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와서 아이들과 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바다낚시인 것 같습니다. 가까이는 조던레이크에서 민물낚시를 즐길 수도 있으나(민물낚시 라이센스는 월마트 등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바다낚시는 유료 피어에서 할 경우 라이센스가 필요없습니다.) 저희 집은 먹지 못하는 물고기는 잡지 않는 주의라...(민물 고기 먹는 사람도 있다는 말도 언뜻 들은 것도 같지만요...)
낚시 전문가는 아니지만 몇 번의 출조 경험을 공유합니다.
<게 낚시>
아이들과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게 낚시입니다. 말이 낚시지 사실 먹이 먹으러 온 게를 그냥 건져 올리는 거지요.. 큰 기술도 필요없구 장비도 비교적 간단하구요.
게 낚시를 위해서는 게 트랩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바닷가 그로서리에 가면 파는데(1개 10$내외) 대부분 한두번 쓰고 버리거나 어디 창고에 쳐 밖아 두지요. 아마 무빙 받으신 분들 창고 안쪽에도 잘 찾아보면 게 트랩 한두개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흰 동네 아는 분들 가지고 있는 게 트랩을 다 빌려 가서 하루 저녁동안 블루크랩(여기 게는 우리나라 꽃게랑 생긴건 비슷한데 껍질이 약간 파란색을 띕니다.)을 약 50~60 마리 이상 잡았습니다. 잡은 게는 캠핑장에서 라면에 넣어 끓여도 먹고 집에 와서는 쪄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잡는 방법은 게 트랩(철로 된것도 있고 그물망으로 된 것도 있습니다.) 중간에 닭다리 등 게가 좋아할 먹이(냄새가 나는 썩은 닭고기가 좋다고 하는데 저흰 그냥 푸드라이온에서 신선한 생 닭다리 세트 사다가 반은 미끼로 쓰고 반은 저녁거리로...)를 놓고 물 속에 던졌다가 가끔씩 물위로 올려보면 게가 들어가 있으면 피어 위로 올리고 없으면 다시 놔두지요. 한 지인의 아들은 게가 왕성하게 움직이는 새벽녁에는 고기 잡는 뜰채로 물속에 들어가 게를 그냥 건지는 방식으로 잡았다고도 합니다.
물때도 중요하겠지만 새벽녁부터 아침 일찍까지 가장 잘 잡힙니다.
게는 뻘에 사는 동물인데 Virginia Beach쪽에 많다군요. 구체적으로 Lynnhaven Fishing Pier가 유명합니다. 1인당 입장료는 $10내외이었던것 같네요. 밤 12시 이후 입장하면 24시간내 재입장 가능합니다만 낮에는 밤에 비해 많이 안나오더군요.
<피어 낚시 : 광어, 가오리, 상어 등>
약간의 장비와 기술이 요합니다. 운도 따라야 하구요.
준비물로는 튼튼한 낙시대(월마트에서 $25내외), 릴($50 이상, 베어링 1~2개짜리 저렴한 릴은 민물용이라네요.), 낚시 줄, 바늘, 봉돌(납), 와이어(낚시 줄과 바늘, 봉돌을 연결시켜 주는 부분으로 한국에서는 우럭 채비 등으로 불리는데 여기서는 와이어라고 하더군요. 월마트에서 1개 1~2$ 합니다.), 뜰채(큰놈 잡을 것을 대비), 칼, 아이스박스, 미끼(새우나 오징어) 등으로 미끼 등을 제외하고는 잠깐 한두번 하는 데 모두 장만하기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울러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여기서도 왔다갔다 하는 차비에 피어 입장료(보통 1인당 $10내외). 거기다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그냥 사먹는게 더 저렴하겠죠.(저흰 실용주의라^^) 그래서 가급적 주변에 낚시 도구 가지신 분과 친하게 지내야 겠죠^^ 빌려서 쓰고 나면 약간의 낚시 소품을 추가 해서 되돌려 주는 것도 다음번 빌릴 때를 위한 사전 포석이겠죠.(전 주로 빌려주는 쪽이었습니다. 오해마시길!)
처음에는 낚시 좋아하는 남자들 몇명이 트라이앵글 최고의 낚시 전문가이신 교민분(이분~ 여기서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조금 그렇네요^^)을 모시고 가서 30cm급 광어, 40cm 급 가오리(홍어 인지?) 그리코 크룩커라고 조기 비슷한 생선 다수를 잡았는데, 그 이후 전수받은 기술로 가족들 데리고 가 봤더니 조그만 크룩커 몇 마리이외에는 거의 못잡았습니다. 역시 전문가의 기가 다른 듯 합니다.
