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새알
-윤동재
‘정읍사’의 백제 여인
정읍 샘고을시장에서 날마다 팥죽 새알 빚어
팥죽을 끓여 팔고 있네
하루 종일 팥죽 새알 빚다 보면
그 가운데 꼭 한 개
하늘로 올라가 밤하늘 달이 된다고 하네
그러면 팥죽 장사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달이 들려주는 얘기를 듣는다고 하네
샘고을시장 가까이 집이 있으면 팥죽 장사하기 좋지만
달과 함께 걸으며 달이 들려주는 얘기를 듣는 게 더 좋아
샘고을시장에서 십 리나 떨어진 곳에 집을 마련했다고 하네
‘정읍사’의 백제 여인
날마다 팥죽 끓이려고 빚는 팥죽 새알 가운데
한 개는 꼭 하늘로 올라가
자신을 위해 달이 되어준다고 하네
높이 높이 떠서 멀리멀리 비추는 달이 되어
집 떠나간 남편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세세히 얘기해 준다고 하네
달이 들려주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푹 놓이고 잠을 잘 수 있다고 하네
‘정읍사’의 백제 여인
날마다 팥죽을 끓이려고 새알을 빚지만 달을 빚고 있네
하늘로 올라가 달이 될 한 개의 새알을 빚기 위해
정읍 샘고을시장에서 쉼 없이 팥죽 새알을 빚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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