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연중 제21주일 (2005년 8월 21일)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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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야서 22, 19-23
	주님께서 궁중의 시종장 셉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19 “내가 너를 파면시키고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리라. 20 그날, 내가 나의 종 힐키야의 아들 엘리아킴을 불러 21 네가 입던 관복을 입히고 네가 띠던 관대를 띠게 하고 너의 권리를 그의 손에 넘겨 주리니, 그가 예루살렘 주민과 유다 가문의 어른이 되리라. 22 내가 또한 다윗의 집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주리니,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 23 말뚝을 단단한 곳에 박듯이 그의 지위를 굳건하게 해 주리니, 그의 지위가 그의 가문을 빛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시편 137, 1-2ㄱ.2ㄴㄷ과 3.6과 8ㄴㄷ(◎ 8ㄴㄷ)
	◎ 주님, 너그러우심이 영원하시오니, 손수 하신 당신 일을 버리지 마시옵소서. ○ 제 마음 다하여 주님 기리오리다. 제 입의 말씀을 들어 주셨기에, 천사들 앞에서 당신께 노래하오리다. 성전 앞에 엎드리오리다. ◎ ○ 어지심과 진실하심 우러르며, 당신 이름을 찬양하오리니, 주님을 부르던 날, 당신께서는 제게 응답하시고, 제 영혼의 힘을 북돋아 주셨나이다. ◎ ○ 정녕코 주님께서는 높으시어도, 낮고낮은 사람을 여겨 보시며, 멀리서도 거만한 자를 아시나이다. 주님, 너그러우심이 영원하시오니, 손수 하신 당신 일을 버리지 마시옵소서.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11, 33-36
	33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심오합니다. 누가 그분의 판단을 헤아릴 수 있으며 그분이 하시는 일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34 “주님의 생각을 잘 안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주님의 의논 상대가 될 만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35 누가 먼저 무엇을 드렸기에 주님의 답례를 바라겠습니까?” 36 모든 것은 그분에게서 나오고 그분으로 말미암고 그분을 위하여 있습니다. 영원토록 영광을 그분께 드립니다. 아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마태 16,18
	◎ 알렐루야. ○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죽음의 힘도 그것을 누르지 못하리라. ◎ 알렐루야.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6, 13-20
	13 예수께서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14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대답하자 15 예수께서 이번에는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6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17 예수께서는 “시몬 바르요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 너는 복이 있다. 18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20 그리고 나서 예수께서는 자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시편 103,13-15
	주님, 일하시는 보람이 땅에 가득하오니, 사람은 흙에서 밀을 거두고, 그 마음 흥겨워지는 포도주를 얻게 되나이다.

“너에게 난”

복음서에 나와 있는 예수님의 공생활은 공간적으로 보았을 때 크게 갈릴래아 주변 생활과 예루살렘에서의 생활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갈릴래아 주변에서는 제자들을 부르시고 함께 두루 다니시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은 가르침과 기적을 행하셨고, 하느님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에서는 민족의 지도자들과의 갈등, 그로부터 이어지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 사건이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갈릴래아 생활이 마무리 되는 맨 끝부분으로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제자들에게 묻고 계십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사람들은 예수님을 각기 다른 눈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바라고 기다리는 분의 모습으로 예수님을 생각하고 있었나봅니다. 그렇게 한정된 경험과 선입견에 의해 만들어진 예수님은 설정된 예수님입니다. 오늘의 우리 또한 각자의 거울에 나름대로 주님을 비추며 그분을 끊임없이 설정하고 있는지도 모릅 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막연한 설정보다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아 왔던 제자들의 대답을 듣고 싶으셨습니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시몬 베드로의 대답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생생한 체험을 한 제자였습니다. 그의 신앙고백은 하느님으로부터 왔고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신앙고백을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셨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고백을 마치 나의 신앙인 것처럼 아무 느낌없이 따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께서는 우리에게도 질문하고 계십니다. “과연 나는 너에게 누구냐?”.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교리에 쓰여져 있는 딱딱한 문자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말하여진 무미건조한 고백이 아닌 ‘나만의 고백’을 듣고 싶어하십니다. 우리에게 주시는 당신의 사랑에 고개숙여 ‘주님’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진실한 고백을 원하십니다.

