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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 이미도 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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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번역가가 된지 올해로 10년째인데 아직도 많은 분들은 제가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후훗! 전혀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여자 이름에나 쓰일 법한 "미"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하며, 번역 일은 왠지 여성들이 많이 할 것으로 추측하는 대중적인 선입견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남자 이름치고는 특이하게도 아름다울 미(美)가 들어있는 사연은 제겐 좀 특별합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 저의 아버지는 아들이 됐든 딸이 됐든 첫 아이가 태어나면 "미(美)국에 가(道)라"는 뜻으로 미도(美道)라고 짓겠다고 결심하셨다는데 그 멋진 이름을 제가 받게 된 것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힘든 시대를 살아내신 저의 아버지는 독학으로 익힌 영어와 스페인어 실력을 인정받아서 6.25동란 이후 미군 부대에서 통역관으로 근무할 수 있었는데 저의 아버지 세대는 미국이란 나라를 큰 동경의 대상으로 생각했었고, 저의 아버지도 자식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안겨주고 싶은 열망을 담아 그렇게 작명한 거 같습니다.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와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미도리와 발음이 비슷하기도 하고, 초록색 칵테일 이름 미도리에 익숙한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쉽게 기억해주시는 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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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님께서 처음 어떤 계기로 번역을 시작 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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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에 군복무(공군학사장교로 교육사령부에서 영어 교육장교 및 통역장교로 복무했음)를 마치고 처음 시작한 일이 미국에서 제작되는 영화를 한국의 수입/배급사에 소개하는 일이었습니다. 초기의 작품들 중에 폴란드 출신인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세 가지 색 3부작" <블루>,<화이트>,<레드>가 있었는데 직접 번역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고, 그게 계기가 되어 얼떨결에 외화 번역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매번 새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과 외국 문화를 우리 말로 옮기면서 느낄 수 있는 사명감 그리고 번역을 통해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성취감 등이 너무나 귀중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전업 번역 작가로서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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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거의 모든 흥행외화는 이미도 님의 번역을 거쳐간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요. '왜 번역은 전부 '이미도' 인가요?' 라는 질문들을 많이 참 하십니다. 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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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거의 모든 외화는 이미도가 번역하는가? 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매년 평균 약 350편의 외화가 국내에 수입되어 관객과 만납니다. 그 중 제가 번역하는 작품은 연평균 30편이 안 됩니다. 결국 수입되는 전체 외화 중 10%도 안 되는 작품을 번역하는데 대부분의 관객이 제가 거의 다 번역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유는 아마 제가 매년 흥행 Top10의 상위권에 오르는 화제작들을 포함하여 아카데미상을 비롯한 각종 큰 상을 수상하는 걸작들과 상업성 및 대중성이 높은 작품 위주로 번역하다보니까 생겨난 오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탓인지 제가 직접 번역한 작품인데도 실은 제가 한 게 아니라 문하생을 두고 하는 게 틀림없을 것이라는, 사실무근의 추측도 들리더군요. 지난 10년 동안 저는 단 한 편도 다른 사람의 번역 작품에 제 이름을 걸어본 적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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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신 작품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시다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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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한 작품들 중 제가 특히 좋아하는 작품들은 장르를 막론하고 시나리오가 훌륭한 영화들입니다. 아울러 캐릭터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따뜻한 영화들입니다. 일테면 <굿 윌 헌팅>,<인생은 아름다워>,<글래디에이터>,<아메리칸 뷰티>,<아이 엠 샘>,<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제리 맥과이어>,<시카고>,<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입니다. 번역 면에서도 가족 관객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애니메이션 번역을 특히 좋아하며 <니모를 찾아서>,<슈렉>,<뮬란>,<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을 제가 번역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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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질문과 비슷한데 가장 재밌거나 감동깊게 보신 영화라면 어떤게 있을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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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감동 깊게 본 영화는 제가 번역한 작품이 아닙니다. 저는 롭 라이너 감독이 스티븐 킹의 중편소설 를 각색한 <스탠 바이 미>를 제 인생의 영화로 꼽습니다. 열두 살 안팎의 네 명의 어린 소년들이 이틀간 겪는 모험 이야기인데 보는 이로 하여금 삶과 죽음의 의미를 편안하고도 겸허하게 되새기게 해주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1986년에 발표되어 미국에서도 널리 호평을 받은 작품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흥행성이 약하다고 판단됐던지 곧바로 비디오 시장으로 넘어가버린 아까운 영화입니다. 저에게 외화 번역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해준 첫 계기가 됐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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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데요. 한달에 몇 작품을 번역하시나요? 또 영화 한편을 번역하는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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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을 번역하려면 보통 1주일에서 10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입심의나 등급심의를 위해서 필요한 1차 번역을 끝내야 하는 시점은 개봉 예정일로부터 대략 1개월 반에서 2개월 전이며 그 후로는 다듬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됩니다. 