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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가(龜城歌)
문암(文巖) 박용수(朴龍秀) 지음. 김종인 번역하고 주를 달다.
* 구성가(龜城歌)는 1929년에 편찬한 “김천군지”에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어 1969년에 향토사학자 이근구가 편찬한 “향토사”에도 기록되어 있다. 향토사에서는 “구성가(龜城歌)는 박용수(朴龍秀)가 지었는데 박용수는 뜻이 고상하고 경사에 두루 능통했다. 그 제자 또한 많았다. 43세로 별세했으며, 호는 문암(文巖)으로 그의 작품에 ‘대덕팔경(한시)’과 구성가(龜城歌)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은 한문으로 쓴 자유로운 형식의 시로, 현대적으로 말하면 한문으로 쓴 자유시라 부를 수도 있겠다. 시의 제일 앞부분에는 구성 지역의 위치와 범위, 이 시를 쓰게 된 내력, 시를 쓴 방법 등이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다. 총 104구로 비교적 긴 장시다.
거의 대구를 쓰고 있으며 4언, 5언, 6언, 7언을 다양하게 구사하고 변화시켜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 또한 구성, 지례, 부항, 대덕, 증산, 조마면 지역의 지명을 119개 가량 사용하고 있는데, 거의 한 구에 한 개씩의 지명을 이용하여 지명으로 쓰기도 하고 문장 내에서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곳은 지명과 의미로 함께 사용하여 중의법을 쓰고 있으며, 심지어 지명의 글자 한 자 한 자를 떼어 앞으로 붙이고 뒤로 붙여 문장 내에서 그 의미로 사용하니 지명에 통달하지 않으면 이렇게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시의 내용은 구성 지방 120여 개 마을 이름을 이용하여 각 마을의 내력, 풍광, 문화, 특색, 자연 등을 노래하면서 다양한 중국 고사를 원용하여 비유로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현대 자유시의 행간 걸림이나 대구, 다양한 종결어미 사용, 이미지의 연결 등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있다.
이 시를 쓴 문암 박용수는 구성에서 나고 자란(生長之邑) 사람이라고 시의 첫머리 해제 부분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는데, 조선시대 후기 19세기의 사람으로 구성 지방의 선비, 유학자, 문인으로 생각된다. 자세한 내력은 알 수 없다.
* 구성가(龜城歌) 첫머리(해제)
凡嶠南 七十一州則 (범교남 칠십일주즉) 무릇 영남에는 칠십일 주가 있는데,
余未會遊賞而 (여미회유상이) 나는 아직 다 돌아보고 놀며 감상하지 못했다.
於龜城則 生長之邑 (어구성즉 생장지읍) 구성은 내가 나고 자란 고장이라
故觀其麓 究其源則 (고관기록 구기원즉) 고로 그 산록을 보고 그 근원을 탐구하니
乃平日所慣處也 (내평일소관처야) 이에 평화롭고 해가 비치는 지역이라.
而中有一鑑川流則 (이중유일감천류즉) 이 가운데 감천이 흐르고 있는데
如中國 黃河水也 (여중국 황하수야) 중국의 황하수와 같다.
西有三道 茂朱之境 (서유삼도 무주지경) 서쪽으로는 삼도봉이 있어 무주와 경계를 이루고
南有大德 居昌之境 (남유대덕 거창지경) 남쪽으로 대덕산이 거창과 경계하고
又有羔膓 星州之境 (우유고장 성주지경) 또 고장산으로 성주와 경계이며,
東有石頂 金山之境 (동유석정 김산지경) 동쪽으로 석정산이 김산과 경계이고
北有牛頭 黃澗之境而 (북유우두황간지경이) 북쪽으로 우두령이 황간과 경계이니
周四百里許也 (주사백리허야) 그 주위가 사백여 리에 달한다.
此間細摘 洞名其妙 以序 (차간세적 동명기묘 이서)
이 사이에 마을 이름의 묘함을 자세히 밝혀 그 차례로
以誌 (이지) 써 기록한다.
岩邑朝陽 少闢於鳳谷 (암읍조양 소벽어봉곡)
大舜之簫 昭九成 (대순지소소 구성)
바위 고을 아침 햇빛, 궁벽한 봉곡(鳳谷)에 비치면
순임금의 소(簫) 음악이 구성(九成)을 밝히네.
* 봉곡(鳳谷)은 대덕면 조룡리를 말하는 지명.
* 구성(九成)은 구성(龜城)으로 봐야 함.
* 대순지소(大舜之簫) : 중국 고대 순임금이 지은 악곡의 명칭이 소(簫)임.
洞天 暮雲多起 於龍崗 (동천 모운다기 어용강)
武候之草堂 一高 (무후지초당 일고)
마을 하늘 저무는 구름, 용강(龍崗)에 많이 일어나고
제갈량의 초당은 드높네.
* 용강(龍崗)은 지명
* 무후(武候)는 삼국시대 촉한의 제갈무후, 충무후(시호) 제갈량을 말한다.
* 초당(草堂) : 제갈량이 은거했던 초당. 여기에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했다.
高望乎 伏虎將軍 其能射 (고망호 복호장군 기능사)
脫視乎 釣龍漁父也 自豪 (탈시호 조룡어부야 자호)
높이 바라보노라 복호(伏虎)장군이 활 쏘는 것을,
눈 들어 바라보니 저 멀리
용을 낚는 어부는 스스로 호방하네.
* 복호(伏虎)는 구성면 용호리 복호동.
