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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자유게시판 스크랩 [초불황 속 두얼굴] 뜨는 곳, 지는 곳
최영기 추천 0 조회 92 09.05.19 13:4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초불황 속 두얼굴

 

뜨는 곳, 지는 곳

 

10가지 소비트렌드를 통해 본 2009년 明과 暗

 

 

 

유례없는 글로벌 불황은 우리네 삶의 패턴도 바꿔놓고 있다. 경제도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 붙어 한기가 돌지만 모두가 그런 것만은 아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때아닌 호황으로 따뜻한 봄을 보내는 곳도 있다. 특히 집 앞과 회사 근처 등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곳이 적지 않다. 알뜰한 소비자에게 각광받고 있는 10대 소비트렌드와 함께 불황기에 뜨는 곳과 지는 곳을 대조해 보았다.

 

 

1  문  화  생  활

동사무소 주민센터 | 한 달 1만~3만원으로 다양한 강좌… 신청 몰려 정원 늘리기도

서울 면목동에 사는 전혜선(50)씨의 오전 스케줄은 분주하다. 아침을 차리고 출근 준비를 한 후에 곧장 집 앞 주민자치센터(이하 주민센터)에 가서 컴퓨터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6개월 전부터 주민센터에서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는 전씨는 “백화점 문화센터를 다니려 했지만 거리가 멀어 포기했다”며 “주민센터는 집에서 가까울 뿐 아니라 시설도 최신식이라 애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 주민센터에서 차밍댄스를 배우고 있는 주민들. photo 서울 반포2동 주민센터

 

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터라고 이름을 바꾼 지도 2년이 지났다.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는 행정 위주의 사무가 아닌 ‘주민 맞춤형 통합 서비스 기관’으로 변화를 유도하겠다며 명칭을 변경했다.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주민센터는 대부분의 강사들이 자원봉사를 목적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강의료가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민들은 요즘 같은 불황에 저렴한 가격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반기고 있다.

차밍댄스를 배우기 위해 마감되기 전 일찌감치 등록했다는 서울시 방배동 이경희(48)씨는 “등본이나 떼고 민원이나 제기하는 곳인 줄만 알았던 주민센터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다양한 강좌를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센터에서 실시하는 강좌는 한 달에 1만~4만원 정도로 보통 일주일에 한 번에서 많게는 4번 정도의 수업이 이루어진다.

서울 서초구 반포2동 주민센터 지방행정과 박혜진씨는 “주민센터는 집에서 가까울 뿐 아니라 주민들끼리 유대감을 가지고 편하게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며 “경기가 어려워진 작년부터는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대부분의 강좌가 마감되어 추가 수강을 희망하는 주민들을 위해 정원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문화센터 |
다니던 수강생 하나둘 안 보여… 비실용적 강좌는 잇단 폐강

서울시 강남구의 A백화점 문화센터 라운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영어회화를 배우는 아들을 기다리던 주부 방수경(37)씨는 요즘 들어 새삼 불황임을 느낀다고 한다. 자녀가 교육받는 동안 같이 기다리던 엄마들이 하나둘씩 줄었기 때문.

방씨는 “작년부터 꾸준히 다니던 아이들이 수업을 그만두기 시작했다”며 “유명한 강사라 조기마감이 될까봐 초조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 문화센터 수강신청을 위해 서울시 중구에 있는 B백화점 문화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내점(來店) 접수’라고 되어 있는 강좌를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이곳 문화센터 관계자는 “아직 정원이 차지 않은 곳의 강좌는 마감일이 지나도 직접 백화점 방문을 통해 접수 가능하다”며 “예전에 비해 마감이 되지 않는 강좌들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곳의 가격은 10회 9만원에서 11회 25만원까지 다양하다. 이는 주민자치센터 강좌와 2~3배 차이 나는 수준이다.

불황과 맞물려 수강생들은 실용적인 강좌로 몰리는 추세다.

현대백화점 홍보팀 이월용 대리는 “와인이나 재테크와 관련한 강좌는 어려운 경기와 맞물려 안 좋은 인식이 생기거나 진부하다는 이유로 수강생이 줄어 폐쇄됐다”며 “최근에는 비즈공예나 DIY(Do It Yourself·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만들거나 조립하는 것) 강좌와 같이 직접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는 실용적인 프로그램이 인기 있다”고 말했다.

 

 

2  보  육  시  설

국공립 | 99명 정원에 대기자 220명 ‘하늘의 별 따기’… 1~2년 기다리긴 예사

“우리 아이는 2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포기해야겠죠?” “저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등록을 했는데도 대기 상태입니다.”
한 임산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이다.

요즘 국공립보육시설에 아이를 보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국공립보육시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녀를 입소시키기 위해 1년 넘게 기다리는 것도 예사다.

최근 5 살배기 아들을 국공립보육원에 입소시키기 위해 문의전화를 했던 서울시 상도동의 이희성(35)씨는 대기자가 220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허탈감을 느꼈다.

