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위취(與之爲取)
얻으려면 먼저 상대에게 내어주라는 뜻으로, 먼저 베풀어야 그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즉 포용하는 자세를 말한다.
與 : 줄 여(𦥑/7)
之 : 갈 지(丿/3)
爲 : 할 위(爪/8)
取 : 취할 취(又/6)
출전 : 사기(史記) 卷062 관안열전(管晏列傳)
이 성어는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卷062 관안열전에 나오는데, 사마천(司馬遷)은 제(齊)나라 환공(桓公)시절 유명한 재상인 관중(管仲)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관중(管仲)이 제(齊)나라의 재상이 되어 정치를 맡자, 변변치 못한 제나라가 바닷가의 이점을 살려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통해, 재물을 쌓아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군대를 튼튼하게 만들었으며, 백성과 더불어 고락을 같이 하였다.
管仲既任政相齊, 以區區之齊在海濱, 通貨積財, 富國彊兵, 與俗同好惡。
그는 이렇게 말했다. “창고가 가득 차야 백성은 예절을 알고, 의식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 임금이 법도를 실천하면 육친(六親; 父, 母, 兄, 弟, 妻, 子息)이 굳게 결속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네 가지 강령(四維; 禮, 義, 廉, 恥)이 펼쳐지지 못하면 나라는 멸망한다.”
故其稱曰:倉廩實而知禮節, 衣食足而知榮辱. 上服度則六親固, 四維不張, 國乃滅亡。
관중이 정치를 하면서 재앙이 될 수 있는 일도 복이 되게 하고, 실패할 일도 돌이켜 성공을 이끌었다. 그는 이해(利害)를 분명히 따지고 득실을 재는데 신중히 했다.
其為政也, 善因禍而為福, 轉敗而為功. 貴輕重, 慎權衡。
예를 들면, 제나라 환공은 부인 소희(少姬)가 뱃놀이하는 중에 배를 흔들어 환공을 놀라게 한 죄를 물어 그녀를 모국인 채(蔡)나라로 내쳤는데, 채나라에서 그녀를 다시 시집보내자 화가 나서 채나라를 친 일이 있었다.
桓公實怒少姬, 南襲蔡。
그때 관중은 채나라와 거리가 가까운 초(楚)나라를 함께 쳐서 주(周)나라 왕실에 포모(包茅; 참억새로 만든 제사용품)를 바치지 않은 것을 꾸짖었다.
管仲因而伐楚, 責包茅不入貢於周室。
또 환공이 북쪽의 산융(山戎)을 치려하자, 관중은 이 기회에 연(燕)나라를 쳐서 (그들의 조상인) 소공(召公)의 어진정사를 다시 시행하도록 했다.
桓公實北征山戎, 而管仲因而令燕修召公之政。
가(柯) 땅에서 제후들과 회합할 때, 환공이 노나라에서 뺏은 땅을 돌려주기로 한 노나라 장수 조수(曹沫)과의 약속을 어기려하자, 관중은 이 약속을 지켜 신의를 세우도록 했다.
於柯之會, 桓公欲背曹沫之約, 管仲因而信之。
이 일로 해서 제후들은 제나라 귀의하게 했다. 그래서 ‘주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아는 게 정치의 보배이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諸侯由是歸齊。故曰:知與之為取, 政之寶也。
(史記/卷062 管晏列傳)
⏹ 공정한 사회를 세종에게 묻는다면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보면 대충대충 넘어가는 부분도 있고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 대목도 있다.
반대 당파에 대한 마구잡이식 비난이나 판에 박은 듯한 언관의 탄핵상소는 몇 줄만 읽어도 내용이 뻔하다. 결론만 읽으면 앞에 갖다 붙인 온갖 미사여구가 허황하게 느껴진다.
본문 기사보다 더 긴 사관(史官)의 논평, 특히 그의 정치적 관점이 강하게 개입된 사평(史評)을 읽으면 짜증이 난다. 아마도 그 사관은 스스로를 역사의 최종 심판자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몇백 년이 지난 지금 파당적인 그의 사평은 ‘태백성(太白星; 금성)이 낮에 나타났다’는 한 줄 기사보다도 못하게 느껴진다.
반면 실록 중에는 밑줄을 쳐가며 읽게 되는 대목이 있다. 대표적인 내용이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으려는 시도다.
어전회의에서 전개되는 개혁 논의나 인물평 역시 흥미롭다. 옛 사례나 고전을 인용하면서 상대방을 논박하는 논쟁이 있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요즘 관심을 끄는 ‘공정’ 담론이 갑자기 몰아쳤다가 순식간에 사라져 가는 태풍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수준을 확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종실록을 다시 읽는다.
재위 11년째인 1429년 4월 9일 세종은 경연에서 신하들과 함께 책을 읽다가 무릎을 치며 말했다. “아, 진문공(晉文公) 곁에 관중(管仲)이 있었더라면 그 업적이 어떻게 되었을까.”
