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치찬란 입니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김밥은 소풍 같은 날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었지만, 2천 년 대 초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동네 곳곳 생겨나면서 부터는 밖에서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특별한 음식이라기보다는 익숙한 음식이 된 거죠.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김밥이라는 음식은 사실 충무 김밥처럼, 배고픔을 잊기 위해 김에 밥을 싸먹는 간편한 방식이 발전되어 오늘날 이어진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곳들 중, 많은 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전국 3대 김밥 집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세 곳을 다녀왔습니다. 그곳들이 왜 3대 김밥 집일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면서.
2014년 4월 8일 모녀 꼬마약 김밥 집을 다녀오다.
'모녀 꼬마약 김밥' 집은 광장 시장 안에 위치한 41년 전통의 김밥 집으로 '꼬마 김밥'과 '마약 김밥'을 줄여서 상호를 지었다고 합니다. 이곳을 수차례 다녀봤어도. 정식 상호를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광장시장 안 중앙 사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2호점으로 최근 런닝맨에도 방영이 된 곳입니다.
2호점은 1호점과 달리 김밥을 잘라주지 않아서 먹기 불편했고. 단무지가 기본적으로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 모녀 꼬마약 김밥 2호점 김밥
그래서 김밥을 먹기 좋게 잘라주는, 1호점에서 꼬마약 김밥을 다시 먹어봤습니다. 시장 안, 허름한 노상 이었고요. 많은 분들이 김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1호점에 상표권 등록되었다는 정식 상호가 있었습니다. 모녀 꼬마약 김밥. 가격은 1인분에 2,500원 이었습니다.
▲ 메뉴판
이곳 김밥은 흔히 알고 있던 꼬마 김밥의 모습 이었고. 김밥들은 참기름을 발랐다는 걸 알리고 싶었는지. 서로 경쟁적으로 반짝 반짝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꼬마약 김밥 1인분을 주문했습니다. 특이하게 겨자 소스와 함께 제공 되었습니다.
▲ 모녀 꼬마약 김밥 1호점 김밥
육안으로 보기에는 김밥 안은 특별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투박하게 넣어진 당근과 단무지, 부추가 보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김밥과 소스의 궁합이 좋았고. 묘한 감칠맛에 중독성 까지 느껴지는 김밥이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먹다보면 익숙한 (조미된 양념) 맛이 강해 느끼함도 있었지만, 건조가 되어 아삭함이 살아있는 상큼한 단무지가 그 느끼함을 어느 정도 상쇠 시켜 주었습니다. 물기를 꼭 짠, 단무지는 아삭한 식감을 극대화시키고. 청각도 자극시키면서 무의식중에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 같았는데요. 이곳 꼬마약 김밥은 김밥, 소스, 단무지 세 가지를 함께 먹었을 때 비로써 맛의 균형이 좀 더 잡히고. 만족도가 더 높은 것 같았습니다.
2014년 4월 9일 청도 할매 김밥집을 방문하다.
'할매 김밥' 집은 51년째 김밥을 판매한다는 곳으로 청도 역 근처 골목 안에 위치해있었습니다.
가게 안을 들어가 보니, 평일 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김밥을 사기 위해 줄 서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김밥을 만들던 아주머니께서는 뜨거운 물을 이용, 계속 밥을 짓고 있었습니다.
▲ 청도 할매 김밥 가게 안, 쌀을 뜨거운 물을 이용 밥을 짓는 중
' 가게 안 분위기는 다른 곳과 달랐다. '
기다리는 손님들은 아무 말 없이 줄 서 있었고. 방 안에서는 주인할머니께서 트로트가 나오는 텔레비전을 보며 신문지위에 놓인 재료들로 김밥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위생적인 조리(도구) 과정과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한 시간여 줄을 서며 가게 안을 둘러보니 가격표는 딱히 붙어있지는 않았습니다. 꼬마김밥 두 배 크기의 한 줄이 500원이었고 거의 모든 사람이 만원씩 사가고 있어서 순서가 빨리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차례가 거의 될 때 쯤, 걷기가 불편하신 듯 지팡이를 잡고. 허리도 못 피시는 여든이 넘어 보이시는 할머니께서 김밥을 4천원어치 달라고 부탁하자 주인 할머님은 냉정하게 거절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이곳 주인할머니에게 왠지 다가가기 힘든 아우라가 느껴졌습니다. 거듭 부탁을 하자.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김밥을 포장해 주셨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가자 바다 냄새가 느껴져서 의아했는데요. 바로 김 향이었습니다. 신선함이 느껴졌고요. 저도 김밥을 구입했습니다.
