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여자] 13
S#1. 도영네 거실 / 밤
12부 엔딩 연결로......
정희 : (올라가는 지영을 빤히 보다가)윤사월이 우리 지영이니?
도영 : !!!! (놀라 돌아본다)
정희 : 윤사월이 우리 지영이 맞지? 넌 언제부터 알고 있었니?
도영 : .....(애써 표정관리하며) 엄마....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정희 : 그 애가 이따 이리 올꺼야. 같이 얘길 해보면 진실을 알 수 있겠지.
도영 : 어디서 또 무슨 소릴 들으신 거예요?
정희 : (테이블에 놓인 사진을 들고 계단으로 올라간다)
도영 : ........(정희 손에 들린 사진보고 얼굴이 굳는)
2층 계단 맨 위에 서 있는 도영과 정희.
정희 : 이게 뭔지 말해 볼래?
도영 : ..............
S#2. 동네 거리 / 밤
사월, 긴장과 설레는 마음으로 빠르게 걷고 있다. 저 앞에 도영 집 대문이 보인다.
S#3. 도영네 거실 / 밤
계단 위에 서 도영을 다그치는 정희.
정희 : 니가 데리고 나갔다 잃어버린거야? 그래놓곤 20년 동안 침묵하고 있었니?
도영 : 아니라니까요.
정희 : 너 왜 그랬니.
도영 : 엄마 이러지 마세요. (방으로 가는데)
정희 : (도영의 팔을 매섭게 잡아 돌려세운다) 얘기해 봐. 왜! 왜! 지영이를 데리고 나갔는지. 잃어버리고 들어와선 왜 말 안했는지.
도영 : 그거 다 엉터리 사진이예요. 가짜 딸 사기극에 속은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세요. 엄마 이러지 마세요.
정희 : 너 혹시 일부러 지영이를 버리고 온건 아니니?
도영 : 그런 일 없어요. 엄마 나한테 이러지 마세요.
방으로 가는 도영을 잡는 정희. 도영, 뿌리친다.
정희, ‘얘기 해! 너 왜 그랬는지’ 무섭게 잡아 끌고 도영은 뿌리치고 두 사람 실랑이하다 정희 몸의 중심을 일어 삐끗....
계단으로 구른다. 계단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무섭게 굴러 떨어지는 정희. 1층 마룻바닥에 머리를 심하게 쿵 부딪힌다.
죽은 듯 뻗는 정희.
도영 : 엄마!
사월 : (E) 엄마!
도영, 놀라 현관 쪽으로 시선.
현관에 서 있는 사월, 정희를 보고 놀라 서 있다.
도영, 계단을 뛰어내려온다. 정희를 흔들어본다. 사월도 얼른 거실로 들어오고.
도영 : ........엄마...... 엄마!
정희 : .......(죽은 듯 미동도 없다)
사월 : (정희 흔들며) 정신 차려 보세요. 지영이 왔어요. 눈 좀 떠보세요.
도영, 급하게 백에서 핸드폰을 찾아 119를 누르는데
사월 : (극도의 놀람과 흥분 상태) 왜 이러신 거예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도영 : 여보세요? 구급차 좀 보내주세요. 네....삼성동 32에 80이요. 빨리요.
S#4. 앰블런스 안 / 밤
누워있는 정희 옆에 사월과 도영.
사월 : (정희를 잡아 흔든다) 엄마! 일어나세요. 눈 좀 떠봐 엄마. 이러면 안돼... 이제 엄마를 찾았는데..... 죽음 안돼요 엄마!
도영 : (밀쳐낸다) 이러지 말아요.
사월 : (도영을 뿌리치고 다시 정희에게) 엄마, 나야 지영이. 엄마 눈 좀 떠봐요.....
내가 대신 죽을게 한번만 눈 뜨고 나 좀 안아줘 엄마.... 엄마 정신 차려. 죽지 말아요....
도영 : 이러지 마, 사월씨!
사월 : 내가 지영인거 교수님도... 아니 엄마도 이젠 아세요.
도영 : 무슨 소릴 하는거야.
사월 : 집에서 엄마랑 만나기로 했어요. 언니랑 셋이 만나서 얘길 하기로 했었다구요.
도영 : 무슨 얘기를 하기로 했단 거예요?
사월 : (답답하고 막막한) 아무 얘기 못 들으셨어요, 정말?
S#5. 응급실 / 밤
응급실로 들어오는 정희의 침상. 도영, 옆에서 침상 잡고 같이 따라가며
도영 : 엄마...... 엄마.......
사월, 응급실로 향하는 복도로 뒤따라가며 눈물 훔친다.
S#6. 병원 / 밤
MRI 촬영 사진을 보고 있는 의사. 도영, 의사와 얘기 중.
의사 : 미만성 축삭손상 같습니다.
도영 : ........
의사 : CT 촬영으론 정상인데 MRI 상으론 1미리 내지 2미리의 출혈이 약간 보여요.
도영 : 많이 안 좋은가요?
의사 : 이게 참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이틀 사이에 깨어나기도 하고 영원히 못 깨어나는 경우도 있어요.
도영 : 영원히 못 깨어날 수도 있다구요?
의사 :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렇습니다.
도영 : ..............
의사 : 깨어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정상 생활을 하는 경우도 꽤 있구요. 일단 경과를 좀 지켜봅시다. 절망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도영 : ........네,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S#7. 병실 / 밤
정희, 링거 병과 산소 호흡기 달고 누워있다. 사월, 정희의 손을 잡고
사월 : 엄마...... 나 지영이...... 눈 뜨고 나 좀 봐. 엄마.....
도영, 들어온다. 사월을 싸늘하게 본다.
도영 : 그만 돌아가요.
사월 : 여기 있을래요.
도영 : 돌아가라니까.
사월 : 내가 오기 전에 두 분이 무슨 얘길 하셨던 거예요?
도영 : 아무 얘기 안했어요.
사월 : 저를 집으로 부르셨어요.
도영 : 엄마 깨어난 후에 얘기해요.
사월 : 언니, 나 지영이가 맞아요. 언니 동생 지영이 맞다니까요.
도영 : 나도 지금 힘들어요. 혼자 있고 싶어.
사월 : 내가 동생이면 싫으세요?
도영 : 엄마 깨어남 얘기해요. 오늘은 제발 돌아가 줘.
사월 : 20년 만에 엄마를 만나는 순간이었어요. 난 지금 미칠 것 같아요.
도영 : 돌아가요. 깨어나심 연락할께요.
사월 : 같이 있음 왜 안되는데요.
도영 : 내가 싫어. 엄마가 의식잃고 누워있는데 이 집 딸이라고 우기는 너랑 같이 있는 게 싫다구.
사월 : 제가 지금 우기고 있는 거라구요?
도영 : 가요.
사월 : 저도 여기서 같이 밤새게 해주세요. 언니 제발 부탁이예요.
도영 : 연락 한다잖아. 고집 부린다고 뭐가 해결 돼? 돌아가요.
사월 : 밖에서 기다릴께요.
사월, 정희를 한번 돌아보고 병실을 나간다.
S#8. 병실 복도 / 밤
사월, 병실을 보고 앉아있다. 눈물이 자꾸 난다.
사월 : 엄마....... 제발 눈 떠 봐....엄마, 지영이 여깄어. 제발 정신 차려요 엄마.
사월, 눈물 훔치고 있는데 멀리서 뛰어오는 준세의 모습이 보인다. 사월, 얼른 일어나 다른 데로 몸을 숨긴다.
준세, 병실로 들어간다.
사월 : ............
S#9. 병 실 / 밤
정희 옆에 앉아있는 도영. 준세, 급하게 들어선다.
도영 : 자기야.....
준세 : 어머닌 어떠셔?
도영 : 일단 오늘 밤이 지나봐야 알겠대.
준세 : ......어머닌 어쩌다 쓰러지셨어?
도영 :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셨어.
준세 : 많이 안 좋으신 건 아니지?
도영 : .........어떻게 며칠 동안 전화 한통이 없어, 자긴.
준세 : 나 그날 화 많이 났었어. 어떻게 같이 밥 먹는 자리에서 그러구 나가?
도영 : 미안해 사과할게.
준세 : 내가 여기 있을게 잠깐 집에 가서 쉬다 와.
도영 : 아니야, 같이 있어.
준세 : 고문님은 통화가 안되더라.
도영 : 아빠한테 알리게? 걱정하실텐데.
준세 : 많이 걱정 안하시게 내가 잘 얘기할게. 그리고 내 생각에 어머니 금방 깨어나실 것 같아.
도영 : ..........
준세 : 기운내. (어깨 감싸 주는)
병실에 난 창으로 안을 쓸쓸히 들여다보는 사월.
S#10. 용자네 거실 / 밤
거실에서 신나게 돈 세는 용자, 문 열리고 사월 들어온다.
용자 : 이제 오냐? 언니는 오늘도 대박이다.
사월, 신발 벗고 들어오다 쿵 엎어진다.
용자 : (벌떡) 야! 너 왜 그래? (달려온다)
사월 : (엎어진 채 큰소리로 엉엉 울기 시작한다)
용자 : 야, 윤사월! 너 왜 이래. (부르는) 동우씨! 사월이가 이상해요. 동우씨!