 

“시기가 늦은감은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정원이 99명인데 대기자가 그렇게나 많다니…. 전화를 해보니 4~5세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그해에 들어가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사립보육원에 보낼 수도 없고….”

국가에서는 사립보육시설에도 만 0세부터 2세까지 영아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국공립시설과 사립시설의 보육비는 같다.

하지만 3세부터는 국공립보육시설이 사립보육시설보다 한 달 기준 5만1000원이, 4세는 6만4000원이 저렴하다.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신뢰감은 부모들이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서울 은평구의 한 국공립보육센터에 3 살배기 아들을 맡긴 박수정(32)씨는 “아무래도 국공립시설이라 재정 문제에서도 투명할 것 같고 검증된 교사들을 채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보육포털시스템(iseoul.seoul.go.kr)을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보육 관련 정보는 물론 어린이집에 대해 부모들이 궁금해 할 만한 다양한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특히 입소 신청, 입소 대기 순번 확인도 가능하다.
 

사립 | 비싼 보육비에 활동비 추가 부담… 국공립에 대기표 넣고 임시 등록만

취재를 위해 서울 송파구와 동작구에 소재한 사립보육시설을 각각10개씩 선정해 5세 아이들의 입소 가능 여부를 상담했다. 대부분의 원장들은 “입소가 가능하지만 추가적으로 부과되는 특기활동비가 있으니 직접 와서 상담하자”고 말했다.

사립보육시설에서 실시하는 특기활동에는 영어회화, 난타, 뮤지컬, 중국어, 국악, 체육, 미술 등이 있다. 사립보육시설에서 실시하는 특기활동에 추가적으로 등록하려면 국가에서 제시한 금액 외에도 7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이상 특기활동비를 납부해야 한다. 국공립보육시설이 대부분 1만~2만원대의 특기활동비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다.



▲ 사립보육시설의 영어 특별활동.

 

“특기활동은 필수로 등록해야 하는가”의 질문에 송파구 사립보육시설 관계자는 “필수는 아니지만 거의 필수라고 보면 된다”며 “다들 하는데 우리 아이 하나만 안 한다고 생각해 봐라. 오히려 요즘에는 특기활동 시간을 늘려달라고 부탁하는 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사립보육시설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양소원(34)씨는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서 일부러 특기활동이 많은 데를 골라서 들어왔더니 차량비를 포함한 비용이 한 달에 4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양씨는 “아이가 재미있게 다니고 있어 다행이지만 이런 가격에 계속 보내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 사립보육시설에 자녀를 보내는 많은 부모들이 암암리에 국공립보육기관의 대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3   법  률  시  장

법률구조공단 | 법정 수임료 절반이면 충분, 영세민은 무료 변호… 상담 밀물

2006년 4월부터 소규모 중소업체에서 컴퓨터 관련 업무를 하던 김모(42)씨는 회사의 사업부진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같은 해 8월 퇴사했다. 총 596만원을 받지 못한 데다 생계에 어려움까지 겪고 있던 그는 동료의 권유로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갔다.

김씨는 “당시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법률구조공단은 구원의 손길이었다”고 회상한다. 법률구조공단은 법적 조치를 통해 사장이 김씨에게 2달동안 매달 200만원씩 지급하도록 했다.



▲ 한 남성이 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받고 있다. photo 법률구조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몰라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국민에게 법률 상담이나 변호사 지원을 해주는 곳이다. 법률구조공단 추봉기 홍보과장은 “변호사 비용은 대법원 규칙에서 정한 변호사 비용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무료법률구조제도’를 통해 도시영세민이나 장애인과 같이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 변호도 제공하고 있다. 승소금액이 2억원을 초과한 고액사건은 제외되지만 일반적인 사건들은 변호사 비용은 물론 법원에 납부하는 금액 등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서울중앙지부 구조팀의 오규영 계장은 “최근 들어 개인회생, 파산 등에 대한 상담이 증가했고 대부분 2000만원 이하 금액 상담”이라며 “법률상담은 국번없이 132로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
 

변호사 휴업 속출 | 30%가 연소득 3000만원 안 돼… 6%는 “집에 한 푼도 못 가져가”

‘사법시험 합격자 1000명 시대’와 불황이 맞물리며 휴업하는 변호사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변호사업계에서는 인기가 낮았던 ‘국선전담 변호사(피고인이 경제사정 등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을 경우 법원이 변호인을 선정해 국비로 변론을 맡는 변호사)’의 경쟁률이 4.5 대 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법률신문에 따르면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지방변호사 회원 6274명을 대상으로 ‘회원 사업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약 380명의 회원이 이 설문에 응답했다. 사무실 임대료와 직원 월급 등 각종 비용을 공제한 소득을 묻는 설문에서 응답 변호사의 6%(21명)가 ‘지난해 단 한 푼도 집으로 가져가지 못했다’고 답했다.

