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적어도 자신의 분야에선 '끝장안목'을 갖고 있었다.
거장으로 통했다.
그는 1950년생이었고 군산고, 고대 신방과를 나왔다.
졸업 후엔 방송가에 진출해 그쪽 세계에선 확고한 입지를 굳혔던 걸출한 인물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중년 이상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불후의 작품들이 꽤 있는데 그 중에서 대표작 몇 개만 열거해 보자.
1996년 용의눈물.
1998년 종이학.
1998년 왕과 비.
2000년 태조왕건.
2000년 가을동화.
2001년 명성왕후.
2002년 겨울연가 등등.
그가 프로듀싱했고 기획했던 불후의 작품들은 열 손가락이 모자랄 판이었다.
그리고 하나같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으며 전세계로 뻗어나갔던 '한류의 시발점'이었다.
그는 탁월한 예인이었고 문화 전도사였다.
한 시대를 문화예술로 풍미했던 준비된 거목이었다.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그 당시, KBS 드라마는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 주 금요일(3/25일), 속절없이 하늘나라로 먼 여행을 떠났다.
향년 72세.
너무나도 안타깝고 아까운 나이였다.
암이었다.
빈소는 여의도 성모병원이었다.
세상일은 계획대로 안된다.
계획대로 진행하기엔 변수들이 너무 많다.
원래는 주말 이틀동안 '치악산 트레일' 하이킹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떠나지 못했다.
상술한 바와 같이, 방송가의 한 거장이 타계했기 때문이었다.
그 거목의 친동생이 내가 본 게시판 3234번(글제, 140K)에서 얘기했던 '형님B'였다.
지난주 금요일.
그날 B형님의 전화를 받았다.
"아우야. 우리 큰형님이 돌아가셨다."
내 가슴도 철렁했다.
그동안 병마로 5년 이상 고생을 하셨는데 이렇게 빨리 떠나실 줄은 몰랐다.
황망했고 허무했다.
나도 그럴진대 B형님은 오죽할까 싶었다.
치악산 트레일은 4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한 시대에 불멸의 획을 그었던 위대한 연출가이자 기획자였던 큰형님.
그분의 명복을 빈다.
가장 뜨거웠으며 광대하고 심오했던 고인의 예술혼에 진심어린 오마주를 바친다.
편히 영면하시길.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첫댓글 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무 안타까운 소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