바다낚시로 대어를 잡을려면 물때도 중요하고 피어위치 및 피어안에서도 어디에 낚시대를 드리워야 하는지도 중요하더군요.
피어는 윌밍턴 북쪽 Sea view pier가 가 본 곳 중에선 최고로 잘 잡혔습니다.(저뿐이 아니라 일가족이 낚시광이셔 알라스카까지 낚시 원정을 갔다오신 지인분도 추천)
물때는 조금때가 가장 좋으면 시간은 새벽 2시부터 해뜰녁, 위치는 파도가 바닥을 뒤 엎기 시작하는 곳이 좋고, 채비는 봉돌은 4호(조금 무겁게), 릴은 베어링이 10개 정도 되는 튼튼한 놈으로 준비해야 한답니다.(민물용 릴은 작은 새끼고기나 올리지 대물 물리면 헛돌아 망가져 버린다네요)
캠핑용 의자, 방한복(여름에도 새벽에 바람불면 춥습니다.)은 필수 아이템입니다. 참 상어는 보호어종이라 잡히면 사진찍고 놔주어야 합니다. 어른 다리 만한 것들도 올라오더군요.
<갈치 낚시>
갈치는 늦여름에서 가을 무렵까지 나오는데 갈치 시즌이 되면 갈치로 유명한 피어는 죄다 한국분들로 채워진다군요. 갈치란 어종은 미국인들에게는 식용으로는 매력이 없나 봅니다.(맛도 모르는...)
재작년에는 한 곳에서 100마리 이상 잡았다는 후기가 많던데(인터넷...) 작년에는 갈치가 거의 잡히지 않았답니다.
저희 동네 4가족이 모여 갈치낚시를 간 적이 있는데 밤새 모두 합쳐 2마리만 잡았다는... 당일 피어에서 만난 전문가 필이나는 교민분도 재작년과는 달리 작년에는 정말 갈치 안나온다고 하더군요. 간혹 나와도 크기도 작고...
올해는 기대해 보셔도 될 듯합니다.
광어 등은 바다 바닥에 사는 어종이나 갈치는 물위에 떠다니는 어종이므로 채비가 조금 달라집니다. 봉돌을 가벼운 1호를 쓰거나 4호 봉돌을 길게 늘어뜨려 바늘이 물 표면에서 30~50cm정도에 위치하게 조정하고 미끼는 물고기의 포를 떠서 사용합니다. 갈치가 많이 잡히기 시작하면 잡은 갈치를 포떠서 미끼로 쓴다네요(동족도 잡아 먹나 봅니다.). 집어등을 쓰면 더 효과적이랍니다. 역시 날이 어두워 져야 잘 나온다네요.
플로리다 펜사콜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머틀비치 피어들이 유명한데 저희야 머틀비치가 리조트도 좋고, 가깝고, 골프장도 최고고, 아주머니들 쇼핑도 좋고^^
한국에서도 갈치 낚시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갈치 올라올 때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위의 2마리 중 한마리는 제가 잡았다는^^)
<배 낚시>
한국에서도 바다 배낚시는 비싼데 여기서도 만만치 않더군요. 아웃터뱅크에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500 정도에 4~5명정도 승선하는 배낚시가 있더군요.(얼뜻 봐서...) 어종은 구루퍼, 참치 등 대형어종을 잡는다고 광고합니다.
버지니아에 사시는 은퇴하신 교민 한분의 초대로(제가 초대 받은게 아니고 다른분 초대에 전 꼽사리껴서...) 그 분 소유의 배를 타고 근해 낚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채비는 피어 낚시나 별반 다를게 없더군요. 근해라서 그런지 어종도 거의 비슷한데 잡히는 크룩커가 피어보다 좀더 크고 마리수도 많았습니다. 선장님의 배멀미로 몇시간 못하고 들어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요ㅠㅠ
대서양 고기는 활어 상태에서 회를 떠도 씹는 맛에 탄력이 없더군요, 아마 물이 따뜻해서 그런지...
여기 카페에 후기를 남겨 놓은 알라스카 낚시는 저도 한번 꼭 해보고 싶더군요. 그분께서 잡은 생태(배송문제로 동태가 되었지만)를 선물로 주셨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태평양 고기가 다르더군요.
낚시 하고 잡은 고기를 이웃에게 나눠도 주고(뭐 많이 잡아야 가능한 이야기겠지만요^^) 하면 잡는 즐거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첫댓글 낚시 문외한인 제가 읽어도 흥미진진한 내용이네요. 산 게를 40마리나 잡으셨다니 부러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