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는
시궁창 보료에서 춤추며 부화한다.
아침에 춤추며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밥상 앞에 놓고 사춘기를 맞는다.
해질녘 결혼을 하고 자시의 첫째 시에 저 태어난 보료에 후세를 낳고
미명이 어둠을 밀어 낼 때 쯤, 허접해진 날개를 접고 소리 지른다.
나는 춤추며 왔다 춤추며 간다고~
동생들이 꼭 하잔다.
이름 붙여 돌산종주...
할까말까를 생각하다 동생들의 성화를 못 이기고 동의를 했다.
동의 이유가 자빠진 고희에 내 체력의 변화를 알고 싶기도 하고...
나는,
매년 한 번씩 철쭉이 꽃 몽우리 맺을 때면 일정을 잡아
내가 이름붙인 년 중 행사인 꽃맞이 종주를 한다.
진월동 금당산에서 무등산까지...
새벽 4시에 집을 나서 진월동 금당산, 노대동 분적산, 쥐봉을 지나 분적산, 갈미봉, 환작산,
소룡봉, 너릿재, 성덕고개, 지장산, 수래바위산, 너와나 목장, 장불재, 입석대까지...
왕복 약, 40km 거리를 매년 한 번씩 산행을 했다.
저만큼의 산행을 올해는 여수시 돌산종주로 변경을 했다.
새벽 1시 50분
오늘 산행의 리딩을 책임진 동생이 집 앞까지 왔다.
좋기는 하지만 늘 미안하다.
동생 둘을 편승시키고 각하동 골프연습장 주차장에 도착하자 기다리는 두 사람,
합, 여섯이서 새벽 2시에 돌산으로 출발했다.
아침으로 준비해 온 김밥을 먹은 후, 우리는 주차장에 원을 그리고
준비운동으로 산행을 시작 했다.
1지점의 인증을 마무리 한 후, 등 로에 접어들었다.
바람은 심했고 체감온도는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우리가 경험한 사실이지만 섬에는 약간의 추위에도 바람이 심하면 체감 온도를
훨씬 더 느끼게 된다.
2지점의 인증목이라는 게 허접하기 그지없었다.
길가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인증 목은 이정 목을 겸하고 있었다.
2지점을 인증하고 오늘 일출을 기대하고 있는 소미산으로 진행했다.
소미산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한 우리는 온갖 기괴한 표정으로 3지점 인증을 마무리 하고
4지점 인증지인 대미산으로 출발했다.
재미있는 건 산행만 하는 게 아니고 중간 중간 마을도 지나고 상점도 지나고
해수욕장도 지나면서 기분은 한껏 여유를 찾고 해찰도 해댄다.
대미산 초입은 공사 중이라는 금줄이 처져 있는데 금줄을 무시한 진행을 했다.
조금 오르자 한 무리의 청년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분명히 우리 앞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4번 인증지인 대미산은 소미산보다 난이도가 조금 더 한 것 같았다.
그래도 무난히 올라 4번 째 인증을 한 후, 5번 인증지인 본산을 향해 출발했다.
어디쯤이냐?
한참 뒤다.
머를 좀 먹었으면 싶은디 어쩌지? 했더니 이놈이 바람 빠진 소리를 한다.
나보고 힘들게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오란다.
거기에 따뜻한 정류소가 있으니까 좋단다.
미친^^
그냥 진행했다.
나는 이 본산에서 사기를 당했다.
본산의 위치와 인증 목의 인증 지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동생들을 저 멀리 까마득 한 뒤에 두고 혼자서 고고 씽씽을 하다 보니 늘 알바걱정을 한다.
오늘도 그랬다. 분명히 본산의 정상에 올랐는데 인증 목이 없는 것이다.
정상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죽은 자의 봉분이었다.
주변을 한참 돌고 돌아 GPS 발 도장을 눌러도 대답이 없는 것이다.
걱정으로 하산에 나섰다.
하산 끝 지점 인증 목에 본산은 방금 지나온 산이 본산이라는 이정 목이 있었다.
어렵게 오르고 내렸는데 다시 올라서 찾아야 하나? 걱정을 하면서 임도를 지나 다시
오르막 산을 올라서야 본산과 관계없는 산에 인증 목이 있음을 확인했다.
인증 목이 반갑기도 했지만 꼭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인증 목을 본 소감은 정말 허접 빤쓰였다.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5번 인증을 한 후, 6번 인증지인 봉황산으로 출발했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난이도가 심한 산이었고 후기들을 살펴봐도
다들 그렇게 느꼈다고들 한다.
동생들은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었고
대답이 없으니 부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뒤에 오는 동생들은 헷갈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계속 중요부분을 체증하여
전송하면서 진행을 했다.
6번 인증지와 7번 인증지 중간에 있는 임도에서 허기를 달래려고 동생이
챙겨 준 컵라면을 끓이려다 너무 추어서 물을 부어 놓고 기다리기가 싫었다.
그냥 생으로 몇 번 씹다가 그만뒀다.
배도 고프고 피곤까지 몰려왔다.
씩씩거리며 봉황산에 올랐다.
오늘 처음으로 물을 한 모금을 마신 후, 6번 인증을 마쳤다.
7번 인증지인 금호봉만 오르면 나머지 8번 인증은 향일암 일주문인바,
염려할 정도는 아니리라 판단하고 7번 인증지인 금호봉으로 출발했다.
금호봉 가는 길에는 조금 심적인 여유가 있었다.
처음으로 돌로 된 인증 석을 만났다.