믿음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는 신앙인은 누구나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고백에 동의를 하게 됩니다. 라틴어로 된 사도신경의 첫머리는 ‘credo-저는 믿나이다’인데 이 말은 ‘cor(마음)’와 ‘dare(주다)’라는 말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믿음이란 비합리적이고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주님께 드리는 것이며 하느님의 사랑에 인격적으로 동의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신앙인은 오늘 복음에서 하시는 예수님의 질문에 언제나 진심으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미 설정되어 있는 다른 이의 예수님을 되뇌일 뿐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지 못할 때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영원한 제 3자로 남게 될 것입니다. “나는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바꾸어서 “예수님은 나에게 누구이신가”라는 질문은 우리를 살아있는 신앙인으로 만들어 주는 질문입니다. 이제는 자신만의 대답을 해 보세요.
‘당신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과연 누구이십니까?’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 부관장 김부호(베드로) 신부

 예수는 나에게 어떤 분인가?

초    점: 사람은 저마다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 찾는 행복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관과 사람됨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나자렛 사람 사형수 예수, 그분의 길을 따르는데 참 행복(구원)이, 있다고 믿는 이들이 그리스도 신자이다. 돈과 권력을 구세주인양 섬기는 이들에겐 예수는 낯선 분일 수밖에 없다.

1. 이스라엘의 역사는 메시아 대망의 역사이다.

이스라엘은 지정학적으로 고대 문명국들이 서로 세력 다툼을 하며 패권 다툼의 소용돌이에 속해 있었다. 페르시아,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 이 지역의 맹주는 번갈아 바뀌었다. 이런 강대국들의 세력다툼의 틈바구니에서 히브리인들과 비숫한 수많은 소수 민족들은 차츰 흡수 통합되면서 역사에서 사라져 갔지만, 용케도 이스라엘만은 끝내 살아 남았다. 무슨 이유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메시아 대망(待望)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유다인들은 "때가 되면 야훼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메시아가 와서 우리를 구해주실 것이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이 메시아에 대한 약속은 예언자들에 의해 거듭거듭 갱신되면서 그들이 큰 시련에 봉착할 때마다 더욱 팽배해졌다. 로마의 식민통치 하에 있었던 예수님 시대에도 이 기다림은 터질 듯이 부풀어 있었다. 그분이 오시면 식민통치도, 배고픔도, 온갖 억압도 말끔히 없어지고 참된 해방을 주시리라고 믿고 있었다. 그들은 이 끈질긴 희망으로 그 숱한 시련을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2.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당시 유다이들의 관심사는 누가 메시아인가 하는 것이었다.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을 사람들에게 메시아로 소개하였지만, 막상 헤로데의 손에 잡혀 지하감옥에 갇히자 믿음이 흔들렸든지 제자들을 보내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묻게 하였다(마태 11,3). 이렇게 볼 때, 그 당시 많은 이들이 기적과 큰 능력을 드러내는 예수님을 보고는 저분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예수님을 주목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며 물으셨다.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 이라 하고 , 어떤 사람들은 엘리아라 하고, 또 예레미아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고 당시 대중들의 예수께 대한 인식을 전하였다. 이 때 예수님은 단도직입적으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하고 제자들에게 물으신다. 베드로는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신앙을 고백하였다. 이 대답은 예수님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며 또한 교회가 서 있는 바탕을 이루는 신앙의 고백이다. 이 대답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시몬 바르요나, ........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라고 하셨다. 또한 베드로에게 맺고 푸는 권한을 주시며 하늘 나라의 열쇠를 맡기셨다.(마태 16,19). 베드로 사도의 수많은 인간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 신앙의 바탕 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수위권(首位權)을 맡기신 것이다. 그렇다. 중요한 것은 참된 믿음이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이 질문은 그리스도 신자인 우리가 일생 동안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많은 이들에게 예수님은 공자나 석가와 함께 여러 성현 중의 한 분일 뿐이다. 나에게 있어 예수님은 어떤 분인가? 나는 예수를 주님으로 모시는가?