‘3000만원 미만의 소득을 올렸다’는 변호사는 23%(88명)였다. 결국 변호사의 3분의 1이 1년 동안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도 대기업 신입직원 평균 초임으로 알려진 3102만원보다 적은 수입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 동구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박모(48)씨는 “사무실 운영비와 직원 월급 등 회사운영 경비도 제대로 벌지 못해 적자를 보는 변호사가 꽤 된다”며 “마이너스 통장을 쓰면서 경비를 충당하는 변호사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4   직장인 점심 풍경

북적이는 구내식당 | “한 푼이라도…” 인근 구내식당 순례, 시청 식당은 줄 수십m

경기 침체로 임금 동결은 물론 잔업수당을 줄이는 기업체가 늘면서 직장인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직장인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외부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할 경우 6000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반면 구내식당에서는 3000~4000원이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는 찬바람을 맞은 반면 구내식당은 직장인들로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의 사내 식당 ‘T파티오’는 요즘 고객 수가 약 1900명에서 2500명으로 30~40% 이상 증가했다. 김대웅 홍보팀 매니저는 “주변 식당에 비해 위생적이고 분위기가 좋아서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1주일에 5~6회 이용한다는 사내직원 서동준(27)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식사도 잘 나와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 한화그룹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기위해 줄서 있는 사람들.

 

서울 서초구청의 구내식당 ‘아방세홀’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과 직장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 음식점 수준의 식사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3000원. 이득행 후생복지팀장은 “지난 11월까지는 300~350인분을 준비했었는데 최근에는 이용객이 증가해 350~400인분을 준비한다”며 “다양한 식단을 준비해 젊은 사람들의 입맛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을 찾아 구내식당으로 대거 몰리는 불청객을 달가워하지 않는 곳도 있다. 서울시청은 3월 초부터 구내식당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다. 유석윤 서울시청 청사운영1팀장은 “1일 수용 능력이 1000명밖에 안 되는데 2800원짜리 점심을 먹기 위해 1600명까지 구내식당을 찾아와 기다리는 줄이 50m 이상 된다”며 “요즘 들어 외부인을 받지 말라는 인근 식당의 항의전화가 자주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반식당 | 작년 5만2000곳 폐업, 전년의 8배… 중구청은 ‘외식의 날’까지 지정

서울 종로에 위치한 D식당은 김치찌개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자자해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김치찌개는 서민들이 애용하는 메뉴라서 웬만한 불황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극심한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이곳 매출도 20% 이상 감소했다.

식당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점심식사에 손님이 많아 북새통을 이뤘지만 지금은 간간이 입에 풀칠할 정도다. 손님들이 인근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돌려서 그런지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이 줄었다”고 전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2008년 폐업한 음식점의 수는 5만 2370개로 전년도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는 급등하고 있지만 소비는 극도로 위축되고 있어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충무로에서 인쇄업에 종사하고 있는 장유진(23)씨는 “월급은 적은데 식비로 매달 10만원이 나가 요새는 도시락을 싸와서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식사를 한다”며 “도시락을 먹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회사에서 밥솥을 하나 마련했다. 집에서 반찬만 준비해 오면 된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근 음식점이 늘어나자 서울 중구청은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을 ‘전 직원 외식의 날’로 지정하여 구내식당을 휴무하고 인근 식당을 돕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유재훈 식당 담당자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공무원들이 다소 불편함을 내비치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여서 모두들 동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5   병  원

보건소 인기 | 내과 진료 1100원… “아주 싸고 친절” 이용객 30% 늘어

불경기 덕분에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곳 중에 보건소를 빼놓을 수 없다. 의료비가 저렴하고 서비스도 좋아져 서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예방접종을 하려는 유아 환자부터 내과 진료를 받는 성인 환자까지 다양한 계층이 보건소를 찾고 있다. 보건소에서는 임산부 진료 및 영·유아 예방 접종과 같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내과, 치과, 골밀도 검사 등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비만·금연 클리닉, 구강보건 교실 등 특화된 의료 프로그램도 있다. 보건소 1회 진료비는 내과·치과 1100원, 골밀도 검사 5000원 미만, 물리치료 1600원, B형 간염 접종 3400원이다. 노원보건소 경남숙 보건기획팀장은 “하루 이용 고객 수가 50~70명으로 작년에 비해 25~30% 이상 증가했다”며 “예전엔 건강진단서가 필요해서 온 사람들과 60~70대 노인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 팀장은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보건소를 선호하고 있다”며 “보건소의 일반 진료 확대, 민원 예방 예약 서비스 등으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이용률이 높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 부산 남구 보건소의 예방접종 대기 행렬.

