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내가? 정치를? 왜?> 이형관, 문현경 / 한빛비즈 (2017)
TV를 보면 날마다 정치인들이 싸우는 소식만 전해진다.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 정도로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고 언성을 높이면서 말이다. 이른바 '정쟁'이라는 명목 아래 서민들을 위한 민생법안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만이 펼쳐지곤 한다. 그뿐 아니다. 행정수반인 대통령을 비롯해서 그 휘하 장,차관들이 입에 올리는 정책이라고는 오로지 '부자들만의 잔치'를 벌이려는 듯, 민생정책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그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연일 내놓기 일쑤다. 이에 야당이 비판이라도 할라치면 여당은 대통령을 감싸며 '국민들의 지지율'만을 내세우며 그들의 정책이 정당하다고 아우성 소리를 지른다. 그 지지율이 20%든, 40%든, 반대하는 국민들이 50%가 넘는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말이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곤 한다. 열심히 일하라고, 싸우지 말고 화합하고 조율하라고 뽑아놨더니 고작 싸움질밖에 하질 않는다면서 말이다. 이놈을 뽑든, 저놈을 뽑든 매한가지니 아예 정치와는 담을 쌓고 나몰라라하는 국민들도 점점 늘어나기만 한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해도 되는 걸까? 정말 정치를 몰라도 괜찮은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안 된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더 많은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것이기에 국민들은 더욱더 정치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정치인들이 '독재'를 하게 되고, '저들만을 위한 입법, 행정, 그리고 사법'까지 장악하여 독단적인 정치를 하는 것을 그대로 '방조'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온 국민은 정치를 잘 알고, 잘 하는 '정치 100단'이 되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 '민주적인 교양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단 말이다.
일단, 민주정치는 어려울지 몰라도 '교양시민'이 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매일 뉴스를 '경청'하고 정치인들이 하는 짓거리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웃들이 전하는 정치적 의견(여론)에도 '경청'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 표출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내놓는지, 국회의원들이 어떤 법안을 추진하는지, 법관과 검사 들이 누구를 기소하고, 어떤 판결을 내놓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면 될 일이다. 그리고 '정치참여'할 기회가 보이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이렇게만 하면 누구나 '교양시민'이 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정치적 수단'을 잘 모르겠다면, 선거날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높았다면 적어도 '누구'를 찍어야 할지 난감해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다면 '자신의 의견'이 정치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도 잘 알 것이다. 이뿐 아니다. '불매운동' 등과 같이 대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방법도 있다. 정치인과 경제인은 서로 끈끈한 관계를 맺기 십상이니 '대기업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면 '정치인의 행보'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을 어떻게 평가를 내리면 좋을까? 평가를 매길 수 있는 '기준'이 있을까? 물론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있을 턱이 없다. 만약 그랬다면, 정치가 이토록 혼탁할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저마다 '개인적인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민주정치가 어려운 법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름대로 '평가기준'을 세워야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가능해진다. 이른바 '명분'이라는 것인데, 나의 정치참여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으려면 '타당한 기준'을 내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가지는 '객관적인 잣대'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기에 참고 삼아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란다. 첫째, 소수의 이익보다 다수의 이익을 위하는 정치인이어야 한다. 다분히 '공리적인 기준'이지만, 발빠른 정책으로 신속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수의견'을 묵살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일단 첨예한 논란이 예상될 때, 정책결정이 늦어져서 더 많은 손실이 발생될 때에는, 일단 '다수의 이익'을 챙기고 난 다음에 '소수를 위한' 후속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기에 하는 말이다. 둘째, 법과 질서를 지키는 정치인이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였다고 하더라도 사법체계를 흔드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 다만, 법과 질서를 내세우면서 '저들만의 잔치'를 노리고 있다면, 법과 질서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심판'을 먼저 받게 될 것을 명심하는 바른 정치인이어야 한다. 셋째, 부도덕한 윤리, 또는 그에 준하는 철학을 내세우며 '독단적인 행보'를 내딛으려는 정치인을 솎아내야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위에 내놓은 '나름 객관적인 기준'조차 무색하게 만드는 용의주도하고 심보 고약한 철면피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난 정치인은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하는 모든 일은 주권자인 '국민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대의민주주의'를 앞세워 정치인으로 뽑힘과 동시에 '면책특권(?)'을 내밀면서 뻔뻔스럽게 '저들만의 잔치'를 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그런 뻔뻔함은 저들의 '독단적인 판단'을 '국민들의 결정'이라고 오인하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적어도 그런 뻔뻔한 작자들은 절대 '정치인'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그냥 '정치꾼'에 불과한 쓰레기인 까닭이다. 교양시민이라면 이런 정치꾼들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그리고 절대로 대한민국 정치의 장에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나 나름의 '소신'을 갖기도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살기도 힘겨운 마당에 어느 틈에 정치에 관심을 두고 적극 참여까지 할 수 있겠냔 말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들의 삶이 하루하루 힘겨운 까닭이 '정치가 잘못 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바른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바꿔나가길 소홀히 한 덕분에(?) 당신의 삶이 피폐해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만 한다.
한편, TV만 틀면 연일 '정치인들의 싸움박질' 때문에 밥맛이 떨어진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계신다. 기껏 뽑아놨더니 이놈도 싸우고 저놈도 싸우니 열불이 터져서 다시는 '정치'에 관심을 두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정쟁'이라 부르고 '논쟁'을 일삼는 것이 바른 정치인이 해야만 할 일인 것이다. 흔히,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서 서로 반대되는 주장을 펼치는 것을 싸운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더 많은 이익'을 '더 많은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첨예한 다툼인 것이다. 이를 싸운다고 오해하도록 만든 장본인은 다름 아니라 '언론'이다. 언론이 '엉뚱한 편견'을 갖도록 전체가 아닌 일면만 보여주니 오해가 쌓인 것이고, 정치꾼과 결탁해 '저들만의 잔치'를 용이하게 주최하기 위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만든 편견이다. 근본적으로 이는 '정치인의 책임'이 아니라 '언론의 무책임'이 문제되는 것이다. 그러니 TV에서 정치인들이 싸우는 모습이 보여진다면, 날카로운 눈썰미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누가, 누구를 위해서 어떤 정책(법안)을 내세워 무엇을 획책하려고 하는지 말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지난 100년 동안 살얼음판을 건너왔다. 왕조의 멸망과 함께 일제에게 국권을 피탈 당하고 온갖 설움과 억압을 받았더랬다. 그 모진 역경을 딛고 독립을 쟁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었으며, 동족상잔이라는 비극과 군부독재, 그리고 민주화투쟁이라는 격동의 세월을 지나왔다. 그리고 새천년을 맞이해 대한민국은 세계에 우뚝서는 자랑스런 역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정치판은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하다. 첨예한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해결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바라는 미래는 분명하다. 전쟁 없는 평화가 영구히 깃들길 바라며, 지속발전가능한 경제적 풍요속에서 전세계가 부러워마지 않는 아름다운 선도국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 같이 많겠지만, 올바른 정치를 해나간다면 못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겪어봐서 안다. 그리고 꼭 해낼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대한민국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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