세종에 따르면 옛날 공자가 진문공은 속임수를 사용하는 군주로, 그리고 제환공(齊桓公)은 공정한 군주로 평가했다. 제환공이 공정한 군주로서 천하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관중의 지혜로운 보필 덕분이었다.
🔘 불공정 사례 신하들에 묻고 시정
그런데 내가 두 군주의 사적을 비교해 보니 진문공의 패권 기간이 제환공보다도 더 길었다.
요컨대 진문공처럼 의욕적인 군주가 관중 같은 인재를 얻어 공정한 방법으로 나라를 다스렸다면 중국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세종의 생각이었다.
실제로 세종 스스로가 매우 의욕적인 임금이었고 황희나 허조와 같은 지혜로운 재상을 등용해 장기간 보필하게 했다.
세종은 어떤 인물을 공정한 관료로 보았고 어떻게 나라를 다스렸나? 그에 앞서 1420년 윤1월에 여러 신하가 이야기한 불공정한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종은 국가에서 잘못하는 일을 지적해 달라는 구언(求言)교지를 신하에게 내렸는데 모두 16가지가 보고됐다. 대표적인 일이 수령 아전의 권한남용과 가혹한 세금징수다.
이 중에서 수령이 사무 처리하는 것만을 능사로 삼고, 형벌을 엄하게 하여 위엄을 세우려 하며, 백성의 이해에 대해서는 돌아보고 생각하지 않는 관리 탓에, 백성 사이에 원망이 가득 차 있다는 지적은 지금도 공감 가는 대목이다.
민원인에 대한 공무원의 태도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지금보다 두 배는 더 친절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후자인 세금징수 문제는 맹사성이 지적했다. 그는 국가에서 빌려준 곡식을 못 받으면 친척에게 물리고 있는데 이것은 어진 정치가 아니라며 전액 면제를 요청했다. 먼저 베풀어 주어야 그 마음을 얻는다(與之爲取)는 관중의 정치 비결을 제안한 것이다.
세종은 이를 받아들여 “이웃에서 대출받은 가족이 모두 죽은 것으로 인정할 경우에 전액 면제하라”고 지시했다.
공정한 공직자의 최고 덕목은 나라의 근본인 일반 백성을 섬기는 데 있음을 맹사성과 세종이 실천으로 보인 셈이다.
다음으로 세종은 스스로가 먼저 공정한 자세를 견지했다. 부왕 태종이 양녕대군에서 충녕대군(세종)으로 세자를 교체하면서 “세자를 세우는 것은 인심에 관계된다. 세자는 나라의 근본이니 오로지 지극히 공정한(至公) 마음으로 나랏일에 임하라”라고 당부했다.
당부 때문인지 세종은 백성의 아픔을 먼저 헤아렸고 자신을 뒤로했다. 쇠약해진 왕의 건강을 위해 약주를 권하는 신하들에게 그는 “가뭄으로 백성들에게 금주령을 내려놓고 나만이 예외로 술을 마셔서야 되겠느냐”며 단호히 물리친 것이 한 예다.
🔘 자신보다 백성의 아픔 먼저 헤아려
술을 금지할 적마다 청주(淸酒)를 마신 자가 죄에 걸린 적이 없고 탁주(濁酒)를 마시거나 혹은 술을 매매한 자만 법에 걸리니 사정이 딱하다.
금주기간이라도 가족행사를 위해서나 늙고 병든 사람이 약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는 처벌하지 말라고 서민의 처지를 배려한 일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세종은 이처럼 중요한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릴 때 나라에서 가장 취약한 처지의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버려진 아이, 무시당하는 노인, 그리고 힘없는 노비가 이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데서 지도자의 공정한 판단 기준이 나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올바르게(正) 다스린 임금이라는 그에 대한 최후 평가는 바로 이 점을 말한다.