 

보건소가 좋아졌다는 것은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2008년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중 의료서비스 만족도를 살펴보면 보건소는 65.6%, 종합병원은 54.1%, 병원 48.7%, 치과병원 45.3% 순으로 만족도를 보였다. 서울시 용산 보건소를 이용한다는 강미현(23)씨는 “비용도 저렴하지만 진찰에 있어서도 일반병원과 다른 점이 없어 자주 애용한다”며 “예방접종비가 무료인 곳도 많고 시설도 생각보다 깨끗해 흡족하다”고 말했다. 
 

병원 경영난 | 작년 폐업 4000곳… 특히 한의원·치과에 치명타

지난해 1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2008년 9월 기준 전국적으로 7만8175곳의 병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5년보다 6% 증가한 수치다. 병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불황을 맞아 폐업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병원도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폐업을 신고한 의료기관은 총 4024곳으로 2007년에 비해 200곳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텅빈 병원 입원실.

 

폐업을 신고한 의료기관 중에는 의원이 206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의원 898곳, 치과의원 712곳 순으로 폐업 비율이 높았다. 대전시 중구의 한 내과 관계자는 “병원 수가 늘어난 만큼 환자는 늘지 않아 폐업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병원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은 박헌국(30)씨도 “예전에는 어느 병원을 가도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는데 요즘에는 바로바로 진료받을 수 있을 정도로 한적하다”며 “동네 근처의 내과 네 곳 중 절반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병원도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의 경영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메디컬마케팅 전문의 리얼메디 이창호 대표는 “환자들은 병원과 보건소 모두 서비스와 진료 면에서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병원은 환자를 고객으로 생각, 고객을 어떻게 관리하고 경영해야 할지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   출퇴근 교통

明 대중교통 & 통근버스 | 기업들 통근버스 늘리기… 지하철도 더 싼 정기권으로

▲ GM대우 통근버스를 타기위해 줄서 있는 직원들.

 

기름값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자 대중교통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 메트로 수송통계표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승객은 2007년에 비해 0.8% 이상 증가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경제적인 대중교통 이용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하철만으로 출·퇴근 하는 경우 정기권을 이용하는 것이 이익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하철 1~8호선 어디서든지 사용이 가능한 지하철 정기권은 충전을 한 뒤 30일 동안 60회까지 승차할 수 있다.

충전 비용은 3만 9600원으로 다른 교통카드를 사용했을 경우인 5만4000원(900원 × 60회 기준)보다 1만4400원이 절약된다. 

경기도 고양시 화정부터 서울 동대문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는 장윤선(28)씨는 “기름값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며 “아침에 사람들과 부대끼며 출근하는 것은 힘들지만 교통비를 아낀 돈으로 개인투자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회사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도 늘어났다. 서울시 적선동에 본사가 있는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에서 운영하는 28개 노선의 통근버스가 있다. 이 버스를 이용하는 직원은 지난해 2월 125명에서 올해 2월 162명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여의도 LG트윈타워의 통근버스는 지난해 1월 76대에서 90대로 늘어났다. LG 트윈타워 관계자는 “회사 옆 공영주차장이 아침마다 직원들의 자가용으로 붐비곤 했었는데 요즘엔 한가한 모습”이라며 “자가용에서 지하철로, 지하철에서 통근버스로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교통편을 바꾸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개인 자가용 사용을 줄이거나 차를 빌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금호 렌터카는 고객이 작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금호렌터카 마케팅의 곽유진씨는 “렌터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에는 개인 자가용을 팔고 일정 기간 차를 렌트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차량을 구매하여 사용하던 법인·개인 사용자 등이 월 1회 비용처리로 회계관리도 간소화할 수 있고 절세 및 비용 절약 차원에서 렌터카를 지속적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멈춰 선 자가용 | 작년 폐차 65만5000대… 회사 주변 주차장도 한산

서울 중구에 위치한 A주차장의 이용 차량은 작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A주차장 관리자는 “작년에는 30~40대가 주차장을 가득 채웠는데 지금은 20대 정도만 있다”며 “기름값 때문인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게 실감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공업 제품 중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은 전월 대비 6.2% 상승해 2008년 8월 이후 6개월간의 연속 하락을 멈추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1월에 비해 10.9% 상승해 교통 부문 전체 지출도 2.9% 올라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10년째 2000㏄ 중형차를 몰고 있는 김한수(53)씨는 “집에서 직장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한 달에 차 유지비로 30만~40만원을 지출했는데 기름값이 올라 걱정이다.

1년에 2번 내는 보험료까지 계산하면 가계 부담이 크다.

급한 일이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면서 불황을 견디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9일 한국폐차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총 폐차 대수는 2007년보다 14.7% 증가한 65만4876대를 기록했다. 그중 승용차가 전체의 7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7 커피소비

저가 커피점 | 맥도날드의 도전, 1월 매출 60% 늘어…이디야 등 중저가 약진

대학생 김용현(26)씨는 얼마 전 버스정류장에서 “이제 별도 콩도 잊어라”라는 광고를 보고 발길을 멈췄다. 김씨는 “일반적으로 별은 스타벅스를, 콩은 커피빈을 상징하는데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가 인기있는 커피전문점을 상대로 도전장을 냈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올 1월부터 ‘맥카페’라는 이름으로 커피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맥도날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었다. 맥도날드 홍보팀의 김주영 팀장은 “맥카페 론칭 이후 1월 한 달간 커피 매출이 전년 대비 약 62% 증가했다”고 말했다.

