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정의
'치매(dementia)'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지적능력이 모자라는 경우를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라고 부르는 반면, 치매는 정상적인 지적능력을 유지하던 사람이 다양한 후천적인 원인으로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사고력 등의 지적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치매란?
첫째,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초래된 경우로서,
둘째, 기억력을 포함한 여러 지적능력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지속적인 손상을 보이는 상태
과거에는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현상이라고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분명한 뇌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치매의 원인
일반인들은 대개 치매를 단일한 질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는 모두 다 똑같은 것이고,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속단해버립니다. 그러나 치매는 단일 질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며, 의학 용어를 사용한다면 특정 증상들의 집합인 하나의 “증후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치매라는 임상 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세분하면 수십 가지에 이릅니다.
치매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인 알쯔하이머병으로 약 50-60%를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는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하며, 나머지 10-30%는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라고 보면 됩니다. 치매의 기타 원인으로는 우울증, 약물, 알코올 및 화학물질 중독, 대사성 원인으로 인한 전해질 장애, 갑상선질환, 비타민 결핍증, 뇌 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감염성 뇌질환, 두부외상, 정상압수두증 및 다발성 경색증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전체 치매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알쯔하이머병
알쯔하이머병은 1907년 독일의 정신과의사인 알로이스 알쯔하이머(Alois Alzheimer)가 최초로 보고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입니다. 이 병은 베타 아밀로이드단백질이라는 독성 물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뇌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멸되는 병으로 임상적으로는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매우 서서히 악화되는 특징적인 경과를 보입니다. 그래서 발병 초기에는 노년기에 흔한 양성 건망증과 혼동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사망한 알쯔하이머병 환자의 뇌를 현미경으로 검사하면 베타 아밀로이드단백질이 침착된 특징적인 노인반(senile plaque)과 신경원섬유 농축(neurofibrillary tangle)이 관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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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혈관성 치매
알쯔하이머병 다음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이 뇌혈관 질환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시작되고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를 되는 경우가 많아 점진적인 경과를 보이는 알쯔하이머병과 임상적으로 차이를 보입니다. 흔히 ‘중풍 앓고 나시더니 갑자기 이상해지셨다’는 경우 혈관성 치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모든 혈관성 치매가 이러한 전형적인 경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며 미세 혈관들이 반복적 혹은 점진적으로 막히는 경우에는 알쯔하이머병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점진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어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CT 또는 MRI 등 뇌영상검사를 시행하면 혈관성 치매 환자의 경우 뇌경색 또는 뇌출혈 등 뇌혈관 질환의 흔적이 확인됩니다. 흔히 혈관성 치매인 경우에는 초기부터 편마비, 구음장애, 안면마비(음식을 삼키는데 어려움을 느낌), 연하곤란, 편측 시력상실, 시야장애, 보행장애, 실금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기타 치매
그 외에도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각종 퇴행성 뇌질환, 대사성 질환, 우울증, 결핍성 질환, 중독성 질환, 뇌종양, 뇌외상, 감염성 질환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원인에 의해 치매라는 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빈도는 낮지만 루이체 병(Lewy body disease), 전측두엽성 치매, 파킨슨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들도 치매를 일으키는데, 질환별로 알쯔하이머병과 구별되는 특징적인 뇌병리 및 임상증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원인 질환들은 알쯔하이머병에 비해 그 빈도가 매우 낮습니다. 기타 치매들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통해 증상 개선이 아닌 근본적인 치매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연구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이렇게 치료가능한 치매는 전체 치매의 약 10-15%를 차지합니다. 치료 가능한 대표적인 치매 원인 질환으로는 우울증(가성치매), 약물 및 알코올 중독, 갑상선 질환(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의 대사성 질환, 비타민 B12 또는 엽산결핍 등의 결핍성 질환, 정상압 뇌수두증(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경막하 혈종, 뇌종양 등입니다. 이러한 가역성 치매의 치료예후는 상당부분 조기치료에 의해 결정되므로 치매 증상을 보일 때는 빨리 전문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