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몽, 자기 스스로 의식하고 있는 꿈.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는 실제로는 꿈이지만 자신은 현실이라 믿고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거의 실재하는 마야(maya)의 세계. 이것은 영화 다크시티나 매트릭스, 그리고 애니 공각기동대의 세계관과도 비슷하다.
바닐라 스카이에서는 세 개의 이야기축을 가지고 있다. 데이빗의 현실과 특정한 시점부터 시작되는 자각몽, 그리고 무의식에의해 악몽이된 자각몽. 꿈과 현실의 경계는 모호해지며 마치 끝도 없는 길 한복판에서 눈을 뜬 사람처럼 기억과 현실감각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나 깰래! 기술 지원팀! 이건 악몽이야!" 데이빗은 자신이 모르고 선택해온 시나리오를 정리하고 실제의 삶을 선택한다. 마지막 공포인 고소공포증을 극본하는 것으로 자아 각성 여행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시간이 느려지고 정점의 순간에서 데이빗은 다시 눈을 뜬다. 영화가 끝났다.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하고.. 씩~ 웃어보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데이빗이 다시 눈을 뜬 곳, 내가 다시 눈을 뜬 곳, 여기는 현실 or 자각몽 ?
현실이란.. 어떻게 정의할까?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오감에 의한 진짜란 두뇌가 해석하는 전자신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메멘토에서는 인간의 기억과 메모를 대비시키며 기억에 의지해 자신을 구성하는 당위성을 비꼰다. 무엇이 진짜 현실일까? 오감과 기억을 불신한다면 인간에게 현실을 지탱할 수 있는, 혹은 주장할 수 있는 것이 남아있기나 할까?
자각몽이란 내가 선택한 시나리오를 내가 경험하는 것이다. 즉,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 공간이다.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다면.. 내가 누군지 모른다는 것. 내가 무엇이고 어떻게 선택하고 어떻게 체험하는지, 그 순환의 주체를 모른다는게 문제가 된다. 내가 원한다는 자유의지가 어느정도의 영역에 해당하는지, 어떻게 사용되는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시차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지, 진정 내가 원하는 것만 경험하는지, 단지 우발적인 경험을 내 주관대로 투사해서 해석하는 것에 불과한 것인지.. 모르겠다.. ;ㅇ; 꾸에에엑~~ 기술 지원팀~~ 나 깨어나고 싶어~~~!!! ㅡㅡㅋ
나는 당연하게 현실 속에 살아 있다고 믿는다. 증명할 방법이 없기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나는 단지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다. 일상의 반복에서 이런 믿음은 당연시된다. 하지만 그 일상의 흐름이 깨어질 때마다 나는 가슴 한구석에 숨어있는 의심의 덩어리를 대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