▲ 저렴한 커피가격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맥도날드.

 

맥도날드보다 먼저 커피사업에 진출한 던킨도너츠는 2003년부터 커피 마케팅을 시작한 바 있다.

던킨도너츠는 도넛판매점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에 착안, ‘커피&도넛’ 캠페인을 벌여 도넛과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현재는 신메뉴를 포함해 25개의 커피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올 2월부터는 2200원에 판매하던 던킨오리지널 커피를 1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비(非)커피전문점에서의 커피 인기 상승과 더불어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도 때 아닌 호황을 이루고 있다. 이디야, 로즈버드, 샌드포로소, 카페컴온 같은 국산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커피를 구입해 매장 밖에서 즐기는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통해 점포 공간을 10~17㎡(3~5평) 수준으로 줄임으로써 점포 임차 비용을 낮췄고 이를 통해 커피값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며 “올 예상 매출은 작년 대비 4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디야는 올해 43개의 신규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며 와플 등의 신메뉴를 출시하기도 했다. 커피의 주소비층인 직장인들은 저가 커피숍의 확산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근무하는 김주년(20)씨는 “저가 커피도 맛과 향에서 고가 전문점 커피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앞으로도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가 커피점 | 스타벅스·커피빈 비상… 디저트류 늘리고 이벤트로 ‘위기 경영’

스타벅스의 매출은 2007년 1345억원에서 2008년 2710억원으로, 커피빈의 매출은 2007년 679억원에서 2008년 950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장 수도 증가, 스타벅스는 2008년에 49개 매장을 추가 오픈하여 3월 19일 현재 291호점을 운영 중이며 커피빈도 전년도보다 38개 증가한 15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경우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09년 안에 매장 300곳의 문을 닫고 6700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타벅스 시장점유율은 50%대에서 33% 선으로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매장 수를 늘리는 양적인 확대보다는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 베이커리 사업을 강화해 디저트류의 수익성을 늘리려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또 이전에는 없었던 선불식 충전카드나 이벤트 쿠폰 등을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장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고려해 1시간에 3300원 하던 인터넷 사용료도 작년 12월부터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2001년 오픈한 이후 매년 1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보였던 커피빈 광화문점은 2005년부터 매출 증가율이 5% 선에 그쳤다.

반면 던킨도너츠 광화문점의 경우 2004년 이후로 꾸준하게 3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9년 2월 매출도 전년 대비 2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8  여  행  업  계

국내여행 | 신혼여행 해외서 국내로… 제주행 50% 증가, 호텔 호황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고환율의 영향으로 여행객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1박2일’ ‘패밀리가 떴다’와 같은 TV 프로그램은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유럽 여행을 계획했던 경기도 고양시의 최세구(24)씨는 높은 환율 때문에 국내 사찰 여행으로 변경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유럽여행은 포기했지만 우리나라의 문화가 깃든 전국의 사찰을 무전여행으로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 최근 인기가 급증한 제주도 관광.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08년 1~6월 동안 숙박 또는 당일여행 경험자의 70.9%가 국내 여행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한 반면 불만족하다는 응답은 4.9%에 불과했다.

국내 여행 관련 세부 분야별로 교통(71.0%)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이어서 볼거리·관광내용(64.5%), 숙박(56.5%), 식당 및 음식(55.1%)의 순으로 조사됐다. 방문 지역별로 전반적 만족도는 제주(81.9%)가 가장 높고 강원(80.6%), 광주(7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소비 위축으로 여행사들이 저렴한 신혼여행 상품을 출시하며 신혼여행도 불황에 발맞춰 변하고 있다. 신혼여행 상품은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이유로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상품이 두터운 수요층을 형성해온 대표적인 고가상품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환율상승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그 동안 뜸하던 국내 신혼여행 상품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지난해 하나투어에서 판매하는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신혼여행 상품을 구입한 고객 수가 전년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덕분에 제주도에 있는 호텔도 호황이다. 제주신라호텔 김도연 홍보 담당은 “경기 침체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가을부터 신혼여행객이 50%정도 늘었다”며 “35만~95만원(1박 기준) 선으로 해외여행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인기비결”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 출국지수 8개월째 감소… 초저가 상품 내걸고 고객 유치 안간힘

부산 남구에서 A여행사를 다니고 있는 김모(25)씨는 불황으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한 달 여행 건수에서 수수료의 20%를 월급으로 받는데 여행 건수가 50% 이상 감소해 수입이 줄었다.

