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이 왔는가 했더니...
2024년 3월 17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이월 초여드렛날
얼마만에
영상의 아침을 맞이하는지 모르겠다.
이른 아침 기온 영상 6.5도,
살랑거리는 바람에 추운 느낌보다는
시원한 느낌이 들어 봄바람이구나 싶다.
이렇게 산골에도 봄이 찾아드는 것일까?
바람 소리
새들의 지저귐 소리
시냇물 흐르는 소리
흔들리는 풍경 소리
오늘 산골은 자연의 소리,
자연의 합창 소리로 하루가 시작된다.
그런데, 그런데...
날씨예보에는
영상으로 시작되는 아침은 오늘뿐이란다.
그러면 그렇지,
아직도 눈이 쌓여있는 이 산골에 무슨 봄...
괜시리 좋다 말았네. 젠장이다!
어제 아침나절에
송이 엄마와 함께 아내와 처제가 용평리조트
발왕산으로 나들이를 가더니 저녁무렵이 다
되어서야 돌아왔다. 너무나 재밌게 즐겁게 잘
놀다가 왔다나 뭐라나? 산골 아낙들 셋이서
케이블카를 타고 발왕산 정상에 올라갔더니
정말 좋았고, 내려와서 편백찜 요리도 먹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오는 길에 백옥포리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에 들려 구경도 했단다.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 가까운 곳이긴 해도
모처럼 콧바람을 쐬고오니 기분이 좋더란다.
그러면서 "좋은 데 보고 맛있는 거 먹었더니
나무작업 하느라 고생많은 당신 생각 나더라!"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라도 참 고맙다.
아내가 나들이 나가면서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하루쯤 쉬시구랴!" 라고
했다. "이 사람아! 촌부에게 토요일이 어딨노?
잔소리 말고 재밌게 잘 놀다오니라!" 라고 했다.
아내 말이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기왕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고 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한 것이라
오전에만 두어 시간 작업하고 오후에는 쉬었다.
간벌 나무 정리작업 3일次,
우선 붓꽃길에 널부러져 있는 산뽕나무 한 그루
장작크기로 토막내는 엔진톱 작업을 잠시 했다.
그다음은 버섯사 옆쪽 비탈에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잣나무 잔가지 정리를 하고 길게 몇 토막이
남은 굵은 나무를 장작크기로 잘라 옮겨놓았다.
그다음 작업이 난코스, 카페 뒷쪽에 자빠뜨려
놓은 꽤 커다란 산뽕나무 해체작업이 문제였다.
응달이라서 아직도 눈이 덜 녹고 축대 윗쪽으로
쓰러져있는 것이라 엔진톱으로 해체작업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서 조심스럽게 해야했다.
자칫 잘못하여 덜 녹은 눈에 미끄러지면 낭패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잔가지부터 잘라
내고 그다음 장작으로 쓸만한 걸 남겨둔 가지를
조금씩 장작크기로 다 자른 다음에 굵은 밑둥은
마지막에 받침목을 밑에 받쳐놓고 토막을 냈다.
다 정리하고 나서 보니 잔가지만 잔뜩이고 정작
쓸만한 나무는 얼마 되지를 않는다. 어제 오늘에
느낀 것은 아니지만 나무작업은 잔가지가 많아
정리를 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이 들고 번거로운
일이다. 장작으로 쓸 나무를 얻기 위해서는 이
정도 수고로움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일을
마쳤다. 어제까지 가까운 주변의 나무는 모두 다
잘라놓았다. 이제 가장 많이 남은 곳은 산기슭,
엄청 많다. 여기도 쉬엄쉬엄, 조금씩 하려고 한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
첫댓글 기온이 영상이라니
드디어 봄이 왔군요.
축하드립니다.
아직도 잔설은 남아 있지만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날들이네요
오늘도 파이팅 하셔서 즐거운 날 만드세요
나무 정리 작업이
끝이 없네요.
산뽕나무는 속이
커피색처럼 진해서
썩은 나무처럼 보이는데 쓸만한건지 몰겠네요.
조심조심 비축
많이 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