* 복호장군(伏虎將軍)은 명필 왕희지의 별명임.
* 조룡(釣龍)은 대덕면 조룡리를 말하며 중의법.
豪俊士聞義而 願學 董生之餘趣 (호준사문의이 원학 동생지여취)
群靈者加禮而 欲效 夫子之遺風 (군령자가례이 욕효 부자지유풍)
호방하고 빼어난 선비는 의로움을 듣고
동생(董生)의 남은 자취를 따라 배우기를 원하며,
무리지어 장례를 하는 사람들은 예를 더하고
공자의 유풍을 본받기를 바라네.
* 동생(董生)은 동호(董狐)를 말하는 듯. 권세에 굴하지 않고 사실 그대로 기록하여 역사에
남기는 일. 춘추 시대 진(晋)의 사관(史官) 동호(董狐)가, 조돈(趙盾)이 그의 임금
영공(靈公)을 죽였다고 직필(直筆)한 옛일에서 유래. 동호지필(董狐之筆).
* 부자(夫子)는 사람 이름으로, 부자(夫子)는 공부자 즉 공자를 가리킨다.
* 문의(聞義)는 대덕면 문의리, 가례(加禮)는 대덕면 가례리의 지명으로 중의법.
風乎 松亭 君之節 (풍호 송정 군지절)
바람 부는 송정(松亭), 군자의 절개여.
* 송정(松亭)은 조마면 신왕리 한수골을 가리키는 지명임. 혹은 구성면 구미리를 말함.
先動步干 柳村 (선동보간 유촌)
處士之門 能通 (처사지문 능통)
바쁘게 걸음을 옮기니 버드실(柳村)이요,
시골 선비의 문하는 사물의 이치에 통달했도다.
* 유촌(柳村)은 부항면 유촌리를 말함.
通達紅葉 九十月之 楓霜 (통달홍엽 구시월지 풍상)
噓吸淸風 上下院之 楊春 (허흡청풍 상하원지 양춘)
붉게 물든 낙엽, 구시월의 서리 맞은 단풍이며
맑은 바람을 깊이 들이 마시니
상하원(上下院)의 봄버들이네.
* 상하원(上下院)은 구성면 소재지인 상원리와 하원리를 말함.
春和於東郊 沮渃之 耦將 (춘화어동교 저약지 우장)
散日寒於西山 伯夷之節 惟新 (산일한어서산 백이지절 유신)
동쪽 들판에는 봄의 따뜻함,
강과 강(沮渃)은 서로 합수지고.
서산에 해는 지고 추우니
백이(伯夷)의 절개가 오직 새롭다.
* 저약(沮渃)은 강 이름의 지명인 듯.
* 백이(伯夷)는 중국 은나라 때 성인. 주나라의 무왕(武王)이 은나라 주왕(紂王)을 친 것을
불인(不仁)이라 하여 주나라의 조[粟(속)]를 먹는 것을 거부하고, 수양산(首陽山)에
은거하여 고사리를 음식으로 삼았으나 결국 굶어서 죽었다고 한다.
新情交合 丈夫磨刀 於泰山之礪 (신정교합 장부마도 어태산지려)
醉興將發 浪客扶岳 於洞庭之波 (취흥장발 랑객부악 어동정지파)
새로운 정을 나누고 더하니
대장부는 태산(泰山)의 숫돌에 칼을 간다.
취한 흥이 나타나니 떠도는 나그네는
동정호(洞庭)의 물결에서 산을 붙든다.
* 마도(磨刀), 부악(扶岳)은 지명으로 생각됨.
* 태산(泰山)은 중국 산둥성[山東省(산동성)] 중부 루중산지[禿中山地(독중산지)]
서쪽에 있는 산. 해발고도 1532m.
* 동정(洞庭)은 중국 양쯔강 남쪽에 있는 호수. 동정호.
波文動神於龜尾 伏羲巳圖 (파문동신어구미 복희사도)
山樂付心於鳥峴 歐陽可哦 (산악부심어조현 구양가아)
물무늬가 구미(龜尾)에서 신비롭게 움직이니
복희씨의 그림 같고
산에 사는 즐거운 마음은 조현(鳥峴)에서 생기니
구양수가 노래하는 것 같다.
* 구미(龜尾)는 구성면 구미리로 아홉 개의 아름다운 경치가 있다고 함.
* 조현(鳥峴)은 대덕면 조룡리의 옛 지명임.
* 복희(伏羲)는 삼황(三皇)의 첫머리에 꼽는, 중국의 전설상의 제왕. 어렵(漁獵)을
가르치고 팔괘(八卦)를 만들었다 함.
* 구양(歐陽)은 구양수로 중국 북송(北宋) 정치가·문인·학자. 호는 취옹(醉翁).
哦暎其沙月 詩仙也氣象 (아영기사월 시선야기상)
시냇가 달을 노래하니 이백(李白)의 기상이네.
* 아영(哦暎)은 순(舜)임금의 비(妃)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의 병칭일 수도 있음.
* 시선(詩仙)은 성당의 시인 이태백을 가리킴.
* 사월(沙月)은 부항면 사등리의 이름으로 시냇가(沙)와 반월산(月)에서 이름을 땄다고 함
神心塞於兆谷 願吸 雛子之律 (신심새어조곡 원흡 추자지율)
壽考獻於南山 爲仰 聖主之身 (수고헌어남산 위앙 성주지신)
신비로운 마음은 조곡(兆谷)에서 막히고
방통의 법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남산(南山)에 목숨을 바치고 성군을 우러러본다.
