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대통령 장례 절차와 관련해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기관은 '봉하 전례위원회'(위원장 이병완 前 청와대 비서실장)입니다.
이 전례위원회에는 참여정부 참모 출신들이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해 운영되고 있는데, 생업을 잠시 제쳐두고 와서 일을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 미공개 동영상을 '사람 사는 세상'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는 문자가 왔는데,
무려 12편이나 올리셨더군요(아래에 소개글 옮겨 놓았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일 전쯤 봉하마을에 다녀왔는데, 그때 '봉하 전례위원회'에서 고생하는 참모분들 사진을 찍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들 완곡히 거절하셨습니다.
49재 때까지는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들 하셔서...
거의 몰카에 가까운 막무가내 촬영으로
김경수 비서관님과 신미희 전 비서관님 사진을 찍었습니다.
신 전 비서관님은 마침 이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짐을 나르다 잠시 쉬는 '박카스 타임'에 찍었습니다.
김 비서관님은 노무현 대통령의 '작은 비석'이 세워질 곳을 직접 안내해주었습니다.
그 장지가 노 대통령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주변 지형지물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납득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총총이 사저로 들어갔습니다.
49재가 끝나면 김 비서관은 아마 면직될 것입니다.
그가 모셔야 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으니까요.
다른 비서관 행정관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명박정부가 그를 면직시키더라도 그와 동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합니다.
일전에 '독설닷컴'을 통해서 '노무현 민주주의재단' 설립을 위한 '제2의 희망돼지운동'을 제안했는데,
49재를 계기로 이에 대한 화두를 다시 던지려고 합니다.
이들이 장례절차를 마무리한 뒤에도 노무현 대통령을 기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도왔으면 합니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조금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러나 더이상 미뤄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약속드린대로 '제2의 희망돼지운동'을 위해 100만원을 내겠습니다.
노무현 민주주의재단, 혹은 노무현 추모사업회, 혹은 노무현 기념관 건립 등
어느 곳에 쓰일지는 이를 주도하실 분들이 결정하실 일인 것 같고,
일단 일이 추동될 수 있도록 '제2의 희망돼지운동'이 벌어졌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독설닷컴'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입니다.
그럼 49재 때 봉하마을에서 뵙겠습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해준 것 없이 고생만 시킨 참모 생각에 눈물짓고,
자전거에 손녀 태우고 들판 달리며 함박웃음 짓고,
우는 아이, 불편한 아이 어르고 달래고 놀아주고…
(동영상 주소 : http://www.knowhow.or.kr/rmh_rohbest/view.php?start=0&pri_no=999719710&mode=&search_target=&search_word=)
영결식 전 미공개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이제껏 공개되지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님 동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이번에 공개하는 동영상은 모두 지난해 촬영한 것입니다.
퇴임 직전 청와대 관저에서 안희정씨 출판기념회에 보낼 축하 영상메시지를 촬영하는 장면을 빼곤 모두 봉하마을에서의 생전 모습입니다.
전직 대통령이라기보다는 친근하고 넉넉한 이웃집 아저씨, 옆집 할아버지 같은 인간적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1. 2008년 1월 오랜 참모였던 안희정씨가 <담금질>이란 책을 내며 출판기념회를 연다고 대통령님 참석을 요청했습니다. 여러 사정으로 참석이 어려워지자, 대신 축하영상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촬영 도중 대통령은 아무 해준 것도 없이 고생만 시킨 그를 생각하며 밀려오는 회한과 미안함에 끝내 흐르는 눈물을 가누지 못합니다.
안희정씨도 영상을 받아 보고 눈물 지으며, 결국 출판기념식장에서 이를 틀지 않았습니다. 한없이 인간적이셨던 대통령님의 모습을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상영하는 것은 참모로서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2008. 1. 8)
2. 봉하마을을 찾는 방문객 가운데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대통령은 아이들을 챙기고 배려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습니다.
부모들과 함께 장군차를 심으러 온 어린이들에게 일일이 신경을 썼는데 무심코 한 어린이를 지나쳤습니다. 아이가 서러움에 우니 달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습니다.
또, 기념사진을 찍는데 낯을 가리며 한사코 안 찍겠다는 아이를 달래는 모습, 찾아온 아이들과 악수를 하며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수그리는 모습, 촬영을 하기 위해 무릎에 앉힌 여자 아이의 치마를 매만져주는 모습은 자상한 할아버지 그대로입니다.
3. 몸이 불편한 아이들과 불편하지 않은 아이들을 같은 반으로 편성해 가르치는 ‘마산 숲속자람터’ 아이들이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비가 와서 마을회관에 자리를 잡고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있어 주위가 산만하고 정신이 없지만 도리어 아이들을 달래가며 도닥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2008.04.23)
4. 방문객을 맞지 않는 월요일. 대통령에겐 휴일입니다. 권양숙 여사와 함께 마을로 마실 나갑니다. 마을 주민들이 차린 노점에서 식혜도 사먹고, 지나가는 방문객들과 인사도 나누는 모습입니다. (2008.08.25)
5. 귀향해서 맞는 첫 생신. 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상을 차렸습니다.
주민들의 청에 못 이겨 내외분이 함께 축하 노래를 듣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케이크를 자르지만 쑥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2008.09.05)
6. 하루 몇 번씩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일이 대통령으로선 고역인데도 불원천리 달려온 이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한 가족이 대선 때 선거포스터를 소중히 간직하다 선물로 전합니다. 내일이 입대라고 친구들과 봉하마을을 찾은 젊은이에게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군 생활 잘하라고 격려합니다. 포즈를 취해달라는 방문객들의 요구에 하트모양을 그려 보이는 모습엔 천진함이 가득합니다.
7. 자원봉사차 내려온 사람들 가운데 한 분이 직접 뜬 자수를 선물합니다. 자수를 뜨다 손을 다쳤다고 하자 다른 손을 잡아주며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08.05.04)
8. 대통령이 방문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도중 끔찍이도 아끼던 첫 손녀 서은이가 계속 주변을 얼쩡거립니다. 아예 인사를 시키자 누군가 한 분이 음료수를 건넵니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방문객들의 만남. 고인이 꿈꿨던 사람사는 세상의 향취인 것 같습니다. 외손녀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들판을 달리는 모습도 정겹습니다.
9. 한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봉하마을을 찾아 대통령에게 헬멧도 씌워드리고 선글라스도 끼워드립니다.
어색해 하면서도 그들과 자전거로 들판을 달리는 모습이 시원합니다. (2008.11.30)
10. 재중동포들이 봉하마을을 찾아 인사를 합니다.
살던 곳을 떠나 한국으로 와서 기구한 사연을 한 자락씩 안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대통령은 재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들의 인사말과 표정에 대통령의 따뜻한 마음이 투영돼 있습니다. (2008.09.27)
11.마을 주민들과 함께 김해에서 열린 음악회에 참석한 대통령님. 사회자가 예고 없이 노래를 시킵니다.
관객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뽕짝’(트로트)을 부르는 모습은 그 세대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영락없는 소탈한 촌부입니다. (2008.05.06)
※ 이번 영상은 노무현 대통령님 49재와 안장식 등 마지막 장례 절차의 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봉하 전례위원회'(위원장 이병완 前 청와대 비서실장)에서 공개하였습니다.
첫댓글 ...ㅠ ㅠ
동영상을 보니 너무나 좋은 분을 보낸 것이 새삼 눈물 나게 합니다.
김경수 비서관님!! 봉하를 떠나지 않으실거라 믿습니다..
T_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