동우, 방에서 뛰어내려온다. 사월, 엎어진 채 울고 있다.
동우 : 사월아! 무슨 일이야!
S#11. 사월 방 / 밤
손으로 눈물 간간이 닦으며 얘기하는 사월.
사월 : 전화 통화 하면서 엄마가 아셨어, 내가 지영이란 걸. 어릴 때 엉덩이 춤 추면서 부르던 노래 얘기를 하니까
엄마가 수화기 너머로 우셨어.
동우 : 그럼 엄마는 확실히 아신거네.
사월 : 그런데 언니는 엄마한테 아무 얘기도 들은 게 없다고 하더라구. 얘기하기 전에 쓰러지신 것 같아.
용자 : 니가 다섯 살이면 언니는 그 때 열 두 살이었을 꺼 아냐. 열 두 살때 기억이 안 난다는 건 거짓말이야.
그것도 동생을 잃어버린 큰 사건인데.
사월 : 엄마를 찾은 걸로 끝은 아냐. 어쩌다 내가 길을 잃고 20년 동안 떨어져 살았는지 그걸 알아내는 것도 나한텐 중요해.
용자 : 엄마만 깨어나면 다 풀릴 꺼야 걱정마.
사월 : 도영 언니, 나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일부러 거짓말하는 건 절대 아닐꺼야. 믿어.
용자 : 엄마가 빨리 깨어나셨음 좋겠다. 그럼 모든 일이 풀릴텐데...
동우 : 도영씬 지금 병원에 있어?
S#12. 병원 일각 / 밤
준세를 배웅하는 도영.
준세 : 사무실에서 밤샐 꺼야. 무슨 일 있음 언제라도 연락해.
도영 : 그럴게.
준세 걸어가는데 다가오는 동우와 마주친다. 두 사람 잠시 어색, 이내 인사.
준세 : 안녕하세요.
동우 : 안녕하셨어요.
도영 : 동우씨 웬일이예요.
동우 : 어머닌 좀 어떠세요?
준세 : ............
도영 : 좋아지시겠죠.
동우 : 아직 못 깨어나셨어요?
도영 : 네........
동우 : ...........
준세 : .........
도영 : ........
세 사람 머쓱하게 서 있는데
준세 : 뭐해? 여기까지 오셨는데 차 한잔 대접해야지. 전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동우 : 예, 또 뵈요.
준세, 나가며 돌아본다.
도영과 동우, 가까이 서서 얘기하는 모습. ‘의사선생님은 뭐라고 하세요?’ ‘일단 오늘밤 지나봐야 알겠다구요.....’
준세, 돌아서 간다.
동우, 준세가 간 쪽으로 시선. 준세 멀어지고 있다.
병원 벤치. 음료 마시며 앉아있는 두 사람.
동우 : 많이 놀랬나봐요. 얼굴이 안 좋아.
도영 : .........
동우 : 십전대보탕이라도 구해 올까요.
도영 : 농담할 기분 아니예요.
동우 : 나도 기분이 좀 그래요..... 지난 번 우리 처음 만났을 때도 친엄마 때문에 힘들던 날이었잖아요. 엄마 쓰러지셨단 얘기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도영 : 사월씨가 뭐라든가요?
동우 : .....속상해 하죠 뭐. 도영씬 동생이랑 헤어질 때가 기억 안나요? 열 두 살 때 일이잖아요.
도영 : 지금 꼭 그런 얘기까지 해야 돼? 가줘요, 동우씨.... 혼자 있고 싶어.
동우 : ...... 미안해요. 말 안 시키고 옆에서 10분만 보다 갈께요.
도영 : ..........
동우, 옆으로 떨어져 앉아 도영을 바라본다. 도영은 바닥만 응시한 채 가만히.
동우 : 기운 내요.
도영 : ...........
S#13. 병 실 / 밤
도영, 병실로 들어온다. 정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희에게 달려 있는 링거 병, 연결된 선...산소호흡이 체크되는 모니터를 본다.
도영 : ..........엄마..... 미안해요. 난 엄마가 깨어날까 두려워....
S#14. 병원 일각 / 아침
사월, 병실로 걸어온다. 병실 앞에 서 있는 양복 입은 경호원 두 사람, 사월이 들어가려는 걸 막는다.
사월 : 왜 이러세요.
경호원 : 들어가심 안됩니다.
사월 : 최정희 교수님 뵈러왔어요.
경호원 : 가족 외엔 면회하실 수 없습니다.
사월 : ...... 가족이예요. 딸이예요.
경호원 : 돌아가 주십시오.
사월 : 비켜요! (경호원 밀치고 들어가려는데)
경호원 : (사월을 밀쳐낸다)
사월 : (바닥에 쓰러진다)
S#15. 병원 일각 / 아침
사월,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저 만치에 의사와 마주 서있는 도영을 보고 달려간다. 의사와 얘기중인 도영.
도영 : 엄만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의사 : 이런 케이스는 저희도 참 뭐라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사월 : (달려와) 언니! 병실 앞에 경호원은 뭐예요? 왜 날 못 들어가게 하는 건데요?
도영 : 사월씨, 지금 선생님이랑 얘기중이잖아.
사월 : ..........죄송합니다.
의사 : 비슷한 외상의 환자들 중에 이틀 만에 깨어난 경우도 있고 3년 넘게 못 깨어나고 있는 환자도 지금 저희 병원에 있습니다.
도영 : 그럼 3년을 넘길 수도 있단 건가요?
의사 : 그렇습니다. 더 갈수도 있구요.
사월 : 안돼요, 선생님! (팔 잡고 매달리는) 그건 안돼요. 제발 엄마 깨어나게 해주세요.
도영 : (떼어내며) 사월씨 왜 이래요. 진정해.
의사 : 시간이 지체되면 깨어나셨다해도 예전과 똑같이 생활을 하긴 어렵습니다.
사월 : (울음 터진다. 엉엉 우는) 살려주세요 선생님. 엄마 살려주세요.
S#16. 병원 일각 / 아침
도영, 걸어간다. 비밀을 좀 더 오래 묻을 수 있을 것 같은 안도감. 마음이 조금 여유를 찾았다.
뒤에서 사월 따라온다.
사월 : 언니! 병실 앞에 사람들 좀 치워주세요. 왜 병실에 못 들어가게 하는 건데요?
도영 : 아무나 병실에 들락거리는 건 환자한테 안 좋으니까.
사월 : 제가 아무나 예요?
도영 : 엄마 깨어나면 얘기해요 우리.
사월 : (절박한) 언니도 들으셨잖아요. 엄마가 언제 깨어나실 줄 모른다구. 깨어나도 예전과 똑같지 않으실 수도 있다구요.
언니, 언니가 나 좀 도와줘요. 언니, 저 지영이가 맞아요. 집에서 언니만 졸졸 따라다니던 지영이가 맞다니까요.
도영 : (여우처럼 따스하게 달래는) 나도 사월씨가 내 동생이면 참 좋겠어. 잃어버렸던 동생을 찾으면 우리도 얼마나 좋겠냐구.
사월 : 그런데 왜 자꾸 절 밀쳐내세요.
도영 : 누가 자길 밀쳐내. 얼마 전 까지 사월씨에 대한 엄마의 감정이 안 좋았고, 가짜 딸 사건도 있었고 복잡했잖아.
갑자기 들이닥쳐서 내가 이 집 딸이다 이러는데 사월씨라도 놀라고 황당하지 않겠어?
사월 : 엄마는 절 알아 보셨어요. 그날 진짜 언니한테 아무 말씀 없으셨다구요? 정말이예요?
도영 : 지금 날 의심해?
사월 : 그럼 병실은 왜 막으세요?
도영 : 엄마는 절대안정이 필요하다잖아. 엄말 진짜 생각한다면 사월씨도 따라줘. 응? 나도 지금 힘들고 피곤해....
사월 : 언니도 절 생각한다면 병실엔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냥 지켜만 볼께요. 20년 만에 겨우 찾은 엄마예요...
언니도 절 이해해주세요.
도영 : (한숨) 알았어. 병원에 말해볼게....
사월 : 고문님은 언제 오세요? 연락은 하셨어요?
도영 : 걱정하실까봐 자세하겐 얘기 안했어요.
사월 : ........
도영 : 걱정말고 사월씨 얼른 출근해요.
사월 : 엄만 꼭 깨어나실 꺼예요.
도영 : (굳은 표정 풀지 않는)................
S#17. 도영네 거실 / 아침
은섭, 인상 구기고 서 있다. 아줌마, 은섭 앞에서 겁나는
아줌마 : 정말이라니까요. 어젯밤에 쓰러지셔서 지금 입원해 계세요. 집에 안 계시다니까.
은섭 :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던 분이 갑자기 쓰러져서 의식불명이라구요?
아줌마 : 그렇다니까요. 교수님 집에 없는 거 확인했음 나가주세요.
은섭 : 내 눈으로 보기 전엔 못 믿겠어요, 어느 병원입니까.
S#18. 준세 사무실 / 낮
준세, 기분 좋게 통화중.
