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열정을 더해, 함성으로 물들여라! - 이동훈 선수 인터뷰
96년생의 풋풋한 2년 차 신인 선수와 만난다는 건 무척 설레는 일입니다. 한창 눈동자에서 불꽃이 피어날 때고, 어느 정도 어른스러운 모습과 동시에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열정을 온몸에서 뿜어내기 때문입니다. 입단 이후 1군에 모습을 비출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외야의 기대주 이동훈 선수를 팬 기자단이 만났습니다.
Chapter 1. 야구, 너를 처음 만난 그 순간!
처음으로 돌아가 이동훈 선수가 어떻게, 야구라는 스포츠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이동훈 선수: 제가 어릴 때 동네 야구도 하고, 축구부도 하고 그냥 운동이라면 다 좋아서 했었는데 저희 아버지가 대구 고등학교를 졸업하셨거든요. 아버지 친구분 중에 야구를 하는 분이 있었어요. 야구하러 가보자고 해서 그때 초등학교에 가서 T 바를 한번 쳐보라고 하셔서 쳤는데, 감독님이 손목을 잘 넣는다고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어린 나이에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그게 처음 시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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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기자단에게 선물 받은 수리와 함께 인터뷰 중인 이동훈 선수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동훈 선수는 16년도에 입단한 선수 중 유일한 96년생입니다. 바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유급을 했기 때문인데요, 이유를 물으니 정강이 쪽 뼈에 피로 골절이 와서 야구를 한 달가량 쉬어야 했고, 그때 마침 코치님의 권유로 1년 유급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동훈 선수: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또래보다 몸이 작았었어요. 코치님께서 이왕 쉬게 된 거 일 년 동안 몸을 키운 다음에 복학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유급을 하게 됐어요. 그러고 나서 한화 이글스에 2라운드로 지명이 되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잘된 일인 것 같아요. 드래프트 장에선 처음에 제 이름이 불린 줄도 몰랐어요. 3학년 초반에 성적이 너무 부진해서 뽑히면 중위권 정도 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상위 라운드에 뽑혀서 얼떨떨했어요.
Chapter 2. 산다는건 좋은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삶은 끝없는 행복한 일과 힘든 일의 연속입니다. 22살 어린 나이지만, 이동훈 선수에게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있었습니다. 바로 이동훈 선수의 아마추어 시절 마지막 대회인, 70회 청룡기에서 우승했던 순간입니다.
이동훈 선수: 제가 초중고 다 합쳐서 전국대회 우승이 청룡기 우승밖에 없어요. 준우승도 황금사자기 때 처음 한 거였고. 그래서 그 우승의 기쁨을 한화 이글스에서도 느껴보고 싶어요. 우승의 기쁨은 한화 이글스에서도 똑같을 거예요. 우승하려고 더 노력하겠죠. 청룡기 때 우승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더 하려고 할거에요.
행복한 순간이 있으면 힘든 순간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동훈 선수는 의외로 담담하게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동훈 선수: 힘들 땐 주변에 있는 선배님들이나 코치님들, 감독님들과 얘기하면서 노하우를 얻으려고 노력해요. 이야기를 자주 하면서 풀었어요. 한화 이글스에 들어와서는 슬럼프라고 할만한 게 없었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실력이 부족했던 거로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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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대천명이 새겨진 이동훈 선수의 글러브
이동훈 선수의 야구 인생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구절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글러브에 각인하고 있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한자성어입니다.
이동훈 선수: 제가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항상 이거는 새기고 다니라고 하셨어요.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뜻이라고. 그때부터 글러브에 새기고 힘들 때마다 보면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달고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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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선수는 입단할 때부터 주력과 수비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수비는 다른 외야수 선배들을 제치고 1군 경기에서조차 중견수로만 뛸 만큼 팀에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런 이동훈 선수에게 외야수 수비는 타고나는 건지, 아니면 훈련으로 성장한 것인지 물었습니다.
이동훈 선수: 뭐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웃음),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제 장점이 달리기니까. 이걸 살려서 수비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기본적으로 메이저리거들의 수비 영상을 본다든지, 안보고 타구를 따라간다거나 하는 훈련을 했었어요.
종종 중계를 보다 보면, 타자가 공을 맞히자마자 공을 향해 뛰어가는 이동훈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타격과 동시에 공을 따라갈 수가 있는 건지,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이동훈 선수: 제가 시력이 양쪽 다 1.2 거든요. (웃음) 사실 중견수 위치에서는 포수의 앉는 위치가 잘 보여요. 여기서 짐작을 하는 거죠. 포수가 앉아있는 위치, 미트 위치, 타자가 공을 밀어치고 당겨치고. 그걸 보면 타구가 어느 쪽으로 날아가겠다는 짐작이 되니까 바로 스타트를 할 수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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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프로무대에서의 두번째 걸음,앞으로의 목표.
