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찬바람이 “윙윙” 무서운 소리를 지르며 차가운 시멘트벽을 할큅니다. 가만히 창밖을 보니 무섭게 두 눈 부릅뜬 자동차 도로를 질주하고 인적이 사라진 도로에는 차가운 콜타르 위를 그 흔한 낙엽하나 뒹굴지 않고 깨끗합니다. 아마 병적으로 깨끗함을 좋아하는 주민들의 취향에 맞춰 부지런한 환경미화원 아저씨 겨울 새벽을 깨운 결과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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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밤이면 싸리문 옆 대나무 숲에서 부엉이가 울었습니다. 화장실 가고 싶은 것 무서워 참고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면 마당에 새카맣게 기어 다니던 쥐 떼들……. 사람이나 짐승이나 배고프기는 마찬가지인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고단한 몸을 안아준 온돌에 몸을 누인 사람들의 숨소리가 고르면 밖에는 야행성 동물들의 천국입니다. 가끔은 족제비 닭장을 덮쳐 아침이면 작은 소란이 일고는 하지만 곧 평온을 되찾고 밥 짖는 연기 뒤란을 메케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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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동물들의 공동공간에는 나름대로의 질서를 가지고 살아갔습니다. 이제는 남북의 천연기념물이 인터넷을 장식합니다. 어디에 몇 종이 산다더라. 산양이 비무장지대에 나타났다더라. 지리산 두더지 두발로 지구를 헤쳐 보지만 차가운 시멘트벽에 막혀 배를 뒤집고 최후를 맞이합니다. 같은 공간에 더운 숨 내쉬던 친구들 차츰 우리 곁을 떠나 박제된 모습으로 인터넷의 동영상을 장식합니다. 미래의 우리는 사이보그를 접할지 모릅니다. 제 수명이 다하였는데도 하나님 곁으로 가지 못하고 뇌만 남아 얼기설기 줄을 매달고 뇌파로 활동하는 반 사이보그 인간. 살아있는 인간은 박제된 모습으로 인터넷 동영상을 장식하고 지구는 황폐하여 더 이상 푸른 지구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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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 아파트 벽을 할큅니다. 욕심덩어리 인간들 배 다 채우지 못하고 무서운 올가미와 덧으로 살아있는 생명 유인하여 차츰 삼키어 갑니다. 동물이 숨어버린 공간에는 두 눈 부릅뜬 자동차 질주하고 추위 무서운 사람들 유리창 너머로 빠끔히 밖을 내다보며 차가운 겨울밤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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