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수의 김동현 콜사건은 정말 많은 부분에서 한국mma의 역사를 관통하는 것 같습니다.
A. 김동현의 입장
먼저 한국 방송 광고계 정서상 운동선수의 연예활동엔 등급이 나뉩니다.
1.정상급 '현역' '프로' 선수
2.은퇴 선수
당연히 현역 프로가 높은 이슈와 그에 맞는 대우를 만듭니다.
손흥민을 떠올려보시면 쉽죠.
반면 은퇴 선수는 당장에 소개할 멘트가 애매합니다.
윤성빈이 올림픽 금이라는 엄청난 커리어를 가졌음에도 활발히 메인스트림에 진출 못한게
예능적 캐릭터 부재도 있지만 은퇴한 그의 현재를 소개할 멘트가 빈약합니다.
'전 스켈레톤 국가대표'
'전'이라는 꼬리표가 붙습니다.
'스켈레톤'이라는 종목도 애매합니다.
확실한 종목 출신인 유희관 하승진도 마찬가지 입니다.
'전 프로야구 선수' '전 프로 농구 선수'
현역보다 뭔가 매력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mma의 경우
프로 리그가 하나뿐인 야구, 축구, 농구와 달리 프로 무대가 굉장히 많이 존재하기에
선수가 하향 지원할 경우 언제든지 현역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안정환은 현역 축구 선수가 될 수 없지만
격투기 선수는 현역을 50살이 넘어도 할 수 있습니다.
중소 대회라도 프로시합 출전하면 되니까요.
비타민 광고모델을 찾는 제약회사 광고주 입장에서
'프로 mma 선수'와
'전 프로 mma 선수'중 상품성은 전자가 높으니
선수들은 프로 타이틀을 최대한 유지하는 선택을 합니다.
그것이 '은퇴 연기' 입니다.
추성훈이 그렇습니다.
ufc 계약해지 이후에 방송을 겸업하면서 단 한번도 은퇴 발언을 하지 않습니다.
one fc로 리그 하향 계약한 후 44살,48살에도 꾸준히 간헐적 경기를 가집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역 선수 타이틀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매니아에게 추성훈은 경쟁성을 잃은지 10년이 넘은 선수지만
대중의 머리 속엔 추성훈은 아직 파이터입니다.
그것이 그를 바디프렌드 최장기 모델로 만들어줍니다.
김동현은 추성훈과 같은 본부엔터테인먼트 소속입니다.
소속사와 추성훈의 조언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은퇴 발언하지 않는다.
2.현역 선수의 이미지를 계속 유지한다
여기에 김동현이 가진 엄청난 탈렌트, 예능적 능력이 결부되어
김동현은 현 위치에 도달합니다.
한남더힐과 테슬라 주인이 됩니다.
방송이 ufc 총 수입을 뛰어넘은지 오래죠.
두 아이 아빠로서, 격투기 선수와 방송인을 오가는
이보다 짜릿할 수 없는 굉장히 멋진 커리어입니다.
B. 황인수의 입장
황인수는 전성기 현역 프로이자 자영업자입니다.
방송인으로 전업할 나이도 아니고 방송인으로써 탈렌트도 미지수입니다.
황인수에게는
대중에게 호감을 받는 '이미지'가 크게 필요 없습니다.
광고주에게 호감을 받는 '이미지'도 크게 필요 없습니다.
이레즈미와 각종 이슈로 메인스트림 방송에 나가지 못할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목표는 식당 사업에 홍보에 도움이 될 '이름값'
자기가 만족할만한 '레거시'
그리고 '돈'입니다.
종합하면
김동현은 '이미지'가 중요한 상황인데
황인수는 '어그로'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여기서 두 사람의 서사가 충돌합니다.
C. 충돌
현재의 두사람의 지위가 완성되기 전
두 사람은 팀매드에서 처음 조우합니다.
김동현은 독립이 필요했고 선수가 필요했고
황인수는 신인이었기에 스승이 필요했습니다.
김동현은 방송을 위해 부산을 떠나고
황인수는 김동현을 보고 부산을 떠나 서울로 옵니다.
쉽게 합쳐진 둘이었으나
여기서 김동현의 방송 진출이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예능인 김동현의 커리어 하이에 진입합니다.
수많은 예능과 광고 스케줄로 팀스턴건의 리더쉽에 부재가 생깁니다.
조남진에게 관장을 넘깁니다.
황인수에게 문제가 생깁니다.
황인수가 생각하는 스승의 모델은 양성훈 관장이었을 겁니다.
헤드코치, 트레이너, 시합 세컨, 매니지먼트, 멘탈 케어 등등을 기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김동현은 체육관에 오지 않습니다.
바쁜 스케줄에 유투브 컨텐츠만 찍고 스파링만 할 뿐이죠.
김동현도 진심이고 황인수도 서로에게 진심이었으나
서로의 상황이 바뀌었고
둘의 관계에서 손해, 피해는 황인수가 더 컸을 겁니다.
김동현은 수입이 늘고 유투브로 대외이미지가 올라가는 반면
황인수의 선수적, 금전적 성장은 완전히 정체되었기 때문이죠.
때문에 둘은 갈라섭니다.
황인수에게 김동현은 정확히
'처음에는 스승이었으나 나중에는 스승이 아니었다'였을 겁니다.
거기에
1.김동현은 은퇴를 하지 않았다.
2.시합을 뛸 의사를 방송에서 계속 내비추었다
3.개인적 악감정이 남아있다
4.로드에서 이보다 돈이 되는 시합은 없다
5.이보다 가게 홍보에 돈이 되는 시합은 없다.