지인 등 주변인들을 수소문해 보지만 신통치 않다.

게다가 회사 자금 사정도 좋지 않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3월 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 해외여행자는 경기침체와 환율급등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1월 출국지수는 -38.6%를 기록하면서 작년 5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방한 외래객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25.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환율 효과를 이용한 일본·홍콩 여행객의 쇼핑 관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행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업체 간의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기존 티켓 가격보다 싸고 현지 호텔 숙박까지 포함한 초저가 패키지 항공권을 내놓은 것.

캐세이패시픽항공은 항공권과 호텔숙박권을 포함해 29만9000원이면 홍콩여행이 가능한 ‘다이어트 패키지’를 출시했다.

한편 국내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은 인천과 오사카, 인천과 기타큐슈 노선에 취항하면서 기존 항공사 운임대비 약 70% 수준의 가격을 책정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9  금  융  상  품

체크카드·적금 인기 | 예금액 1년 새 40배… ‘규모있게 쓰자’ 체크카드도 급증

알뜰 소비가 절실한 요즘 신용카드 점검이 필수적이다. 신용카드는 편리하지만 ‘어디에 얼마만큼’ 사용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신용카드 못지않은 혜택을 제공하는 체크카드가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0년 첫선을 보인 체크카드는 직불카드와 신용카드의 중간 형태로 결제 즉시 은행계좌에서 대금이 빠져나가는 것이 특징. 은행계좌에 예치된 돈만큼 결제가 가능하고 신용카드 못지않은 혜택을 제공해 인기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2008년 상반기 중 일평균 183만건, 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건수 및 금액이 각각 42.0% 및 41.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전 유성구에 살고 있는 박설희(33)씨는 “영화, 커피 등 각종 할인 혜택과 포인트 적립을 위해 체크카드를 사용한다”며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나 지출되는 건 똑같아 비교적 안전한 체크카드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체크카드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은행에서는 용돈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체크카드 상품을 출시했으며 국민은행에서는 사용 실적에 따라 다양한 할인을 해주는 체크카드를 발매했다.

한편 알뜰하게 절약하려는 습관은 저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15일 발표한 ‘2008년 중 은행 수신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 전년도 2.5조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83.1조원을 기록했다.

불황기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저축하는 습관이 되살아난 것. 은행들이 고금리 정기예금 특판상품을 내놓은 것도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기적금 잔액도 전년도보다 12.3%가 증가한 16조898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겠다는 수요가 되살아난 것 같다”며  “은행 정기적금이 금융위기와 맞물려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신용카드 해지 |
“불입금 부담” “등록금 내려고”… 손해 보면서 해약

최근 박원희(51)씨는 매월 10만원씩 4년 동안 납부해왔던 건강보험을 해지했다.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500만원을 웃도는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

박씨는 “1년만 더 납입하면 보험금을 탈 수 있었지만 급한 불부터 잡기 위해 20% 손해를 보며 중도해약을 했다”며 “각 대학이 등록금 동결을 했다지만 부담이 큰 건 여전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특별계정을 포함한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는 55조92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81억원 감소했다. 보험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신계약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경기여건 악화 등으로 당분간 보험회사의 경영실적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해약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09년 신용카드 산업은 경기둔화와 소비부진으로 신용카드 이용실적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가계의 소득감소로 인한 채무부담 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11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3%, 민간소비 증가율은 2%였다.

그러나 2008년 12월의 GDP성장률은 2%, 민간소비 증가율은 1% 아래로 낮아지는 등 하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금융 부문의 어려움이 실물 부문으로 전이되어 소비의 부진이 예상돼 신용카드 이용실적 증가세 또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   건강·레저 시장

明 산책·등산로 북적 | “경기 어려울수록 건강 지키자” 돈 안 드는 조깅·등산족 급증

이어폰을 끼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남성, 함께 산책로를 걷는 부부, 애완견과 함께 조깅을 하고 있는 여성…. 오전 5시가 되면 선유도 한강시민공원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올해 부터 날마다 조깅하기로 결심한 김영완(50)씨는 “조깅은 운동화만 있으면 할 수 있는 편한 운동”이라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건강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매일 공원에 나온다”고 말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경기가 어려울수록 스스로 건강을 지켜 불황을 극복하고자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에 살고 있는 곽무영(50)씨 부부도 지난해 5월부터 2주에 한 번 설악산을 찾고 있다.

“저희 부부는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등산을 하기로 했습니다. 등산은 비용을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인 것 같아요.”

실제로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08년의 등산객 수는 3150만명으로 2290만명이었던 2005년보다 27%나 증가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등산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2007년 1월부터 성인 기준 1600원씩 하던 입장료를 폐지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OK아웃도어에 의하면 올 2월 등산용품판매는 작년 대비 150% 증가했다.

특히 등산화와 등산복 같은 기본장비의 판매가 증가해 등산열풍을 보여주고 있다.



▲ 관악산을 찾은 등산객들.