이동훈 선수에게 프로 생활 중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언제였냐고 물으니, 홈스틸 경기와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되어 1군 경기에 출장했던 날이라고 했습니다. 이동훈 선수의 프로 데뷔 첫 경기는 2016년 7월 10일이었습니다. 당시 1군은 대전에서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었고, 2군은 경산에서 삼성라이온즈 2군과의 원정 경기가 있었습니다.
이동훈 선수: 저는 1군에 갈 거라곤 생각도 못 하고 있었어요. 경기 때문에 대구에서 있다가, (1군에서) 올라오라고 하셔서 부랴부랴 짐 챙기고 올라갔죠. 같이 2군에 있던 선수들, 코치님들께 인사드리고 급하게 올라갔었어요. 손이 막 떨리고 그랬어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부모님께도 대전에 도착해서야 1군에 등록됐다고 연락을 드렸었어요. 그랬더니 그냥 잘하라고, TV로 보겠다고만 말씀 하시더라고요.
이동훈 선수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한화 팬들의 뇌리에 박히게 된 건, 시범경기 때 기아타이거즈의 임창용 선수를 상대로 훔쳤던 홈스틸 장면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홈스틸이라는 기록이 주는 임펙트가 굉장히 큰 것인지, 이동훈 선수가 1군 경기나 2군 경기에서 루상에 출루해있으면 유독 상대편 내야수들의 실책이 잦아지곤 합니다.
이동훈 선수: 솔직히 홈스틸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 이후로 제가 경기에 뛸 때마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더라고요. 2군에서도 그렇고. 저번에도 중계할 때, LG랑 할 때도 있었고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정말 상대 팀 내야수가 긴장해서 그런 것인지 그냥 운인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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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선수가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이후로 한 시즌하고도 반을 치렀습니다. 그동안의 자신에게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주고 싶은지, 솔직하게 물었습니다.
이동훈 선수: 굳이 저에게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50점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직 많은 걸 못 보여드렸어요. 저는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지금까지 팬 여러분께 보여드린 것보다 더요. 남은 시즌 동안 열심히 해서 1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 최선인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선 제가 지금 타격이 안 좋으니까, 2군에서 타격 폼도 수정하고 싶고요. 몸도, 힘도 좀 기르고 싶은데 사실 시즌 중에는 몸을 키우는 게 힘들어요. 운동하면서 휴식도 취하고 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까 지금은 해도 현상 유지밖에 안 돼요. 비시즌에는 몸을 더 키우고 싶어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본인에 대한 자아 성찰과 야구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마치 미리 준비라도 해왔던 멘트인 것처럼 시즌 목표들과 결심을 술술 말해주는데, 그런 이동훈 선수를 보며 같이 진지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동훈 선수에게, 2년 차 선수에겐 좀 이른 질문이지만 은퇴 이후에 한화 이글스 팬분들께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은지를 물었습니다.
이동훈 선수: 역시나 프랜차이즈 선수죠. 제가 비록 충청도 출신은 아니지만, 한화 이글스를 대표했던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한화생명 Eagles Park 출입구에 대표 선수들 사진이 있는 대형 간판 있잖아요. 주전 선수들이 있는 거기에, 그 그림에 한번 있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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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만화 H2에서 주인공이 “타임아웃이 없는 시합의 재미를 가르쳐 드리지요.” 라는 말을 합니다. 야구팬들이라면 거의 알고 있는 유명한 구절이죠.
대부분의 성공한 운동선수들은 데뷔 첫해부터 남들과는 다른 기량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러나 모든 성공했던 운동선수들이 꼭 데뷔 첫해부터 주목을 받거나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던 건 아닙니다. 이동훈 선수의 데뷔 첫 안타는 무려 프로 2년 차, 49번째 타석 만에 이뤄낸 성과였지만, 이동훈 선수가 보여줄 재능은 여기가 끝이 아닐 겁니다. 야구가 시간제한이 없는 스포츠이듯, 이동훈 선수가 앞으로 보여줄 야구에도 한계는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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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성이 담긴 야구를 했으면~
선하게 생겼네
예쁘게 생겼내요
이동훈 선수 최근들어 1군에 잘 올라오지 못하지만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