준세 : 네, 이제 내일 서류에 싸인만 하면 끝날 것 같습니다. 중간에 정보가 샌 줄 알고 좀 혼란스러웠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내게 돼서 다행이예요..... 아뇨, 홍콩 몰 껀은 숨 좀 돌리구요. 저 모레부터 휴가 쓸 겁니다. 찾지 마세요. (전화 끊는다)
봉투를 반 접어 바지 뒷주머니에 넣은 은섭, 들어선다.
은섭 : 실례인 줄 알면서 또 오게 되네요.
준세 : 오늘은 경찰을 불러야 겠군요.
은섭 : 어제 최정희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원한 금액의 일부를 받고 나머진 신도영한테 확인을 하신 후에 주기로 하셨는데
그만 어젯밤에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군요. 그래서 나머지는 김준세 이사께 받으면 어떨까.....해서 왔습니다.
준세 : .........뭐에 대한 돈을 달라는 겁니까.
은섭 : 인터넷에 사진하고 제가 아는 정황들을 올려볼까 생각중이예요.
준세 : 명예 훼손으로 고소당할 각오는 하셨구요?
은섭 : 전 잃을 게 없는 사람입니다.
준세 : 그걸 올려서 얻게 되는 건 뭡니까. 댁이나 도영이나 다 마이너스 아닙니까.
은섭 : 갑자기 집과 가족을 잃고 불행하게 살았던 그 동생에겐 빛이 될수도 있잖습니까.
난 그 동생이 걱정돼요. 나처럼 자랐을까봐.
준세 : .....경찰 부르겠습니다. (전화를 드는데)
은섭 : 이거나 보시고 부르시죠.
은섭, 수표 2장을 꺼내 뒷면의 이서를 보여준다. ‘최정희 010 - 781- 2034’ ‘최정희 540725 - 2043522’
은섭 : 그 까칠한 분이 이렇게 제대로 이서를 해서 주셨습니다. 필적감정 의뢰해 보세요. 바로 어제 받은 따끈따끈한 싸인이니까.
준세 : 그 사진이 찍힌 날 동생이 실종됐다는 걸 어떻게 장담합니까. 만약 도영이 사진이었다 해도 다른 날 찍힌 걸 수 있죠.
은섭 : 서울역에서 어린 꼬마를 데리고 가는 신도영을 마주친 날이 2월 13일입니다. 실종 신고일도 2월 13일.
이 사진이 실린 신문은 그 다음날이구요. (책상에 봉투를 던진다)
준세 : ...............
은섭 : 그날 보육원에서 기금마련 때문에 서울에 왔었어요. 서울역에서 분명 도영이가 동생 손을 잡고 지나가는 걸 봤습니다.
정 확인해보고 싶으심 제성보육원으로 전화해보세요. 어디서 돈을 걷어왔는지 기막히게 기록해 놓고 있으니까.
준세 : ...............
S#19. 백화점 일각 복도 / 낮
사월, 작은 상자 들고 달려간다. 은섭과 부딪힌다.
사월 : 죄송합니다.
은섭 : (짜증난다는 듯 보고 가는)
사월 : ......(갸우뚱...하다 바로 사무실로)
S#20. 준세 사무실 / 낮
준세, 봉투에서 사진을 보고 있다. 사월, 뛰어 들어오며
사월 : 오빠...... 정비서님 어딨어? 이거 주문하셨..... (하다가 사진을 보는) !!
준세 : .......
사월 : 오빠 이거 그 때 그 사진 맞지? 갖고 있었으면서 왜 말 안했어.
준세 : 지금 받은 거야.
사월 : 혹시 방금 그 남자가 놓고 간거야?
S#21. 백화점 일각 / 낮
사월, 달려간다. 저만치 걸어가는 은섭.
사월 : 저기요! .........잠깐만요! ...... 거기 서요!
은섭, 사월이 부르는 소리 못 듣고 사라진다.
S#22. 준세 사무실 / 낮
준세, 파쇄기에 사진을 넣어 갈아버린다. 사월, 뛰어 들어온다.
사월 : 오빠 그 사진 좀...... (하다가 파쇄기로 달려가) 안 돼!
준세 : 넌 그 사진에 왜 그렇게 집착해?
사월 : 저 사람 연락처 알아 혹시?
준세 : 몰라.
사월 : .........
준세 : 왜 그러는데?
사월 : 그 사진 오빠한테 왜 가져 온거래? 두 번이나 찾아온 이유가 있을꺼 아냐.
준세 : .......미안하다 사월아. 그건 지금 말할 수 없어.
사월 : ......나중에 저 사람 또 찾아오면 그 땐 나한테 꼭 좀 연락줘. 부탁이야 오빠.
준세 : 넌 왜 그 사람을 만날려고 하는데?
사월 : 미안해 오빠. 나도 그건 지금 말할 수 없어.
준세 : .........
S#23. 외곽 도로 / 낮
달리는 준세의 차.
준세 : (핸즈프리로 전화를 건다)
(F) : 네, 제성 보육원입니다.
준세 : 아까 전화 드렸던 사람인데요. 지금 가는 중이거든요...주유소 두 개 지났구요..직진하다 큰 길에서 우회전이라고 하셨나요?
S#24. 제성 보육원 사무실 / 낮
테이블에 현미녹차 티백 넣은 찻잔 놓여있다.
준세와 원장, 마주 앉아있다. 원장, 흰 봉투 손에 들고 헤벌쭉.
원장 : 이렇게 멀리까지 찾아와서 도움을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또 이렇게 큰 액수를......
준세 : 별 말씀을요.....
원장 :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준세 : 후원이 많이 옵니까.
원장 : 요즘 다들 어려우니까 뭐 별로 없죠.
준세 : 모금 활동 같은 것도 다니시나요.
원장 : 예전엔 좀 다녔죠. 추석이랑 설날 뭐 애들 겨울방학 때요. 그것도 다 옛날 얘기죠, 요샌 애들이 어디 그런 거 가라면 가나요.
준세 : 원장님. 정말 죄송한 부탁인데 예전에 후원이나 기금 마련한 장부 좀 볼 수 있을까요.
원장 : ..........(난처)......
준세 : ......... 88년 2월 꺼요.
준세, 낡은 장부를 보고 있다. 88년 2월 13일. 복지기금마련 찬송가 대회. 38명.
참가한 원생 이름과 기차표 버스비 전철비.... 등 교통 식대등등이 적혀있다. 홍은섭의 이름도 보인다.
서울 참사랑교회 10만원, 평화복지관 15만원, 선한 목자 교회10만원.......
은섭 : (E) 서울역에서 어린 꼬마를 데리고 가는 신도영을 마주친 날이 2월 13일입니다. 실종 신고일도 2월 13일.
‘2월 13일’ ‘홍은섭’ 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팍팍 들어온다.
준세 : ............
S#25. 병원 앞 / 낮
차, 급하게 와서 서고 수호, 내린다. 병원으로 뛰어 들어간다.
S#26. 병실 앞 복도 / 낮
경호원이 지키고 서 있는 병실. 수호, 눈물 닦으며 도영과 함께 나온다.
사월, 다가오다 두 사람을 보고 멈춰선다.
수호, 복도 벤치에 털썩 주저앉아 고개 떨구고 있다. 눈물이 나는 듯 손을 눈가로 가져가는 수호.
사월 : ..................
도영, 수호를 부축해 데리고 간다.
도영 : 아빠가 이러심 제가 힘들죠.... 엄마 금방 일어나실 꺼예요. 집에 가 계세요....
수호 : 그래, 내 집에 가서 얼른 옷만 갈아입고 오마.
사월, 수호를 따라가려다 눈물이 그렁해 슬픔이 가득한 수호의 표정을 보고 멈춰선다.
사월 : ........(멀어지는 두 사람 보며 멍하니).......
사월, 멍하니 서 있는데 경호원 한 사람만 서 있는 병실 앞. 경호원, 전화 받으면서 자리를 뜬다.
사월, 얼른 병실로 뛰어 들어간다.
S#27. 병실 / 낮
문가에 서서 누워있는 정희를 잠시 바라보다가 정희에게 다가가는 사월. 다가가 정희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쓸어 가지런히 해준다.
사월 : .......엄마.......... 내 손 느껴져? 엄마 지금 움직이진 못해도 내 목소리, 내 얘기 다 듣고 있죠? 엄마 냄새 맡고 싶다......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는) 엄마도 나 보고 싶었지? 나도 다 느꼈어... 그래서 견딜 수 있었어.
정희 : ..................
사월 : 엄마, 내가 옛날에 하던 거 또 해줄게. ... 알아들었음 엄마 손가락 살짝 움직여 줘.
삐약삐약 병아리, 병아리는 지영이. 병아리 꼬까옷 주세요.
정희, 눈꺼풀이 살짝 움직인다.
사월 : ............엄마!
S#28. 병실 앞 / 낮
사월, 뛰어 나간다. 복도의 스테이션으로 달려가며
사월 : 선생님! 선생님!
S#29. 병실 / 낮
정희의 동공을 체크하는 의사.
의사 : ...........
사월 : 깨어나신 거 아니예요?
도영, 들어선다.
도영 : (날 선) 여기서 뭐하는 거야!
사월 : .....
S#30. 병원 일각 / 낮
사월과 마주 서 있는 도영.
도영 : 엄만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잖아.
사월 : 엄마가 보고 싶고 걱정되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만에 하나.....
