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이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두 번째 실패를 겪었던 인터넷 전문은행의 국내 설립이 가능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지난 1995년 미국에서 처음 생겼다. 미국은 세계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SFNB가 탄생한 이후 최근까지 십수개의 은행이 성업 중이다. 주로 비은행 금융기관과 비금융기관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Ally Bank는 GM이, BMW Bank는 BMW가 주도해 설립됐다. Ally Bank는 주로 오토론, 리스, 카드 등에 특화됐고 Sallie Mae BAnk는 학자금 대출에 특화된 은행이다. 지난 3월 기준 미국의 10대 인터넷 전문은행의 총 자산은 4400억달러(약 475조9920억원), 총예금은 3039억달러(약 328조7590억원)를 기록하며 미국 전체 상업은행 대비 각각 3.1%, 2.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2002년 전체 대비 자산 비율 0.5%, 예금 비율 0.9%와 비교하면 인터넷 전문은행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기준 총 6개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영업 중이다. 소니, 이토카도 등 기업과 은행이 공동출자 형식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됐다. 일본의 경우는 자산관리, 온라인 지급결제, 모바일뱅킹 등 특정 은행서비스에 집중해 있다. 이들 은행은 총예금과 총대출이 2006년 대비 2014년에 4배 이상 증가했다. SMTB는 지난 5년간 예금규모가 5배 가량 성장해 일본 인터넷 은행 최초로 3조엔(약 28조4511억원)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일본 전체 은행 중 35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럽의 경우는 금융기관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했고 주로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이 같은 전문은행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 등 중국 ICT기업들은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로부터 민영은행 설립을 최근 승인받았다. 이를 통해 알리바바의 ‘왕샹은행’과 텐센트의 ‘웨이쭝’ 은행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이르면 2015년 1분기 중으로 출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의 국내 도입이 소비자 권익을 위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가와 관가에서는 도입을 위해 금산분리가 우선이라고 하지만 소비자 단체 등에서는 소비자 권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제기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한 내용 및 시민단체와 금융계 등 반응을 들어봤다. |
▲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이슈로 들고 나오자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은행 설립을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존 은행들의 행태에 질린 소비자들에게 인터넷 전문은행은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주요 시중은행 본사. 시계방향으로 국민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스카이데일리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주장이 급부상하면서 기존 은행들의 질 낮은 서비스와 획일적인 업무 및 높은 예·대차 등에 염증을 느낀 금융 소비자들을 위해 설립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의견은 기존 은행들이 소비자들에게 보여준 행태에 반발로 일어난 것이며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 은행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함께 담겼다.
실제로 최근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관치 우산 속에 안주해 온 국내 은행들이 너무 쉽게 앉아서 돈을 버는 돈놀이가 더 심해졌다. 예·대차가 높고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은행들 자의적으로 움직인다. 수수료 장사 또한 여전하다.
첨단 금융기법은 여전히 후진적이다. 은행들의 자발적 변화 모습이 보이지 않는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 구시대적 경영을 하고 있는 은행들이 싫다”는 등의 비난여론이 비등해 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위해 법개정 검토해야” 제안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주장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신 위원장에게 “중국의 알리바바가 은행업에 진출하고 인터넷 전문은행이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인데 우리나라도 법제도 조정이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 자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스카이데일리
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검토할 단계가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산업자본의 은행 개입 허용 여부와 그에 따른 소유제한 등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이 부분을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답변했다.
신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금산분리를 완화해 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신 위원장이 거론한 인터넷 전문은행은 점포를 통한 대면거래를 하지 않고 인터넷·모바일 등을 통해 주요한 영업채널을 활용하는 은행이다. 기존 은행은 오프라인 지점을 기반으로 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개별 독립 회사 형태로 독립 지점이 없고 인터넷·모바일만을 이용해 소비자금융을 특화하고 있다.
▲ 자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스카이데일리
인터넷 전문은행은 무점포 영업으로 인해 업무처리비용이 저렴해지는 장점이 있다. 이는 금리 운용을 유리하게 만들면서 기존 은행에 대한 가격경쟁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 인터넷 전문은행은 영업에 지역적 제한이 없고 영업점 방문 없이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편리하고 신속한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높은 예금금리와 낮은 대출금리가 소비자들에게 매력이 되고 있다. 기존 은행들에 비해 낮은 예·대차를 운용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점포를 운영하지 않아 고정비가 절감되면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금리와 함께 낮은 수수료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 은행을 위협하고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
두 번 실패한 인터넷 전문은행, 소비자 권익 위해 도입 시급
국내에서 2002년, 2008년 두 차례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02년 SK텔레콤, 롯데 등과 대기업과 안철수연구소, 이네트퓨처 등 벤처기업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브이뱅크(V-Bank)라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시도한 적 있다.
하지만 금융실명제 저촉, 현금 입출금망 확보 미비 등의 문제에 부딪히며 무산되고 말았다.
2008년에는 금융위원회가 은행법 개정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추진했으나 입법에 실패했다. 당시 설립 추진 과정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업무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최저자본금을 얼마까지 할 것인지, 대면을 통한 실명 확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두 번의 실패를 맛본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다시 꺼내들고 나선 것이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신 위원장이 거론한 것처럼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되려면 금산분리 완화가 우선이다.
현재 한국의 금산분리는 공정거래법,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여러 법률에 걸쳐 명시돼 있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 지배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안들은 금융자본이 특정 기업이나 재벌에게 쏠리는 현상을 막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국회는 산업자본의 은행 주식보유한도를 9%에서 4%로 축소하며 금산분리를 더 강화시켰다. 신제윤 위원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금산분리를 국회가 완화해 줘야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금융당국의 의지가 그만큼 확고하게 서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소비자 권익을 감안하면 인터넷 전문은행이 시급히 설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우리은행·국민은행 사태 등을 보면 기존 은행들에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여실히 드러났다”며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과도한 수수료, 고압적인 대출 자세 등을 보이며 금융 소비자들의 인심을 크게 잃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은행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런 은행이 망하면 정부가 국민혈세를 들여 살려주기까지 한다”며 “이런 은행을 믿고 돈을 맡길 수가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대안론이 급부상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금산분리라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소비자 권익 차원에서 국회와 정부가 전향적으로 손질을 봐야할 사안이다”고 밝혔다.
▲ 지난 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신 위원장은 “(법 조정에 대해) 검토할 단계가 됐다”며 국회가 이에 대해 논의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서 주목됐다. <사진=뉴시스>
시중은행 전직 임원은 “최근까지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 수익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며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도 많은 은행들이 이에 따르지 않고 대출금리는 조금 낮추고 예금금리는 조금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들의 이런 행태에 소비자들이 질려하고 있는데 은행들은 개선 움직임이 느리다”며 “가격경쟁력을 갖춘 인터넷 전문은행이 생기면 당장 기존 은행을 따라갈 수는 없어도 기존 은행들은 바짝 긴장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기업들 가운데 ICT기업들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NHN과 다음카카오 등 국내 주요 포털사들이 자신들의 포털사이트와 라인·카카오 같은 온라인 메신저로 이미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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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오 드뎌
감사합니다ㅡ
그렇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