겉모습은 대충 만든 것 같은 김밥이었습니다.
한 입 먹어보니 김 맛과 밥맛이 입안에 퍼지면서 단무지의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매콤함이 입 안 가득 퍼졌습니다. 단순히 톡 쏘는 매콤함이 아니라 고소함 향긋함도 함께 느껴졌습니다.
김밥의 매콤함 속에 향긋함과 고소함이 느껴져서. 재료를 확인 해 보니. 양념된 단무지 속에 볶은 쥐포와 시금치, 미나리가 있었습니다. 이런 재료들이 있어서 단순함 속에서도 풍미가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 김밥 속 내용물 좌: 화살표 쥐포 우: 미나리, 시금치
주인할머니에게 다가서기 힘든 아우라가 느껴지는 곳이었지만, 청도 김밥은 단순하면서도 풍미가 좋았고. 깔끔한 뒷맛이 좋았습니다. 구운 김을 갓 지은 밥에 싸서 먹는 그런 담백한 맛이랄까요?
2014년 1월 18일 교리 김밥 방문하다.
'교리 김밥'은 경주에 위치한 42년 전통을 가진 김밥 집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순서대로 기다리고 있었고요. 가게 안에서 김밥을 먹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우연찮게 알고보니. 전국 3대 김밥 집 모두 생활의 달인 촬영 섭외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청도 할매 김밥과 이곳 경주 교리김밥은 '생활의 달인'에 소개가 되었던 반면, 서울 모녀 꼬마약 김밥 집은 계속 된 출연 제의를 거절 했다고 합니다. 비법 공개와 6~7시간의 촬영이 부담이 되었다고. 모녀 꼬마약 김밥 집 아주머니께서 말씀 해 주셨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방송 뒷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경주 교리김밥의 메뉴는 김밥과 국수 2가지였습니다.
▲ 교리 김밥 메뉴판
손님들이 주문을 하면, 이렇게 1회용 용기에 포장해주고 있었고요.
매장 안에 앉아서 먹어봤습니다. 전국 3대 김밥 집들 중 내용물은 가장 다양했고 풍성했으며.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김밥의 모습 이었습니다. 먹어보니. 입 안에서 퍼지는 밥의 느낌이 좋았고. 달걀지단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 안 가득 느껴지면서. 그 맛을 감싸 안 듯, 뒤 늦게 소시지와 우엉의 식감과 맛이 뒤 늦게 느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달걀지단 등 재료의 맛이 많이 느껴지는 김밥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짭조름한 맛이 있는 김밥이었고. 달걀 지단의 비릿함과 느끼함도 있기는 했었지만, 그렇게 나쁘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전국 3대 김밥 총평
전국 3대 김밥으로 알려진 곳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곳이었습니다. 아주 감탄할 만한 특별한 맛이라기 보다는,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익숙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블로그를 그만하기 전에 꼭, 하고 싶었던 리뷰 중 하나였는데요. 김밥은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간식거리 이듯, 전국 3대 김밥 집으로 알려진 김밥들은 화려하다기보다는 단순하고 소박한 김밥이었습니다.
▲ 좌: 모녀 꼬마약 김밥 중: 할매 김밥 좌: 교리 김밥
첫댓글 전 갠적으로 예전부터 다니던
하나은행 뒤편 골목안 마약김밥집(노점) 맛이 더 존듯...ㅎㅎ
청도는 전유성의 개그맨 전용극장(철가방극장) 구경 가면서
들려본...한 3년전 같내여...
딸인지 며느리인지와 2분이 하시던 기억이...