제가 매달 번역하는 작품 수는 두 편 남짓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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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라는 직업에 대해 보람을 느끼실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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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객들이 자국의 영화를 보며 감동하고 즐거워하는 만큼 우리 관객들도 같은 크기 혹은 그 이상의 감동을 느끼며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번역이 일조했다는 얘길 듣거나 판단이 설 때 가장 뿌듯합니다. 번역이 흥행의 결과에 예민하면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예술 영화나 상업영화의 경우 "번역의 힘" 덕분에 특정 영화가 더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들으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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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번역가를 꿈꾸는 분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번역가로써 갖추어야 할 점이나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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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할리우드 영화들을 놓고 인터뷰하고 있으니까 영어에 국한해서 얘기를 해보죠. 많은 사람들은 영어만 잘 하면 번역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속단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1차 언어(영어)를 2차 언어(한국어)로 옮기기 위해서는 영어 실력도 뛰어나야겠지만 1차 언어 실력 이상의 우리 말 실력이 필수라고 저는 장담합니다. 특히 문어가 아닌 구어를 번역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맛과 글맛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빼어난 언어감각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우리 글 문장력도 뛰어나야 됩니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취급되는 소재의 범위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백과사전적인 지식과 상식 또한 필수입니다. 대사 중에 Miss 59이란 표현이 튀어나왔다고 가정해봅시다. 그게 매년 박세리 선수와 선두를 다투는 LPGA 골퍼 아니카 소렌스탐이 모 국제 대회의 한 라운드에서 여성 골퍼가 기록한 최소타인 13언더 기록을 기념하여 붙여진 닉네임이라는 배경을 모르면 오역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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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몇작품 정도를 번역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번역중이신 작품은 어떤게 있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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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400편 이상의 외화를 번역했으며 최근에 번역한 작품은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캐치 미 이프 유 캔>,<시카고>,<니모를 찾아서> 등이며 개봉 예정작 중에는 <터미네이터 3>,<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젠틀맨 리그> 등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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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시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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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시간에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거나 독서를 합니다. 매주 토요일은 즐거운 북 쇼핑을 하는 날입니다. 신문마다 신간과 양서 소개 섹션이 나오는 날이기 때문에 아침에 사고다발지역(일명 화장실)에서 일독을 한 다음 강남 교보문고나 반디 & 루니스(구 서울문고)로 달려갑니다. 새 영화를 만날 때마다 느끼지만 저의 지식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 외의 여가시간에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며 지인들과 어울려 새로 나올 영화 얘기를 안주삼아서 유쾌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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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글을 읽는 이미도 님을 사랑해 주시는 팬들에게 한말씀 부탁 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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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 좋은 외화 번역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제가 번역하는 작품을 보면서 번역 때문에 영화 보는 게 조금이라도 더 즐거울 수 있다면 참 기쁘고 다행이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통해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기 바라며, 여러분들 앞날에 기다리고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 모두 영화를 보는 즐거움만큼이나 행복한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케빈 스페이시가 <아메리칸 뷰티>에서 했던 대사를 선물로 드립니다.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 오늘은 당신이 당신의 남은 생을 시작하는 첫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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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헉 저도 여자이시줄 알았는뎁...번역짱~ㅋㅋ
멋져요 !
번역너무잘하셔♡ 나도여자분이신줄알았는데ㅋㅋㅋ아니네
반지의 제왕만해도 오역이 많았죠-_- 별로 이름 보기 달갑지 않은 사람입니다만
정확한번역은아니라고하던데..
번역하실때 너무 뭐랄까 저속한언어가 많아서 좀 보기 안좋다는...
저분 꽤나 맘에 안드는..--;;
요즘엔 이름 빌려주고 딴 사람 시키는지...영화마다 너무 분위기가 틀려서...--;
-_-저분.사실 번역 이미도님.이 아니라 번역 이미도 번역단 이라고 해야함;혼자 하는것도 아니면서 왠 오역은 그리 많소?쯧 -_-번역계에서 그닥 평판이 좋지 않음;개인적인 견해이기 때문에..태클사양;
이분, 대한민국 1교시에 나오신,ㅎㅎ
대한민국 1교시에서 출현했었던!
저기요 사주 링크는 왜 걸어 놓으셨나요? 바탕화면에 그런거 만들면 좋아요?
아 !!이분 예전에 티비에 나오셨잖아여 !!대한민국 1교시에 꽤 재미있게 봤던거 같은데;
나도 여자일줄알았어....
오역도 많고.. 의역은 말할것도 없고.. 뭐. 일부러 영화 번역은 의역을 많이 넣는다고는 하지만 이미도 사단 (- 김화백 사단에 이은.. 번역을 도장으로 찍어낸다는 소문도 있음=ㅅ=;; )에서 번역한 영화들은 영어초짜인 제가 들어도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 된 내용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야다몽-
이 분말고 야인시대에서 시라소니로 나오셨던 조상구씨도 번역 잘하세요.
이...이미도가 사람이름이었군.(무식이 탄로난-_-;;;)
번역이나 잘하지............................ 이미도 욕 엄청 많이 먹고 있다는거 본인은 알까??? 으흐....
엉 나만 반지의 제왕 번역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게 아니군...
흥행했다 or 흥행예감 작품들은 다 저사람에게 맡기니-_ -... 그다지 좋지 않은. 반지의 제왕 마지막 대사 오역 상당히 짜증났던 기억이-_ -책이 원작이면 책을 보고 번역해야 할 거 아냐? 아무리 번역을 많이했다지만 준비성 부족-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