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국물에 어묵과 곤약 무 등이 어우러진 오뎅탕은 겨울철 술안주에 안성맞춤이다. 해운대그랜드 호텔 후문쪽에 위치한 오뎅탕 전문주점 '미나미'를 찾은 사람들이 오뎅탕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우동은 일본어지만 고유명사여서 우리글로 대체할 말이 없잖아. 오뎅탕 역시 마찬가지인기라. 어묵탕은 생선살만을 이용한 국물음식이지만 오뎅탕은 어묵 다시마 곤약 등을 넣은 것이라 더 넓은 의미라 할 수 있고 엄연히 다르지."
취재 도중 만난 한 주점 주인의 말이다. 어묵탕이라는 기자의 말에 그는 틀린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처럼 부산에서 어묵을 이용한 음식으로 이름난 곳들은 모두 어묵과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하고 있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의 말에 수긍을 하며 부산의 유명한 오뎅탕집을 방문했다.
#미나미 =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그랜드호텔 후문에 있는 이곳은 주당이나 부산국제영화제 마니아들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하다. 1차 또는 2차까지 술자리를 끝낸 뒤 속풀이를 위해 찾는 사람도 많아 새벽녘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명성이 나면서 1호점에 이어 100m 인근에 2호점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입구부터 일본식 선술집 분위기가 난다. 밤 9시에 2호점을 방문하니 중앙에 오뎅꼬치와 유부주머니가 가득 쌓여 있고 그 주위로 원탁과 자리가 마련돼 있어 빙둘러 앉는 구조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습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이곳 이승배 사장은 오뎅탕 국물맛에 대해선 누가 뭐라해도 전국 최고라고 자부한다. "화학조미료는 절대 안씁니데이"라고 걸걸하게 말하는 그는 국물 맛내기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 어묵 역시 갈분을 적게 넣고 화학조미료는 일절 쓰지 말 것을 공장에 요구한다. 장사가 되는 집인 만큼 어묵도 맞춤식으로 주문한다는 것이다.
국물맛에 자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오뎅탕을 주문하면 곁들이 음식으로는 다시마무침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직 오뎅탕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모듬오뎅에는 어묵 7종류와 계란 메추리알 죽순 곤약 쇠고기 무 등이 들어있다. 실제로 국물을 떠 먹으면 화학조미료 맛이 묻어나지 않고 시원하다. 가다랭어 국물맛에 간이 적당하게 배어 있다.
이곳의 별미는 모듬오뎅 외에 일본식 피자 또는 부침개로 불리는 '오코노미야키'. 각종 해산물을 반죽해서 구운 뒤 얇게 저민 가다랭어포를 뿌린 것이다. 한입 넣으면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모듬오뎅 1만5000원. 731-5373(1호점) 746-5645(2호점)
#순(旬)=깔끔한 일본식풍의 외관이 돋보이는 이곳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 로데오거리에서 이마트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다. 1, 2층 23개 테이블로 고급스럽고 멋스러운 실내 분위기가 선술집보다 한단계 발전된 모습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에 유리정원을 만들어 대나무로 조경한 모습이 이색적이다.
오뎅탕을 주문하면 본메뉴 전에 몇가지 해산물이 담긴 접시가 먼저 나온다. 본메뉴를 먹기 전 가벼운 입가심에 적당하다.
오뎅탕은 3~4명이 너끈히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사각 철제그릇에 담겨 소형 가스레인지와 함께 나온다. 국물이 식으면 맛이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주인의 배려이다.
해운대 이마트 앞에 자리잡은 일식주점 '순'의 오뎅탕.
일식집답게 그릇 안에는 가다랭어 국물과 함께 7종류의 어묵, 계란, 유부주머니가 담겨 있다. 가다랭어 국물이지만 진하지 않고 멸치 국물맛이 나면서 뒷맛은 단맛이 많이 느껴진다. 오뎅탕과 함께 소주나 따뜻한 정종 한잔이면 몸이 풀리면서 마음까지 훈훈해진다.
