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내동생이 옆에서 연필을 깎아서 공부하고 있다.
드르륵 드르륵
둘째동생은 설핏 잠이들다가 그 소리에 잠이 깨서는
"야 조성이 난 니가 하루종일 연필만 깎는게 맘에 안들어!"
그러고는 또 잔다.
"왜 나는 초등학생으로 돌아간것만 같애서 좋구만..."
막내는 정말 신나게 연필을 깎아댄다.
너무 신기해서 동생옆에 다가가서 연필깎이를 노려보았다.
"왜 뭘?"
"아니 하두 신기해서 한번 제대로 좀 볼려구"
"잘 봐 내가 설명해 줄께..이건 하이샤파꺼구 여기 이건 5년동안 안 버린
연필 재(?)들이야..ㅋㅋ 웃기지..."
그 연필깎이는 내가 초등학교때 한창 유행하던 은색 기차모양이다.
왜 아직도 안버렸는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별로 버리고 싶지는 않을것 같다.
그러고 보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지나있었다.
아마 몇년후에 대학을 졸업하고 무엇인가를 다시 하고 있는 내가
대학때 썼던 레포트를 어딘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예전에 잃어버렸던 펜을 똥쑤시미 서랍속에서 찾게되고
그런게 꼭 아니더라도
가끔 몇년전에 읽었던 책을 우연히 들춰보다가 나오는
엽서한장....이런것들....
그렇게 몇년이 지나도 내게 소중할 것들
아마 더욱 가치있게 될 그것들..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그때에 가서 내 과거의 모습때문에 그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가슴 한켠이 아려옴을 느끼기보다는
흐뭇한 미소를 띄우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