3. 돈 , 명예 , 쾌락이 나의 구세주인가?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라는 이 고백은 무슨 뜻인가?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찾는다. 참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이를 신앙적으로 표현하면, "구원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이 된다. '그리스도(Christus)' 라는 희랍 말은 히브리말로 하면 '메시아' 즉 '구세주' 란 뜻이다. 생로병사(生老病死) 라는 삶의 틀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은  구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나자렛 사람, 사형수 예수, "그분의 가르침과 삶을 철저히 추종하면, 우리도 그분처럼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다.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요구하시는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는데 참 행복이, 구원이 있음을 믿는 이들이 그리스도 신자이다.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고, 권력을 위해서는 남의 말을 도·감청은 예사이고, 명예를 탐내서 가짜 학위도 사고 판다. 몸에 좋다면 뱀도 수입을 한다. 돈, 명예, 쾌락, 권력, 이런 것들이 현대인들의 메시아이다.

나의 삶은 어떤가? 혹시 주님, 주님하고 찾지만 "저에게 재난과 모든 어려움을 물리쳐주시고 오직 부귀와 성공과 장수와 복을 주십시오"하고 비는 것이 내 신앙의 전부는 아닌가?  복을 얻기 위해 하느님과 거래하듯 하는 장사꾼 적인 신앙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사는 신앙이 아니다. 나는 주님을 따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가진 것과 능력을 그분께 내어 드리고 있는가?  아버지의 뜻을, 그분의 사랑을 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은 예수가 살다간 그 삶, 말하자면 '예수 살이'를 우리도 해야한다. 입으로만 고백하는 신앙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 그분이 내 삶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하루의 삶 속에서 나는 몇 번이나 그분을 찾는가? 주일날 미사 때만 그분을 찾는다면 예수님은 아직 나에겐 이방인이다.

                                                                                                                              - 마산교구

반석 위의 아름다운 교회를

찬미 예수님!
입추와 말복을 지나서 그런지 시원한 기운이 듭니다. 혹 폭우로 인해 피해는 없으신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는 예수님을 "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마태16, 16)로 고백하는 믿음 위에 지어 주신 튼튼하고 평화가 넘치는 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세상의 어떠한 유혹이나 세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굳하게 나아갈 수 있는 교회입니다. 그리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마태19, 19)하신 것처럼 서로 맺혀있고 꼬여 있는 것을 용서와 화해로 풀어가는 사랑의 교회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다니는 교회의 모습도 이러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을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어떤 어려움이나 고통이 오더라도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함께 해 주는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아름다운 교회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교회의 주변을 살펴보면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교회로 만들어 가는 것을 어렵게 하는 위험한 현상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혼율 아시아1위(2.52%,) 흡연율 세계1위(여자1위, 남자2위, 청소년 흡연율1위), 강간률 세계1위, 부정부패 세계1위(뇌물공여지수 2위), 원정출산 세계1위, 낙태율 세계1위, 제왕절개수술 세계1위, 고아수출 세계1위, 교통사고 세계1위, 안전사고 세계1위, 유해사이트 접속률 세계1위, 사이버폭력 빈도수 세계1위, 주당 노동시간 세계1위, 술 소비량 세계1위” -인터넷의 ‘한국의 남녀 세계 1위’- , 부부간의 폭력과 아동학대, 이혼, 저 출산율 증가 추세는 교회를 위협할 뿐 아니라 교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 교회를 파탄으로 이끌어 가는 요인인 것입니다. 만일 우리 신앙 가정들이 이러한 경향에 동조하고 있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일 것입니다.