도영 : 만에 하나 뭐?
사월 :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거지만 엄마가 돌아가시면요... 만약 돌아가시게 되면
그 전에 얼굴이라도 좀 더 보고, 손 좀 더 잡아볼려구.
도영 : ..........(마음이 흔들리지만 다잡는) 그럴 일은 없을꺼예요.
사월 : 그죠? 엄만 곧 깨어나시겠죠? 아까 진짜로 눈동자가 움직였어요. 제 얘기 다 듣고 계셨어요.
도영 : .................
사월 : 고문님 오신 거 봤어요. 제 얘기 좀 해주세요 언니.
도영 : 엄마 때문에 정신없는 아빠한테 사월씨 얘기까지 하라구....
사월 : 언니.... 전 지금 의지할 데가 언니밖에 없어요... 나 좀 봐주세요 제발....
도영 : 사월씬 어떻데 자기 생각만해? 엄마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게 순서 아냐?
사월 : (눈물 쓱 훔치며) 죄송해요 언니, 전 그럼 들어가 볼께요. 오후부턴 예약이 꽉 차 있어요.
사월, 뛰어간다.
S#31. 남성복 매장 / 낮
핸즈프리로 통화하며 남성용 셔츠와 타이 구두, 수트를 고르는 사월.
사월 : 전경련 모임 때 입으실꺼요...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은 괜찮으세요?
실장님, 꼭 좀 전해주세요. 잘 챙겨드시고 기운 차리시라구요, 네...
S#32. 장회장 저택 마당 / 밤
우람한 문이 열리고 남자 수트 케이스와 쇼핑백을 든 사월, 비서의 안내를 받아 안채로 걸어간다.
사월 : (놀라운 듯 두리번)
S#33. 장회장 저택 안 / 밤
거실. 사월, 옷걸이에 수트를 잘 걸어놓는다.
장회장, 걸어 나온다. 얼굴이 핼쓱하고 안 좋다.
사월 : 회장님!
태문 :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다.
사월 : 회복 하셨다더니 아직 아파보이세요.
태문 : .......니가 고른거냐. 빛깔 좋다.
사월 : 이거 입으심 서른 한살 같아 보이실 꺼예요.
태문 : 다시 그 나이가 돼서 뭐해. 살기만 귀찮지.
사월 : 막상 서른 한 살로 돌려놓음 좋아하실 꺼면서.
태문 : ...... 넌 성격도 밝고 깡도 있고.... 앞으로 잘 살꺼다.
사월 : 당연하죠.
태문 : 오늘 수고했다. (봉투를 하나준다)
사월 : 아닙니다.
태문 : 내 성의야. 받아라. 자! (내민 손 안 거두는)
사월 : ........감사합니다.
태문 : 잘가.
사월 : 네, 안녕히 주무세요.
사월, 나가면서 회장을 돌아본다. 쓸쓸하게 고개 숙이고 앉아있다.
S#34. 장회장 저택 마당 / 밤
사월, 걸어 나간다. 뒤돌아보는데 거실 불이 꺼진다.
사월, 대문을 나서 한참 걸어가다 멈춰 선다. 이상한 느낌으로 거실을 바라본다.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열어본다. 천만 원짜리 수표 한 장이 나온다. 사월, 놀라 눈이 동그래지고. 집으로 달려가는 사월.
사월 : 회장님!... 실장님! 용실장님! 문 좀 열어 주세요. 회장님!
비서 : (문 열고) 무슨 일입니까?
사월 : 다시 좀 들어가게 해주세요.
비서 : 회장님 일찍 주무시겠다고 했습니다.
사월 : 중요한 걸 놓고 나왔어요. 잠깐 들어갔다 올께요.
비서 : 내일 제가 갖다 드리겠습니다.
사월 : 잠깐이면 돼요!
사월, 비서를 밀치고 뛰어 들어간다.
S#35. 장회장 저택 / 밤
불 꺼진 거실. 사월, 들어온다. 고요하다.
사월 : .........(두리번)......
사월, 갸우뚱..... 돌아서려는데 구석으로 시선. 깜짝 놀란다.
사월 : ........(소스라치게 놀라며) 회장님!
새 옷을 차려입은 태문, 천장에 무명천을 걸고 의자 위에 올라가 무명천에 목을 걸고 있다.
사월 : (소리치는) 회장님!
사월, 허둥지둥 회장에게 달려든다. 사월, 의자로 뛰어 올라가 회장과 실랑이. 목에서 무명천을 벗긴다.
사월, 회장을 안아 함께 떨어진다.
쿵! 바닥에 떨어진 회장, 핏발이 서고 땀이 맺힌 얼굴로 기침한다.
사월 : (소리 버럭) 회장님! 왜 이러세요! 왜 이렇게 못난 짓 하세요 진짜! 왜 이래요 왜!
(자기 설움에 겨워 울음이 터진다..... 엉엉 통곡한다)
놓여있는 술병. 사월과 태문, 술 마시고 있다.
태문 : ....... 넌 끝까지 내 맘에 안 드는구나.
사월 : (아직도 울음이 남아서) 어떻게 자살할 생각을 하세요. 회장님이! 부모 없이 외로운 나도 사는데!
돈 걱정이 하루도 떠나지 않는 나도 사는데!
태문 : ..........난 여기 이렇게 목숨 붙어 살 이유가 없어.
사월 : 그렇다고 죽음 뭐가 좋은데요?
태문 : 집에 가라.
사월 : 회장님! 왜 이렇게 못나셨어요? 이렇게 못난 분이 어떻게 맨 주먹으로 태문그룹을 키우셨어요?
태문 : 사람을 죽였어.
사월 : !
태문 : ..........난...........젊었을 때 욕심에 가려 한 사람을 죽였다.
사월 : ......!!!
태문 : 말다툼 끝에 일어난 우발적인 일이었어..... 하지만 자수하지 않고 그걸 내 착한 운전기사한테 덮어 씌웠지.
그 놈은 살인누명을 쓴 채 어디론가 행방불명 되고 처자식은 거리로 나 앉았어.... 돌 지난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애는 고아원으로 가고 애 엄마는 식당일을 전전하다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월 : ...........
태문 : 죽은 사장이 하던 대기업 하청을 내가 맡았지.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내가 죄를 지었다는 사실도 잊고 승승장구했었지.....
(괴로운 듯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는다)
사월 : .........
태문 : 하지만 세상이 삐뚜루돌아가진 않더라. 3년전부터 죄값을 받기 시작했어. 마누라가 갑자기 병에 걸리고 아들하고 며느리가
한 날 한 시에 교통사고로 죽고 식물인간으로 반년 넘게 누워있던 손자 녀석도 떠났지.... 나만 남겨두고 다 떠났다.
사월 : ......(눈물 주르르) 혼자 버티는 게 얼마나 끔찍한 건지 저 알아요.
태문 : 차라리 나를 치지, 나를 죽이지..... 그 때 알았다, 내가 죽는 것보다 더 큰 벌이 이거라는 걸.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 뺏고 날 이 고통 속에서 살게 하는 거.
사월 : 끔찍한 일이지만 과거예요. 견디고 버티셔야 해요.
태문 : 견디고 버티는 것도 마음 향하는 데가 있어야 하는거지. 난 더 이상 살아있을 이유가 없다.
태문, 일어나 무명천을 다시 잡는다.
사월 : 우리 누가 더 불행한가 내기해요, 회장님.
태문 : .........
사월 : 전 고아원에서 자랐어요. 학교 다닐 때 뭐 하나만 없어져도 애들은 다 저를 의심했죠. 고등학교 때 도둑 누명을 쓰고
학교를 짤렸어요. 혼자 힘으로 대학공부 마치고 지금까지 왔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리고 20년 만에 엄마를 찾았는데..... 날 몰라보세요.
태문 : ..........
사월 : 저도 회장님 못지않게 개 같은 인생이예요. 하지만 버티잖아요.
태문 : ........
사월 : 돌아가신 그분의 가족하고, 억울한 누명을 쓴 그 기사분을 찾아요. 찾아서 용서를 비는 게 회장님의 할 일이예요. 아셨어요?
사월, 가위로 무명천을 다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태문 : 그걸 그렇게 자른다고 내가 못 죽을 것 같니.
사월 : 속으론 나나 용실장님이 달려와서 줄 끊어주길 바랬죠? 자신한테 한 번 물어보세요 정말 죽고 싶었는지.
아님 누군가 말리고 손잡아 주길 바랬는지.
태문 : ...........
사월 : 하늘이 회장님을 남겨 둔 이유가 있을 꺼예요. 그 분들을 찾아서 사죄하는거.....
그게 회장님이 지금 이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이유 아닐까요.
태문 : (옆에 있던 쿳션을 집어던지며) 여기서까지 잘난 척을 해야 속이 풀리니.
사월 : .........죽지 마세요.
태문 : (눈물 핑글) 시끄럽다.
사월 : (눈물 핑글..... 미소)
태문 : 너희 어머닌 왜 널 몰라보시니?
사월 : 절 알아본 엄마가 쓰러지셨어요. 의식이 없으세요. 그대로 돌아가시면 전 어떻게 해야 돼요?
태문 : 최고의 의사를 내가 붙여주면 어떻겠니.
