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중국, 일본, 영국에선 '못 생기고 맛 없는 생선' 명태 한국에선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명태. 한자로는 '明太', 영어로는 'walleye pollock'이다. 대구과(科) 어종이지만 대구처럼 통통하기보다는 홀쭉하니 못 생긴 생선이다. 일본인들은 다른 생선보다 풍미가 떨어진다며 어묵 원료로 쓰거나 알만 빼내 명란젓으로 만들어 먹는다. 중국에도 조선족 외에는 잘 먹지 않는다. 영국인들은 생선튀김에 감자튀김을 곁들인 '피시앤칩스'를 좋아하지만, 역시 명태보다는 대구를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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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2월, 국립수산과학원이 명태 자원 확보를 위한 시범 조업에 나섰다. 강원 고성군 거진항에서 출항한 정성호는 북방 한계선을 넘어 명태잡이를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조선일보DB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명태는 조선 중기 이후 '국민 생선'으로 대접받아왔다. 속살, 알, 창자는 물론 눈알, 아가미, 껍질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생선이었다. 생태, 동태, 황태, 건태(북어), 코다리 등 가공 방법도 다양하다. 제사상에도 올라가고, 고사를 지낼 때는 액막이로 쓰였다.
시, 노래, 수필에도 단골로 등장한다. 채만식은 1943년 발표한 수필 '명태'를 통해 일제강점 시대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고, 목성균은 2003년 수필 '명태에 관한 추억'을 통해 명태를 무욕(無慾)의 상징으로 예찬했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짜악짝 찢어지어 이 몸은 없어질지라도…' 1951년 쓰여진 양명문의 시 '명태'는 오현명의 가곡으로 불리며,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가수 강산에는 2002년 발매한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명태'를 불렀다.
"그대 너무 부드러워요~ 그대 너무 맛있어요…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