* 조곡(兆谷)도 지명으로 봐야 함.
* 남산(南山)은 지례면 상부리를 가리키는 지명.
* 추자(雛子)는 삼국 시대 촉한(蜀漢) 사람 방통(龐統)을 가리킴. 유비(劉備)에게 벼슬하여
치중종사(治中從事)가 되고, 제갈양(諸葛亮)과 함께 복룡봉추(伏龍鳳雛)라 병칭됨.
身居安磵 顔子之樂 不段 (신거안간 안자지악 부단)
綱橋漁田 炎帝之敎 無窮 (강교어전 염제지교 무궁)
몸은 안간(安磵)에 있으니
안자의 즐거움이 없어지지 않고,
어전(漁田)에는 강고한 다리,
신농씨의 가르침이 무궁하네.
* 안간(安磵)은 부항면 안간리.
* 어전(漁田)은 부항면 어전(魚田)리, 들판의 형상이 물고기를 닮았다 함 혹은 어전골.
* 안자(顔子)는 공자의 수제자 안회를 이름.
* 염제(炎帝)는 여름의 신, 중국 고대 황제 신농씨.
窮天泰嶽而 岱洞 (궁천태악이 대동)
傍闢封禪 其武帝 (방벽봉선 기무제)
하늘과 태산을 추구하니 대동(岱洞)이요,
한무제(武帝)가 하늘에 제사 지내는 것을 열었네.
* 대동(岱洞)은 부항면 하대리(하두대), 해인리(상두대)를 가리키는 듯.
* 봉선(封禪)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일이다.
* 무제(武帝)는 한무제를 말한다.
聳劍蜀山而 巴川(용검촉산이 파천)
下流遊咏者 夔翁(하류유영자 기옹)
외따로 높이 솟은 산에 칼을 세우니 파천(巴川)이요,
아래로 흘러 놀며 읊는 사람은 두보를 조심하네.
* 촉산(蜀山)은 중국 사천성의 명산.
* 중국의 고전 <촉산검협전>의 배경이 중국 사천의 촉산이다. 산세가 험하고 구름이 뒤덮여
천지의 영기가 모이는 곳으로 산봉우리마다 수백 년 동안 무공을 쌓는 고수들이 있었다.
* 파천(巴川)은 부항면 파천리, 여기에 봄내(춘천)과 세심대가 있다.
* 파촉은 사천(四川)의 이칭. 파(巴)는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중경(重慶) 지방.
촉(蜀)은 지금의 사천성 성도(成都) 지방.
* 기옹(夔翁)은 당나라 시인 두보의 별칭
翁年高峻 林谷之外 林泉其這 (옹년고준 임곡지외 임천기저)
俗味虛埃 葛坪之上 葛衣干斯 (속미허애 갈평지상 갈의간사)
어르신의 나이(翁年)는 높이 솟은 산과 같고
수풀 계곡 바깥에 임천(林泉)이 그 아래 있네.
풍속은 허무한 티끌과 같고
갈평(葛坪) 위에서 칡옷을 입었네.
* 갈평(葛坪)은 부항면 대야리의 중심 마을.
* 임천(林泉)은 구성면 임천리로 새터, 산정, 단계 등의 마을이 있다.
* 임곡(林谷)은 부항면 파천리의 숲실 마을.
斯有造化 曉龍歸兩 於雲洞而 神功歛却 (사유조화 효룡귀양 어운동이 신공감각)
第見影子 夜免摀藥 於月谷之 秋氣 來思 (제견영자 야면오약 어월곡지 추기 래사)
이 곧 조화로다, 새벽 용이 운동(雲洞)으로 돌아가니
신기한 공력이 바라고 또 물리치도다.
차례로 그림자를 보니 밤에 약을 가려 면하고
월곡(月谷)의 가을 기운이 일어 생각하네.
* 운동(雲洞)은 구성면 미평리
* 월곡(月谷)은 부항면 월곡리 달애실.
思見明德 德化盛盛於山東百里 (사견명덕 덕화성성어산동백리)
岡 0 服敎 敎術之行行於鄕 三遷 (강 0 복교 교술지행행어향 삼천)
밝은 덕을 보고 생각하니
덕은 변화하여 산동 백리(山東百里)에 가득 차도다.
산봉우리에서 가르침을 입고
가르침을 고향에서 행하니
세 번이나 옮기도다.
* 명덕(明德)은 구성면 공자동 아랫마을. 복교(服敎)는 지명으로 생각됨 중의법.
* 삼천(三遷)은 ‘맹모삼천지교'의 준말.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에게 훌륭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세 번 이사한 일.
遷延歲月 川女臨機而 隔語於窓下 (천연세월 천녀임기이 격어어창하)
征伐夷賊 王子送穀而 跪推於闕前 (정벌이적 왕자송곡이 궤추어궐전)
일을 미루어가는 세월(遷延歲月)이여
시골 여자(川女)는 혼기가 되어도
창문 아래에서 말을 하지 못하네.
오랑캐를 물리치고 돌아온 왕자는 곡식을 보내고
대궐 앞에 꿇어앉았네.
* 임기(臨機), 송곡(送穀)은 지명임. 중의법.
前喔謝安遊於東山 山亭之妓 高舞 (전악사안유어동산 산정지기 고무)
遠聞周公德於南起 越城之雉 自翩 (원문주공덕어남기 월성지치 자편)
앞에서 닭 우는 소리, 사안(謝安)은 동산에서 놀고
산 속 정자에서 기생은 높이 춤추네.