사월 : .......지금도 최고예요.
태문 : ........깨어나실 꺼다. 넌 강한 애야. 네 운을 믿어 봐.
사월 : 다음 번엔 안 말릴 꺼예요. 죽지 마세요 회장님. (눈물 닦는다)
S#36. 빌딩 로비 / 낮
은섭, 준세 마주 서 있다.
준세, 007 가방을 건넨다. 은섭, 미소로 받고.
준세 : 댁의 말을 믿어서 드리는 건 아닙니다.
은섭 : 그럼, 나랑 친구하고 싶어서 줍니까?
준세 : 다신 도영이나 나한테 연락하지 말아달란 부탁입니다.
은섭 : ........얘기가 통하게 나오시니까 저도 약속은 지켜드리겠습니다.
준세 : 다신 도영이를 찾아가지 않으셨음 합니다.
은섭 : 알겠습니다. 저도 약속은 지킨다니까요.
은섭, 선글래스를 끼고 가방을 든 채 나간다.
준세, 마음 안 좋은 듯 한참을 그대로 서 있다.
S#37. 현주네 집 / 낮
현주, 옷장을 홀딱 뒤집어 놓고 뒤진다.
현주 : 여기다 둔 거 맞는데......... 이게 어딜 갔지.......
은섭, 들어온다.
현주 : 어디 갔었어?
은섭 : 너한테 다 보고하고 다녀야 돼?
현주 : 아침에 통화하는 거 들었어. 또 김준세한테 간거야?
은섭 : 알 꺼 없어.
현주 : 그 집에서 갖고 나온 목걸이 반지 여기다 뒀는데 오빠 혹시 못 봤어?
은섭 : 내가 처분했으니까 걱정마.
현주 : .......돈은?
은섭 : 필요한 것 좀 메꿨어.
현주 : .............
은섭 : 왜 그렇게 봐?
현주 : 미선이 줬지.
은섭 : 알 꺼 없어.
현주 : 보석 째로 줬어, 팔아서 돈으로 줬어? 말해.
은섭 : 미선이 준 거 아냐.
현주 : 정말 아냐? 미선이 전화 받은 날부터 오빠 이상해.
은섭 : ...............
현주 : 오빠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 마음 다 알면서, 나한테 올 것 처럼 하면서 날 이용하고.....
난 몸도 마음도 다 오빠한테 있는데 어떻게 오빤 나한테 이래? 아직도 계속 미선이를 사랑하고 있으면서.
은섭 : ..........싫으면 가. (나간다)
현주 : ..........(눈물 핑글).....개자식.
S#38. 도영네 거실 / 낮
현주, 들어온다. 이리 저리 살피는.
도영, 소파에 앉아있다.
도영 : 나 밖에 없어 괜찮아.
현주 : (소파로 가서 앉는) 안녕하셨어요.
도영 : (커다란 쇼핑백 내주며) 니가 입던 옷이랑 구두.... 아이크림까지 다 챙겼다. 향수도 하나 새 걸루 넣었어. 써 봐.
현주 : 고마워요 언니, 오늘 언니 만난 거 은섭 오빠한텐 비밀!
도영 : 왜 이제야 연락했니. 보고 싶었는데.
현주 : 아........여긴 여전히 좋구나.....
도영 : 왜 바보 짓 했니. 난 널 내 동생으로 받아주고 싶었는데,
현주 : 후회하고 있어요.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남자를 내가 뭐 좋다고.... 지금이라면 당장 배신 때리고 이 집 딸로 살겠다.
도영 : .......싸웠니.
현주 : 원래 사귀던 내 친구를 아직 못 잊고 있더라구요.
도영 : 다시 이 집 딸로 오고 싶니?
현주 : ......이미 물 건너갔죠 뭐. 엄마는 좀 어떠세요?
도영 : 어떻다니?
현주 : 쓰러지셨다면서요.
도영 : 그것 까지 알아?
현주 : 은섭 오빠가 언니 약혼자 만난 것 같던데요.
도영 : ..... 또? 왜?
현주 : 거기까진 모르겠어요. 제가 또 살살 알아볼께요. (쇼핑백에서 옷 꺼내보는) 나.... 그동안 이거 입고 싶었는데....
도영 : .......
S#39. 병실 / 낮
누워있는 정희. 손이 가볍게 한번 움찔..... 한번 또 움찔.......
S#40. 방송국 일각 / 낮
준세, 서 있다. 도영, 달려 나온다.
도영 : 자기야!
준세 : 녹음 잘 끝났어?
도영 : 스튜디오 배정이 꼬여서 한참 멀었어.
준세 : 그래? 난 일부러 시간에 맞춰 왔는데.
도영 : 프로젝트 끝났다고 막 놀러 다니는 거야?
준세 : 어머닌 아직?
도영 : ....응.....
준세 : 기운내. 잠깐 차 한 잔 하자.
도영 : 좋지.
S#41. 방송국 연습실 / 낮
음료수 놓고 마주 앉은 두 사람.
준세 : 여기가 드라마 대본 연습하는데구나.
도영 : 응, 사극 같은 거 할 땐 여기가 꽉 차.
준세 : 연습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도영 : 자기야, 나 요새 스케줄 너무 정신없어. 방송 외에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행사도 여러 개 잡히고
또 박사논문도 빨리 쓰라네. 욕심으로 보이겠지만 나 다 잘해내고 싶어.
준세 : 도영아.
도영 : 응, 자기야.
준세 : 난 니가 어떤 허물이 있어도 덮어주고 니 편이 돼줄 생각이야.
도영 : ........그런데?
준세 : 그러니까 나한텐 솔직하게 얘기해 줬음 좋겠어.
도영 : ..... 자기 홍은섭 만났어? 또 무슨 얘길 들었길래 이래?
준세 : .......동생 데리고 서울역에 갔었니.
도영 : !
준세 : 동생이랑 서울역에 갔던 날이랑 동생 실종일이 일치한다며.
도영 : 걔가 그래?
준세 : 도영아, 나한텐 솔직하게 얘기해줘. 니가 그 날 동생을 잃어버렸다 해도 난 널 감싸줄꺼야.
도영 : ...........
준세 : 동생을 데리고 나갔었단 말, 집에 못했니. 말할 타이밍을 놓치고 지금까지 온 거야?
도영 : (기 막힌 듯 웃으며) 갑자기 왜 날 의심하는건데?
준세 : 도영아, 엄마 깨어나시면 사실대로 말씀드리자. 내가 같이 있어줄게. 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우리......
도영 : 동생 없어지던 날, 난 내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니까. 백번도 넘게 대답한 거야.
이제 자기 앞에서까지 해야 돼? 천 번을 채울까?
준세 : 홍은섭은 동생 실종일에 서울역을 지나쳤어. 제성보육원 가서 확인 했어.
도영 : ........(철렁).....그래서?
준세 : 니가 자꾸 그런 사람한테 휘둘리는 게 싫어서 그래.
도영 : 난 동생을 데리고 서울역에 간 적 없어. 그 사진도 나 아냐.
준세 : ..... 그래. 그럼 니 말을 믿을게.
S#42. 라디오 스튜디오 / 낮
음악 흐른다. (차이코프스키 곡으로) 도영,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앉아있다. PD, 밖에서 싸인을 준다.
도영 : ......(원고 읽는) 왜 카츄사는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어쩌자고 나는 그런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을까.
전쟁은 왜 일어났을까. 그리고 나는 무엇 때문에 방종한 생활을 했나... 이 모든 물음에 답하고 하느님의 섭리를 이해하기란
나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했다......
PD, 음악 줄였다 다시 소리 키우고
도영 : 오늘의 테마 감상곡 시간은 러시아의 두 거장, 차이코프스키와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부활을 골라봤습니다.
S#43. 도 로 / 낮
달리는 도영의 차. 조수석엔 동우.
동우 : 어디 가는 거예요?
도영 : 나도 몰라요.
동우 : 도영씨.
도영 : 오늘은 나랑 같이 있어줘요. 수업도 가지 말구. 아무데도 가지 마.
S#44. 공원 / 낮
도영, 동우 걷고 있다.
도영 : 나 그냥 다 말해버릴까?
동우 : 뭘?
도영 : .........
동우 : 뭔지 모르지만 말해요. 속에 오래 담아둬서 좋은 건 없는 것 같아. 누굴 미워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도.
도영 : 미움이나 사랑이 아닌데.....
동우 : .....그럼 담아둘 말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도영 : ..........
동우 : 뭔지 모르지만 말해요.
도영 : 동우씨..... 그럼 나는 갈 데가 없는데.
동우 : .........갈 데 없음 나한테 와요.
도영 : .......
동우 : 말하고 나니 쑥스럽네..... 목마르죠? 물 사올께요. (뛰어간다)
도영 : .........(멀어지는 동우를 보며) 동우씨..... 난 그때 너무 무섭고 외로웠어.
동우 : (저만치 뛰어가다 도영을 돌아보고 웃고 또 뛰어간다)
도영 : ......지영이, 내가 데리고 나갔다 잃어버린 거라고 거기까지만 말할까.... 엄마가 곧 깨어나실 것 같아요....
S#45. 장회장 건물 앞 / 낮
장회장, 비서와 함께 걸어 나온다.
