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겨울은 매서운 한파와 설 연휴가 끼어있어 비수기로 통한다. 상가시장 역시 겨울에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저조해 분양을 봄 이후로 미루는 경향이 많다. 여기에 분양직원들 역시 추위에 열악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겨울내내 영업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아 이래저래 겨울철 상가분양은 썰렁한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혹한 속에서 용감히(?) 분양에 나선 택지지구 상가들이 있어 눈에 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천왕지구의 상가들은 대부분 작년 12월 경부터 본격적인 분양을 시작했다.
1지구와 2지구를 합쳐 약 5,000 여 세대가 입주하게 되는 천왕지구는 현재 3,500여 세대가 입주하는 1지구가 준공을 마치고, 1500여 세대 규모의 2지구를 2014년 초 예정으로 건설 중이다. 이 지역은 서울 내에 위치하고 있지만 단지내 상가를 제외하고 주변에 마땅한 상권이 거의 없어 근린상가 공급이 절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안양 관양지구도 이번 겨울 공격적 분양을 시작한 지역이다. 관양지구는 주변에 약 4,000여 세대 이상이 들어오는데다 학교, 스마트타운 등의 진입도 예정돼 기대감을 모으는 중이다. 관양지구내 해오름 초등학교는 곧 개교를 앞두고 있으며, 기업 입주로 꾸며지는 스마트타운도 조만간 모습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 호매실지구 역시 적지 않은 상가가 작년 11월말 경부터 본격 분양을 시작해 현재 왕성한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역은 지구내 칠보중학교 부근의 상업지구에 콘테이너박스가 이어져 추운 날씨 속에도 적극적인 분양이 이뤄짐을 체감하게 만든다.
호매실지구는 1만 세대 가량의 주거인구를 확보한 반면 대규모 소비시설이 부족해 지역내 수요선점을 노리는 상가들의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중인 모습이다. 이 지역내 상가준공은 6월부터 시작돼 하반기에는 대로변으로 펼쳐진 상가들을 다수 이용할 수 있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겨울철에 이처럼 분양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에 대해서는 상가선점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봇물터지는 공급물량에 차별성과 선별성이 희석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입지조건이 우수한 개별상가들의 자신감이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겨울철 공급을 시작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또, 예전과 달리 겨울이라고 상가시장이 무조건 ‘개점휴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대형 포털사이트 등에서 제공하는 지도가 현실감있는데다 지역 관련자료도 인터넷으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어 얼마든지 투자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겨울에는 비수기 특성상 가격협상 등의 여지도 커 오히려 이 시기를 노리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결국, 겨울에도 왕성한 상가 분양력을 보이는 지역들의 경우 SSM, 금융, 대형 프랜차이즈 등 집객력있는 업체의 임차확정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공급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들 상가가 임차업종 대비 공급가격의 적정성 등을 확보한다면 시장 선점적 투자를 검토할만 하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