주공(周公)의 덕이 남쪽에서 일어나는 것을 멀리 듣나니
성을 넘는 꿩은 스스로 빨리 날아가네.
* 사안(謝安)은 중국 동진 시대 정치가, 풍류대신 음악에 뛰어남.
* 주공(周公)은 주나라 무왕의 아우 이름은 단 덕이 뛰어남 유가에서 성인의 한 사람.
* 산정(山亭)은 구성면 임천리 새터 마을, 월성(越城)은 지명. 중의법.
翩翩羅浮則 仙女遊之戱舞 笑願於霞彩 (편편나부즉 선녀유지희무 소원어하채)
字字碣揭 與羊祜 善治之德 淚墮於碑文 (자자갈게 여양호 선치지덕 루타어비문)
날아갈 듯 미인(羅浮)이여, 선녀는 춤추며 놀고
웃으며 무지개처럼 빛나기를 바란다.
비석에 새겨진 글자, 양호(羊祜)의 좋은 다스림의 덕
사람들은 비문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 자갈(字碣)은 지명
* 양호(羊祜)는 진(晋)의 양양태수(襄陽太守) 양호(羊祜)의 덕을 사모하여 그 곳 백성들이
현산(峴山)에 세운 비를 타루비(墮淚碑)라 한다. 비를 보는 사람이 모두 눈물을 흘린 데서
두예(杜預)가 붙인 이름.
* 나부(羅浮)는 조마면 신곡리에 있음. 벌이 떠 있는 마을이라 함.
* 나부(羅浮)는 미인을 이르는 말로 나부산(羅浮山)에 있던 매화의 정령이
미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함.
大風好彌 於城都多土 濟濟 (대풍호미 어성도다토 제제)
堯德安依 於康衢老人 欣欣 (요덕안의 어강구노인 흔흔)
호미(好彌)에 큰 바람,
성도(城都)에는 흙이 많고 많다.
안의(安依)에는 요임금의 덕,
시골 노인은 마음이 매우 흡족하도다.
* 호미(好彌)는 대덕면 관기리 앞에 옥녀봉이 있음.
* 안의(安依)는 지명, 성도(城都)는 중국 사천성 성도로 생각됨.
* 강구노인(康衢老人)은 시골, 여항에서 살아가는 노인.
欣然而抱琴 梧夜中齊月 (흔연이포금 오야중제월)
閑者其圍碁 楸陽外午陰 (한자기위기 추양외오음)
기뻐 거문고를 안고
오동나무 밤(梧夜)에 비가 갠 날의 달빛
한가한 사람은 바둑을 두고
가래실(楸陽) 바깥에는 정오에도 그늘.
* 오야(梧夜)는 지명으로 쓰임.
* 추양(楸陽)은 대덕면 추량리로 추측되며 현재 가래실, 추장리로 불림.
陰風怒呼 斗臺 如動 (음풍노호 두 대 여동)
瀑雨吹泊 石亭 何尋尋 (폭우취박 석정 하심심)
음산한 바람이 화를 내며 부는구나,
두대(斗臺)가 움직이는 듯.
사나운 비가 몰아치고 머무르니
석정(石亭)은 어찌 찾고 또 찾을까.
* 두대(斗臺) : 부항면 해인리, 하대리에는 상두대, 하두대가 있음.
* 석정(石亭)은 대덕면 가례리 북쪽에 있는 마을.
其閣老類觀槐則 晋公先植 (기각노류관괴즉 진공선식)
問붕筆力者中山則 右軍將登 (문붕필역자중산즉 우군장등)
문설주에 늙은이들 회화나무를 본다
진공(晋公)이 일찍이 심었다는.
쓸모없는(不用) 붓으로 힘쓰는 자에게 묻는다,
산 가운데 우군 장수가 산을 오르는 것을.
* ‘붕’자는 아니불(不) 자와 쓸 용(用)자의 합성어임
* 관괴(觀槐)는 지명으로 보임.
* 중산(中山)은 대덕면 중산리.
* 진(晋)은 중국 춘추 시대의 열국의 하나. 사마염(司馬炎)이 위(魏)의 선양(禪讓)을 받아
세운 나라. 뒤에 서진, 동진으로 나누어짐.
* 진공(晋公)은 주나라 성왕의 아우 숙우인 듯.
登登山依 望騷客之 壯觀 (등등산의 망소객지 장관)
步步炭洞 오忠臣之 作興 (보보탄동 오충신지 작흥)
오르고 올라 산에 기대어(山依)
시끄러운 나그네의 장관을 바라본다.
걷고 걸어 탄동(炭洞)에서
충신의 흥이 일어남을 싫어한다.
* 산의(山依)는 지명. 중의법.
* 탄동(炭洞)은 구성면 임평리 속명 숯가매실.
與起若爵祿則 知品最上 (여기약작록즉 지품최상)
動靜如靈心則 觀德其中 (동정여령심즉 관덕기중)
더불어 일어남이 작위(爵位)와 봉록(俸祿) 같고
사람됨의 가장 으뜸을 안다.
움직이고 고요함이 영혼과 같으니
그 가운데 덕을 본다.
* 지품(知品)은 구성면 미평리 지품 마을.
* 관덕(觀德)은 지례면 관덕리. 지례 현감 김낙현이 궁남리를 관덕리로 고쳤다 함.
* 지품(知品), 관덕(觀德)은 중의법.
