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시뗄레 [2막3장]
삼성(陝西, 四川, 甘肅省 ) 병합 지역. 2009년 6월 1일. 陝西省 漢中市 寧强縣 廣平鎭 - 四川省 廣原市 靑川縣 姚渡鎭 - 甘肅省 文縣 碧口鎭. 탄 거리 64.59 km. 탄 시간 06:09:38.
여행은 “뜻”이 있다.
어떤이는 머리를 식히려고 아무 생각도 없이 떠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바쁜 일상을 벗어나서 살아온 날과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 여행을 하고자 하기도 하고...
혹여 어떤 분은 세상이 어떨까? 유람을 하는 여행도 있을 것이며, 또는 주위를 둘러 볼 여유도 없이 물건을 팔러 다니는 비즈니스 여행도 있을 것이고, 인류의 문화를 탐구하는 역사기행도 있을 터이고, 먹고 마시고 춤을 추면서 즐기는 일명 '묻지마 관광'도 있을 것이다.
탱이에게 있어 자전거 여행은 무엇을 보았는가 무엇을 느꼈는가보다도 "자전거를 탔다"는 것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자전거에 올라타서 페달질을 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에 젖기에, 눈비를 맞으며 떨고, 코를 싸 쥐고 먼지를 마시며, 사나운 개에게 쫒기며, 장갑으로 땀을 훔친 고단함들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소금에 전 사타구니까 까져 쓰려도, 때로는 추위, 배고품을 견디며, 페달질을 멈추지 못한다.
가는 길 위에서 풀 한 포기, 조그만 벌레를 보고도 생명의 소중함을 읽어 내고, 길가에 뒹구는 조그만 돌맹이 하나를 보아도 서로 다른 모양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느낀다.
산골마을에 뭔 오락시설이 있을 것이며, 어디 깔끔한 여관이 있을 쏘냐!
지나는 나그네 하룻저녁 다리뻗고 잤으면 오케이지!
잘 자고 일어 났으니 출발.
맛은 거시기해도 순대를 채웠으니 힘찬 페달질로 전진!
++++ 소학교 1학년 마치고 온 작은 딸이 거부감없이 즐겨먹는 값이 싸고 어디나 있는 여우티아오[油條]+++
자전거(배낭) 여행'인'를 위한 싸고 맛(?)있는 중국 요리들... http://cafe.naver.com/acebike/1426
지난 밤에 묵은 꽝핑의 한 여관!
방은 거지 발싸개 같아도 샤워를 할 수 있다는 말에 얼씨구나 들었는데, 씨짜오[洗澡 - 목욕]장은 있는데 따뜻한 물은 없단다.
젊은 길동무는 찬물로 후딱 씻었지만, 늙은(?) 기행자는 뜨거운 찻물 두 통을 얻어 처 삼촌 산소 벌초하듯이 샤워를 했다.
어둡기 전부터 잠옷 바람으로 오르내리던 여관집 딸년이 컴퓨터 앞에 얹아 있기에 길 떠난지 오래된 길 동무를 메일이라도 열어 볼 수 있게 배려 한답시고, 인터넷이 되냐고 물으니 된다기에 메일을 열어 볼 수 있느냐니 인언지하에 거절을 한다.
어러주글 딸년이... 이유가 뭐냐! 이 기행자가 그만큼 널거서 그냐!
++++ 도로 번호도 없는 지방도로. 가는 길에는 초가 지붕을 걷어내는 새마을 사업(?)이 한 창이다. +++
낡은 옛날 고전(?) 주택들을 헐어내고, 시멘트 콘크리트를 바르는 주택 개량 사업이 한창이다.
보통의 집한 채를 짓는데 150,000위엔이 들고, 100,000위엔 정도를 대출을 받는다고 하는데... 농사 지어서 언제 다 갚을까나!
그 바람에 포장 길이 다 망가져 흙먼지가 콧 구멍에 쌓여 간다.
++++ 밀 털기. +++
칭다오에서... 매일이다시피 하청 공장 서너곳을 돌다보면 하루 이동거리가 기본 280km.
수확철이면 밀, 콩 등등을 길바닥에 깔아 놓고 오가는 차가 밟아서 털리게 해 놓는다.
그렇게 오가면서 농부들의 일손을 많이 덜어 주었는데...
다 털린 작물도 길 바닥 한 쪽에 펴서 널어 놓는데... 맞은 편에서 차가 오면 밟지 않고는 지나 갈 수가 없다. 농부의 아들은 밟을 수가 없어 지나다니는 것이 매우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가 없는데....
싼둥 대부분의 지역에는, 마당이 없고, 도리깨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수확철에는 수 많은 농부들이 길바닥에서 타작을 함으로 하여 오가는 일이 무척이나 번거로운일이 되기도 한다.
+++ 칭무촨의 떠 돌이 개 잡는 부대. +++
기행 중에 잠 못이루는 밤이 있다.
