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피부미용제 필수 재료
열매, 신장·방광병 회복 도움
경북 경주 첨성대의 서쪽 선도산(仙桃山), 신라 시조 박혁거세 어머니인 선도성모(仙桃聖母), 선덕여왕의 손에 들린 선도(仙桃), 신선이 사는 무릉도원(武陵桃源), 관우와 장비의 도원결의(桃園結義)…. 여기서 말하는 선도와 도원은 모두 복숭아를 말한다. 복숭아는 이렇듯 열매뿐만 아니라 나무와 복숭아과원조차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상징으로 묘사돼왔다.
복숭아나무는 장미과에 딸린 떨기나무로 키는 4~6m까지 자란다. 타원형의 잎이 어긋나게 붙으며 봄에 흰색이나 분홍빛 고운 꽃을 피우는데, 매력적인 여인을 흔히 복숭아꽃(도화·桃花)에 비유했다.
복숭아 중에서도 이번에는 개량 복숭아가 아닌 야생 돌복숭아를 소개한다. 전국 각지의 산에는 많은 돌복숭아 나무가 자생하는데, 그중에서도 강원 삼척에 있는 무릉계곡의 무릉반석 주변과 영월 동강 근처의 무릉골에는 돌복숭아 나무가 천지다.
돌복숭아는 딱 어디에 좋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몸에 기운을 나게 하며 여러 질병을 낫게 한다. 우선 꽃은 이뇨·부종·결석을 삭인다. 또 기미와 주근깨를 한방에 날리는 피부미용제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재료가 복숭아꽃이다. 꽃과 잎을 짓찧어 백복령·목단피·계지·돌복숭아 속씨·작약·백지·율무를 같은 양으로 분말로 만들어 꿀과 밀가루로 개어 얼굴에 바르고 20분쯤 뒤 닦아내면 피부가 백옥같이 고와진다.
축농증과 비염에는 생잎을 손으로 비벼 코에 넣은 후 기다리면 콧물들이 줄줄 나오는데 한동안 쏟아져 나오면 콧속이 뻥 뚫리면서 시원해진다.
돌복숭아 열매가 발갛게 익었을 때 그대로 따서 먹으면 신장과 방광, 췌장의 병을 낫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씨에는 다량 섭취시 유해한 에뮬신과 아미그달린이 들어 있으므로 술을 담글 때는 씨를 제거해야 한다. 씨의 속껍질을 약으로 쓰는데, 피부미용과 여성들의 월경통, 혈액순환, 혈액을 맑게 하는 데 쓴다.
만성기관지염이나 마른기침에는 돌복숭아 잎과 살구씨 잎을 함께 달인 물을 마신다. 류머티즘관절염에는 음력 7~8월에 딴 돌복숭아 잎과 우슬·담쟁이넝쿨 각 20g, 귤껍질·작약·인덩굴·인동꽃 각 10g, 감초 4g을 물 6ℓ에 넣고 달여 수시로 마신다. 이밖에도 어혈·폐농양·만성간염·결핵으로 인한 오심과 구토에도 효과적이다.
<지리산 약초학교 대표이사 허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