中情宜嫌 於惡石 禹斧之何事不鑿 (중정의혐 어악석 우부지하사불착)
上策暮當 於陵址 孫樹於此萬己崇 (상책모당 어릉지 손수어차만기숭)
정 가운데 마땅히 싫어하니 악석(惡石)을
우임금의 도끼가 어찌 뚫지 못하는 일이 있을까.
좋은 방책이 마땅히 무덤터(陵址)에 저무니
어린 나무는 여러 나무 중 이미 높다.
* 악석(惡石), 능지(陵址)는 지명임.
* 우(禹)임금은 하우씨(夏禹氏). 하(夏)나라의 임금, 중국 고대 성인.
崇名於俗口 修道之士 雲集 (숭명어속구 수도지사 운집)
聞風於箕踞 代冶之人 日充 (문풍어기거 대야지인 일충)
높은 이름 속구(俗口)에서
도를 닦는 선비는 구름같이 모이고,
기좌(箕坐)하여 바람 소리를 듣는다
대야(代冶)의 사람들은 날마다 가득차고.
* 속구(俗口)는 증산면으로 넘어가는 고개 입구에 있으며 속수 혹은 속시로 불림.
* 기거(箕踞)도 지명으로 봐야 함.
* 기거(箕踞)는 기좌(箕坐)하다. [예문] 高祖箕踞罵言 甚慢之〈漢書〉
* 수도(修道)는 증산면 수도리 수도산과 수도암이 있음.
* 수도(修道)는 구성면 상원리를 말하며 무티실(修道谷)이라 함.
* 대야(代冶)는 부항면 대야리로 생각됨. 지형이 큰 대야처럼 생겼다 함.
充其意則 繁華之色 何當 於多花之洞 (충기의즉 번화지색 하당 어다화지동)
隱士跡則 貞節之心 亦足 於大栗之村 (은사적즉 정절지심 역족 어대율지촌)
그 뜻이 가득하니 번화한 모습
많은 꽃이 피는 마을에 어찌 마땅하지 않을까.
숨어사는 선비의 모습은 정절의 마음
역시 대율(大栗) 마을에 족하도다.
* 다화(多花)는 대덕면 중산리로 일명 다부실이라 불림.
* 대율(大栗)은 지례면 대율리 한배미 마을.
村路診去則 達馬疾走 (촌로진거즉 달마질주)
煙霞浮來則 到鵠齊翻 (연하부래즉 도곡제번)
시골 길을 살펴 가니
말이 질주하는 듯 이르고
안개가 떠 오니
고니(백조)의 털이 가지런한 데 이른다.
* 달마(達馬), 도곡(到鵠)은 지명임. 중의법.
翻動乎 廉翁遊 泥之上出 蓮花而開眼 (번동호 염옹유 니지상출 연화이개안)
快浩乎 朱子石稟之下耕 米坪而充量 (쾌호호 주자석품지하경 미평이충량)
번득이며 움직인다. 주염계(廉翁)가 놀고
진흙 위로 나와 연꽃이 피네.
유괘하도다. 주자(朱子)가 석품(石稟)에서 밭은 갈고
미평(米坪)에 쌀이 가득하도다.
* 미평(米坪)은 구성면 미평리 쌀이 많이 생산된다고 함.
* 연화(蓮花)는 대덕면 연화리 연화봉이 있음. 혹은 구성면 송죽 1리를 말함.
* 염옹(廉翁)은 송나라 때 염계 주돈이. 연이야말로 군자와 닮았다 하여 애련설을 지음
* 주자(朱子)는 주희로 중국 남송(南宋) 사상가. 호는 회암(晦庵).. 주자학을 구축하였으며
주자(朱子)는 그의 존칭이다. 시호는 문공(文公).
量楚將 陳平散金則 知金 亦是國器 (량초장 진평산금즉 지금 역시국기)
與漢帝而 張良避穀則 藏穀又仙方 (여한제이 장량피곡즉 장곡우선방)
초나라 장수 진평(陳平)이 황금을 흩으니 금을 알고(知金)
역시 나라의 큰 그릇이라.
한나라 유방과 더불어 장량(張良)이 피하여 숨고
곡식을 감추니(藏穀) 또한 신선의 땅이다.
* 지금(知金), 장곡(藏穀)은 지명
* 진평(陳平)은 중국 한(漢)나라 초기 공신.
* 한제(漢帝)는 중국 전한(前漢)의 창시자. 초대 황제. 이름은 유방(劉邦).
* 장량(張良)은 중국 한(漢)나라 고조(高祖) 유방(劉邦)의 공신
方今誦天保 九男九女之壽庶長 (방금송천보 구남구녀지수서장)
當此營毛遂 五步五里之程乃遙 (당차영모수 오보오리지정내요)
지금 시경 소아편을 외운다.
아홉 남자와 아홉 여자의 수명이 길기를
마땅히 모수(毛遂)의 경영을 배우니
다섯 걸음, 오 리를 걸어 소요하도다.
* 구남(九男), 오보(五步)는 지명임
* 구남구녀(九男九女) : 불교의 묘법연화경에는 관세음보살을 염하는 마음이 지극하면 그 염하는 힘의 작용으로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7난을 피해 갈 수 있고 훌륭한 아들과 딸을 가려 낳는
구남 구녀(九男九女)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 천보(天保)는 「시경」(詩經) 소아(小雅)의 편 이름.
천보구여(天保九如)는 임금의 장수와 다복을 비는 내용
* 모수(毛遂)는 전국 시대 조(趙)나라 평원군(平原君)의 식객. 진(秦)이 조(趙)를 쳤을 때,
자천(自薦)하여 평원군을 따라 초(楚)에 가서 합종(合從)의 협약을 맺게 하였음.