비서 : 외관 조명 공사를 다시 했습니다. 밤에 한번 와셔 보시죠 회장님.
회장 : (건성) 그래 수고 많았다.
비서 : 회사로 들어가시겠습니까?
회장 : 윤사월이 좀 불러.
S#46. 장회장 집 / 낮
사월, 태문 앉아있다. 태문, 말없이 가만히 사월을 본다.
사월 : 여기까지 불러 놓곤 왜 말씀이 없으세요?
태문 : 너 입이 무겁더구나.
사월 : ......그 정도는 지켜드리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태문 : 너 지금 니가 또 멋지다고 생각하지?
사월 : .............
태문 : 오늘은 웬일로 잘난 척을 안해.
사월 : 제가 언제 잘난 척 했다구 그러세요.
태문 : 어머니는?
사월 : (밝게) 곧 깨어나시겠죠.
태문 : 사월아.
사월 : 네.
태문 : 생일이 4월이냐.
사월 : 제 진짜 생일은 엄마를 만나면 곧 알게 될꺼구요. 미카엘의 집에 들어간 게 4월이라 사월이예요.
태문 : 내 딸 생일이 4월이었어.
사월 : ........한 달 전 돌아가신 그......
태문 : 사월아.
사월 : .......네 회장님.
태문 : 내가 너한테 약속 하나 하마.
사월 : .........
태문 : 앞으로 살면서 니가 진실로 원하는 것 한 가지는 내가 반드시 이뤄주마. 내 모든 재산과 인맥을 동원해서라도!
사월 : .........(눈물 핑글) 뻥 좀 치지 마세요.
태문 : 이 눔 자식은 어떻게 끝까지 맘에 안들어. 나가!
S#47. 병실 앞 / 낮
사월, 경호원에게 밀쳐 돌아선다.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도영과 마주친다.
도영 : ...........(다른 날과는 다른 느낌으로 보는)
사월 : ......언니 오기 전에 갈려고 했는데.....
도영 : ......차 한 잔 마시고 가요.
S#48. 병원 휴게실 / 낮
음료수 놓고 마주 앉아있는 도영과 사월.
사월 : 요샌 숨 쉴 때마다 주문처럼 외워요. 엄마 일어나세요, 엄마 깨어나게 해주세요, 엄마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도영 : ..........
사월 : 그저께 TV에서 언니 방송 봤는데 정말 멋졌어요. 엄마 때문에 힘드실텐데 전혀 내색 없이.... 언니 정말 프로세요.
도영 : ..........사월씨.....
사월 : 네, 언니.
도영 : .........사월씨.... 할 얘기가 있어요.
사월 : 네 언니 말씀하세요.
도영 : ........그동안.....내가.......
간호사, 달려온다.
간호사 : 신도영씨! 어머니가 의식을 찾으셨어요.
도영 : !!
사월 : !!
도영과 사월, 일어난다. 사월, 후다닥 달려간다.
도영도 따라가는데 불안한 표정.
S#49. 병원 일각 / 낮
도영과 사월, 뛰고 있다. (고속촬영이어도 좋지 않을까 싶은).... 달리는 두 자매, 마음은 다르다.
밝은 표정의 사월, 앞서 달려간다. 사월, 웃으며 빨리 오라는 듯 뒤를 돌아보는데 긴장된 얼굴의 도영 뒤따라오고 있다.
도영은 불안과 긴장 어두움. 사월은 안도, 설렘과 밝음. 두 자매, 한참을 달려간다.
S#50. 병실 / 낮
뛰어 들어오는 도영과 사월. 정희, 눈감고 조용히 누워있다.
사월 : .......(침상에 바짝 다가와) 엄마!
도영 :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정희, 천천히 눈을 뜬다.
정희 : ...............
도영 : (긴장).............
사월 : 엄마! 엄마, 저 지영이예요.
정희, 눈동자 느린 움직임으로 사월을 바라본다.
정희와 눈을 맞추는 사월.
사월 : ...........
정희 : ........도영아.........
사월 : ...........
도영 : ..... (뒤에 서 있다 침상으로 천천히 오는) 네, 엄마.
정희 : ..........어디 갔었어.
도영 : 잠깐 병실 밖에.....
정희 : 엄마 학교 간 사이에 멀리가면 어떡해..... 걱정했는데.....
도영 : .....!!
사월 : 엄마!
도영 : .........엄마.
정희 : 도영아...... 엄마 손 좀 잡아줘....
도영 : 네, 엄마. (손을 꼭 잡는다)
정희 : 걱정했지 너도?
도영 : 그럼요 엄마....
정희 : 이제 괜찮아. 엄마 왔잖아.
도영 : 엄마.......
사월 : (달려들어) 저 지영이예요, 엄마. 윤사월 기억 안나세요.
정희 : ...........
사월 : 저예요, 지영이. 지영이라구요 엄마. 우리 통화했잖아요. 제가 누군지 엄마 알아보셨잖아요.
정희 : ...........도영아.
도영 : 네, 엄마.
정희 : 얜 누구니.
도영 : .........!
사월 : .........엄마!
정희 : 얜 누구야. 친구니?
사월 : !!!!!!!
사월, 달려들어 정희를 마구잡이로 흔들며 소리지른다.
사월 : 엄마 정신차려요. 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야. 나라니까, 지영이!
도영 : (밖으로 뛰어나간다)
사월 : 나예요, 엄마! 엄마가 20년 동안 찾던 지영이라니까요!
정희 : .....(겁에 질려) 도영아....... 도영아.......
경호원들 달려와 사월을 끌어낸다.
S#51. 병실 앞 / 낮
병실 밖으로 내동댕이쳐지는 사월. 사월, 바닥에 엎어져 버둥거리며 운다.
사월 : 엄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왜 날 몰라봐.... 엄마 나 지영이라니까요. 엄마...... 엄마......
사월, 일어나 병실로 들어가려하면 경호원들 매섭게 밀쳐낸다.
사월, 경호원들과 몸싸움하며 다시 병실로 들어가려다 잡히고 다시 밀쳐 떨어진다.
도영, 한 쪽에 서서보고 있다.
도영 : ...............
사월, 눈물 뚝뚝 흘리며 일어선다. 도영을 바라본다.
두 사람, 눈 마주친 채 말 없고 사월은 눈물만 뚝뚝.
사월 : 언니...... 뭐라고 말 좀 해줘요. 나 지영이라구.
도영 : ........
도영, 말없이 병실로 들어간다.
사월, 병실을 바라본다. 경호원들 병실 앞에 서서 사월에겐 눈길 주지 않는다. 사월, 돌아서 걸어간다.
S#52. 병실 / 낮
병실 안 평화롭다. 도영, 정희의 손을 잡고 있다.
도영 : .......엄마 괜찮아..... 나만 믿어요.
수호, 들어온다.
수호 : 여보!
정희 : 여보..... 왜 이렇게 늦었어.
수호 : .... 당신, 괜찮은 거지?
정희 : 참, 당신 선물 사왔어?
수호 : 선물 살 겨를이 어딨어. 당신 아파 입원했다는데.
정희 : 도영이가 나 아프댔어요?
도영 : 엄마 잠깐 감기 몸살로 병원 오신 거 잖아요. 여기 병원이예요.
정희 : 나두 알아. 날 바보 취급해 얘가.
S#53. 도영네 거실 / 밤
세 사람 차 마시며 앉아있다. 정희, 도영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도영 : (미소로 정희보는)
의사 : (E) 이런 외상의 경우 6개월은 지켜봐야 합니다. 잘 기억을 못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해도
윽박지르거나 바로 잡으려 하지 마세요. 일단은 이해하고 넘어가 주시는 게 좋습니다. 다른 검사는 모든게 정상입니다.
정희 : 넌 누굴 닮아 이렇게 이쁘니.
도영 : 엄마 닮아 이쁘죠.
정희 : 그렇지?
수호 : 당신 한번 아파 보더니 철 들었구만. 종종 아프면 좋겠어.
정희 : 짜증나는 소리 자꾸 할래요.
수호 : 했던 말 취소, 똑같구만 뭘.
정희 : 도영이가 옆에 있어서 든든했어요.
도영 : 엄마가 무사해서 다행이예요. (웃는)
S#54. 사월 방 / 밤
어두운 방. 이불 쓰고 통곡하는 사월. 눈 감은 채 눈물 흘리고 있다.
문 벌컥 열리고 동우 들어온다.
동우 : 사월아!
사월 : (흐느낌만)
동우 : ...... 돌아가셨어? 엄마 돌아가신거야?
사월 : ..........
동우 : 예기 좀 해봐! 엄마 돌아가셨어? 도영씬 지금 어딨어.
사월 : 엄마 말짱하게 깨어나셨어..... 그런데 날 못 알아보셔.
동우 : 뭐!
사월 : 경호원들한테 쫓겨났어. 엄마가 날 몰라봐 동우야.
동우 : ...............
사월 : 언니는 날 아는 체도 안 해. 엄마한테 말을 해주지도 않아.
동우 : .........내가 만나서 얘기해 볼게. 울지 마, 사월아.
사월 : 엄마...... 엄마........
S#55. 방송국 로비 카페 / 밤
문 닫은 커피숍. 비어있는 테이블들, 썰렁하게 보인다.