더욱이 오늘 날 가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앞서 말한 것들 뿐만 아니라 황금만능주의와 이기주의, 그리고 편의주의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부채질하여 신앙 가정에서 주님을 빼내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직면해 있는 우리 교회가 이를 헤치고 나아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길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가정교회를 건강하게 지키고 살려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작은 교회인 가정을 살려가는 길은 베드로처럼 예수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하고 가족들이 예수님을 중심으로 함께하는 '믿음이 있는 가정'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어떤 유혹이나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가족들 간에 폭력을 행사하거나 서로를 무시하고, 욕하며 미움과 증오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여 화해하는 가정 교회가 되도록 노력함으로써 화목하고 평화로운 가정 교회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튼튼한 신앙 위에 세워진 아름다운 교회,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가정 교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가족이 흩어져 있던, 함께 있던 같은 시간에 함께 하며 잠깐 동안이라도 함께 기도함으로써 믿음의 가정이 되고,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화목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사랑의 가정을 이루어 행복이 가득한 아름다운 가정 교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하고 용서하며 화해함으로써 우리 가정을 믿음과 사랑, 평화와 행복 가득한 곳으로 만들어 전 교회, 아니 온 세상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 넘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아멘.

                                     - 천주교 안동교구  태화동성당  남정홍 스테파노 신부

	가난이 뭐길래
	조동민(51세:가명)씨는 어릴적 나무에서 떨어져 허리를 심하게 다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안이 가난하여 병원 치료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어린 시절을 지속적인 통증으로 보냈습니다. 군대 입영을 위하여 신체검사를 받던 날, 허리 쪽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군에 갈 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당장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으므로, 통증은 뒤로한 채 생계수단이었던 중고TV 판매일을 계속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지금의 아내도 만났고, 두 명의 아이들도 태어났습니다. 가족이 생긴 뒤로는 더욱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허리의 통증은 더해만 갔고, 급기야는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병원을 찾게 된 동민씨는 너무 늦게 병원을 찾은 자신을 후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허리의 뼈는 어스러져 있었고, 양쪽 골반 뼈들도 힘을 받지 못하고 어스러져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하였지만 형편이 어려워 수술한번 받아 보지 못하고 그렇게 10여년을 누워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모든 생활은 전적으로 아내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1년 뒤 아내마저도 자궁암으로 인하여 수술대에 오른 이후로는 아무런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함께 투병생활을 하게 되니 집안은 엉망진창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고, 하루 한 끼 식사조차도 빠듯한 생활이 계속되었습니다. 집안의 수입원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활비가 전부였으며, 어느 누구 한 명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몇차례 자살도 생각하였지만 아이들 때문에 그럴수도 없었습니다. 그런 외로운 생활을 하던 이들 부부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다가왔습니다. 평소 이들 부부를 조금씩 도와주던 이웃의 마리아씨께서 오갈데 없는 이들 부부에게 자신의 2층집을 내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음식이며, 반찬 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비록 작은 정성이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동민씨의 부부에게는 참으로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저 세상에서 자신들이 가장 불행한 줄만 알고 있었던 부부는 마리아씨를 통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웃의 도움으로 왼쪽 대퇴부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술만 받으면 두발로 걸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통증은 수술이전보다 심해졌고, 걷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오른쪽도 함께 수술을 해야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다고 하였지만 300만원이 넘게드는 수술비를 감당하기에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처지입니다. 동민씨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미래와 점점 어려워지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마리아씨에게 먼저 발견이 되었고, 앞으로는 무모한 짓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날 이후 두 부부는 마리아씨의 도움으로 방문교리를 받고 있으며,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조금씩 밝은 빛을 향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두 아들도 모두 건강히 성장하여 큰 아들은 군에 가 있으며 막내는 고1로서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비록 동민씨는 가난으로 인하여 장애인이 되었지만 우리들의 조그만 도움이 이 가족에게 희망의 빛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부산주보]

 

수원꾸르실료 

좋 은

세 상

cuswon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신앙의 기초

요즘 온 나라가 도청사건으로 떠들썩합니다.

