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근소세 수입 60조 육박, 총국세 중 17.2%
주요 세목 다 감소한 역대급 '세수펑크'와 대조
10년 증가율 168.8%, 총국세 70.4%의 2.4배
정부 "근로자 채용 늘고, 임금 상승한 결과" 강변
실제는 근로자 증가 3%, 임금 상승 2.2% 불과
고용동향. 근로소득세 비중 증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부자 감세'로 주요 세목들에서 역대급 '세수 펑크'가 나는 와중에도 유독 직장인이 내는 근로소득세(근소세)는 여전히 늘어났다. 이에 따라 근소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근소세 비중 증가는 근로자의 소득이 늘어 세금을 많이 낸 게 아니라 다른 세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소세 수입은 59조 1000억 원으로 전년(57조 4000억 원)보다 1조 7000억 원(3.0%) 증가했다. 총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2%로 전년(14.5%)보다 2.7%p나 급등했다. 근소세는 직장인 등 근로자의 월급·상여금·세비 등 근로소득에 부과되며, 급여에서 원천징수 된다.
근로소득세 수입, 총국세 대비 비중 추이
근소세 수입은 2013년 22조 원에서 2016년 31조 원, 2020년 40조 9000억 원 등 지속적으로 늘었다. 총국세 비중도 2013년 10.9%에서 2016년 12.8%, 2020년 14.3% 등으로 높아져 왔다.
지난 2013년 이후 최근 10년간 근로소득세의 증가율은 168.8%였다. 증가율이 같은 기간 총국세 증가율(70.4%)보다 2.4배 수준이다. 전문직·자영업자 등 개인 사업자가 주로 내는 종합소득세 수입 증가율(96.7%)보다도 1.8배나 높았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부자 감세'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법인세(-23조 2000억 원), 양도소득세(-14조 7000억 원), 부가가치세(-7조 9000억 원), 교통에너지환경세(-3000억 원) 등 주요 세목 대부분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세수입은 전년 대비 51조 9000억 원, 본예산 대비로는 무려 56조 4000억 원의 역대급 '세수 펑크'를 냈다. 하지만 유독 직장인들의 지갑에 들어가기도 전에 걷어가는 근소세는 늘려간 것이다.
이에 따라 근소세가 총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4.5%에서 지난해 17.2%로 급등했다. 근소세 비중은 2013년 10.9%에서 2배에 가까운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세 수입 추이. 세수 펑크.
기재부는 지난해 근소세 수입 증가가 취업자 수 증가, 명목 임금 상승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을 조금만 상세히 들여다 보면 이런 설명은 온당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취업자 수는 2841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 7000명 늘었다. 이중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위라 볼 수 있는 상용 근로자 수는 1569만 2000명에서 1617만 명으로 증가했다. 상용 근로자의 임금은 2022년 월평균 410만 원에서 2023년(1∼10월) 419만 원으로 높아졌다. 증가율로 보면 상용 근로자 수는 전년 대비 3.0%, 더구나 월 평균 임금은 2.2% 증가에 그쳤다. 이런 수준의 취업자와 임금 증가율로 10년 새 가장 높은 비중 증가를 설명하는 건 견강부회에 가깝다.
기재부는 근로소득세 수입 증가율은 3.0%로 2019년(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는 소득세 하위 과표구간 조정과 근로장려금(EITC) 확대 등 근로소득세 부담 완화 조처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근로소득 세율 6%가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이 1200만 원 이하에서 1400만 원 이하로 올랐다. 15% 세율이 적용되는 구간은 1200만~4600만 원 이하에서 1400만~5000만 원 이하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 부자감세에 의한 역대급 세수 펑크를 대체할 수는 없다.
출처 : '부자감세' 와중에도 직장인은 '봉'…근로소득세 비중 급등 < 경제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