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애기
돈 못 쓰는 얘기.....ㅋㅋ
하여간에 빙신인가부다...ㅋㅋ
울 아들 왈....엄마는 만원 이하는 잘 써...
그래...만원...내 마지노선 만원,,,
그러나 요즘 만원 가치가....ㅠ,ㅠ,
내가 꼭 만원짜리만 산다는게 아니라..
만원이하의 물건이면 심청 아부지가 된다는것이다...눈이 번쩍..띠융~~~
말인즉슨
작년에 인터넷에서 산 샌들이 (2만원대) 1년을 신고 보니 바닥 본드가 약해져서
끈 하나가 삐져 나올랑 말랑......
그리하니..
맨날 퇴근길 지하 상가에서 신발 가게만 기웃기웃...
것두...소심하여 맘 먹고 과감하게 기웃거리는게 아니라...
곁눈질로 살살...아무도 눈치 못 채게 나만 기웃기웃...
요즘 샌들 추세가
웨지굽이라나...뭐나 해서... 통굽이 많이 나와 있고..
또 내 종아리에 어림도 없을거 같은 똑 뿌러질듯한 킬힐도 있고...
또...글래디 스퇄 샌들이라고 발목가지 칭칭 감아 대는 스퇄도 있고..
또 뭐이냐...나 같이 키 작은 사람은 어쩌라고 바닥에 바짝 달라붙는 플랫슈즈..등등...
샌들 참 다양한데...한결같이 쭉쭉빵빵 아가씨들만 북적거리니...
이 아줌마가 들어가 이거저거 신어보기도 민망할뿐...
게다가 종업원들이 모두 새파란 총각들이니..이거 월매여유..? 라고 물어 보기는 더욱 거시기하고..
그런데...정말 눈이 번쩍...
여름 샌들 무조건 만원 균일가...
라고 플랑카드를 걸어 놓은집 있으니...
과감하게 들어가...맘 놓고 휘적휘적...ㅋㅋ 그곳엔 나 같은 아줌마들이 복작복작...
호기좋게 만원 짜리 한장 턱 하니 꺼내...
까만 봉지에 샌들 하나 받아 넣고 나와선..
휴우~큰일한것 처럼 기분이 좋다..
50분이나 걸리는 좌석 버스에 올라타서는
뿌듯한 마음에 사람들 몰래 새 신발 한번 신어 보고는...흐뭇^^
그리고 한 3일 신었나...?
구두 뒷굽이 약간 끈적거리는 느낌이 나서 쳐다보니..
잉~~~~
구두굽 한쪽이 언제 빠졌는지 모르게 도망가고 없었다..
이런 젠장.....싼게 비지떡이지...
그걸 모르는 바도 아니면서..또 이런 짓을 저질렀으니...ㅠ,ㅠ,
집에 와서는 샌들 벗어 신발장 한쪽에 쳐 박아 두고선...
다시 작년에 신던 샌들을 꺼내 신고는...
이제 새로운 고민 시작...
굽 떨어진 샌들을 못 신을때까지 계속 신을 것이냐...
아님...
굽을 갈아서 신을 것이냐...
굽을 갈자면 5천원 이상 할텐데..
만원 짜리 신발 사서 굽 가느니....배 아파 죽겠고...
아무리 그래도
굽 가는게 샌들 사는것보단 싸게 먹히고 ..
아...그나저나...저 애물단지 신발을 어쩔 것이냐고...^^
그렇게 작년 샌들로 며칠 지내다 보니..
이젠 그 신발도 수명이 다 해서..신발이 건들건들....
어쩔수없이 다시 굽 떨어진 신발을 하루 신고 나온...그 날 퇴근길,..
젊은 애들이 북적대던 그 가게가...점포정리 세일을 한단다..
그래...인생 뭐 별거냐...굽 떨어진 신발은 과감히 버리고...이젠...제대로 된 신발 하나 사는거야...(그래봐야 2-3만원대..)
그리하야 이번엔 당당히 들어가서 이거저거 신어 보는데..
흠마나..
살이 토실토실하게 붙은 하얀 돼지 족발 같은 넙데데 한 내발에..
요즘 젊은 애들 신발이 내게 어울리질 않는것이다..
남들이 신으면 다 예뻐 보이기만 하던구만..
내 발에는 무난한것만 어울리는 것이다..
휘황찬란 예쁜 신발들속에서
무난한것만 신어 보려니...신발마져도 초라해 보이고..
게다가..젊은 총각 오빠야들이 내 발만 쳐다 보는거 같고...
점점 내 자신이 쪼그라 들어..
오빠야가 한 눈 파는사이...얼른 도망 나와 버렸다..
그리곤...오면서 혼자 궁시렁 거렸다..
무난한거 살려면야...지금 꺼 굽갈아 신는게 낫지..
뭐하러 쌩돈을 또 들여,...
그래...어찌어찌 해 봐도 굽가는게 남는거여..
이젠 결정했어..
지하도를 올라와...도로 옆 구두 수선집에 들어가 굽을 갈았다...6천원
그렇게 해결을 하고 나니..맘이 편했다..
보석 대신 징이 박혀 있어 광이 나질 않아 그렇지...
무난하면서도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골랐던 까만 샌들...
비록 3일만에 굽이 덜어져 나를 실망 시켰지만
이젠 다시 태어나 나를 기쁘게 한다..
오늘부턴 인터넷 샌들 쇼핑도 안할거고..
