기·에어컨·공기청정기 등이다.
올해 내에 국내 생활가전 부문 매출의 대부분을 비스포크 제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사장(생활가전사업부장)은 지난 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비스포크 홈 미디어데이'에서 "국내 생활가전 부문 매출에서 비스포크 제품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면서 "해외 시장도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으로 넓혀나갈 것"이라 밝혔다.
2018년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처음으로 선보인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콘셉트를 집안 전체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올해 에어컨과 정수기를 추가해 총 13종의 가전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이후로도 제품군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 가전제품 전체 매출에서 오브제컬렉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오브제컬렉션이 있는 제품군 가전을 구매한 전체 고객 가운데 절반 가량이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했다. 여러 제품을 동시에 사는 비중도 높았다. 지난달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한 고객의 약 40%가 3가지 이상의 제품을 동시에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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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치열해지는 가전 시장…'대표 제품'이 전체 매출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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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 가전의 확대는 새로운 마케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모으면 모을수록 집안의 인테리어 완성도와 조화로움을 높이는 콘셉트 가전의 특성이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것이라 업계는 보고 있다.
경쟁의 범위가 하나의 제품에서 묶음으로 확대되면서 시장에서의 '승자 독식' 경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하나의 콘셉트에서 일부 가전을 구매한 소비자가 추가로 다른 제품군의 가전을 사려고 할 때 같은 콘셉트를 찾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묶음으로 가전 제품을 내놓기 어려운 중견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콘셉트 가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1인가구나 소형주택 고객을 상대로한 전략적 마케팅이나 성능·가격에서 차별성을 보이는 제품을 내놓는 등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구조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시 고려하는 범위가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냉장고가 좋은가' 등 제품군에 한정됐던 고민은 콘셉트의 다양성, 브랜드 가치, 구매 이후의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제품 하나가 전체 매출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생긴다. 필수 가전인 냉장고나 세탁기 등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브제컬렉션은 LG전자의 최고 프리미엄 제품군을 베이스로한 고급 가전인 반면에 비스포크는 보급형 모델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주요 고객층에서 조금 차이가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향후 양사가 지향점과 영역을 넓혀가면서 그 차이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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