교통량이 많은 국도변의 허름한 여관.
찻길 쪽의 방이 배당 되고, 창문이 홑 창일 때 오가는 화물트럭들이 쏟아내는 특유의 경유 발동기 소리와, 꼭 울리고 지나가는 고막을 찢을 듯한 대단한 나팔 소리에 더하여, 쌓을 수 있는 높이까지 쌓아 올린 엄청난 화물 때문에 더 크게 나는 바퀴와 아스팔트의 마찰음이 그 주범이다.
또 하나는 마당가에 튼튼한 쇠사슬에 매어 있는 중소만큼이나 큰 숫캐가, 때가 된 암캐가 풍기는 향내를 맞고 밤새도록 울부짓는 사랑의 세레나데도 기행자에게는 견디기 쉽지 않는 고통의 소음으로 들려 온다.
산 속으로 접어 들었는데...
자지러지는 개의 소리가 들린다.
이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아니라 소름이 돋는 공포의 울부짓음이다.
알고 봤더니...
싼씨성이 지정한 자연 보호구라는 칭무촨진에서 떠돌이 개를 잡으러 나왔고, 시커먼 큰 개를 발견하고 포획 직전의 상황이었다.
그 들은 마취총은 고사하고 포획망도 없이 곡괭이 자루나 작대기만을 들었을 뿐인데... 궁지에 몰린 개는 대들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도망을 치기에 바쁜 상황. 대여섯명이 소리를 지르면서 쫒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개는 포위망을 뚫고 넓은 개울을 건너 계곡의 건너편으로 도주하였다.
비록 오늘 도망을 쳤지만, 자연 보호구역이라고 세운 안내판에 보면 중국의 마스코트 팬더는 물론 원숭이와 까만색에 흰점이 박힌 노루 등의 동물이 있음으로 하여 그 개는 머지 않아 곡괭이자루에 맞아 죽을 것이 뻔하게 내다 보인다.
+++ 지게를 진 아낙. +++
지게[山背]꾼과 빵빵쥔[棒棒軍] : http://cafe.naver.com/acebike/1482
<<지게(山背)론>>
중국 대부분의 지방에서 지게를 못 보았고, 작대기(?)만 들고 다닌다.
작대기 양쪽에 물건을 매달고 한 쪽 어깨에 메거나, 뒷 목 아랫 부분에 얹어 멘다.
우리 지게와 중국 지게의 비교.
지금까지 중국의 지게를 심도 깊게 연구(?)한 결과로 보자면...
1. 총칭 꾸이저우, 꽝둥, 꽝씨 등등의 지방에서는 바구니를 지고 다니고, 그 밖의 또 다른 지방에서는 작대기만 메고 다니는데....작대기의 양 쪽 끝에 물건을 끈으로 매 다는 것이나 조그만 메는 바구니에 비하여 우리 지게는 많은 짐을 질 수가 있다.
그러나 중국의 작대기는 많이 메면 당연 부러질 것이고, 부피가 많은 것은 바구니에 담을 수가 없음. - 최대 160kg까지 지고 1km 쯤 이동해 보았음.
2. 바구니는 목발이 없어 짐이 무거우면 땅바닥에서 지고 일어나지 못한다. - 앉아서 어깨를 끼어 넣어야 하므로, 높은 곳에 놓고 짐을 담아야 하는데... 떨어져 쏟아지는 날이면 처음부터 다시 줏어 담아야 한다.
3. 우리 지게는 작대기가 있으므로 이동 중에 평지에서도 쉴 수가 있고, 무거운 짐을 지고 일어나기도 매우 용이하다.
4. 우리 지게는 소쿠리를 얹으면 작은 감자 등도 많이 담을 수 있다. - 그러나 대 바구니는 딱 그만큼 밖에 담을 수가 없다.
5. 우리 지게가 나무이므로 튼튼하다. - 대를 물려서 쓸 수도 있다.
6. 유사시에는 무기로 쓸 수가 있다. - 작대기가 있으므로...
7. 야외에서 지게를 눕히면 훌륭한 야전침대가 된다.
8. 가장 우세한 것은 지게는 가마니에 담은 쌀, 시멘트 포대 등등 어떤 모양의 짐도 얹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불편한 것은 커서 지게를 휴대하고 버스를 탈 수는 없다는 점.
+++ 이 다리 하나로 꾸쩐[古鎭]이라고 불리지만, 그 외에는 볼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함. +++
+++ 지우짜이꺼우 223km. 첫 번째 목적지 지우짜이꺼우가 점차 가까워 온다 ++++
++++ 지난 해(2008년)5월 12일 발생한 쓰촨 대지진 참화의 현장. +++
++++ 지진의 현장의 참혹했다. +++
이 지역은 지진 피해가 제일 많았던 원촨[汶川]에서 부터 오백리가 넘지만, 이 지역도 피해가 크다.