지하상가....그 샌들가게도 맘 편히 그냥 지나치리라...ㅎㅎ
기껏 2-3만원 샌들 땜에 ....이렇게 긴 글이 나오다니...내가 참 못났다.. ㅎ
첫댓글 ㅎㅎㅎ 어쩜 그리 심리상태를 잘 표현해주셨어요? ㅎㅎㅎㅎ 저도 같은 고민할 때 있어요. 몇 날 며칠을 인터넷 뒤적이다 최고로 싼데 가서 상품평 읽어보고 사거든요. 얼마전 12,000짜리 웨지센들 사 신고 갔더니 언니들이 이쁘다궁. 자기도 사달라고.ㅋㅋ 나만 편하면 되죠 뭐. 안그래요? 근데, 가끔은 날 위해 과감한 투자도 해보자구요.
값이 싸도 모양은 그럴듯 하잖아요..질이 좀 떨어져서 그렇지..그래도 한 여름 신기는 무난한거 같아요^^
뭐든 맘에드는거 만원선에서 사면 웬지 횡재한기분은 다 같은가 봐요..ㅎㅎ 후회할망정
오천원.. 육천원.. 구천 구백원..이런 문구가 너무 반가워요...살게 없는데도 기웃거려져요..ㅎ
똑 같은 맘이네요... 저는 너 멍청하더구요... 좋은 신발 하나 신고 다녀야지 하고 비싼 신발 사서 한번 신고 발 아프다고.. 신발장안에 쳐박쳐 있고...홈플러스가 슬리퍼 29,000원에 사신고 편하다고.. 너무 좋다고 열심히 출퇴근용으로 신고 다닌답니다...
정말이지 구두 땜에 발 아픈거...무지 큰 고통이죠...그래서 저도 여름 샌달 외엔 잘 못 신겠더라구..단화나 플랫 슈즈...그런거만 신다보니... 점점 더 구두 신는게 어려워요,,
소박하고 알뜰한 님의 일상, 만원으로 얻을수 있는행복 작지않죠? 긍정적인 행복으로 삶을 이끄는 지혜에 박수를 보냅니다.글의 표현이 단편한대목 읽는 기분이네요. 잘 읽고 공감했습니다
공감하신다니...감사합니다..튼튼하게 굽 갈았으니..아마 올 여름은 너끈할거 같아요...^^
읽다보니 참 현실다운 이야기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네,,편안한 저녁 되시구요...감사합니다
재밋어서 혼자 연신 웃으며 읽었습니다.글을 참 잘 쓰시네요.옆에 같이 있으며 보는듯 생생했습니다. 주부들이 다 그렇지요뭐. 싼 거 샀는데 그럴듯하면 횡재한 듯이 기분 좋아지고... <나도못난이> 동아리 만들까요?
제가 오만원짜리 한 켤레 보다는 만원짜리 다섯켤레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라서요..어떤때는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다...라는 생각도 들지만..이거저것 골고루 있어서 좋기도 하답니다..
정말로 평범한 일상에 맛깔난 글 한편이 탄생했네요. 생생리얼~~~즐거운 기분으로 읽고 간답니다
재미나다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같은 아줌마라서 그럴거예요^^
어쩜 나의 얘기를 대변해 주신거 같네요 재밌게 읽고 공감했습니다!!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긴가 봐요^^ 그쵸?
저도 그래요 비싸게주고산 신발 이건 이래서못신고....저건 저래서못신고...그러다가 마트에서 싸게산 신발이 젤루 편해서....그신발만 벌써 2년째 신고다녀요~~~ㅋㅋㅋ
좋은 구두 신을려면 옷 차려 입어야지....그러자면 핸드백 갖춰야지...화장 곱게 해야지...신경 쓸게 너무 많아요...ㅎㅎ
ㅎㅎㅎ.... 너무 좋은거 사면 ? 아까워서 못신어요... 신장에 모셔놔야 되고. 좋은신발은 사람 많은데 벗어놓으면 감쪽같이 없어진데요 예전에 쉼터방에 다른님이, 식당에서 밥먹고 나오니 좋은 신발 없어져버렸다고 하덩데...
비싼 신발에 어울리는 옷이 없어요^^ ㅎㅎ
글도 맛깔나게 쓰셨고, 속마음도 어찌 그리 잘 표현 하셨나요? 잘 하셨습니다. 우리네 삶이 다 그렇지요. 잘 읽고 갑니다. 오래오래 즐겁게 신으시기 바랍니다 ^^
샌들사기...평범한 소재로 어쩜 이리 맛갈나는 글을 ㅎㅎ...글 솜씨가 참 좋으신 것 같은데...아예 이 글을 라디오 방송 코너에 사연으로 보내보심이...그리고 그 상금으로 신고싶은 샌들을 원없이 사는겨 ㅎㅎ...성품이 밝고 명랑하신 분 같아요.재미난 글...잘 읽고 갑니데이~~^^
어쩜~저하고 꼭 같네요 ㅎㅎ 여자들은 이렇게 알뜰하다구요 ㅎㅎ
ㅎㅎ...
그렇게 아껴서 어따 쓸려고 그러세요..
발한테도 값나가는 신발 가끔 신겨줘야 발에 대한 예의 아닐까요?^^
ㅎㅎ 짧은 단편소설 같은 재밌는 얘기였네요^^ 기껏 2~3만원에 목숨거는게 우리 주부들 아닐까요...?
저도 그렇지만...한번 사는인생 너무 닥달하며 살지 말자구요~ 다시 태어난 샌들신고 예쁘게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