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젖은 가전제품, 일단 말리세요 |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비가 그치지 않아 복구 작업을 시작하기도 쉽지 않지만,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TV·냉장고·세탁기 등 물에 젖은 가전제품을 말리고 수리하는 일도 급한 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침수 가전제품 수리 가능해
물에 젖은 가전제품은 파손되지 않은 한 대부분 수리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어느 정도 날씨가 개면 침수된 가전제품 내부의 물기부터 말려야 한다. 물기가 있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하면 내부 부품이 부식돼 수리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전원을 넣으면 누전으로 제품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물에 젖은 제품은 일단 전원을 빼고 안전한 장소로 옮긴 뒤, 되도록 깨끗한 물로 진흙 등 내·외부 이물질을 씻어 낸다.
세척 후에는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서 이틀 정도 말려야 하고, 물기가 잘 마르지 않을 때는 선풍기·드라이어로 말리는 것도 방법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박용구 과장은 “침수 제품은 수리를 하더라도 제품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 물기를 완전히 말리는 게 중요
![]() |
덩치가 큰 냉장고는 뒷면을 열어 기계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낸 뒤 앞쪽을 높게 해 문을 열어놓은 채 말리는 것이 좋다. 세탁기 역시 뒷면을 열어 모터 배선 부분을 씻어내고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세탁기나 냉장고는 감전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특히 조심하는 게 좋다.
TV·VCR·오디오 등은 덮개를 열고 내부를 세척한 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비스듬히 세워서 말려야 한다. 가스기기는 뒷면을 열어 점화 장치가 있는 부위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밸브 등 이음새 부분을 비눗물로 묻혀 가스가 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작동시켜야 안전하다.
휴대전화는 우선 배터리를 분리한 뒤 최대한 빨리 수리를 맡기는 게 좋다. 휴대전화는 분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억지로 분해하면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바닷물에 빠뜨린 경우에는 일단 맑은 물로 헹군 뒤 수리를 요청해야 한다. PC의 하드디스크·CD롬 드라이브나 프린터의 현상기 등은 한 번 침수되면 수리가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부품을 교환해야 한다. 응급 조치 요령을 그대로 따라하기에 자신이 없다면, 제품을 분해하지 말고 일단 외부만 세척한 뒤 서비스 요원을 기다리는 게 오히려 낫다. 섣불리 제품을 분해하다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가전업체들, 비상 서비스 운영
![]() |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 등 국내 가전업계는 여름철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현재 비상 서비스 봉사단을 가동 중이다. 정부 등으로부터 수해 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을 방문, 침수 피해를 입은 가전제품을 대부분 무상 수리해 준다. 핵심 부품이나 소모품은 수리가 불가능해 부품을 교환해야 할 경우, 부품가의 일부를 깎아주기도 한다.
이들 가전업체는 침수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옷가지나 이불 등을 정리할 수 있도록 빨래방을 운영하거나, 고압세척기와 히터를 사용해 물에 잠긴 가전제품을 세척해서 말린 뒤 수리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수해 지역 주민들은 전자업체의 수리 일정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조선일보
김기홍기자 darma90@chosun.com
장마철 전자제품 관리요령 '침수땐 전원연결 NO!'
'물에 잠긴 TV' 노터치!
계속되는 장마로 가전제품이 고장나기 쉬운 때다. 침수가 되었거나 습기가 가득찬 가전제품은 AS에 앞서 임시처방이 필요하다. 또 다행히 아무 피해가 없다고 해도 사전 예방은 꼭 필요하다. LG-삼성전자 AS센터의 도움으로 장마철 전자제품 관리요령을 알아보았다.
침수땐 전원연결하지말 것
▶ 침수시 감전 주의를
침수 피해를 당했다면 어떤 가전제품도 전원을 연결해서는 안 된다. 손이나 발에 물이 묻은 상태에서 전기플러그를 다루면 위험하므로 반드시 물기를 닦은 후 전기제품을 취급해야 한다. 아울러 번개가 치기 시작하면 외부안테나가 설치된 TV는 플러그를 뽑아두고, 전기기구를 만지거나 수리하는 것은 절대 금지해야 한다.
냉장고 팬-벽 거리 10㎝
▶ 벽에서 10cm 정도 공간 유지
TV, VTR, DVDP, 오디오 등에 물에 들어갔다면, 뒷면을 열어 부드러운 천으로 깨끗하게 닦은 후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는다. 냉장고의 경우 냉각팬이 벽과 제품 사이에 최소한 10cm의 거리를 유지해 열이 흩어지게 하도록 한다. AS 기사가 오기 전까지 전기코드를 콘센트에서 뺀 후 10초 후에 다시 전원을 연결하면 24시간 정도는 임시 사용이 가능하다. 세탁기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항상 뚜껑을 열어놓아야 통풍이 잘 된다.
휴대폰-노트북 배터리 뺄 것
▶ 배터리를 분리하고 그늘에서 건조시켜야
휴대폰은 즉시 배터리를 분리하고 서비스 센터를 찾아야 한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CCD와 렌즈가 특히 물에 약해 이 부분에 물이 들어가면 디지털 카메라의 화질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디카가 물에 빠졌을 때는 전원을 켜지 말고 배터리를 먼저 빼고 부드러운 천으로 렌즈를 제외한 부분을 잘 닦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서서히 건조시킨 AS센터네 맡기도록 한다.
하지만 렌즈는 절대 분해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바닷물에 빠졌을 경우는 재생이 불가능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MP3플레이어도 물에 빠지면 전원을 제거하고 빨리 말려서 AS센터에 맡기도록 한다. PC가 물에 잠겼을 때는 전원을 제거하고 분해해 깨끗한 물에 씻은 후 그늘에서 말리고 AS를 신청해야 한다. 노트북은 물이 들어가면 기기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 따라서 노트북 키보드에 물이 들어갔거나 습기가 많이 찼다면 전원을 차단하고 배터리를 본체로부터 분리시킨 후 전문가의 AS를 받는다.
에어컨 제습 기능 효과적
▶ 습기 제거에 에어컨에 효과적
침수 피해가 없어도 장마철에는 PC의 습기 제거에 유의해야 한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벽과 10㎝ 이상의 간격을 띄워 냉각용 팬이 가려지지 않도록 한다. 또 번개가 칠 때는 PC의 전원이나 모뎀선을 반드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모든 가전제품의 습기 제거에는 에어컨이 가장 효과적이다.
에어컨의 제습 기능만 사용하면 냉방 기능 가동 없이 습기만 외부로 빼낼 수 있다. 가전제품 위에 장식용 수건을 덮어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통풍을 방해하니 치우도록 한다. 누전 현상이 있을 때는 집안의 차단기를 개방하고 인근 전기 공사 업체나 한국 전기 안전 공사에 점검을 의뢰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