▶️ 與(더불 여/줄 여)는 ❶형성문자로 与(여)는 통자(通字), 与(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절구구변(臼; 절구)部와 八(팔)을 제외한 글자 (여)와 사람이 더불어 정을 주고 받는다는 나머지 글자의 뜻이 합(合)하여 더불다, 주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與자는 ‘주다’나 ‘더불다’, ‘같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與자는 舁(마주들 여)자와 与(어조사 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與자의 금문을 보면 코끼리 상아를 서로 붙잡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상아를 건네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與자의 본래 의미는 ‘주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與자는 물건을 서로 맞잡고 있다 하여 ‘더불다’나 ‘같이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與(여)는 ①더불다(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하다) ②같이하다 ③참여하다, 참여하다 ④주다, 베풀어주다 ⑤허락하다, 인정하다 ⑥간여하다, 간섭하다 ⑦돕다, 협조하다 ⑧기리다, 찬양하다 ⑨기뻐하다 ⑩기록하다, 등재하다 ⑪쫓다, 따르다 ⑫친하다 ⑬의심하다 ⑭만일, 가령 ⑮미리, 앞서 ⑯위하여 ⑰및 ⑱~보다는 ⑲어조사 ⑳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함께 구(俱), 함께 해(偕), 참여할 참(參),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받을 수(受), 들 야(野)이다. 용례로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을 여부(與否),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여 이것에 편을 드는 정당을 여당(與黨), 여당과 야당을 여야(與野), 주어진 조건을 여건(與件), 금융기관에서 거래하는 상대방에게 신용을 주는 일 곧 돈을 빌려주는 일을 여신(與信), 주고 받음을 여수(與受), 결과가 나타나려 할 때에 힘을 주어 결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것을 여과(與果), 동맹을 맺은 나라를 여국(與國), 참여하여 들음을 여문(與聞), 함께 의논함을 여의(與議), 주는 일과 빼앗는 일을 여탈(與奪), 계책을 짜는 데에 참여함을 여모(與謀), 참가하여 관계함을 참여(參與), 도움이 되는 구실을 하는 것을 기여(寄與), 관계하여 참여하는 것을 관여(關與), 지니거나 갖도록 해 줌을 부여(附與), 재산을 무상으로 타인에게 물려 주는 행위를 증여(贈與), 지니거나 갖도록 해 줌을 부여(賦與), 간섭하여 참여함을 간여(干與), 상장이나 상품 등을 줌을 수여(授與), 팔아 넘김을 매여(賣與),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함을 여세추이(與世推移), 양에게 양고기를 내어 놓으라고 꾀다는 뜻으로 근본적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여양모육(與羊謨肉), 덕으로써 이웃한다는 뜻으로 덕이 있으면 모두가 친할 수 있다는 말을 여덕위린(與德爲隣), 다른 사람과 서로 약속함을 여인상약(與人相約), 다른 것과 저절로 다름을 여타자별(與他自別), 별로 다른 데가 없이 보통 사람과 같음을 여범인동(與凡人同), 온 세상의 귀착점이 같은 일을 여세동귀(與世同歸), 장물을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둘 다 죄가 같음을 여수동죄(與受同罪),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즐김을 여인동락(與人同樂)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爲(할 위)는 ❶상형문자로 为(위), 為(위)는 통자(通字), 为(위)는 간자(簡字)이다. 원숭이가 발톱을 쳐들고 할퀴려는 모양을 본떴다. 전(轉)하여 하다, 이루다, 만들다, 다스리다의 뜻으로 삼고 다시 전(轉)하여 남을 위하다, 나라를 위하다 따위의 뜻으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爲자는 '~을 하다'나 '~을 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爲자는 원숭이가 발톱을 쳐들고 할퀴려는 모습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爲자를 보면 본래는 코끼리와 손이 함께 그려졌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코끼리를 조련시킨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爲자의 본래 의미는 '길들이다'였다. 하지만 후에 코끼리에게 무언가를 하게 시킨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을 하다'나 ~을 위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爲(위)는 ①하다 ②위하다 ③다스리다 ④되다, 이루어지다 ⑤생각하다 ⑥삼다 ⑦배우다 ⑧가장(假裝)하다 ⑨속하다 ⑩있다 ⑪행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사(徙),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 옮길 이(移), 다닐 행(行), 구를 전(轉)이 있다. 용례로는 나라를 위함을 위국(爲國), 백성을 위한다는 위민(爲民), 다른 것에 앞서 우선하는 일이라는 위선(爲先), 힘을 다함을 위력(爲力), 첫번을 삼아 시작함을 위시(爲始), 자기의 이익만을 생각하여 행동함을 위아(爲我), 생업을 삼음 또는 사업을 경영함을 위업(爲業), 사람의 됨됨이를 위인(爲人), 정치를 행함을 위정(爲政), 주되는 것으로 삼는 것을 위주(爲主), 예정임 또는 작정임을 위계(爲計), 진실한 즐거움을 위락(爲樂), 어떤 것을 첫 자리나 으뜸으로 함을 위수(爲首), 기준으로 삼음을 위준(爲準), 나라를 위한 기도를 위축(爲祝), 부모를 위함을 위친(爲親), 자기를 이롭게 하려다가 도리어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위총구작(爲叢驅雀), 치부致富하려면 자연히 어질지 못한 일을 하게 된다는 말을 위부불인(爲富不仁), 바퀴도 되고 탄환도 된다는 뜻으로 하늘의 뜻대로 맡겨 둠을 이르는 말을 위륜위탄(爲輪爲彈), 겉으로는 그것을 위하는 체하면서 실상은 다른 것을 위함 곧 속과 겉이 다름을 일컫는 말을 위초비위조(爲楚非爲趙), 되거나 안 되거나 좌우 간 또는 하든지 아니 하든지를 일컫는 말을 위불위간(爲不爲間), 선을 행함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말을 위선최락(爲善最樂), 도마 위의 물고기가 된다는 뜻으로 죽임을 당하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어육(爲魚肉), 어떤 사람을 위해 벼슬자리를 새로이 마련함이나 남을 위해 정성껏 꾀함을 일컫는 말을 위인설관(爲人設官), 자손을 위하여 계획을 함 또는 그 계획을 일컫는 말을 위자손계(爲子孫計), 가난을 면하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귀소소(爲鬼所笑), 자기가 정한 법을 자기가 범하여 벌을 당함을 일컫는 말을 위법자폐(爲法自弊),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으로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강인한 의지로 힘쓰면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말을 전화위복(轉禍爲福),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라는 뜻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압으로 인정하게 됨 또는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지록위마(指鹿爲馬),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도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 있는 인내로 성공하고야 만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마부위침(磨斧爲針),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사람도 환경에 따라 기질이 변한다는 말을 귤화위지(橘化爲枳), 손이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한다는 뜻으로 주객이 전도됨을 이르는 말을 객반위주(客反爲主),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지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된다는 뜻으로 작은 것도 모이면 큰 것이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진적위산(塵積爲山),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등에 쓰인다.