동우, 한 테이블에 앉아있다. 도영, 달려와 동우 테이블로 간다.
동우 : 집에 있을 줄 알았는데.....
도영 : 촬영 하나 잡혀서 다시 나왔어요. 요즘 정신없어요.
동우 : 어머니 깨어나셨다면서요.
도영 : 네.
동우 : 사월이를 몰라보신다던데.....
도영 : ......그래서 난 그런 생각도 들어요. 사월씨가 엄마랑 통화하고 얘기 했다는 게 사실일까.
동우 : 도영씨가 한번 어머니한테 얘기해보면 안돼요? 사월이가 거짓말을 할 애도 아니고, 이상하잖아요.
도영 : .......나더러 무슨 얘길 하라구?
동우 : 사월이, 도영씨 동생일지 모르잖아요.
도영 : ...........
동우 : 도영씨가 어머니한테 얘길 좀 해봐줘요.
도영 : 동우씨까지 왜 이래.
동우 : ...............
도영 : 엄마 정신 차린 지 몇 시간이나 지났다고 이래요. 엄마 쓰러져 있는 동안 별 상상을 다하면서 가슴 졸였던 사람한테
지금 뭐하는 거야.
동우 : 도영씨 기분도 이해하는데 사월이는 20년을 기다렸잖아요.
도영 : 아직 멍해있는 엄마한테 잃어버린 동생 얘길 하라는 거예요?
동우 : 해주세요, 도영씨. 그게 어머니나 사월이나 도영씨를 위해서.......
도영 : (벌떡 일어나며) 녹음실 가야해요. 담에 봐요 동우씨.
동우 : 도영씨 오늘 왜 이래요. 딴 사람 같이.
도영 : 동우씨야 말로 왜 이래, 당신까지 왜 날 볶아.
동우 : 지금 내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 도영씨예요. 하지만 사월이도 내 가족 같고 동생 같은 친구라구요.
도영 : 가서 도닥이고 잘해주세요 그럼. (간다)
동우 : 도영씨!
도영 : ........(뒤 돌아보지 않고 가고)
동우 : .............(이상한)........
S#56. 방송국 일각 / 밤
스탭들, 조명 설치하고 어수선하다.
한 쪽에 선 도영, 거울 보며 립글로스를 바른다.
S#57. 사월 방 / 밤
벽에 기대 앉아있는 사월.... 넋이 나가 있다.
사월 : 엄마......... 첫 월급 받은 거 떼어놨어요.... 엄마 내복 사드릴려구....엄마 깨어나면 그동안 못했던 거 다하고 싶었는데....
카네이션도 달아 드리고, 같이 목욕도 가고....... 엄마 흰머리도 뽑아드리고 싶었는데..... 왜 난 안 되는 거예요....
S#58. VIP 룸 / 낮
준세와 도영, 거울 앞에 서 있다.
도영은 빨간색 계통의 아주 화려하고 아름다운 세미 드레스, 준세는 정장 수트.
팀장 : 모델이 따로 없네요. 옷도 너무 잘 어울리시고 두 분도 잘 어울리세요.
도영 : 감사합니다. 너무 맘에 들어요.
팀장 : 도영씨..... 기분 좋아 보여요.
도영 : 네, 기분 좋아요. 엄마가 편찮으셨는데 좋아지셨구요, 준세씨랑 근사한 모임에 가니까 또 기분좋구요.
준세 : 사월인 요즘 안 보이네요. 전화도 꺼져 있구.
도영 : ............
팀장 : 네, 몸이 좀 아프대요. 휴가내고 쉬는 중이예요.
준세 : 어디가 아픈데요?
팀장 : 냉방병 같아요. 요즘 여기저기 에어컨 너무 심하게 틀잖아요.
도영 : 그러게 말이예요.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이게 무슨 짓인지 몰라.
팀장 : 지금 잘 맞으시긴 한데..... 허리를 더 타이트하게 잡아 드릴까요? 볼륨감 있게?
도영 : 그래주세요.
팀장 :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도영씨가 우리나라 홍보대사란 게 저도 참 자랑스러워요. 김이사님 좋으시겠어요.
준세 : (미소) 네.
팀장 : 수요일 오후까지 오세요. 네시 정도 어떠세요?
도영 : 좋아요.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 맘에 드는 듯 돌아보며 미소)
S#59. 사월 방 / 낮
사월, 퀭한 눈으로 골똘히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마주친 은섭의 모습과 9부, 현주네 집 앞에서 은섭의 모습 번쩍 거리며 떠오른다.
사월 : ............
S#60. 용자네 옷가게 / 낮
손님으로 북적이는 가게.
용자 : 응, 언니. 그거 요즘 제일 잘나가는 신상이예요. 가서 한번 입어보세요.
(다른 여자에게) 언니 아까 파랑색 보여달랬죠? 여기!
준세, 들어온다.
용자 : 어! 안녕하세요.
준세 : 잘 지냈어요?
용자 : 그럼요. 매일 대박이예요.
준세 : 사월인 연락이 안되네요.
용자 : 말도 마세요. 사흘 넘게 밥도 안 먹고 더운 데 방에만 쳐박혀 있어요.
준세 : 왜요? 무슨 일 인데요?
용자 : ......가서 직접 들으세요. 제 입으론 말 못해요.
S#61. 사월 방 / 낮
용자, 준세와 함께 문 열고 들어온다.
용자 : 사월아!
용자, 이불을 들추는데 침대에 없다.
준세 : !!
S#62. 현주네 집 앞 / 낮
사월의 기다림 몽타주. 서성이며 앉았다 서 있었다..... 한숨 쉬며 돌아가고.
다음 날 용자와 함께 땀 닦으며 기다리고....... 다음 날 다시 혼자 기다리고.....부채질하고 빵 먹으며 기다리고..... 4일 째.
쭈그려 앉아 있다 일어서 걸음을 옮기는데 은섭이 걸어오는 게 보인다.
사월 : ........!
은섭 : (얜 뭐야 싶은)........(집으로 들어가는데)
사월 : 김준세 이사한테 사진 보낸 분 맞죠?
은섭 : .........뭐야 당신.
사월 : 죄송한데 그 사진 좀 다시 볼 수 없을까요?
은섭 : 왜?
사월 : 저한테 아주 중요한 일이예요. 보여주세요, 제발.
은섭 : 없어요.
사월 : (버럭) 갖고 있는 거 다 알아! 제발 좀 보여줘요!
은섭 : 뭐 이런 또라이가 다 있어.
사월 : 당신은 그 사진을 왜 갖고 있는거야?
은섭 : 내가 먼저 물었잖아. 그걸 댁이 왜 보고 싶냐구!
사월 : ..........그 사진 속 아이, 내가 아는 사람 같아요.
은섭 : .......
S#63. 현주네 집 / 낮
사진보고 있는 사월.
사월 : 뭔가 알고 계시죠? 얘기 해주세요.
은섭 : 그건 안되지.
사월 : 왜요.
은섭 : 말 안하기로 하고 다른 데서 돈을 받은 게 있거든. 약속은 지켜주는 게 또..... (내 신조라면 신조지......)
사월 : (미친 듯 달려들어 멱살을 잡는다) 말해!
은섭 : .........(멱살 잡힌 채 황당).......
사월 : (사생결단) 말해! 말해 당장!
은섭 : 이 기집애가 미쳤나. (사월을 떼어 밀쳐낸다)
사월 : (밀쳐졌다 실성한 듯 다시 달려든다) 말해! 말해! 당장 말해! 말해! (울부짖는)
은섭 : ..............야, 너 왜 그래.
사월 : 부탁이야 말해주세요. 제발! 말해 주세요.
은섭 : 이유는 알아야 할 꺼 아냐.
사월 : .........이 사진 속 아이가 나 같아요.
은섭 : .........!!!
S#64. 분장실 / 낮
경미, 도영에게 메이컵 해주고 있다. 도영, 맘에 드는 듯 거울 속의 모습 본다.
경미 : 맘에 드세요?
도영 : 응, 맘에 들어. (웃는)
S#65. 현주네 집 / 낮
무섭게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사월.
은섭 : 내가 서울역에서 한숙이를 본 날하고, 경찰에 신고된 실종일이 일치해. 그런데 실종 어린이 전단에도,
경찰에 신고한 가족찾기 신청서에도 서울역에 갔단 말은 없어. 집 근처에서 실종이라고만 돼 있지.
사월 : 내 기억에도 남아있어요. 사람 많고 북적거리던 곳....기차소리 들리고 시끄러웠던 거.....
은섭 : 신도영은 그날 댁을 서울역에 잃어버리고 와선 집에단 한마디도 안 한거야. 왜 그랬을까.
사월 : ..........
S#66. 방송국 마당 / 낮
도영, 야외 촬영 중. ENG 카메라 옆에 고훈 서 있다.
고훈 : 카메라 돌고, 레디 큐!
도영 : 이번 주엔 저희 팀 모든 식구들이 소개됩니다.
조연출 : 어떤 사람들이 원더우먼쇼를 만드나 궁금하셨죠?
상구 : 당신이 행복해지는 시간, 수요일 저녁 일곱 시.
셋이 함께 : (웃으며) 기대하세요!