지진이 난지 1년이 넘었건마는 복구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하루아침에 집이 무너지고 식구들이 죽어 나가고... 그 아픔을 딛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고단한 삶을 가꾸어 나간다.
그 때 칭다오 교민들도 십시일반 각출하여 작은 정성을 모아 보냈다.
그 보낸 정성이 이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어 용기를 잃지말고 힘찬 삶을 꾸려나가기를 빌어 본다.
+++ 살아 남은 사람들은 고난을 딛고, 힘을 모아 집을 지어 올린다. ++++
대지진으로 살던 집이 허물어지고, 일가친척이 죽고...
아직 그 아픔은 가슴 속 깊이 앙금같이 앉아 있을 것이다.
일부러 찾은 것도 아니고, 누구하나 왜? 이쪽으로 놀러 왔느냐고 뭐라는 사람은 없지만 도둑이 제발이 저리다고 했던가!
알량한 후원금 조금 보낸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쓰촨 야오두[姚渡]진. 13시 50분 이름.
해발 760m. 31.9 ℃.
자전거 탄 거리 40.1km.
+++ 무너진 가옥들이 많고, 지금도 한 창 진행중인 복구 사업 때문에 구호물자들이 오가고...그러므로 흙먼지가 뽀얗게 인다. 길가 간이 우체국의 계산기도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다. - 딸에게 선물할려고 미엔현에서 산 기념품을 우편으로 보냄. ++++
+++ 목이 컬컬... 젊은 길동무도 먼지를 많이 마신듯... 오늘 저녁에는 삼겹살 구이를 먹을까! +++
++++ 하룻동안 날려 쌓인 먼지가 수북하다. +++
+++ 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달려오는 덤프트럭. 이 차가 지나가고 나면.... +++
+++ 시커먼 안경 뒤에, 투박한 안전모자 아래라도 낡음을 숨길 수 읎따! +++
+++ 깐쑤성 깊은 산골에서 발견한 韓式美顔堂[한국식 미용실]. +++
+++ 몇 차례 먹어 봤지만 단 한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는 청두의 손 꼽히는 먹거리 딴딴면. +++
젊은 여관 안주인이 숙박료도 깍아주고 세탁기도 쓰라며 친절하게 맞아줌.
지진 피해지역으로 길이 망가져 속도가 나지 않았고, 먼지도 많이 일고... 달린 거리는 멀지 않으나 땀과 먼지가 범벅이 되어 꾀죄죄한 기행자로 탈바꿈하다.
원촨까지 길이 어떨지 물어보고 차를 탈 것인지 그대로 이동을 할 것인지 결정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듬.
아침에 싼씨에서 출발,
흙먼지를 듬뿍 뒤집어 쓰며, 산을 넘고 또 넘고...
뽀얗게 이는 먼지를 마시며, 쓰촨 야오두진에 이름.
다리를 건너면 206성도, 좌회전하면 청두 방향이다.
좌회전을 하여 조금가서 바로 우회전하면 원촨으로 오르는 212국도다.
담배 한 대 필 사이의 짧은 시간에 3개의 성을 거치는 것이다.
지리산 삼도봉과 같이 이름하여 삼성병합지역이다.
아직은 해가 높다란 18시 10분 깐쑤성 원촨현의 삐커우진에 이름.
해발 780m. 자전거 탄 거리 64.59km. 탄 시간 6시간 9분 38초.
여기까지 자전거 탄 모든 거리 : 39,780km.
2009년 8월 6일.
첫댓글 대단합니다. 오늘도 글,사진 잘 보았습니다.
늘 아낌없이 베푸시는 찬사에 감사드립니다.
주청도님! 뵌 지가 꽤 되었습니다. 평안하시죠?
예! 덕분에... 불러주셔야 뵙지요.ㅎㅎ하!
부럽습니다..지진대비 목조 건물이 인상 적입니다..
니 하오! 태산아 님! 지진대비가 됐는지는... 이전에 것 보다는 튼튼해 보이더군요.
잘보고 갑니다. 마치 나래이션이 귓가에 쟁쟁하게 들리는 듯하네요.
말로 하라면 신이나서 잘 할터인데... 느린 타자에 부족한 문장력 때문에... 땀이 더 납니다.
잘 보았습니다.생생한 자료 감사합니다. 한동안 뜸하시다가 새로운 도전을 하셨네요. 암튼 부럽습니다.
자전거는 부지런히 탑니다.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여행기 오늘처음 봤어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이구! 여기까지 발걸음을 하셨네! 수백편의 기행일기를 올렸는디... 이제사 처음이시라니... 섭하오이다!
탱이님. 어느기행문 보다도 리얼함 그자체입니다. 부럽습니다.
오래 전의 기행일기를 보셨군요. 중국 대륙 마지막(?) 기행인 만주벌판과 몽골초원을 돌아온 일기는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