6.이보다 내 레거시에 도움이 되는 시합은 없다.
라는 재료들이 충분하다 보니
앞서 말했듯 '어그로'가 중요한 황인수에게
김동현보다 좋은 상대는 없을 것이었습니다.
D. 결착
이 싸움의 최후의 허들은
황인수는 김동현하고 싸우고 싶은 이유가 아주 많은데에 비해
김동현은 황인수와 붙어야할 동기가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돈이 되는것도 아니고 커리어에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캠프에 들어가면 방송도 줄어야해서 수익이 오히려 줄수도있는, 너무 일방적인 구애 관계인 것이죠
[앤디훅 임껶쪙님 의견 감사합니다]
매치의 결정권은 전적으로 김동현에게 있습니다.
김동현이 이 매치를 받아들인다면 오직 '호승심'일것 같습니다.
아직도 현역들과 스파링을 풀로 도는
나이에 지지 않고 언제나 이기고 싶어하는
선척적 호르몬에 기반한 호승심.
진심으로 황인수와 겨뤄보고 싶고
또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김동현을 잠 못들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성적 결정을 뒤엎는 야성적 결정을 하는게
남자들의 특징이니까요
김동현이 맞고 틀리다 황인수가 맞고 틀리다가 아닌
대한민국 스포츠와 방송시장, 한국 대중의 성향, 두 개인의 감정이 뒤엉킨
오랜만에 흥분되는 현재의 서사가 흥미롭습니다.
과연 이 둘은 어떤 결착을 맞을까요?
처음으로 써본 칼럼 형태의 글입니다.
긴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내용도 공감도 되구요.. 저는 덧붙이자면 뭐 은퇴식 경기라는 것을 못 치룬 아쉬움도 있을 것 같고 파이터로써의 자존심? 대체 할 용어가 머리에서 떠오르질않는데 아직도 그 파이터로써의 끓음이 남아있어서 은퇴라는 말을 꺼내지 못하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저라도 그 와중에 황인수랑 매치는 안하고싶을 것 같네요. 득이 될 것도 없고 설령 손 쉽게 이겨도 안할 것 같습니다.
황인수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걸 보고싶은 팬으로서 김동현이 안받아줬으면 합니다.
서로의 입장이 잘 정리된 좋은글이네요.
공감합니다 통찰력이 뭍어나는 글이네요 서로가 다이해가 가죠 .. 양아치 문신 다떠나서 황인수는 팀 스턴건에서 짠함이 있죠 김동현을 어떤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지도 뻔히 보임..
김동현도 처음에 추성훈처럼 게스트로 간간히 출연하다 주말 예능 고정 멤버까지 됐죠.
방송사에서 현역 선수로 봤다면 고정 멤버로 섭외하지 않았을거예요. 이미 은퇴한걸 기정사실화 했으니 서로 섭외에 응했겠죠.
현역 프리미엄보다는 김동현의 예능감, 캐릭터가 더 큰 요인이죠.
근데 성훈이 형한테 경기 승패 여부는 상관없고 방송목적으로 현역생활을 간간히 이어 나가고 있다는 뉘앙스의 말씀은 굉장한 실례일 수도 있어요
아오키전 목숨 걸고 준비했습니다 양쪽 이두 다 박살 난 상태에서도 이기고 싶어 했어요
감량하다 실신도 몇 번 하고 진짜 ㅈㄴㄱ 이기고 싶어 했습니다 서로 간 스토리도 오랫동안 있었고
지면 은퇴 생각까지 하셨음
그리고 그 형은 그냥 운동, 시합 중독입니다 방송도 좋아하지만 운동, 시합 때 느끼는 승부에서 나오는 희열을 더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이제 은퇴여부 하고 방송하는 거 하고 전혀 상관이 없어요 은퇴선수 타이틀 달아도 마음만 먹으면 방송 언제든 계속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대중적으로 이미지가 이미 자리 잡았고 파이터 추성훈도 있지만 사랑이 아빠 추성훈이 더 유명합니다
김동현도 마찬가지로 이젠 유엡선수 타이틀 없어도 방송 계속할 수 있어요 전혀 그런 거 하곤 상관없을 정도로 자리 잡은 상태예요
이젠 전유엡선수 현예능인 김동현이 타이틀이죠 대중들도 방송인 김동현이 더 친근하게 느껴 진 상태고
이제 안정환, 서장훈 같은 포지션이라 보시면 돼요
코좀은 현역선수 타이틀이 아직은 필요한 상태고요
추성훈 선수 지인분이신거 같은데 저보다 정확하시겠네요... 좋은 의견 감사하고 공감이 정말 많이갑니다.
@피부가 쵸크쵸크해 지인은 아니고 빅팬입니다
공감 감사드립니다
둘다 팬도 안티도 아니지만
개인적인 문제는 개인적으로 풀어야지
동네관원한테 져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황이 밥동댕한테 이기더라도
무슨 큰 이익이있고 의미가 있다고..
삥뜯기던 동네꼬마가 이제 대가리 굵어졌다고
까부는걸로 밖에...
트래시 토크는 비지니스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황이 저러는건 격투커리어 적으로도
도움이 안됨
김동현이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몸도 아니고 이제 소속사가 있기에
격투선수로 시간을 투자하기엔
아마도 계약된 방송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절대 불가능해 보입니다.
가정이 있고 아이들 생각하기도
버거운데 .. 황인수?
잘읽히는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보았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활인수가 김동현 콜한건 이기적인거임 적어도 킴 콜하려면 어느정도 급은 맞춰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