S#67. 현주네 집 / 낮
사월, 독한 표정으로 눈물이 그렁해 있다.
은섭 : 네 살 때 우리 엄마가 날 시장통에 버리고 갔어. 붕어빵을 손에 쥐어 주고 멀리 사라지던 모습이 어렴풋이 남아있어....
힘들고 아플 땐 아직도 그 꿈을 꿔. 멀어지는 엄마, 아무리 엄마를 불러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달려가려고 해도
다리가 꼼짝을 안 해.... 끔찍하지. 댁은 그런 꿈 안 꿔?
사월 : .............
은섭 : 신도영, 혹시 댁을 일부러 버리고 온 건 아닐까. 기차를 타고 멀리 가서 버리고 혼자만 돌아온 건 아닐까.
사월 : 그건 아닐꺼야...... 아니어야 해.
은섭 : 왜.
사월 : 날 그렇게까지 한거라면...... 내가 그 숨통을 끊어 버릴꺼니까.
은섭 : ..........(보통 아니네 싶은).......
현주, 들어오다 여자 신발 보고 깜짝. 안에 사월과 앉아있는 은섭을 본다.
현주 : .......뭐야 이 여자?
사월 : (정신이 번쩍 든 듯 눈물 쓱 훔치고 주먹 꼭 쥔) 오늘 감사했습니다.
현주 : 이젠 집으로 여자까지 불러? 야! 너 뭐야.
사월 : (현주를 째려본다)
현주 : ........(움찔)...
은섭 :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슈.
사월 : (나간다)
현주 : 뭐야 오빠. 저 여자 뭐냐구.
S#68. 카 페 / 낮
현주, 도영과 마주 앉아있다.
현주 : 백화점에서 봤던 그 여자가 은섭 오빠를 만났어요.
도영 : .......백화점에서 봤던 여자라니?
현주 : 그 여자 있잖아요. 우리 밥 먹을 때 옷 가져다 준 사람.
도영 : .......!
현주 : 어떻게 둘이 만났는진 모르겠는데.....그 여자가 언니네 집 친 딸이래요. 미친 거 아냐. 이젠 또 딴 애를 데려다
가짜 딸 만들려나봐요.
도영 : ..............
현주 : 언니, 이건 안돼요. 가짜 딸은 난데. 다시 가도 내가 가야지.
S#69. 방송국 로비 / 낮
신도영 사진을 보고 서 있는 사월.
사월 : ......언니.......지금 내가 하는 상상이 틀리길 바래.... 안 그럼....난 널 가만두지 않을꺼야.
사월, 걸음 옮긴다.
S#70. 라디오 스튜디오 / 낮
도영, 은비 원고 보며 CD 체크한다. ‘볼레로 한번 들어가야 할 때 아닌가’ ‘좋지. 내일쯤 심으면 좋겠다’
두 사람 얘기하는 데로 시은 걸어온다.
시은 : 김작가님 바빠요?
은비 : 바쁘죠.
시은 : 나 신규 프로그램을 하나 맡게 됐는데 마땅한 작가가 없더라구요. 같이 하고 싶은데.
은비 : 제가 좀 잘나가긴 하지만 세 프로를 한꺼번에 하긴 힘들죠.
시은 : 그렇죠? 그럼 아무래도 질이 떨어지겠죠? 두 프로 뛰어도 좀 그런데.... 딴 작가 알아봐야 겠다. 수고하세요. (간다)
은비 : ........방금 뭐야? 지금 자기 프로 맡았다고 잘난 척 한거지?
도영 : 놔 둬. 귀엽잖아.
은비 : 어디 얼마나 잘하나 두고 보겠어.
(E) : 문자음
도영 : (핸드폰 본다. 표정 안 좋고)
S#71. 방송국 일각 외진 곳 / 낮
사월 앉아있다. 도영 다가와
도영 : 잘 지냈어, 사월씨?
사월 : 신수호 고문님께 안가고 언니한테 온 건 언니한테서 대답을 듣고 싶기 때문이예요.
도영 : .... 무슨 대답?
사월 : 왜 날 서울역에 데려갔었다고 얘기 안했어요?
도영 : 안 갔으니까.
사월 : 사진 봤어요.
도영 : 나 아니야.
사월 : 언니 맞아요, 나도 맞구요.
도영 : 잘 보이지도 않는 희미한 사진으로 사람 이렇게 덮어 씌울꺼야.
사월 : 날 잃어버리고 와서 겁이 난거예요? 그래서 엄마 아빠한테 말 안하고 20년을 살았어요? 언니, 나 그래도 이해해요.
나 같아도 겁 났을 꺼야. 그리고 나도 최정희 교수님 성격, 보통 아니란 거 알아요. 말하면 난리가 났었겠지.
도영 : 소설 써요?
사월 : 언니 20년 전에 나한테 어떻게 한 거예요?
도영 : 내가 무슨 짓을 해?
사월 : 서울역에서 잃어버렸단 얘기만 했어도 뭔가 달라졌을꺼야. 적어도 제대로 찾아 볼 순 있었을테니까!
도영 : ..................
사월 : 언니! 날 일부러 버리고 온 건 아니죠?
도영 : 홍은섭 만난 거 다 알고 있어. 그 사기꾼 말에 놀아나고 있군.
사월 : 언니가 이렇게 외면하고 잡아떼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요?
도영 : 기억에 없어요.
사월 : ...........
도영 : 사월씨가 이 집 딸이라고 해도 집 근처에서 놀다 어떻게 된거지 내가 데리고 서울역까지 간 적은 없어.
사월 : 거짓말 탐지기나 최면 요법을 써봐요 그럼.
도영 : 어따대고 함부로 이래. 니 까짓게 뭔데 나한테 이래.
사월 : 우리나라 최고 인기아나운서, 대한민국 홍보대사 신도영씨.
도영 : ..........
사월 :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게 그렇게 힘드세요? 아님 두려우세요. 언니는 참 불쌍한 사람이예요.
도영 : 돌아가 줘.
사월 : 이젠 나도 봐드릴 수가 없겠네요. (돌아서 간다)
도영 : ........
S#72. 도영네 거실 / 밤
도영, 수호, 정희 와인 마시고 있다.
정희 : 도영인 오늘 학교 가서 공부 잘했니?
도영 : 네. 오늘 바빴어요.
정희 : 나도 피곤하네. 여보, 나 먼저 잘께요. (방으로)
수호 : (정희 들어가는 걸 물끄러미 보다가) 엄마가 회복이 더딘 것 같다.....
도영 : 아빠, 이 정도면 양호한 거죠. 아까 다른 교수님이랑 통화하는 거 들었는데 말짱하세요.
수호 : .....이 정도인 게 다행이다만.
도영 : 아빠 혹시 윤사월씨가 아빠 찾아가지 않았어요? 그 퍼스널 쇼퍼......
수호 : 아니, 내가 뭐 옷을 살 일이 있냐. 그 친구가 왜 날 찾아와.
도영 : ...........
S#73. 준세 집 / 밤
핸드폰 들고 있는 준세.
용자 : (E) 밥도 안 먹고 전화도 안 받겠대요. 죄송해요.
준세 : .........내 전화도 안 받겠답니까?
용자 : 네.
S#74. 사월 방 / 밤
용자, 버럭 버럭 소리 지른다. 사월, 이불 쓰고 누워있다. 동우도 옆에 걱정스러운 듯 서있고.
용자 : 넌 굶어 죽을 작정이야! 사흘 째 밥을 안 먹음 어쩌겠단거야.
사월 벌떡 일어나 뛰어나간다.
용자 : 야!
동우 : 사월아!
S#75. 산책로 / 밤
사월, 미친 듯이 달려간다. 한참을 달리다 힘이 빠져 땅바닥에 푹 쓰러진다.
힘없이 길바닥에 누워 하늘 보는 사월. 눈물이 흐른다. 하늘 보며 누워있던 사월, 벌떡 일어나 앉는다.
S#76. 사월 방 / 밤
스탠드만 켠 어두운 방. 사월, 거울 앞에 앉아 머리 빗고 있다. 독한 눈빛으로 말 없이 머리 빗는 사월.
F. O.
S#77. VIP 룸 / 낮
도영, 들어선다. 아무도 없다.
도영 : 팀장님 안 계세요?
도영, 걸려 있는 드레스와 백들 천천히 구경하며 둘러보다 놀라서 굳는다.
도영의 시선이 닿는 곳, 사월이 서 있다. 화려한 화장과 도영이 주문한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있는 사월.
도영 : .....(섬뜩해서 보는)....
사월 : ....(빤히 쏘아보며 미소)
도영 : 사월씨, 지금 제 정신이야?
사월 : (들은 척 만 척 거울보며 나지막히 흥얼거리는)
도영 : 당장 벗어요!
사월 : (머리 매만지고 귀걸이 만지며 흥얼흥얼)
도영 : 내 말 안들려! 당장 그 옷 벗으라니까. 왜 남의 옷을 입고 있는거야.
사월 : .....내 옷이었을 수도 있잖아?
도영 : ......뭐?
사월 : ........(싸늘하게 노려보며) 언니.... 그동안 좋았어?
사월, 독한 눈빛으로 도영에게 비수를 던지듯 웃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