헬스장·골프장 썰렁 |
파격 할인·무료 건강 측정… 온갖 당근에도 이용객 줄어

서울시 약수동에 사는 고강희(22)씨는 요즘 한 헬스장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며칠 전 음식점에서 헬스장 이벤트에 무심코 참여한 것이 화근이었다. 고씨는 “강남에서 유명한 헬스클럽에서 ‘특가할인을 해주겠다’고 하기에 거절했더니 무료건강측정이라도 받으러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헬스클럽의 3달 이용료는 성인기준 50만원 선. 그러나 고씨에게 제시한 금액은 1년 요금 96만원이었다.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것은 이 헬스클럽뿐만이 아니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헬스클럽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 저렴한 가격의 헬스장에서도 가격인하에 들어갔다. 한 달에 7만원 하는 경기도 성남시의 A 헬스클럽은 3달에 15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소비자보호원의 관계자는 “2007년 이후로 헬스클럽의 계약 해지에 따른 문제나 부도로 인한 회원권 문제로 인한 상담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골프업계는 불황을 맞아 어떤 모습일까?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에 개장하는 골프장은 55곳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관계자는 “골프장은 대부분 5~6년 전부터 건설을 추진하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도 개장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골프장 이용객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 증가율은 점차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골프장 이용객 수는 2000년대에 이르러 11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10%를 넘던 증가율이 2003년부터 소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렇다 보니 골프장에서는 회원들을 끌기 위해 각종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요금 할인은 물론 식사를 제공하기도 하고 친목회를 도입해 회원 간 유대감을 증대하는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골프연습을 할 수 있도록 지어진 골프연습장에도 불황은 완연하다. 경기도 분당의 A골프연습장 관계자는 “2007년부터 이용객 수가 20%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각국 소비트렌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꼽히고 있는 지금 전세계는 위기에 처해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불황을 이기기 위한 각 나라만의 소비트렌드가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는 작년 12월 ‘연말시즌 구매동향으로 미리 보는 2009년 글로벌 소비트렌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주요 10개국의 소비자 구매성향, 업계 마케팅 전략, 인기상품 동향 분석을 통해 세계 주요 국가들의 2009년 소비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다. 그중에서 미국, 일본 등 여섯 나라의 소비트렌드를 요약, 소개한다.


 

미국

미국은 불황의 여파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대형 할인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30대 고소득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넓은 공간의 대형매장 선호도가 상승했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는 절약형 소비, 가치추구 소비가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히 따져 필요한 제품만을 구입하는 의식적인 소비를 하고 충동적 구매를 막기 위해 인터넷이나 주위사람들을 통해 꼼꼼히 알아보는 ‘영리한(Smart)’ 소비가 증가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과정에서 나타난 은행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소비자의 경각심이 고조되어 윤리적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친환경 일자리 정책발표 등에 영향을 받아 친환경·천연소재 제품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

독일

경기침체의 여파로 백화점, 슈퍼마켓 등을 통한 대량구매는 감소하는 반면 대형할인점 이용이 증가하고 품목별 전문점 및 온라인을 활용한 소량구매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할인유통업체 자체브랜드 제품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소비트렌드는 ‘실용’과 ‘효율’이 핵심이다.

가전제품의 경우 절전형 제품 선호도와 함께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제품 판매가 증가했다.

불황기 가격 위주 소비확대에 따라 할인점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 할인유통업체 자체브랜드 제품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에서는 생활용품, 유아용품, 식료품의 품목에서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판매가 두드러졌다.

홍콩

홍콩에서는 고급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브랜드 내 저가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추어 고급 브랜드들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상품규모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드레인지(Mid-range) 소비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미드레인지 소비자는 고급소비자 하이엔드(High-end)와 서민층 로엔드(Low-end)의 중간층 소비자를 일컫는 말이다.

보고서에서는 기존 하이엔드 소비자들도 미드레인지 소비자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 홍콩시장은 기존 선진국의 고급상품과 중국산 저가상품으로 양분화돼 있는데 미드레인지 소비자의 증가는 소비시장을 세분화하고 중간 가격대의 제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다.

중국

중국의 불황기 소비트렌드 중 하나는 립스틱효과(Lipstick Effect)로 나타난다.

립스틱효과는 경기 불황 시 같은 가격대의 상품 중 만족감이 큰 상품이 잘 판매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소비자들의 내구재사치품 소비가 준 대신 화장품의 소비는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메리케이(Marykay) 화장품은 50%, CHINFIE(淸妃) 화장품은 30%의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중국에서는 불황기 가짜 제품 수요가 증가해 산짜이(山寨)문화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산짜이제품은 외국산 유명제품의 불법복제품을 말하는데 낮은 가격으로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계층의 요구에 부합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ZDC 인터넷 소비연구 조사센터에서 실시한 산짜이 액정 TV의 소비자 여론조사에서 73.3%의 응답자가 ‘산짜이 제품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변했고, ‘구매의사가 있다’고 대답한 의견은 40.6%를 차지했다.

