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그 청년의 동상 걸린 다리가 회복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 본 감방 동료들에게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어 잠이 들려는 시간에 곁에 누운 경제 사범으로 들어온 분이 말을 걸었습니다. 〈김 선생, 주무시나요?〉 하기에 〈아직 안 잡니다〉 하였더니 말하기를 〈김 선생님, 지난 번 제안하신 말 기억하세요?〉 하기에 〈무슨 말이지요?〉 하였더니 〈니 것 내 것 없이 형제처럼 살아 보자 하셨는데요〉 하기에 〈기억하고 말구요. 나는 그렇게 하고 싶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였더니 그가 선뜻 말했습니다.
〈그렇게 한 번 해 봅시다. 깜빵까지 들어와 한 번 별나게 살아 봅시다〉 하기에 나는 상쾌한 마음으로 일어나 잠든 동료들을 모두 깨웠습니다. 그가 그 방에서 가장 부자였기에 그가 그런 마음을 먹게 되었으니 다른 분들은 모두 따르는 분위기였습니다. 나는 자는 사람들을 모두 깨워 〈자, 모두 합하여 9 형제로 살아 보는 겁니다. 니 것 내 것 따지지 말고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갑시다〉 하였더니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하였습니다.
다음 날부터 불고기 외식을 시켜도 9 인분으로 시켜 함께 먹게 되었습니다. 치약도, 비누도 함께 사용하며 마치 9 형제가 살아가는 것처럼 화목한 분위기로 바뀌어졌습니다. 방 분위기가 그렇게 변하니 대화하는 내용이 변하였습니다. 늘상 음담패설에 욕을 섞어가며 말하던 분위기에서 좋은 말을 서로 나누는 분위기로 바뀌어졌습니다.
그리고는 절도 전과 13 번인 동료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말하였습니다.
〈나도 이젠 정신 차리고 살아야제. 늙어서까지 깜빵엘 드나들 순 없는 기라. 마음잡고 살아야겠어.〉
그렇게 말하니 다른 동료들도 숙연한 분위기가 되어 공감하였습니다.
〈옳은 말이여. 마음잡고 살아보드라꼬.〉
나는 그런 변화에 감사한 마음으로 성경을 읽고 있는데 한 분이 내게 말했습니다.
〈73번 선생님, 그 성경 혼자만 읽지 말고 우리들에게 성경 이야기 좀 해 주시라요.〉
하기에 나는 기쁜 마음으로 성경 중에서 재미난 부분을 들려주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 쓰러뜨리던 이야기, 삼손과 데릴라의 러브 스토리, 엘리야 선지의 갈멜산 이야기 등을 재미나게 들려주었더니 그들이 말했습니다.
〈히야, 성경 재미있구먼. 삼국지 뺨치는구먼〉 하며 흥미 있어 하더니 주일이 오자 〈김 선생, 우리 이 방을 예배당 만듭시다. 김 선생이 목사하고 날 장로 주소〉 하기에 모두들 웃으며 예배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공동체에 대한 꿈이 자라기 시작하였습니다.
동두천 두레자연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