사진 촬영하면 할매가 육두문자신공(?) 마구 퍼부...ㅋ
용캐 촬영 하셨내여? 쿡~
경주는 위 3곳중 젤로 제입에 맞아
몇번 들려본 ^^;;
ㅎㅎ 야무님은 정말 전국 방방곳곳 안 가보 곳이 없으시네요. ㅋ
욕은 안 하시던걸요ㅎㅎ 암튼 좋은 경험이었어요. ^^;
@유치찬란 직업 특성상 본의아니게...ㅋ
할매가 연세가 드셔서인지 아님 넘 많이 촬영황게 이젠 포기 하신듯...ㅋ
@야무(夜霧) 그런건 아니고요. 뭐라하실 틈을 제가 안 준거죠.ㅎㅎ 그곳 아주머니께서 방송국에서 온 걸로 생각하시더라고요. 어쨌든 김밥이 담백하고 깔끔해서 좋았네요.^^;
오오...좋은글 감사합니다. 할매김밥의 사진에선 김에 기름칠이 안된것같은데 맞은가요?^^
ㅎㅎ 네~^^ 맞아요. 그래서 순수한 밥과 김 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김밥도 소풍때 먹던게 웬지가장 맛있었던거 같아요ㅇㅎㅎ 그나저나 할머니김밥 엄청맘에 드는데요 김에 뭐칠한것 보다 그냥 맨김이 좋아요 ㅎㅎ
ㅎㅎ 네 누구나 어린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김밥 맛을 잊을 수가 없죠. 네 말씀처럼 순수한 김 맛을 느낄수가 있어서 좋았어요.^^;
전 석관시장떡볶이 김밥이 여태까지 먹은 김밥 중 젤 맛있고 중독성이 있었어요ㅠㅠ 이제 못먹는게 넘 아쉽네요ㅠㅠㅠ 3곳 중 할매김밥 맛이 젤 궁금해요~
석관 시장 떡볶이집 김밥이 정말 짭조름 하고. 중독성 있었죠. 네... 저도 마지막으로 먹어본 지가 3~4년은 된 것 같네요. ㅠ 할매김밥이 다른 3대 김밥집에 비해 깔끔한 맛이 있었어요. ^^;
헛 청도김밥 궁금하네요~! 근데 블로그 그만두실거에용???????????
십여개 글 써논 것이 있어서. 당장 그만 두는 것은 아니구요. ㅋ 아마도? 그 후로는 포스트는.. 암튼 그럴 것 같네요. ^^;;
@유치찬란 왜요옹....ㅜㅠ?? 흐잉
@NOTHING 그만둔다기 보다는 포스트를 예전처럼은 안 한다는 얘기에요. ^^;; 그냥 먹는 것 자체를 즐기는..
@유치찬란 아항...ㅋ 넹!!ㅋㅋ
비주얼은 교리김밥이 짱먹음... 블로그 활동중지 절대반대!!! 말안드심 다음에 청원늘꺼임!!!
ㅎㅎ 네..김밥모습은 교리김밥이 화려하긴 하죠.^^;
청도김밥 먹어보고싶네요...^^글 감사합니다 활동중지.... 아쉬움이 벌써 옵니다
네. 고맙습니다. 청도김밥은 저희들이 익히아는 맛이면서도 새로웠네요.^^;
역시 대식가이십니다^^ 이젠 찬란님 포스팅만 보러들어오지만...예전의 맛탐이 그립네요..벙개가 활성화였고...이젠...그 때가 그립습니다^^ 글 잘봤습니다
예전 모임 참석하신 적이 있으신 건가요? ^^; 말씀처럼 몇 년전에는 네 다섯분이 꾸준하게 모임 많이 주최하셨었는데. 요즘은 바쁘신 것 같네요.^^;
@유치찬란 네에^^ 란님 모임은 못 가봤고...다른 분들 모임이었죠^^ 그때가 그립네여~~~
마약김밥 밖에 못 먹어봤네요 ..글 너무너무 잘봤습니다. ^^
네. 고맙습니다. ^^;; 마약 김밥도 매력이 많은 김밥이잖아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11.16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