일본

KOTRA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 인기 상품은 H&M, 유니클로와 같은 저가의 실용의류, Eee PC 등 5만엔 이하의 저가 소형노트북, BB크림 등 ‘절약형제품’이었다. 특히 일본의 2009년 소비트렌드는 ‘신세대 디스카운트 스토어의 등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본 내의 절약형 소비트렌드에 대응하여 유통업계에서는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종합 확대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서 발간하는 리테일매거진에 의하면 일본 소매기업 1, 2위를 다투는 이온(AEON)그룹과 세븐&아이홀딩스(Seven & I Holdings)그룹에서 지난해 대형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오픈하여 할인매장 붐을 일으켰다.

또 일본에서는 ‘아라포’를 타깃으로 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라포란 ‘Around40’를 일본식으로 줄여 읽은 것으로 마흔 살 전후의 미혼 여성, 우리나라의 ‘골드미스’와 비슷한 의미이다. 도쿄코리아비즈니스 관계자는 “아라포같이 구매력이 높은 특정 소비자군은 불황 속에서 주목 받고 있는 소비자들”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멕시코의 소비트렌드는 3S(Self-content, Simple, Solid)의 특징을 갖는다.

△ 자기만족(Self-content) : 멕시코의 소비트렌드는 자존심이 강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가격에 구애 받지 않는 게 특징이다.

특히 오리지널 브랜드 및 스타연계 상품선호 경향이 있다.

실제로 멕시코 축구스타 라파엘 마르케스가 출시한 본인 이름의 향수는 멕시코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 단순(Simple) : 다기능 고가제품보다는 필요한 기능에 한정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트렌드.

지난해 차량용 GPS는 부가기능을 갖춘 것보다는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저렴한 제품이 인기였다.

△ 내구성(Solid) : 멕시코는 ‘내일 고장이 나더라도 일단 싼 제품을 구입한다’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 내구성을 중시하는 소비패턴이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일반 전구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내구성이 뛰어난 LED 수요가 급증했다.

 

 

소비에도 구조조정이 일고 있다

 

가격 비해 품질 괜찮으면 기꺼이 구매
써 봤거나 믿을 만한 브랜드 위주로
합리적 소비에 대한 일종의 ‘학습 기간’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불황의 정도나 속도 등에서 다른 나라보다 우려할 사항들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양대 축인 투자와 소비부문이 위축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최근의 대외여건은 외환위기 당시보다 악화되었으나 국내 경제주체들의 건전성 관련지표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하여 경제위기에 대한 기초체력은 유지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서비스업 등의 고용창출력 저하, 실업률 증가 등은 가계의 소비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한 소득의 감소는 곧바로 국내 실물시장에서의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앞으로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소비자들은 소비를 더욱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불황에 따른 소비자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가장 큰 특징은 예전의 소비에 비해 거품이 빠지고 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이 소비에 있어서도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낮아진 소득에 맞추어 소비를 조정하고 있는 경향이 뚜렷하며, 가격에 비해 품질이나 기능면에서 큰 차이가 아니라면 기꺼이 구매하는 모습이다.

굳이 백화점 문화센터를 가지 않고 주민센터에서도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경제적 가치를 위한 소비자의 합리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소득계층 간 차이에 따른 소비의 변화는 향후 연구과제지만 불황기에는 소득의 높낮음에 관계없이 소비의 재구조조정 단계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조정 비율과 구매하는 상품 간의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높은 경제성장으로 국가경제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소비 중심의 물질주의적인 사고와 생활을 해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과소비, 모방소비, 해외에서의 무분별한 구매, 과시소비 등 문제점이 많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소비자들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합리적 소비에 대한 사고와 학습의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효율적 소비에 대한 나름대로의 점검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또한 불황기일수록 구매 혹은 소비의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 보다 안전한 상품구매를 시도할 것이다. 즉 경험에 의한 반복구매,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의 구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가격 우선의 소비, 혹은 가치 중심의 소비를 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트렌드가 계속 같은 모습으로 지속되리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우리들의 소비생활이나 트렌드에서 소비에 대한 학습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것이다.

소비의 영역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국가 경제를 고려해야 하는 부문에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즉 불요불급한 특정 상품에 대한 급작스런 수입의 증가라든지, 바람직하지 못한 상품의 구매, 사회적 문제를 발생하는 소비 등은 논의의 대상이 된다. 즉개인적 차원에서의 소비를 국가경제적 차원에서 바라볼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모든 계층의 소비자들이 무조건 아끼기만 하는 것은 지나친 내수부진으로 이어져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소비에서 무조건 아끼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원래 소비의 본질은 각자의 소득에 맞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소비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보탐색과 노력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효용(만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본적인 원칙에 충실할 때 우리는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가장 쉽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문정숙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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