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다시 Calgary로 갑니다. 사실 Calgary에서 하루를 보낼까 했지만 이미 여타 도시에 대한 호기심과 의욕이 없어진 상태이기에 transfer시간에 잠시 시내 구경만 하고 돌아 옵니다. 그리고.... 토론토 까지 50시간을... 하루가 24시간입니다.. 이틀하고도 두시간이 남더 군요.. 그레이 하운드 대륙횡단 버스를 타기 위한 팁! 좋은 자리 선점을 위해서는 보딩할때 최대한 앞에 서야 합니다.. 이곳에 버스는 비 지정석이기에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 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두줄은 예약을 할수 있는 자리이기에 잘못 앉으면 ?겨날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시내구경을 하고 와서 그런지 줄이 좀 뒤쪽이 더군요.. 불안해 집니다.... 자리는 점점 뒤로.. 원래 항상 앞에서 다섯번째 안에 앉았지만 이번에는 거의 화장실과 가까운 뒤쪽자리네요.. 그리고.. 햇빛이;;; 이놈의 두뇌는 왜 사고하기를 거부하고 파업중일까요.. 돌아갈때는 햇빛이 반대로 비친다는 생각을 왜 그당시에는 못했을까요.. 그리고 제 주변친구들 다들 왜그리 무섭게 생겼는지.. 출발도 하기전에 겁부터 나더군요.. 아무튼 버스는 그렇게 출발합니다.. 한 두시간정도 지났을가요?? 제 옆에 앉은 검은 친구가 심심했는지 접선을 시도합니다. '너 어디서 왔어?' '한국' 'nuclear??' '아니 south!' 언제 부터 우리 북쪽동포들을 지칭하는 말이 핵이 된걸까요;;; '너 여기 오기전에 뭐했어?' '응 군인이였어 airforce!' '뭐?? 니가 군인이였어??' 이말과 동시에 주변 이목이 집중되버립니다.. '아니 한국남자는 무조건 다 군대 가야해.' '너 비행기 운전했어?? 뭐 운전했는데??' '아니 나는 남이 운전하는 거만 봤는데..' '그럼 너 뭐한거야??' '여름이면 풀뽑고.. 겨울이면 눈치우고.. 가끔 활주로에 새도 ?고..' '독수리???? 엄청 special했구나 너!' 독수리 잡는 강한 공군이라.. 이거를 공군 참모총장님이 보셔야 할텐데.. 그리고 제설제초가 special한 일인지 조금 빨리 알았더라면 군생활이 좀더 보람찼을 텐데..그렇게 주변에 있는 이들과 이런저런 애기 해가며 시간을 보냅니다. 이 친구들 생긴거는 다들 험악하게 생겨도 남에게 마음도 잘열고 다들 생각보다 많이 착한거 같네요.. 나중에 이런 버스 타실분들.. 여성분들과 몸에 귀중품 주렁주렁 달고 다니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조금 뒷자리에서 이들과 어룰려 보는거 어떨까요?? 사실 어학연수 오면 막상 Canadian과 마주치는일이 별로 없잔아요. 그런면에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양인들이 타면 다들 좀 신기해 하기때문에 마음만 조금 열면 친구만들기도 쉽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이런저런 애기도 하고 중간중간 쉬어가기도 하면서 Winnipeg을 거쳐 버스는 Toronto를 향해 갑니다. 밤이 되어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익숙한 표지판이 눈앞을 지나가더군요.. Ontario.. 와 드디어 해낸건가.. 정말 편한 집침대에서 못해본 마의 24시간 수면에 성공한건가..?? 이제 Ontario를 들어왔으면 조금있으면 Toronto도착인가??? 정말 그때 기분은 대학합격했을때보다 더 기쁘더군요... 그러나 Ontario주는 정말 넓더군요..그 후로 버스는 약 20여시간을 더 갔답니다.. 그리고 알고 보니 저는 한 6시간 정도 잤던거 였더군요... 이렇게 버스를 50시간정도를 타고 토론토 York dale역에 도착합니다. 이제 50시간을 함께한 전우들과 석별의 정을 나눌시간입니다.. 아쉽게도 이미 많은 이들이 중간에 떨어져 나갔기에 Calgary에서 출발했던 오리지널 멤버들은 몇 안남았지만 서로 하이파이브도 하고 'crazy bus' 를 외치며 아쉬움을 나눕니다.. 13일만에 돌아온 토론토.... 집나간 자식이 집에 돌아온 느낌이 이럴까요..? 그렇게 저의 모든 일정은 종료가 됩니다.. 이주만에 되돌아온 일상...