모수자천(毛遂自薦)의 주인공.
遙與近而 長使以治則 上下部曲之里 (요여근이 장사이치즉 상하부곡지리)
低與仰而 召伯所曁則 內外甘棠之條 (저여앙이 소백소기즉 내외감당지조)
가까운 데를 더불어 서성이며
길이 다스림으로 시키니 상하부곡(上下部曲)의 마을이요,
낮게 더불어 우러러보니 소백(召伯)이 더불어
내외감(內外甘)의 아가위나무 가지로다.
* 상하부곡(上下部曲)은 지명인 듯. 신라 때 이 고장의 마을은 거의 부곡이었음.
* 부곡(部曲)은 신라 때부터 고려 말까지 있었던 특수한 말단 지방 행정구역.
삼국 통일 뒤 지방 행정 구역을 정비할 때 인구가 적어서 현에 미치지 못한 지역을
‘향’ 또는 ‘부곡’이라 하여 현에 딸리게 했는데, 그 주민을 특수 천민 집단으로 단정하기도
했으나 씨족이나 부족의 집단이었던 것으로 보기도 한다.
* 내외감(內外甘)은 대덕면 내감리, 외감리로 아랫감주, 웃감주 4개 마을이 있음.
* 장사(長使)는 사람 이름인 듯.
* 소백(召伯)은 주(周) 문왕(文王)의 서자. 무왕(武王)을 도와 주(紂)를 멸하고,
북연(北燕)에 봉해짐. 성왕(成王) 때 삼공(三公)이 되어 이서(以西) 땅을 맡아 선정을 베풂.
* 감당지조(甘棠之條)는 정치를 잘하는 것, 정치를 잘하는 길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條風人靑樓 瀼春之心肥 玉流則 凄凄 (조풍인청루 양춘지심비 옥류즉 처처)
林月照白髮 傷葉之眸對 松坪則 蒼蒼 (임월조백발 상엽지모대 송평즉 창창)
가지에 바람 부니, 사람이 푸른 누각에
불 같은 봄의 마음이 살찌고 옥류(玉流)는 쓸쓸하다
숲에는 달빛, 흰머리를 비추니
상한 낙엽의 눈을 마주하고,
송평(松坪)은 푸르고 푸르네.
* 청루(靑樓)는 푸른 누각. 논다니가 사는 집. 기생(妓生)집. 妓樓(기루).
* 옥류(玉流)는 증산면 유성리 옥류동, 증산면의 중심지, 광해군 때 정술 선생이
옥류동이라 지었다 함.
* 옥류(玉流)는 부항면 신옥리로 뒷산이 옥류봉(361미터)임.
* 송평(松坪)은 지금의 송죽 1리 1914년 과곡외면에 속했던 송평, 죽방이 합쳐져 송죽이 됨.
蒼然夜色 暎濃怪石如佛 (창연야색 영농괴석여불)
醉乎 月影徘徊 佳物流觴 (취호 월영배회 가물류상)
푸르스름한 밤, 불상 같은 괴석에 비친다
취하도다. 달 그림자 배회하고
좋은 안주에(佳物) 잔을 흘리며 마신다.
* 가물(佳物)은 부항면 유촌리에 있음. 중의법.
* 가물(佳物)은 위의 시구 월영배회 가물유상(月影徘徊 佳物流觴)에서 따왔다고 함.
觴飛旅座 觀基近 於玄都 穀播來頭 豆山於柴桑
(상비여좌 관기근 어현도 곡파래두 두산어시상)
桑林引和 風吹 於莘坪 伊伊獨耕 山月幼半 釣魚於春川
(상림인화풍취 어신평 이이독경 산월유반 조어 어춘천)
술잔을 날려 앉아 그 터를 보고
가깝고 검은 고을(玄都)에 곡식을 뿌려 싹이 나니
두산(豆山)에 뽕나무는 걸쳐 있고
뽕나무 숲, 평화로운 바람을 끌어 신평(莘坪)에서 분다.
홀로 밭은 가니 산의 달은 공중에 있고,
봄내(春川)에서 고기를 낚는다.
* 관기(觀基)는 대덕면 관기리.
* 현도(玄都), 두산(豆山)은 지명임.
* 신평(莘坪)은 지례면 신평리, 도곡리에 있음.
* 춘천(春川)은 부항면 파천리 봄내라 불림.
嚴翁先望 (엄옹선망)
엄한 늙은이가 먼저 바라보노라.
望乎 德山 山容皆有潤色歸于 夢丘 丘陰庶傲春眠
(망호 덕산 산용개유윤색귀우 몽구 구음서오춘면)
바라보니 덕산(德山)을,
산의 얼굴이 빛나며 돌아오니 꿈의 언덕(夢丘)이요,
언덕에 그늘, 봄잠을 이긴다.
* 덕산(德山)은 대덕면 덕산리 대덕산 아래 마을임.
* 몽구(夢丘)는 부항면 월곡리 서쪽에 있는 마을.
眼才覺時而 居然夕矣 牛後羊至已多 (안재각시이 거연석이 우후양지이다)
勢不量力而 笑乎 事也 鷸前蚌散崔先 (세불량역이 소호 사야 휼전방산최선)
눈으로 깨달을 때,
저녁에 앉아서 소 뒤에 양이 이미 많이 이르니
기세가 힘을 가늠할 수 없으면
웃는다 일이여, 도요새 앞에서
조개는 흩어지는 것이 최선이라.
