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기오름
서귀포 구도심을 벗어나 해안로를 따라 약 10분 여를 달리면 한적한 마을인 보목마을이 나온다. 외돌개와 쇠소깍 사이에 있으며 올레길 6코스가 지나는 이 작은 어촌 마을은 행정구역은 동이지만, 리라고 느껴질 정도로 소박하고 정겨운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다. 서귀포 시내 앞바다에는 범섬과 문섬, 섶섬, 자귀도가 일렬로 떠 있는데 그중 섶섬을 아주 가까이에 품은 동네다. 직선거리가 본섬에서 약 400m에 불과해 커다란 섬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003665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005300_thumb.jpg)
이 풍경을 더욱 잘 담을 수 있는 방법은 제지기오름에 오르는 것이다. 올레길 6코스가 제지기오름을 통과하는데, 그 길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는 중문동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마을 안쪽 ‘보목 동동네‘ 정류장에 하차했다. 거기서 300m를 가면 또 다른 등산로 입구가 나오는데, 2차선 도로 갓길을 걸어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149663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126168_thumb.jpg)
제지기오름은 등반하기 까다로운 오름이 아니다. 표고가 94.8m에 불과하며 오름 크기 또한 크지 않다. 그러나 올라가는 길은 울창한 숲속 못지않은 분위기다. 등로에는 걷기 편하게 나무 계단이 놓여 있지만, 인위적인 형태를 가진 번듯한 데크가 아니라 삐뚤빼뚤하고 길이도 제각각으로 놓여 자연스럽다. 그리고 발 양옆으로는 털머위 잎들로 가득해 색다른 모습이다. 숲 내음을 10여 분간 맡으며 기분 좋게 올라가다 보면 정상이다.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210198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208959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209591_thumb.jpg)
오름 규모만큼 정상도 소박하게 시설이 갖춰져 있다. 봉긋한 언덕 같은 정상부에는 동네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운동기구가 있고, 쉬었다 갈 수 있게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날씨가 좋아 자녀와 함께 산바람을 쐬러 온 가족도 볼 수 있었다. 산바람을 더욱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서귀포 바다를 바라보는 경치다.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225251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229522_thumb.jpg)
정상에 가득한 나무들이 풍경을 가로막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소박한 마을 풍경과 바다가 잘 보이면서 나무가 어우러져 시원한 풍경을 만들어 냈다. 서편에는 문섬과 범섬이 보이고, 그 너머에는 송악산까지 희미하게 보이는 듯하다. 시선을 남쪽으로 돌리면 섶섬이 당장이라도 다가올 듯하게 솟은 모습이 장엄하다. 더욱 생생하고 역동성이 넘치는 명품 풍경을 볼 수 있는 제지기오름은 서귀포에 머무는 동안 충분히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오름이다.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242472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248168_thumb.jpg)
문섬과 범섬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252392_thumb.jpg)
섶섬이 코앞에 보이는 풍경은 제지기오름만이 가진 매력이다.
고근산
제주도에는 ~산이라고 불리는 기생 화산이 몇 있는데, 고근산도 그중 하나이다. 오름이라는 단어 자체가 산 또는 봉우리를 의미하는 제주어인데, 일부 오름이 산으로 불리게 된 데는 어떤 이유가 있는지 그 유래를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고근오름이라고 해도 의미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름 차이 때문일지는 몰라도, 제주도에서 ~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무언가 특별한 것이 느껴졌다. 고근산도 어떤 특별한 인상을 받을 만한 오름일까. 고근산은 서귀포 신시가지 뒤에 솟아 있다. 올레길 7-1코스가 지나가는 구간이기도 하다. 차를 타고 가면 고근산 입구 주차장까지 바로 갈 수 있는데, 대중교통으로는 그 아래 대로에 있는 신시가지 정류장에 내려야 했다.
고근산 입구로 가는 길이 두 가지가 있는데, 가까운 쪽을 택했다. 한적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올레길과 합류하게 된다. 고근산 반대쪽 길을 따라가면 엉또폭포도 쉽게 갈 수 있다. 비가 오면 진가를 발휘하는 폭포인데, 이날은 흐리기만 해 곧장 산으로 향했다. 올레길로 진입해 걸어가다 보면 호젓한 곶자왈 숲길이 나온다. 제법 깊은 숲에 들어온 느낌을 주기도 한다. 숲을 빠져나오면 다시 작은 아스팔트 도로와 만나게 되고, 곧이어 고근산으로 향하는 올레길 이정표가 나온다.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319916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323934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325737_thumb.jpg)
조금 떨어진 곳에 다른 등산로가 있지만, 올레길 표식을 따라 올라가기로 한다. 아직 등산길에 오르기 전이지만, 대로부터 올라온 길은 제법 오르막이었고 곶자왈이 있어 작은 모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힘은 많이 들었지만, 주차장에서 등산을 시작했으면 그 풍경도 볼 일이 없었을 것이다.
고근산은 고공산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평지 한가운데가 우뚝 솟은 오름이라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는 설이 존재하고, 오름들이 모여 있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고근산 주변에는 다른 오름들이 없어 외롭다는 데서 유래됐다는 설이 존재한다. 제주도 탄생 설화로 알려진 설문대할망이 심심할 때 한라산 정상부를 베개 삼아 눕고 고근산 굼부리에는 궁둥이를 얹어 앞바다의 범섬에 다리를 걸치고 물장구를 쳤다는 재미난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고근산의 높이는 393.7m로 400m가 채 안 된다. 대로변에서 올라온 높이만 100m, 등산로를 따라 올라야 하는 높이도 약 100m이다. 등산로는 나무 계단이 놓여 있어 좋은 편이고, 삼나무와 편백 나무로 숲이 이루어져 있어 신선하고 상쾌하다. 계단을 올라가면 정상 주변으로 둘레길이 나 있다.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415785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418541_thumb.jpg)
천천히 숲의 정취를 만끽하며 걷다 보면 굳이 의식하며 찾지 않아도 어디선가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자연스레 마주하게 된다. 숲은 사라지고, 탁 트인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정상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서귀포 시내와 문섬, 섶섬, 지귀도 등 섬들이 솟은 바다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반대편에는 중산간의 풍경과 한라산의 모습이 가까이 펼쳐진다. 탁 트인 풍경을 보면 올라오면서 흘렸던 땀이 시원하게 날아가는 느낌이다. 고근산에도 아이 손잡고 함께 올라온 가족의 모습이 평화로웠다. 고근산에서는 제주도의 다른 ’산‘에 비해서는 특색이 있다고 느껴질 만한 요소를 찾지 못했지만, 시내와 가깝다는 점은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서귀포를 지키는 수호신 같은 기품이 있으면서, 주민들의 쉼터이자 좋은 등산로를 내어주는 늘 가까이에 있는 산이다.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427571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1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435613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2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435771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2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441987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2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442908_thumb.jpg)
![서귀포 앞바다를 품은 제지기오름과 고근산2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06%2F15%2F20220615194444133_thumb.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