따뜻하고 포근한 잠자리에 매끼 제시간에 나오는 따뜻한 밥, 그리고 홈스테이 아주머니가 미리미리 새탁해주시는 깨끗한 옷, 무겁게 제 두 어깨를 짖누르던 배낭대신 책몇권들은 가벼운배낭, 왜 이 모든 것 들이 낮설게 느껴질까요.. 학원을 가봅니다.. 가뜩이나 자국민들 많기로 유명한 곳인데 못본사이 더 늘어난거 같아요... 더이상 인사는 'hey fucking buddy.what's up?' 이 아니라 'hello how are you?'로 돌아 왔구요..모든것이 제대로 돌아 온듯한데 이 허무한 기분은 뭘까요? 이런게 정말 백일몽인가요..??수업시간 외국인 영어 선생님을 앞에두고 자국민들끼리 한국어를 놔두고 영어로 대화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며 이런 저런생각을 해봅니다.. 이게 니가 원하던 거야..? 아니... 여긴 니가 원하는게 없어?? 응... 그럼? 또 떠나야지.. 언젠간? 다음은... 미국이야!!!!ㅋㅋ 그동안 부족한게 너무 많은 글임에도 끝까지 인내를 가지고 읽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쪽지로 댓글로 응원해주신분들 일일이 열거하여 감사를 전하고 싶지만..그렇지 못하는 거 용서해 주시고요.ㅋㅋ 덕분에 끝까지 힘내서 마칠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가진 개인 적인 욕심으로는 아직 캐나다를 오지 않은 이들에겐 현실을 , 현재 여기서 열심히 생활하고 계신분들에겐 일탈이라는 작은 설렘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게 이 허접한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잘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겟네요. 아무튼 여행을 다녀온 이주간도 정말 행복했지만 이글을 쓰는 일주일동안도 정말 행복했습니다. 다음번에 다시 어딘가로 떠나게 된다면 새로운 장소와 보다 나아진 글로 찾아 뵐수 있을까요?? 기대해 주세요! ㅋ 다음은 미국입니다 !! 다시한번 읽어 주신 모든분들 진심으로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5A9A344CC47BB818)
![](https://t1.daumcdn.net/cfile/cafe/115A9A344CC47BB819)
{어쩌다 떠나버린 여행} Epilogue.. ps 혹시 여행에 관해 궁금하신것, 여행루트, 경비, 제 신상 정보 데이트 신청(?)ㅋ 기타 등등... 문의 하실꺼 있으시면 쪽지 주세요 기탄없이 받아 드립니다!!ㅋㅋ |
첫댓글 말재주가 없어서 딱히 어떻게 격려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읽으면서 감동이었습니다. 화이팅이요..^^
감동까지 받으셨다니...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데이트 신청 ㅋㅋㅋㅋ
하신다고요???ㅋㅋㅋㅋ
드디어 장편의 기행문을 다 읽었군요~! 혼자만의 여행 대단하세요~!! 데이트 신청 ㅋㅋㅋ 저요~ ㅋㅋㅋ
저는 토론토에 거주중인 23상 호남형 미혼의 핸드폰번호는 647-382...........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뒷자리 다 눌러볼까요?! ㅋㅋㅋ
6318 !ㅋㅋㅋㅋㅋㅋㅋ
넘잘봤어요 ^.^ 미국 다녀오시면 꼭 미국편도 올려주세요 ㅎㅎ
21일 뉴욕 갑니다~~기대해주세요 ㅋㅋ
저도 저렇게 사람 사귀며 여행해보고 싶은데 확실히 저런 면에서는 남자들이 너무 부러워요!
저는 16일 뉴욕가서 20일 돌아오는데^^ 바톤터치군요! 하하
ㅋㅋ우왕!!!!!!! 뉴욕뉴욕 !!!! 저도 워홀하고 뉴욕가고싶었거든요!!!! 재미있게 이야기 올려주세용 ㅋㅋㅋㅋㅋ 팬이된듯 ㅋㅋㅋㅋ
저는 이글을 처음 봤는데, 대서사시의 끝부분이군요.^^ 재밋게 읽었습니다.
그동안 여행기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다음 뉴욕편도 완전 기대할께요.....왠지 토론토가 여행하기에 좋은 위치인거 같아요....괜히 남의떡이 더 커보이네요...
오기전에 여행하면서 캘거리 들어왔는데....한달지나고 님의 여행기 읽으니까 다시 엉덩이가 들썩거리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