산행거리가 총, 32km라는 데 조금 더 되지 싶었다.
7번 인증을 마무리 한 후, 좀 쉬려는 데 쉬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너무 추웠다.
바람도 그렇고...
그냥 마지막 인증 지를 향해서 진행을 했다.
향일암 뒷산은 조망이 그만이었다.
뻥 터진 바다에 서해안과는 확연히 다르게 푸른 바다가 주는 청량감은
힘들게 걸어온 길의 고통을 잊게 만들었다.
바위에 계단에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내려온 향일암은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일주문 앞에서 지나는 사진 잘 찍게 생긴 아가씨를 불러 한 컷을 부탁했다.
인증을 마무리 하기는 했는데 뒤에 오는 동생들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많았다.
동생들이 다 돌아오려면 2시간이 더 걸리지 싶었다.
힘 풀린 다리를 이끌고 일주문 앞 계단을 내려와 땀에 젖은 옷을 환복하려고 장소를
찾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포기하고 복작거리는 사람구경으로 시간을 보내다 전화를 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서야 긴 놈 하나와 그보다 좀 짧은 놈 하나가 내려온다.
우리는 모사를 했다.
어디 바람이라도 피할 곳으로 들자고...
전집으로 이동한 우리는 파전 두 판을 시켜놓고 맛나게 감식을 하고
뒤에 올 동생 셋에게는 비밀에 붙이기로 했다.
세 동생들과 함께 111-1번 버스로 출발지인 돌산공원 주차장으로...
10시간 27분의 산행시간에 33km=평균 3.11km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했다.
새벽 3시 눈은 떠졌다.
계룡산 산행...
하루 전 33km룰 산행하고 또 산행을 한다. 고?~~
미안하지만 쉬기로 했다.
하루를 쉬고 나니 또 생각이 난다.
뭐가요?
산이요...
해서,
동생에게 물었다.
네가 가기로 한 그 산행에 내일 동참?
좋단다.
새벽2시 집 앞에 도착한 동생의 차를 타고
셋이서 정선의 백운산 초입으로 출발했다.
백운산 산행을 한 후, 태화산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렇게 계획을 세운 우리는 마음도 가볍게 고속도로를 2시간여 달려
상행선 벌곡 휴게소에 도착하는데...
시동을 끄던 차의 상태가 이상했다.
프르르르 털털덜~~
이상을 느낀 나는 동생에게 다시 시동을 걸어보기를 권했다.
시동을 거는데 엔진 소리가 푸덜 푸덜 거리더니 시동이 꺼지면서 엔진오일을
점검하라는 표시가 뜬다.
이런 된장을~~
엔진 룸을 열고 엔진오일을 점검했다. 이상이 없었다.
하부 쪽을 점검했다.
오일이 흐른 흔적은 없었다.
일단 오일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다시 시동을 시도했다.
키가 안 먹는다.
다시 시도한 결과 시동이 걸렸다.
한적한 휴게소 마당을 빙빙 돌도록 권했다.
또 시동이 꺼진다.
여기서 감사했다.
만약, 주행 중에 고속도로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고생도 고생이지만 위험하기까지 할 뻔 했다.
첫 번째 결정,
오늘 산행은 취소한다.
다음 결정,
광주까지 견인을 할 건지?
조심히 갓 차선으로 이동을 하되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갓 차선에 차를 세우기로...
그렇게 우리는 달리는 차에게 계속 달리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차를 쓰다듬기를 여러 번, 전주 금방을 왔을 때, 그냥 지나가는 말로 오늘 사랑희는
어디 간데 고 물었다.
팔공산을 간다기에 순간 생각난 것이 친구 중에 오늘 팔공산을 간다는 친구가 있어
혹, 그 산악회가 아닌가 물어보라고 했다.
맞다 근다.^^
자리가 있는지 다시 물어보라 했더니 있단다.^^
우리는 오늘의 산행지를 팔공산으로 변경했다.
어렵게 비엔날레 주차장에 도착한 우리는 팔공산을 간다는 산악회에 합석했다.
웃었다 다들~~
느닷없는 팔공산 산행...
등 로는 험했다.
눈도 눈이었지만 등 로에 넘어져 있는 나무들로 인해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진행 속도가 평속 1.9km 이상을 낼 수가 없었다.
춥기도 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다 보니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심했다.
어떤 등 로에서는 러셀을 하는 것처럼 무릎으로 기었었다.
계획상 정선의 백운산에서 태화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기로 계획한 지라 부실한 점심준비였다.
웃기는 건,
리딩 팀에서 하산시간을 등 로의 컨디션을 감안하지 않은 시간을 제시하고
자신들은 적당히 오른 척 하다가 내려와 술 삼매경에 빠진 그들...
욕 나왔다.
정상의 비로봉 인증을 마무리 한 우리는 하산을 내리 달리기 시작했다.
평속 5km 그렇게 달렸으나...
남의 집에 오면 서럽다.
조용히 참았다.
그러니 하산 시간을 맞출 수는 없는 건 당연했다.
30분의 늦은 시간에 사고 없이 하산을 마무리 했다.
늘 느끼지만 집 앞까지 와주는 동생에게 미안하다.
또 부지런한 성격으로 모든 걸 준비하는 동생이 정말 고맙다.
동생아!
불만 갖지 마라~~
나이가 원수니라~~^^
百 山”
첫댓글 돌산종주와 팔공산의
멋진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제가 다녀온 기분입니다
언제나 안전산행을 기원합니다