* 양지(羊至), 전휼(前鷸)은 지명임
* 휼방지쟁(鷸蚌之爭) : 도요새와 조개의 다툼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다투다가 이익을
제삼자에게 빼앗김의 비유. 鷸蚌相持(휼방상지). 蚌鷸之勢(방휼지세). 鷸蚌相爭(휼방상쟁).
※漁父之利(어부지리).
先聞中舒則 廣川 人之策文 晩訪宰相則 小台扉榮華
(선문중서즉 광천 인지책문 만방재상즉 소태비영화)
가운데 펼치는 것을 먼저 들으니 광천(廣川)이요
다른 사람의 책문, 늦게 재상을 찾으니
소태(小台)는 영화로움을 숨긴다.
* 광천(廣川)은 구성면 광명동, 감천 냇가에 위치한 마을, 광천(光川)인 듯.
* 소태(小台)는 대덕면 연화리 소태실을 가리킴.
華墨酒於筆頭 介寺 屋之空門已悶 (화묵주어필두 개사 옥지공문이민)
高崗接於眉前 壽洞 居之避年更加 (고강접어미전 수동 거지피년갱가)
필두(筆頭)에는 먹과 술이 빛나고
개사(介寺)의 집은 텅 빈 문이라 번민하네
높이 솟은 산은 미전(眉前)으로 이어지고
수동(壽洞)은 숨어 살기에 다시 해를 더하네.
* 필두(筆頭), 미전(眉前), 지명으로 봐야 함.
* 수동(壽洞)은 구성면 송죽리 혹은 백일대라 불림.
* 개사(介寺)는 부항면 사등리 단산 마을. 개사란 절이 있었다고 함.
加額於斜目 目眺於威風 動施楚漢 (가액어사목 목조어위풍 동시초한)
超身於長子 子長之文章 鳴於江湖 (초신어장자 자장지문장 명어강호)
사목(斜目)에서 이마에 손을 얹어 사람을 몹시 기다리고
왕성한 기세를 눈으로 멀리 보고
움직여 베푸니 초나라 한나라.
몸을 넘어 장자(長子), 자장(子長)의 문장이 강호를 울린다.
* 가액(加額)은 (‘이마에 손을 얹는다’는 뜻으로) ‘사람을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
* 사목(斜目) 지명임.
* 장자(長子)는 구성면 임천리 이 마을에 큰 부자가 살았다고 함.
* 자장(子長)은 공야장(公冶長). 춘추 시대 제(齊)의 사람. 자는 자장(子長).
공자(孔子)의 제자이자 사위.
湖南湖北之路 難行戰戰 栗藪之步 (호남호북지로 난행전전 율수지보)
山東山西之處 易隱采采焉 芝市之徒 (산동산서지처 이은채채언 지시지도)
호남 호북(湖南湖北)의 길
어려운 길 두려워하니 밤나무 수풀(栗藪)의 걸음.
산동 산서(山東山西) 지방 숨어 사는 사람들이
고사리를 캐고 캐니 지시(芝市)의 무리들.
* 율수(栗藪)는 지명.
* 지시(芝市)는 부항면 하대리 진실 마을을 가리키는 듯, 속칭 지시(只是)라 불림.
* 호남 호북(湖南湖北)은 중국 동정호 남쪽 지방(호남성)과 북쪽 지방(호북성)을 가리킴
* 산동(山東)은 중국 북동부 황해(黃海)와 발해만(渤海灣) 사이에 돌출한 산동반도와
서부의 태산 산맥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산동성.
* 산서성은 태행 산맥(太行山脈)의 서쪽에 있기 때문에 이름.
徒知佛堂則 身何立 於孔孟之世 (도지불당즉 신하립 어공맹지세)
第見士洞則 名皆楊 於漢唐之時 (제견사동즉 명계양 어한당지시)
무리가 불당(佛堂)을 아니
몸이 어찌 공맹(孔孟)의 세상에 서겠는가.
차례로 선비 마을(士洞)을 보니
한나라 당나라 때의 이름을 휘날린다.
* 불당(佛堂)은 지례면 이전리 불당골.
* 사동(士洞)은 지명.
時乎 聖世將牧 於華墨 馬山高聳 (시호 성세장목 어화묵 마산고용)
夜乎 軍聲驚飛 於准池 鴨室盡披 (야호 군성경비 어준지 압실진피)
시대여, 성스러운 세상은 장차 빛나는 먹에서 기르고
마산(馬山)은 높이 솟았네
밤이여, 군대의 소리에 연못의 새들이 놀라서 날아
압실(鴨室)은 다 열었다.
* 마산(馬山)은 구성면 마산리. 앞산의 산세가 말등처럼 생겼다 함.
* 압실(鴨室)은 구성면 월계리. 오리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함.
披寒雪而 訪剡溪則 子猷之豪興 與其故友 (피한설이 방섬계즉 자유지호흥 여기고우)
悶小園而 居藤谷則 文公之孝行 問於聖人 (민소원이 거등곡즉 문공지효행 문어성인)
차가움을 나누어 눈이 내리니 섬계(剡溪)을 방문하고
자유(子猷)의 호방한 흥이 옛 친구와 더불어
번민의 작은 동산 등곡(藤谷)에 사니
문공(文公)의 효행, 성인에게 묻는다.
* 섬계(剡溪)는 김녕 김씨의 섬계서원이 있는 조룡리 일대 은행나무(천연기념물) 마을임.
