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사 봉사활동을 혼자 나간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무겁고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이 되고
차마 발걸음을 떼지지 않는다. 오어사팀은 나름 일정을 조정하여 근무하시는 김기환 선생님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칠포리 암각화를 한 번도 못 다녀오신 권혁창 선생님과 당번이 아니신 서명호 선생님은
풀베기 작업에 가시기로 하고 강병우 선생님과 함께 오어사 봉사활동을 하기로 정하였었다.
그런데 일손이 부족하여 부득이하게 남자 선생님들을 암각화 풀베는 곳으로 전원 참여시키기로 하니
오어사와 보경사 봉사활동은 여선생님 혼자 하셔야 할 것 같다며 부탁아닌 부탁을 하셨다.
자신은 없었지만 암각화 풀베는 작업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용기내어 그리하겠다 하였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오어사에서 혼자 봉사활동을 가는 것을 아셨는지 전경희 선생님께서 혼자서도
잘 하실 수 있을꺼라시며 격려문자를 주셨다. 참으로 감사했다.
걱정이 많았는지 염려가 많았는지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교통카드도 없고
길라잡이 명찰도 없고 다행히 다른 일정으로 빨리 나온터라 집에 다시 들러
교통카드와 명찰을 챙기고 버스 정류장으로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10시 40분에 오어사로 가는 버스가 있기에 환승 하기전 김밥집에 들러
혼자 먹을 점심을 준비하고 부랴 부랴 뛰어서 겨우 오어사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10여분을 걸어 오어사로 걸어가는데 단풍이 얼마나 고운지 혼자라는
두려움과 걱정은 사라졌다. 하지만 혼자라서 여러모로 불편하였다.
모닝커피도 그렇고 ,점심 식사하는 것도 그렇고... ...
일단 베짱좋게 시문화 해설사 부스에 들러 인사 드리고 따뜻한 커피를 얻어 마셨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나는 내가 가야하는 곳 범종각으로 향했다.
각 지에서 오신 분이 많은 듯 하나 선뜻 말을 건네게도 뭣하고 그렇다고 나에게 해설을 요구
하시는 분은 더더욱 계시지 않았다.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싶어 주위를 살펴보니
울산 번호판을 달고 있는 관광버스를 발견하였다. 사람들이 북적이며 들어오시길래
용기를 내어 인사를 드리고 어디셔 오셨냐고 여쭈니 울산에서 오셨다고 하신다.
혹 오어사에 대하여 잘 아시냐고 여쭈니 처음이라 잘 모르신단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오어사에 대해서 설명 드리고 싶다고 하니 흔쾌히 좋으시다고
하셔서 간단히 저의 이름과 자원봉사활동를 한다고 말씀드리고
운제산의 유래,오어사의 유래, 대웅전,불전사물,유물관에 대하여 설명을 해 드렸다.
진지하게 잘 들어주셔서 참 감사했는데 덕분에 오어사에 대해서 잘 알고 간다고
도리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다. 처음 하는 것이라 많이 서툴고 설명하는 것이
민망하기도 하였는데 덕분에 약간의 자신감도 생겼다. 그랭이 기법을 설명할 때에는 1박 2일에서
불국사에 쌓은 돌단을 예를 들어 드리니 쉽게 이해를 하셨다.
아무튼 첫 해설은 무난히 마친 듯 하다.
12시가 넘어 점점 점심시간은 다가오는데 혼자 점심을 먹으려니 어찌 하여야 할 지 걱정이 되었다.
시해설사님과 함께 하려했는데 서로 시간이 엇갈리어 함께 하지 못하였다.
봉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
특히나 나는 식사시간을 넘기는 것을 참지 못한다. 간식이나 군것질을 하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지만
밥 먹는 시간을 놓치면 하늘이 노랗게 되고 몸에 있는 에너지가 방전이 되는 듯 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밥 먹을 장소를 물색하였다.
둘이라면 뒷편 툇마루에서 먹겠지만 비가 온 후라 물기도 흔근하고 지나는 사람들도 있고 하여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이리저리 헤메다가 오어지를 내려가 뚝방으로 혼자 갔다.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 아니기에 사람에게 들킬 염려는 없을 것 같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미리 사 온 김밥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었다. 약간 서글프기도 하였지만
이렇게 멋진 곳에서 언제 혼자 밥 먹을 기회가 있겠냐 싶어 마음껏 즐겼다.
사진 찍는 건 좋아하나 찍히는 건 무지하게 싫어하는 나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고운 풍경을 앞에 두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해서 혼자 셀카 놀이를 하였다.
비록 모델이 엉망이라 사진을 그다지 좋지않지만
자연과 함께 혼자 노니 재미있기만 하였다.
점심을 마치고 봉사활동을 제계하였는데
바쁘시다고 하셔서 툇짜를 맞기도 하였고,
관광객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들만 설명을 해 드리기도 하였다.
어쨋든 꿋꿋하게 혼자 봉사활동을 나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하는 터라 어쩔 수 없이 14:30분에 봉사활동을 종료하고
오어사 버스로 타기위해 승강장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오어사의 단풍이 절정인 듯 하다. 너무 이쁘다.
혼자 외롭고 슬펐지만 단풍때문에 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도 나의 혼자 놀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반사경에 비치는 나와 놀기도 하였다. 처음 해보는 혼자 놀이라 어색하여
사진이 작게 나왔는데 다음엔 제대로 한 번..ㅋㅋ
아무튼 오어사 봉사활동 끝^*~
첫댓글 은실샘, 수고 많으셨고, 풀베러 간 두분때문에 자신감이 생기는 멋진 경험 하신겁니다. 두분 샘에게 고맙다고 하셔야겠다
든든하게 지켜주시는 쌤이 계시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부족하지만 저의 해설을 감사하게 들어 준 분들이 있어 보람된 하루였습니다.
은실샘 혼자 노시는 방법??을 배워 가는 듯합니다ㅎㅎㅎ 가끔은 황량한 벌판에 혼자가 되어 길 찾아 가는것도 재미가 있을듯 합니다
수고하셨고 좋은 자기만이 학습이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혼자 놀기의 달인(?)이라고는 하나 혼자는 외로워 싫습니다. ㅋㅋ
혼자 고생하셨어요 .셀카 작렬^^
다음엔 아무리 중대 사안이라도 당번의 인원 차출은 금해주셔요^^* 혼자라서 불편한게 넘 많아요.
혼자서 잘 놀구마는... 우엤던 고생하셨습니다...
이번 일은 회장님이 잘못하셨어요. 반성하셔요.
은실샘~~ 역시...재미있는 분이십니다..
그리고...모델..이쁩니다^^*
ps) 봉사마일리지방에도..댓글 달아 주셔요~
댓글은 필수라서...벌써 하고 왔습니다.^^* 혹 혼자놀기가 궁금하시면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