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아빠 모시고 돌아가신 오빠를 모셔둔 신흥사 절에 왔다. "보고싶은 오빠~ 안녕 엄마, 아빠 모시고 왔어요~" 엄마가 신흥사를 모르실리 없는데 자꾸만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신다. 기억을 더 잃어 버리시기 전에 예전에 좋아 하셨던곳들을 더 많이 다니려고 한다.
🌸꽃과 🌳나무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엄마. 아빠는 엄마를 위해 생화는 금방 시들어 버린다고 조화로 집안 천정 테두리를 꽃으로 모두 두르셨다. 한 군데에 없어서 몇 군데를 다니시며 엄마를 위해 눈 뜨면 바로 보실 수 있도록 천정을 꽃밭으로 만드셨다. 직접 보면~ㅎ 많이 아주 많이 촌스럽다~ ㅎ 하지만, 엄마는 "주화야 이쁘지~ 아빠가 해줬어~ 너무 이쁘지~" 하신다.멋있고 세련된 인테리어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걸 난 부모님을 보고 느낀다.
🌸요즘 벚꽃이 참 이쁘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여행하며 보시면 너무너무 좋아하실꺼라는 생각에 괜스레 설악산으로 모시고 가는길이 두근두근 설레였다.
그런데 설악산은 아직 봄이 안 온걸까? 개나리는 피었는데 서울처럼 벚꽃이 만개하지 않았다. 그래도 엄마는 "이쁘다. 너무 이뻐~" 하시며 좋아하신다. 일주일만 늦게 왔어도 더 좋아하셨을테데.. 엄마가 돌아가신 오빠를 보내며 힘들어 하셨던 눈물의 길을 꽃길로 만들어 드릴 수 있었을텐데... 일부러 운전석 옆 자리에 앉게 해드렸다. "엄마 또 오자. 그리고 서울 벚꽃활짝 핀곳 아빠랑 모시고 갈께요~"
그래도 감사한 일이다. 엄마가 많이 편찮으셔서 차도 못 타셨었는데... 쉬엄쉬엄 천천히 가야하지만 여행을 가실 수 있다는 것이.. "오빠 고마워요~ 엄마, 아빠 지켜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