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연주하는 멜로스쿼텟의 바이올린을 알아채릴 때쯤 익산역에 사람들이 내린다 나는 ktx창가에 앉아 바라보고 있다 이곳은 나에겐 지나가는 역이다 익산이 이리였을때 다시 바이올린 소리가 어떻게 왜 나를 알아챘는가
문득 아니 요즘은 어느 친숙한 골목에서나 어느 낯설은 골목에서나 죽은 엄마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이렇게 하지가 시작되는 날 엄마는 가마솥 구멍에 불쏘시개를 지피다 문득 허리를 펴 한 걸음 문턱을 올라서 이제 막 시작되는 하지의 여름 아지랭이를 어두운 부엌 그늘에서 쳐다보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