* 섬계(剡溪)는 원래 중국 섬계(剡溪) 지방에서 지명을 따왔다 함.
중국 섬계(剡溪)에는 등나무가 유명해서 등나무를 원료로 하여 만든 종이를 剡紙(섬지)라 함.
* 등곡(藤谷)은 지례면 울곡(蔚谷)을 말하는 듯.
* 자유(子猷)는 공자(孔子)의 제자. 자유는 자. 성은 언(言), 이름은 언(偃).
* 문공(文公)은 중국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한 사람인 진(晉)나라의 군주.
19년간 방랑 생활을 하다가 진(秦)나라 목공(穆公)의 도움으로 귀국한 뒤 즉위하였다.
人去無實而 文君嘆 四壁徒立 (인거무실이 문군탄 사벽도립)
而所來利而 惠王謝 千里而臻 (이소래이이 혜왕사 천리이진)
사람은 가고 열매가 없으니
탁문군(文君)이 탄식하고 사면이 막히고 무리들이 섰다.
이로움이 오는 바,
혜왕(惠王)이 감사하니 천리에 이른다.
* 거무(去無)는 지례면 거물리를 말하는 듯, 속칭 거무실이라 불림.
* 소래이(所來利)는 지명.
* 문군(文君)은 한(漢)대 촉(蜀)의 부호(富豪) 탁왕손(卓王孫)의 딸. 젊어서 과부가 되어
사마상여(司馬相如)와 재혼하였으나, 그가 첩을 들이려 하므로, 이혼(離婚)의 뜻을
담아 백두음(白頭吟)을 지었다.
* 혜왕(惠王)은 초나라 혜왕이나 양나라 혜왕.
臻於太古木則 人或資富而食果 (진어태고목즉 인혹자부이식과)
知必寶貨物而 皆 闡銅而鑄錢 (지필보화물이 개 천동이주전)
큰 고목에 이른 즉,
사람이 간혹 부자가 되어 과일을 먹고
보배를 반드시 아니 모두 천동(闡銅)에서 돈을 만든다.
* 자부(資富), 천동(闡銅)은 지명임.
* 고목(古木)은 구성면 송죽리 고목마을. 신석기 시대 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다.
錢買淸風而 聞嵇笛則 斷腸之聲 威激千古惰閑雅 0
(전매청풍이 문혜적즉 단장지성 위격천고타한아 0 )
劍挑秋霜而 箾關瞳則 電閃之氣 眞是三國世英雄
(검도추상이 소관동즉 전섬지기 진시삼국세영웅)
돈으로 맑은 바람을 사고
산에서 부는 피리소리를 들으니
애끊는 소리가 오랜 세월
게으르고 한가하고 우아함을 두려워한다.
가을 서리가 칼을 돋우니
우거진 관동(關瞳)에 번개 불빛 기운,
진실로 삼국시대 영웅이로다.
* 혜적(嵇笛)은 지명. 혹은 혜(嵇)의 피리소리.
* 혜(嵇)는 중국 하남성에 있는 산 이름. 혹은 사람 이름.
* 관동(關瞳)은 구성면 양각리 중심 마을. 관동(冠洞)을 말하는 듯.
年運通天 文王而 百里興而 畿谷漸大(년운통천 문왕이 백리흥이 기곡점대)
才勇過人 俊士以 一世豪 以藪室能成(재용과인 준사이 일세호 이수실능성)
해의 운수가 하늘에 통하니
문왕(文王)의 백리 흥함이 기곡(畿谷)에서 점점 크도다.
재주와 용기가 다른 사람보다 넘치니
뛰어난 선비가 일세의 호걸이요,
수실(藪室)에서 능히 이루도다.
* 기곡(畿谷), 수실(藪室)은 지명
* 문왕(文王)은 주나라 무왕의 아버지 태공망을 모사로 국정을 바로잡음.
成堂以攀楠 詩聖之迷趣 添年以高樓 壽考之餘情
(성당이반남 시성지미취 천년이고루 수고지여정)
남나무(攀楠)로 집을 짓고
시성 두보(杜甫)의 길을 잃고 혼미하니
높은 누각에 해가 더할수록
목숨을 곰곰이 생각하는 정이 남았네.
* 이고(以高)는 지명임. 고(高)자만 다시 의미, 고루(高樓)로 쓰임.
* 시성(詩聖)은 성당 시인 두보를 말함.
情問道洞 安樂在分 (정문도동 안악재분)
儀來禮所 起居非凡 (의래례소 기거비범)
凡此俗情 洗之於鑑湖 (범차속정세지 어감호)
惟其餘年 付乏於文岩 (유기여년 부핍 어문암)
정을 묻는다 도동(道洞). 편안함과 즐거움을 나누었다.
예로서 지켜야 할 범절은 예소(禮所)에서 오고
일으켜 살기에 보통이 아니네.
무릇 속된 정은 감호(鑑湖)에서 씻는다
오직 남은 세월 문암(文岩)에서 보내리라.
* 도동(道洞)은 구성면 하원리 문도동이라 불림.
* 예소(禮所), 문암(文岩)은 지명임.
* 감호(鑑湖)는 구성면 일대 감천의 옛 이름으로 경호(鏡湖), 감호(鑑湖) 등이 많이 사용됨.
* 문암(文岩)은 이 시를 쓴 박용수 선생의 호이기도 하다. 말년에 문암에 기거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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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구, 대단한 정성과 노력이 들었군요. 저도 엄두도 못낼 일입니다.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하나 고칠 때마다 만 원쯤 준다면 마음 먹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