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3차 유행의 기로에서 지난 3일 수능이 치러졌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자마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은 2.5단계, 전국은 2단계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수험생들은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시험을 지나온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 19문제는 이후 수험생들에게 더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 수능 이후 대학별 전형에 일정에 따라 소위 `전국적인 대이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수험생 1명이 평균 3~4곳의 대학 전형에 응시한다고 보았을 때 수험생들의 전체 동선은 15만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벌써 몇몇 뉴스나 신문에서는 수험생들이 여러 대학에서 논술고사를 치르고 나오는 장면을 보도한 바 있다. 수능과 달리 올해 대학별 전형은 원칙적으로 각기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운영된다.
코로나 19로 화상 등을 활용한 비대면 면접을 선택한 대학이 있는가 하면, 대면 면접이나 집합 방식으로 논술 시험을 치르는 대학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일부 집합 방식 논술을 시행하는 대학이다. 학생에 대한 정확한 평가, 부정행위 등을 우려하는 대학의 입장도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전국적 재확산세가 국가 위기사항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하간 대학별로, 같은 대학 내에서 과별로도 대면과 비대면 전형이 섞여 있는데다, 코로나 유행의 장기화에 따라 매주 몇 개의 대학이 전형 방식을 바꾸는 등 안전과 더불어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측면도 없지 않다.
하여튼 이런 코로나 사태에 직면해 수능 이후에도 수험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꼭 지켜야 한다. 무사히 수능을 마쳤더라도 지금 코로나 확진을 받게 된다면 대부분의 대학 전형에 응시할 수 없게 된다. 대학에서 자체 관리를 하는 대학 전형의 경우 안타깝게도 확진자에 대한 시험응시는 불가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대학만이 면접 방식을 변경해 줄 뿐이다.
교육부는 22일까지를 대학별 고사 집중관리기간으로 설정하였고, 자가 격리 수험생이 응시할 수 있는 시험실을 운영하는 등 대학과 협조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대학별로 관할 구청, 소방서, 경찰서, 보건소 등과 협조하여 비상시의 대처방안도 마련했다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확진자의 경우는 시험 자체를 치를 수 없고, 밀접접촉자 역시 방역당국의 허락 이후에 일반 수험생과는 구분되어 응시가 가능하다고 하니 수험생 스스로 건강을 돌보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울산시교육청도 올해 안전한 수능을 위해 많이 고심했다.
수능 전부터 고등학교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하는 한편, 자가 격리자를 위한 시험장과 병원시험장도 마련하였다. 밀접접촉자인 수험생들을 위해 레벨D 개인 보호구인 전신 보호복을 착용하고 시험 감독에 자원한 병원시험장의 감독 선생님들의 미담도 있었다. 시험에서 구화(口話)가 필요한 청각 장애 학생들을 위해 입모양이 보이는 마스크를 제공하기도 했다.
울산 결시율이 10%를 넘어 역대 가장 높은 수치였지만, 이러한 노력으로 응시자 모두가 안전하게 시험을 마치고 진학을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능이 끝난 후에는 대입 정시전형을 대비하는 상담실도 예년과 그 형태를 변경하여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로 부스도 줄인데다, 인터넷으로 사전에 상담 시간에 대한 예약을 받아 상담자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수능 이후 수험생들이 조금 자유롭게 쉴 법도 하지만, 올 해는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예년 같았으면 수험생 대상의 할인, 행사들이 쏟아졌을 텐데. 코로나 재확산 염려 때문에 수험생을 위한 행사들이 자취를 감췄다.
수험들이 집에만 머무르더라도 각자의 방법으로 아무쪼록 허탈감, 불안감, 상실감 등을 벗어날 수 있도록,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는 방법이 필요하다. 수면이나 운동 등 규칙적인 생활은 건강한 마음가짐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계획을 설계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