정종은 5만~12만원이며 마시다 남은 술은 맡겨둘 수 있다. 2층에 올라가면 손님들이 맡겨놓은 술병에 이름이 적혀 있다. 주당이 아니라면 작은병에 나오는 정종(9000원)을 주문하면 된다. 따끈하게 데워진 한병이면 7잔 정도가 나온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오뎅탕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지만 메뉴판의 맨앞장에는 '오늘의 안주'가 따로 마련돼 있다. 3~4일에 한번씩 교체되는데 요즘은 과메기 왕백합탕 고갈비 등을 추천한다. 오뎅탕 1만5000원. 747-4365
#부산어묵 =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후문에 위치한 아담한 가게이다. 주방장을 중심으로 길게 자리잡은 탁자 옆에는 방도 있다. 온통 낙서로 가득찬 벽은 이곳이 20~30대 젊은이들의 아지트임을 증명한다. 간간이 보이는 일본 글자는 일본 관광객들도 이 집을 거쳐간 것을 보여준다.
오뎅탕을 주문하니 어묵 6종류와 계란 새우 떡 곤약 다시마 무 유부주머니 등 10여가지가 들어가 있다. 국물은 일식점의 가다랭어 맛과 차이가 난다.
오혜경 사장은 "오뎅탕집들이 대부분 일식 오뎅탕의 맛을 고집하지만 우리집은 한국식으로 개조했다. 가다랭어포와 함께 멸치 다시마 술 등을 넣어 4~5시간 고아 단맛과 시원한 맛을 동시에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릇에 가득 담겨져 나오는 양이 4명의 술안주로 충분할 듯하다. 넉넉한 주인장의 인심으로 국물은 돈을 받지 않고 얼마든지 추가해 주기 때문에 이곳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젊은이들로 항상 북적인다.
대부분의 주점이 오후 늦게 문을 여는 것에 비해 이곳은 오전 10시에 손님을 맞는다. 식사 손님을 위한 오뎅정식 메뉴가 있기 때문이다. 뜨끈한 오뎅탕과 생선, 몇가지 밑반찬으로 구성되는 오뎅정식은 점심이나 저녁식사용으로 안성맞춤이어서 연인이나 인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서면이 본점이고 부산 동구 범일동에 2호점이 있다. 본점과 달리 범일동 2호점은 40~50대층이 주고객이다. 오뎅탕 1만원. 서면본점 809-7741
#백광상회 = 부산에서 오뎅탕이라면 이집을 빼놓고 거론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전통을 지닌 주점이다. 부산 중구 남포동 옛미화당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이 집은 기존의 오뎅탕집과 달리 수족관이 있는 작은 입구가 보일듯 말듯 숨어있어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다.
길쭉한 철판에 다닥다닥 붙은 자리들. 주인장 말에 따르면 얼큰하게 술이 취하면 옆자리에 앉은 처음 보는 손님들과도 쉽게 친해진다고. 허름한 내부지만 그래서 더 정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메뉴판에 '꼬지'라고 씌어있는 이곳의 오뎅탕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종류와는 사뭇 다르다. 국물부터 차이가 난다. 소뼈 야채 멸치 새우 등을 넣어 우린 육수이다. 입에 착 달라붙는 강한 고기 국물맛이 이색적이며 한그릇만 후루룩 마셔도 배를 채울 만하다.
꼬지는 국물에 오뎅을 넣은 것이 아니다. 널찍한 접시 위에 국물에 푹 고은 어묵 몇종류와 곤약, 도가니, 삶은 새우, 삶은 문어, 유부주머니 등 15가지를 놓고 국자로 육수를 몇번 끼얹어 낸다. 국물은 별도의 작은 공기에 담아서 마시도록 한다.
손님들은 된장과 겨자를 섞은 소스에 오뎅을 찍어 먹고 국물은 '후루룩' 마신다. 여기에 소주 한잔을 걸치면 얼어붙었던 속이 확 풀린다.
손님의 90%가 단골일 정도로 이 국물맛을 잊지 못해 부산 각지에서 찾는다. 변함없는 국물맛을 유지하기 위해 조진례 사장은 항상 직접 맛을 본다. 오뎅꼬지 1만5000원. 246-3089
첫댓글 음... 갑자기 입맛이 도네... 저녁에 술 한잔 하실~~~분. 롯데 뒷편의 마라톤집 오뎅탕도 맛 있는데^^
또 술이여...^^...당신을 천하장사로 임명합니다...^^
오~우~!!! 마라톤집 조오치요...옛 생각납니다...내일쯤 벙개 함 치까요 오뎅탕 번개를...ㅎㅎㅎ
우와 ~ 역시 퓨전 오뎅탕의 대가답습니다요~ 요즘 안그래도 시내에 <오뎅빠>가 속속 생기던데.... 땡긴당 ~~ ^^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