숨어서 몰래 엿들은 사람들이 곤욕을 치르고 남의 비밀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사람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떳떳하지 못한 권력이나 조직일수록 비밀스런 감시와 철저한 통제로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여 권력을 유지합니다.

그러한 비밀스런 권력은 마치 고인 물과 같아서

스스로 고립되어 썩게 되고 마침내는 무너지고 맙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에서 왕의 시종장으로서 권력을 잡았던 셉나가

하느님의 뜻에 기초를 두지 않고 인간적인 꾀와 술수로 권력을 휘두르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렸듯이 신앙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아닌

다른 것을 기초를 삼으면 무너지게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가야할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시기 위하여

당신이 누구신지, 당신이 가야할 길이 어떤 길인지,

당신께서 이루시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제자들에게 숨김없이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분명하게 드러내시기 위하여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말하는지를 물어보신 다음,

제자들에게도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십니다.

시몬 베드로는 제자들을 대표하여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예수님과 베드로가 대답한 예수님은 사뭇 다른 차원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겉모습을 보고 말했지만, 베드로는 예수님의 진면목을 보고 대답했습니다.

베드로의 대답은 교회의 신앙고백입니다.


예수님을 「살아계신 아드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신앙위에 교회가 서있습니다.

교회가 이 신앙고백 위에 서 있지 않으면 흔들립니다.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시고

『너에게 그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시다』고 깨우쳐 주십니다.

그리고 당신께 대한 믿음을 고백한 베드로를 교회의 주춧돌로 삼으시고

죽음의 힘도 감히 교회를 누르지 못할 것이라고 약속해 주십니다.

그것은 베드로의 신앙이 다른 사람들 보다 우월하거나, 인간적인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교회가 인간적인 약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위에 굳건히 서서

인간의 마지막 한계까지도 극복하면서 끝까지 주님께 나아가야한다는 당부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명을 이어받아 세상 끝 날까지 그 사랑을 선포해야 할 교회가

이 세상 안에서 자신의 사명을 제대로 완수해 가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교회에 맡겨주신 열쇠는 엘리아킴이 받았던 열쇠 보다

훨씬 중요한 하늘나라의 열쇠이며 세상의 구원을 위한 열쇠입니다.

그 열쇠를 주시는 분은 그리스도이십니다.

따라서 그 열쇠의 주인도 그리스도이십니다.

열쇠를 맡은 사람이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 열쇠의 주인인 것처럼

그 열쇠를 독점하고 자신의 권력으로 착각한다면 셉나의 경우처럼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맙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이 사람이 가르쳐준 내용에 머문다면

우리의 신앙은 우리 자신에게도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신앙은 자기 자신의 안위를 위해 하느님을 이용하려 들고

마침내는 하느님 마저도 상품화하고 거래하려드는 세속적 신앙으로 변질되고 마는 것입니다.


참 신앙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체험에서 우러납니다.

내 이웃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 고통 받는 형제들 안에서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에 못박히신 하느님의 아들을 만나는 체험,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체험위에 세워진 신앙만이

인간적인 유혹과 두려움을 넘어 우리를 하느님께로 나아가게 합니다.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시는 주님의 질문은

지금 나에게 던져지는 질문이며 교회에 던지는 질문입니다.

우리 신앙의 기초가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그 체험을 통해 세워지기 위해서는

예수님처럼 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 사랑을 실천할 때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제대로 알아볼 때 세상도 우리의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알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풍요와 지혜와 지식의 심오함에 맛들이고 살아갈 때

우리의 삶도 풍성하고 지혜롭고 무한한 하느님의 자비 속에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심오합니다』


-김영수 신부〈전주 용머리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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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이미지가 배꼽 돼버렸기에 배티성지와 백곡공소 사진으로 갈아 끼웠습니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