▶️ 取(가질 취)는 ❶회의문자로 又(우; 손)와 耳(이; 귀)를 뜻하는 글에서, 손으로 귀를 떼다, 떼다를 말한다. 옛날 전쟁에서 적을 잡으면 증거물로 그 왼쪽 귀를 잘라내어 가져 왔다는 데서 취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取자는 ‘얻다’나 ‘가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取자는 耳(귀 이)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取자를 보면 손으로 귀를 잡은 모습이 그려져 있다. 取자는 먼 옛날 전쟁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옛날에는 전투를 치른 후에 내가 죽인 사람의 수만큼 포상을 받았다. 초기에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적의 머리를 잘라 바쳤지만, 후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적의 왼쪽 귀를 잘랐다. 여기서 ‘가지다’라는 뜻의 取자가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取자는 손으로 귀를 잘라 ‘얻었다’라는 데서 유래한 글자인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인 12만 명의 코와 귀를 잘라 가져 가 만든 귀 무덤이 아직도 일본 교토시에 남아있다. 그 무덤의 이름을 耳塚(이총)이라 한다. 그래서 取(취)는 (1)십이인연(十二因緣)의 한 가지. 애(愛)에 따라 일어나는 집착(執着) (2)번뇌(煩惱), 집착(執着) 등의 뜻으로 ①가지다, 손에 들다 ②취(取)하다 ③의지(依支)하다, 돕다 ④채용(採用)하다, 골라 뽑다 ⑤받다, 받아들이다 ⑥이기다 ⑦다스리다 ⑧멸망(滅亡)시키다 ⑨장가들다 ⑩어조사(語助辭) ⑪인연(因緣)의 하나 ⑫춘추(春秋)의 필법(筆法)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릴 배(偝), 버릴 기(弃), 버릴 반(拌), 던질 포(拋), 버릴 연(捐), 버릴 사(捨), 버릴 수(擻), 버릴 랄/날(攋), 버릴 기(棄)이다. 용례로는 있는 사실을 없애 버림을 취소(取消), 영양분을 빨아들임을 섭취(攝取), 꼭 누르거나 비틀어서 즙을 짜 냄을 착취(搾取), 사물을 다룸을 취급(取扱), 어떤 사물에서 작품이나 기사의 재료를 얻음을 취재(取材), 자기 소유로 함을 취득(取得), 연구나 조사를 위해 필요한 것을 그곳에서 취함을 채취(採取), 방송이나 진술 따위를 자세히 들음을 청취(聽取), 어름장을 놓아 억지로 빼앗음을 갈취(喝取), 싸워서 빼앗아 가짐을 쟁취(爭取), 어떤 내용의 소리를 녹음하여 채취하는 것을 녹취(錄取),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아 가짐을 탈취(奪取),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음을 사생취의(捨生取義), 주머니 속에 지닌 물건을 꺼낸다는 낭중취물(囊中取物), 장단을 가려서 격식에 맞춘다는 사단취장(捨短取長),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서 골라잡음을 취사선택(取捨選擇),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차지함을 사소취대(捨小取大), 돈이 없이 남의 파는 음식을 먹음을 무전취식(無錢取食), 가까스로 밥이나 얻어 먹고 살아가는 꾀를 취식지계(取食之計), 사람을 속여 돈이나 물건을 빼앗음을 기인취물(欺人取物), 교묘한 수단으로 빼앗아 취한다는 교취호탈(巧取豪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